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하던 책 가운데 하나가 나왔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해설서. <돈키호테>(열린책들, 2014) 완역본을 새로 출간했던 안영옥 교수가 그 해설서로 <돈키호테를 읽다>(열린책들, 2016)를 펴냈다. 소개는 이렇다.

 

"완역본 <돈키호테>의 번역가이자 연구자인 안영옥(고려대학교 스페인어문학과) 교수가 쓴 가장 종합적인 <돈키호테> 해설서이다. 2014년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저자의 완역본 <돈키호테>(전2권)는 현지답사와 충실한 번역과 각주, 참신한 문장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고, 국내 번역된 <돈키호테> 가운데 가장 많이 애독되고 있다. <돈키호테를 읽다>는 <돈키호테> 완역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저술로, 번역하면서 달은 840개의 각주에 미처 담아내지 못한 <돈키호테>의 숨은 메시지를 모두 담았다."

확인해보니 알라딘에서도 판매지수가 가장 높은 번역본이 열린책들판이다(시공사판과 창비판이 뒤를 잇고 있다). 어느덧 대표 판본이 되었다고 할까. 나로선 예전에 창비판으로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이번 해설서를 길잡이 삼아서 열린책들판으로도 강의를 해보고 싶다(기회가 없지는 않아서 세르반테스 서거 400주년도 기념할 겸 올해 몇 곳에서 <돈키호테> 강의 일정을 잡아놓았다. 주로 <아주 사적인 독서>의 돈키호테 꼭지를 강의자료로 쓴다). 셰익스피어 강의와 함께 올해의 과제 중 하나다.

 

 

그간에 <돈키호테> 독서에 참고할 만한 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귄미선 교수의 <돈키호테>(살림, 2005)가 일종의 가이드북이었고, 민용태 교수의 <돈키호테, 열린소설>(고려대출판부, 2009)도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려주는 책이다. 스페인문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박홍규 교수의 <돈키호테처럼 미쳐?>(돋을새김, 2007)도 <돈키호테>에 대한 읽을 만한 독서 기록이다(절판되었다). 그렇더라도 '본격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는데 <돈키호테를 읽다>가 마침내 그런 갈증을 해소해준다...

 

16. 0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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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과학서로 진화인류학자 로빈 던바가 두 명의 고고학자와 같이 쓴 <사회성, 두뇌진화의 비밀을 푸는 열쇠>(처음북스, 2016)를 고른다(표지만 보면 '사회성'이 제목이고 나머지는 부제로 보이지만, 그 전체가 공식 제목이다). 앞서 나온 책들을 보건대 던바의 책은 모두 읽어볼 만하다. <사회성>도 곧바로 관심도서로 꼽은 이유다. 진화인류학자와 고고학자가 의기투합하여 연구한 주제가 무엇인가. 바로 사회적 뇌이다.

 

"700만 년 전 우리와 침팬지는 하나의 조상으로 묶여 있었지만 현재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벌어졌을까?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사회를 만들었고, 그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뇌가 발달한 것이다. 사회를 유지하려고 발달한 뇌를 '사회적 뇌'라고 부른다."

 

사회적 뇌(내지는 사회성의 진화)와 관련하여 생각나는 책은 데이비드 브룩스의 <소셜 애니멀>(흐름출판, 2011)이다. "관계와 만남을 통해 성장하는 인간의 본성을 밝히며 경험과 학습, 가풍, 주변 사람과 문화, 제도의 중요성을 다룬다." 더불어 매튜 리버번의 <사회적 뇌>(시공사, 2015)도 직접적으로 사회적 뇌가 '인류 성공의 비밀'이라고 주장하는 책이다. 또 브룩스의 책과 같은 제목을 갖고 있는 엘리어트 애런슨의 <인간, 사회적 동물>(탐구당, 2014)은 사회심리학 개설서다. 사회심리학이 다루는 마음이 사회적 뇌의 소산인 만큼 두 분야의 만남도 충분히 가능하겠다...

 

16. 03. 19.

