늘 그렇듯 이맘때 TV에서는 각종 시상식이 생중계된다. 그런 분위기에 편승해 나도 '올해의 책'을 골라보았다. 좋은 책은 많기에 조건으로 세운 건 내가 쓴 책 혹은 리뷰를 쓴 책이어야 한다는 것. 그 가운데 스티븐 핑커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사이언스북스, 2014)와 승계호 교수의 <철학으로 읽는 괴테 니체 바그너>(반니, 2014)는 최근에 따로 다뤘기에 제외했다. 그래서 고른 건 유일한 단독 저서로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현암사, 2014), 그리고 이번에 2,3권이 한꺼번에 나온 <작가란 무엇인가>(다른) 시리즈. 이어서 세 권의 에세이 혹은 비평서로, 존 그레이의 <동물들의 침묵>(이후, 2014), 프리모 레비의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돌베개, 2014), 토니 주트의 <재평가>(열린책들, 2014) 등이다. 올해도 번역서 리뷰에 치중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내년에는 국내서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봐야겠다. 아무려나 '제한된 범위' 안에서 고른 책이란 점에서 조촐하긴 하지만 나대로 기억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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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평가- 잃어버린 20세기에 대한 성찰
토니 주트 지음, 조행복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28,000원 → 25,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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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가 인생 최후에 남긴 유서
프리모 레비 지음, 이소영 옮김 / 돌베개 / 2014년 5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15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4년 12월 30일에 저장

동물들의 침묵- 진보를 비롯한 오늘날의 파괴적 신화에 대하여
존 그레이 지음, 김승진 옮김, 문강형준 / 이후 / 2014년 2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2014년 12월 30일에 저장
절판

작가란 무엇인가 1~3 세트 - 전3권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김율희 옮김 / 다른 / 2015년 1월
66,000원 → 59,400원(10%할인) / 마일리지 3,3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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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많이 언급된 일로 올해는 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2014년을 이틀 남겨놓고 출판 쪽에서는 끝내 마땅한 관련서가 나오지 않는가 했더니 '서프라이징'하게도 한 권이 출간됐다. 박상섭 교수의 <1차 세계대전의 기원>(아카넷, 2014)이다.

 

 

마키아벨리 연구자이기도 한 저자는 국가와 폭력, 특히 전쟁이 주된 관심 분야였다. 사실 어지간한 공력으로는 '기원'이란 제목을 붙이기 어려운데, 국내 학자의 저작으로 읽을 수 있게 돼 반갑다. 소개는 이렇다.

1차 세계대전의 시작은 사라예보에서 울려 퍼진 총성으로 기억된다. 슬라브 민족주의자 프린치프 가브릴로가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을 쓰러뜨린 총탄은 세계의 화약고 발칸에 불을 붙였고, 1차 대전의 직접적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민간인을 제외한 사상자만 1,000만을 헤아리는 대(大)전쟁의 '기원'을 모두 설명한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영국과 독일로 대표되는 제국주의 패권국들의 경쟁이 그 정점에 이르던 20세기 초, 전쟁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1차 세계대전의 기원>은 구조와 행위자라는 거시적 지평과 미시적 분석을 통해 1차 세계대전의 '기원'을 종합적으로 밝혀낸다.

 

1차 세계대전에 관한 기본서는 역시나 저명한 전쟁사가 존 키건의 <1차세계대전사>(청어람미디어, 2009)로 돼 있다. 피터 심킨스 등 3인 공저의 <제1차 세계대전>(플래닛미디어, 2008)도 이 전쟁을 종합적으로 다룬 책.

 

 

올해 나온 책으로는 피터 하트의 <더 그레이트 워>(관악, 2014)가 있지만 어떤 책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원서는 옥스포드대출판부에서 나왔다.    

 

 

짐작대로 1차세계대전의 기원을 다룬 책도 다수 출간돼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숀 맥미킨의 <1차 세계대전의 러시아 기원>을 읽어보고 싶다. 오래전에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잊어먹은 책이로군...

