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심 기다리던 책이 출간되었다. 앙드레 모루아의 <프랑스사>(김영사, 2016). <영국사>(김영사, 2013)와 <미국사>(김영사, 2015)가 차례대로 재간되기에 <프랑스사>도 곧 다시 나오겠거니 생각했다. 그리고 사실 가장 읽고 싶은 건 자기 조국의 역사인 <프랑스사>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올해 프랑스문학 강의를 계속하고 있기에 때맞춰 읽어보려는 계산에서다.

 

"프랑스 지성 앙드레 모루아가 자국의 역사를 대문호적 통찰과 섬세한 문학적 필치로 풀어낸 역사서술의 완결판. 절대 권력의 왕정국가에서 자유와 평등의 국민국가로 발돋움한 프랑스의 고귀한 힘과 정신을 한 권으로 만난다. 최초의 왕조 메로빙거의 등장부터 프랑크 왕국의 성립, 절대왕정 속에서도 문화와 사상이 꽃을 피우고, 프랑스 혁명을 거쳐 현대 공화국 체제가 성립되기까지.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대문호 앙드레 모루아가 격동의 프랑스 역사를 평론가로서의 해박한 식견과 문학가로서의 유려한 문체, 역사가로서의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심도 있게 풀어냈다."

실제 집필도 <영국사>(1937), <미국사>(1943)에 이어서 <프랑스사>(1947)가 맨 나중이다. 그렇더라도 20세기 전반까지만 다루는 만큼 전후 현대사는 빠지는 셈. 하지만 나의 관심사는 주로 19세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장점이 된다(그만큼 19세기에 할애된 분량이 늘어나기에).

 

 

모루아의 역사서는 예전에 기린원에서 출간됐었다(아마도 그 이전에는 홍성사에서 나오지 않았던가 한다). 당시에는 (다행스럽게도) 구입하지 않았는데, 새 장정으로 나온 재간본은 표지도 그렇고 꽤 번듯하다. 겉보기 좋은 책이 읽기에도 좋다는 게 늘 통하는 말은 아니지만, 모루아의 역사서들만큼은 새롭게 독서욕을 자극한다. 장서용으로도 폼이 나고. 오늘도 택배가 너무 많이 와서 잔소리를 들었는데, 언제쯤 구입해야 할지 잘 생각해봐야겠다...

 

16. 0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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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zone 2020-02-04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처럼 책을 쟁여대면 일반적으로 잔소리 정도가 아니라 생명의 위협을 당할지도 모를 걸요.ㅎ 로쟈님 글 보고 방금 모루아 프랑스사 질렀으요.
 

<쇼크 독트린>과 <노 로고>의 저자 나오미 클라인의 신작이 나왔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열린책들, 2016). "기후 변화를 둘러싼 정치.경제적 역학을 치밀하게 파고든 책"이라고 소개된다.

 

"이 책은 2014년 UN 기후 변화 정상 회담에 맞춰 조직된 대규모 시민 기후 행진 일주일 전에 발간되도록 기획되었으며, 출간 직후엔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이후 가장 중요한 환경서라는 찬사를 받으며 ‘뉴욕 타임스’를 포함한 유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남편 아비 루이스가 연출하고 본인이 직접 내레이터로 참여한 동명의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어 환경 단체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상영 중이다. 5년간 진행한 방대한 자료 조사와 현장 답사, 과학자와 경제인, 환경 운동가들의 인터뷰를 종합하여 결실을 맺은 이 책은, 오늘날 기후 위기의 본질은 과학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의 문제임을 역설한다."

그래서 찾아봤다. 다큐는 2시간 11분 분량인데, 발췌영상은 https://www.theguardian.com/business/video/2015/mar/06/this-changes-everything-naomi-klein-oil-video 참고. 아룬다티 로이의 추천사를 참고할 만하다. "나오미 클라인은 그녀의 선하고 맹렬하며 세심한 마음씨를 우리 시대 가장 중대하고 가장 긴급한 물음들에 쏟고 있다. 나는 그녀가 우리 시대 가장 영감을 주는 정치 사상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기후 문제를 다룬 책은 적잖게 나와 있는데, 당장 기후변화의 정치경제학을 다룬 책만 하더라도 마크 마슬린의 <기후변화의 정치경제학>(한겨레출판, 2010), 앤서니 기든스의 <기후변화의 정치학>(에코르비르, 2009), 이안 앵거스가 엮은 <기후정의>(이매진, 2012) 등을 떠올릴 수 있다.