 

P.S. <사회성>에는 주석과 참고문헌이 빠져 있다. 확인해봐야겠지만 번역서에만 누락된 것이라면 유감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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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책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요즘은 방향감각도 예전 같지 않다. 사방팔방에서 쏟아지는 책들과 중구남방 뻗어나가는 생각의 갈피를 어떻게 정돈해야 할지 감이 잘 서지 않는 것이다. 바쁜 틈에 이번주 '이주의 책'을 고르려니 먼저 탄식부터 하게 된다. 하긴 현실도 책과 다르지 않아서 나오는 건 한숨과 탄식이다. 하여, 타이틀북도 장원석의 <앵그리 2030>(새로운현재, 2016)으로 골랐다. '청년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그 부제다.

 

"지금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헬조선'이라 할 만하다. 그 중에서도 청년 문제는 너무 오랫동안 논의된 키워드라 이제 그 문제의 심각성조차 희석될 지경에 이르렀다.  저자는 청년세대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문제점을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짚어내고, 그 상황을 변화시킬 현실 가능하고도 구체적인 청년층의 행동 방향을 제시한다. 또한 지금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고민해야 할 '세대 간 연대'를 위한 길을 모색한다."

지난달에 나온 강인규의 <대한민국 몰락사>(오마이북, 2016)와 짝을 이룰 만하다.

 

 

두번째 책은 다시 세월호. <세월호, 그날의 기록>(진실의힘, 2016)이 나왔는데,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이 10개월 동안 방대한 기록과 자료들을 분석해, 세월호 안과 밖에서 4월 16일 오전 8시 49분 급격히 오른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해 10시 30분 침몰할 때까지 101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생하게 재현했다."

 

세번째는 존슨 너새니얼 펄트의 <대한민국 무력정치사>(현실문화, 2016). '민족주의자와 경찰, 조폭으로 본 한국 근현대사'가 부제다. 저자의 경력이 특이한데, "한국에서 정치인, 경찰, 조직 폭력배 등을 직접 만나며 공권력과 폭력 조직 사이의 관계에 대해 연구해 미시간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학위논문에 바탕을 둔 책이 번역돼 나온 것. 김동춘 교수는 추천사에서 이렇게 적었다.

"누군가는 반드시 했어야 할 연구다. 국가 권력과 조폭의 유착, 정치권의 조폭 활용의 역사를 모르고서 한국 정치사와 한국 사회, 아니 그가 강조했듯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말할 수 없다. 이 민감하고 힘든 작업을 외국인 학자가 수행했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 작업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춤으로써, 폭력 없는 세상을 열어갈 실마리를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머지 두 권은 민주주의에 대한 것이다. 템마 카플란의 <당신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다른세상, 2016)는 '옥스포드 세계사' 시리즈의 하나로 나온, 민주주의의 역사 개설이다.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우리의 민주주의거든>(글항아리, 2016)은 "일본의 중견 작가가 '민주주의'를 주제로 쓴 신문 칼럼을 모은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기 위한 우회로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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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 2030- 청년을 위한 나라는 없다
장원석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6년 3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6년 03월 19일에 저장
품절

세월호, 그날의 기록
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 지음 / 진실의힘 / 2016년 3월
25,000원 → 22,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250원(5% 적립)
2016년 03월 19일에 저장
구판절판
대한민국 무력 정치사- 민족주의자와 경찰, 조폭으로 본 한국 근현대사
존슨 너새니얼 펄트, 박광호 / 현실문화 / 2016년 3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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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템마 카플란 지음, 우태영 옮김 / 다른세상 / 2016년 3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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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좀 낯선 두 제국에 관한 역사서를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다. 분류하자면 인도사와 터키사에 관한 책이다. 인도 무굴제국의 역사를 다룬 다이애나, 마이클 프레스턴 부부의 <시간의 뺨에 맺힌 눈물 한 방울>(탐구사, 2016)과 프랑스 역사학자 앙드레 클로의 <술레이만 시대의 오스만제국>(W미디어, 2016).