 

14.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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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맞이용으로 오늘 주문한 책들 가운데는 새로 번역된 <안나 카레니나>가 포함돼 있다. 한국어본이 아니라 영어본이다. 올해는 무려 두 종의 새 번역본이 각각 옥스포드대와 예일대 출판부에서 출간됐다(둘다 11월에 나왔는데, <안나 카레니나> 번역사에서 올해는 기념비적인 해일 거라고 혼자 상상한다). 물론 상당히 많은 번역본이 이미 나와 있지만(최초의 영어본은 1901년에 나온 콘스탄스 가넷 여사의 번역판인 듯싶다). 하지만 예전 번역판들이 톨스토이의 문체를 잘 못 살리고 있다는 게 새 번역판 역자들의 판단이다.  

 

 

옥스포드판은 로자먼드 바틀렛(Rosamund Bartlett)이 옮겼고, 예일판은 매리언 슈워츠(Marian Schwartz)가 옮겼다. 둘다 베테랑 번역자이자 저술가로서 영어권 러시아문학 번역계의 중견으로 보인다. <안나 카레니나>만 놓고 보자면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셈이라고 할까. 예일판에는 원로 러시아문학자 게리 솔 모슨의 서문도 붙어 있는데, 모슨은 <우리시대의 안나 카레니나>(2007)의 저자로서 그간에 <안나 카레니나> 번역이 상당히 미흡하다고 지적해온 바 있기에, 그의 기대를 충족시킨 번역본은 과연 어떤 수준인지 궁금하다. 예일판만 구입하려다, 아마존에서 미리보기로 조금 읽은 대목에서는 옥스포드판도 가독성이 좋아서 같이 주문했다. 영어본으로도 <안나 카레니나>는 두어 종 갖고 있는데, 이제 그 수가 한국어판과 비슷하게 됐다(한국어판으로는 다섯 종의 번역본을 갖고 있다).

 

 

<안나 카레니나>는 거의 매학기 강의에서 다루게 되는데, 주로 이용하는 건 문학동네판이다(몇 차례 강의할 기회가 있었고, <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문학동네, 2013)에 해제도 쓴 인연이 있다). 안정감 있는 번역이긴 하지만 몇몇 고유명사 표기와 유명한 첫 문장 번역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현암사, 2014)에서 인용본으로 쓴 건 펭귄클래식판이다. 문학동네판이 원로 학자의 번역이라면 펭귄클래식판은 젊은 세대 연구자의 번역이다. 더 낫다, 못하다와는 무관하게 언어적 감각에서 그런 세대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은 이 번역판으로 읽은 독자가 많지 않아서 강의에서 쓰는 게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민음사판도 많이 읽히는 번역인데, 좀 투박한 느낌을 준다. 세 번역본을 자세히 비교해본 건 아니지만(그럴 만한 시간적 여유를 갖기 힘들다) 아무래도 나로선 좀더 잘 읽히는 번역본을 선호하게 된다. 새로운 기준이 될 만한 영어판 두 종을 입수하게 되면 영어 번역에서 어떤 차이들이 있는지 비교해보는 김에, 한국어판에 대해서도 검토해보고 싶다(그럴 여유가 생길까?).

 

 

여하튼 묵직한 하드카바본의 두 영어본을 주문해놓고 잠시 기분을 내느라 페이퍼를 적었다. 리뷰 기사를 몇 개 읽어보다가 다시금 1935년작 <안나 카레니나>의 주연을 맡았던 그레타 가르보의 사진과 마주하게 됐는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맘에 드는 안나의 이미지다(러시아 영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안나다. 참고로 가르보는 스웨덴 출생이다). 그간에 안나 역을 맡았던 비비언 리나 재클린 비셋, 소피 마르소, 키이라 나이틀리도 비교가 안 된다. 실제 영화에서는 대부분의 장면에서 이 이미지를 살려내지 못해 유감스럽지만. 게다가 브론스키 역의 배우가 최악의 캐스팅이었고(키가 작고 머리가 벗겨진 브론스키!).

 

아무튼 겨울은 <안나 카레니나>를 포함해 러시아문학 작품과 만나기에 좋은 계절이다. 당신이 그런 기회를 놓치겠다면 하는 수 없는 노릇이다. 우리는 저마다 자기 인생을 저렴하게 만드는, 최소한 마흔 일곱 가지 방법을 알고 있으니까. 러시아문학을 읽지 않는 건 그 가운데 하나다...