 

 

<시간의 뺨에 맺힌 눈물 한 방울>의 부제가 '타지마할과 무굴제국 이야기'다. 소개에 따르면, "칭기즈 칸과 티무르의 후손인 바부르가 인도를 침략하여 무굴제국을 창건한 이후 후마윤, 악바르, 자한기르 황제를 거쳐 샤자한이 황제가 되고, 그의 비 뭄타즈 마할이 죽은 뒤 샤자한이 그녀의 무덤으로 타지마할을 건립하는 과정과 타지의 아름다운 건축적 면모들이 잘 묘사된다. 무굴 왕자들이 벌이는 제위 다툼과 음모, 전쟁과 기아, 궁궐 여인들의 삶과 그들의 문화까지 손에 잡힐 듯이 그려낸 이 책은 무굴제국과 타지마할에 대한 생생한 인문학적 안내서이다."

 

 

무굴제국에 관해선 디스커버리 총서로 나온 <무굴제국>(시공사, 1998)이 유일한 읽을 거리다. 아마도 인도사 책들을 참고서로 더 봐야 할 것 같은데, 국내서 몇 권이 나와 있다.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무굴제국에 관한 가장 자세한 책이 이번에 출간된 셈이다.

 

 

한편 <술레이만 시대의 오스만 제국>은 오스만제국의 전성기 최고의 술탄인 술레이만(재위 1520-1566)의 시대를 다룬다. "오스만 제국의 토대를 다지며 황금시대를 이룬 술레이만 대제의 정복전쟁과 당시의 사회, 경제, 문화를 알아본다. 술레이만은 제국을 최고 전성기의 반열에 올려놓고, 동방 및 서방 지역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오스만 제국의 강점과 약점은 물론, 제국의 군대와 재정, 외교, 수도 이스탄불, 건축물, 예술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책의 상당 부분은 제국의 정복전쟁에 할애되어 있는데, 유럽 지역에서 승승장구하던 오스만 군대와 중동 지역에서 페르시아 제국에 맞서 싸우던 화려한 전쟁사도 함께 다뤄지고 있다."

 

 

역시나 이 시기를 다룬 책으론 디스커버리 총서의 <술레이만>(시공사, 1998)이 유일하다. 터키사를 다룬 국내서 몇 권을 더 참고할 수 있겠지만, 술레이만 시대에 한정하자면 이만한 읽을 거리도 더 없겠다. 충분히 '이주의 발견'에 값한다...

 

16. 0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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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에 서울 YMCA에서 주최한 청소년문학상 심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재작년에 이어서 두번째였다), 오늘 그 수상집이 도착했다. 심사위원단의 일원으로 간단한 심사평을 실었는데, 여기에 옮겨놓는다. 아래 사진은 수상자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다.

 

 

심사평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문학에 뜻을 둔 많은 청소년이 원고지에 손글씨로 쓴 작품들에서 풋풋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 모두가 시인이 되고 소설가가 되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겠지만(또 반드시 그럴 필요도 없다) 문학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다면, 좋은 문학작품을 알아보는 안목을 지닌 좋은 독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읽어줄 독자가 없는 문학은 성립할 수 없다는 점에서 좋은 독자는 좋은 작가가 탄생할 수 있는 필수적인 조건입니다. 더불어 말하자면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좋은 독자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필수적으로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작품과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럴 만한 시간과 여유가 지금의 청소년에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핑계로는 우리가 아무것도 쓸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수상자와 참가자 모두 '어떤 책도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각오의 열혈 독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문학의 키는 여러분이 읽어치운 만큼 성장합니다.

 

16. 03. 16.

 

 

P.S. 말이 나온 김에 청소년문학 관련서를 찾아봤다. 아주 드문 사례로 보이는데 청소년문학 전문 비평서로 오세란의 <청소년문학의 정체성을 묻다>(창비, 2015)가 지난해말에 나왔다. 작품으로는 제6회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손서은의 <테오도루 24번지>(문학동네, 2016), 그리고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수상작으로 김서영의 <시간을 파는 상점>(자음과모음, 2012) 등이 주목받는 듯싶다. 창작에 뜻을 둔 청소년이라면 일독해봄 직하다. 물론 청소년이 쓴 작품들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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