 

14.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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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배송받은 책의 하나는 헤겔의 <미학강의> 서론을 옮기고 해설한 박배형의 <헤겔 미학 개요>(서울대출판문화원, 2014)다. <헤겔의 미학강의> 완역본이 나와 있고, 또 소장하고 있지만 대개 그렇듯 전체적인 요지만 알고 있을 뿐 읽어볼 엄두는 못 내던 터였다. '서론'에 대한 해설에 한정돼 있지만, 전체적인 조감을 얻는 데 요긴할 것 같아서, 그리고 독서에 필요한 개념(용어) 이해에 도움이 될 거 같아서 구입했다. 게다가 아서 단토의 책들을 읽는 데 필요하기도 하고. 헤겔의 <미학강의>는 주어캄프판으로는 3권 1500쪽에 이른다 하는데, 크녹스 번역의 옥스포드 영어판도 그만한 분량의 2권짜리다(책값만 얼추 20만원이다). 영어판을 구해보려고 하지만, 이 또한 독서만큼 엄두를 내기 힘든 일이다. 일단은 '읽기 리스트'를 '견적' 삼아 만들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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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미학 개요- <미학강의> 서론 해설
박배형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4년 11월
27,000원 → 27,000원(0%할인) / 마일리지 81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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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강의- 베를린 1820/21년
게오르크 W.F. 헤겔 지음, 서정혁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3년 4월
42,800원 → 40,660원(5%할인) / 마일리지 2,14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1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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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의 미학강의 1- 예술미의 이념 또는 이상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지음, 두행숙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7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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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의 미학강의 2- 예술미의 여러 특수한 형식들로 발전하는 이상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지음, 두행숙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7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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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출간예정으로 돼 있는 <걸작에 관하여>(미디어윌, 2015)는 <왜 책을 읽는가>(이루, 2013)로 국내 처음 소개된 프랑스의 저술가(작가이면서 편집자이기도 하다)샤를 단치의 신작이다. 원저는 2013년에 나왔다. 아마도 <왜 책을 읽는가>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기획된 책인 듯하다. '숭고하고 위대한 문학작품에 대한 단상들"이 부제. 240쪽이니까 <왜 책을 읽는가>보다도 얇은 분량의 에세이다.

 

 

아직 별다른 책소개도 뜨지 않았지만 나 같은 독자는 제목만으로도 구미가 당긴다. 데이비드 실즈의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책세상, 2014)와 함께 연초 독서거리로 미리 찜해놓은 상태다(실즈의 책은 원서도 구해놓았다).

 

 

저자의 '걸작론'을 참고해서 나대로의 걸작 리스트를 만들고 그에 대한 촌평을 붙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력을 보면 단치가 꼽을 만한 걸작 가운데 첫 손가락에 들 만한 것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이다. 현재 두 종의 번역판이 나와 있고, 두 종이 진행중인 상태인데, 내년에는 (전7권 가운데) 절반 가량은 나오지 않을까 한다(민음사판과 펭귄클래식판 모두 2권까지 나왔다).

 

 

 

독일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정확하게는 '독일어 문학'),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북인더갭, 2013)가 마저 출간돼야 한다. 작년에 첫 두 권이 나왔는데, 분량상 절반 정도 나온 게 아닌가 싶다. 영어본은 두 권으로 돼 있는데, 엊그제 생각이 나서 2권도 마저 주문했다(1권은 작년에 구입했더랬다).

 

 

<특성 없는 남자>도 이사하면서 행방이 묘연해졌지만, 조만간 수색작업에 들어가야겠다. 소위 유럽 모더니즘 소설의 걸작들을 강의해보는 게 나의 바램 가운데 하나다. 아마도 내후년 정도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기다리는 책이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올 조이스의 <율리시스>다.

 

 

 

<율리시스>도 생각의나무판이 절판되면서(김종건 교수판이었는데 범우사판과 달리 제목은 <율리시스>라 붙었다) 범우사판 <율리시즈>와 동서문화사판 <율리시스>가 현재 나와 있는 상태. 범우사판이 읽을 만한 번역본이긴 하지만, 독자들이 선호하는 판형이 아니다. 새로운 장정과 편집으로라도 다시 나와주었으면 싶다. 아무려나 '걸작'이란 말에서 몇 작품을 떠올려보았다. 새 번역본으로는 아직 우리 앞에 전모를 드러내지 않았기에 '미래의 걸작'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그들을 기다린다...

 

14.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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