 

 

그뿐 아니다. 조너선 닐의 <기후변화와 자본주의>(책갈피, 2011), 하랄트 벨처의 <기후전쟁>(영림카디널, 2010), 폴 엡스타인과 댄 퍼버의 <기후가 사람을 공격한다>(푸른숲, 2012) 등도 같이 읽어볼 만한 관련서. 이 분야는 읽을 책이 아니라 안 읽어도 되는 책을 골라내는 게 필요해 보인다...

 

16. 0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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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을 때라 더 눈길이 갔는지 모르겠다. 얀 볼커르스의 <터키 과자>(현대문학, 2016). 네덜란드 문학의 거장이라지만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이고, 작품 또한 그러하다. 게다가 1969년작. 언젯적 작품이냐란 느낌을 가질 수도 있겠다. 그래도 '발견'은 발견인지라 조금 늦어지는 점심을 기다리며 '이주의 발견'을 적는다. 연결고리가 없지는 않다.

 

"1969년 발행 당시 숨김없는 정사 장면과 직설 화법으로 네덜란드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파격적인 베스트셀러로, 빌럼 헤르만스, 하리 뮐리스, 헤라르트 레버와 함께 네덜란드 문단의 ‘위대한 네 문호’로 꼽히는 얀 볼커르스의 대표작이다. 네덜란드 사회의 개방적인 성 담론의 시발점이자, 네덜란드 현대문학의 근간이 되는 작품인 동시에 세계문학사에서 ‘네덜란드어로 쓰인 최고의 문학’, ‘20세기 성애 문학의 고전’이라 평가받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한편, <터키 과자>를 원작으로 하여 폴 버호벤 감독이 제작한 영화 <사랑을 위한 죽음>은 1973년 제46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보지는 못했지만 <사랑을 위한 죽음>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에도 들어 있다. 찾아서 볼 만하다는 것. 영화 소개에 원작이 얀 볼커르스의 <터키 과일>이라고 돼 있다. 'Turks Fruit'이란 원제를  옮겨서 그런 듯한데, 갑자기 이게 과자인지 과일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찾아보니 우리도 예전에 많이 먹던 과일 젤리다.

 

 

이걸 우리가 '터키 과자'라고 부르지는 않을 거 같은데, 정말로 그렇다면 원제는 <터키 젤리>여야 하지 않을까도 싶다. 과자와 과일 사이에 있는 어떤 것. 소설이나 영화에서 어떻게 묘사되는지 보면 알 수 있겠다.

 

얀 볼커르스는 네덜란드 4대 작가 중 한 명이라고 소개되지만, 우리에겐 도움이 안 되는 정보다. 나머지 3인의 작가, 즉 빌럼 헤르만스, 하리 뮐리스, 헤라르트 레버, 아무도 소개된 바 없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문학이 소개되지 않은 건 아니겠지만, 따로 떠오르는 이름이 없다. 그만큼 좀 생소하달까.

 

 

찾아보니 영화로도 만들어진 <디너>(은행나무, 2012)의 작가 헤르만 코흐가 네덜란드의 국민 작가라고 한다.

 

 

장르문학 쪽의 작가들이 아무래도 국내에 소개되기 쉬운 성싶은데, '살인자 시리즈'의 로베르트 반 훌릭 같은 경우가 그렇다. 국내에도 그의 독자층이 있는 것일까?

 

 

아, 드디어 한 명 생각났다. 세스 노터봄.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된 <의식>과 <필립과 다른 사람들>을 포함해서 몇 작품이 번역돼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네덜란드 문학의 계보랄까 하는 것은 그려지지 않는다. 검색해보면 대략적인 정보는 알 수 있겠지만 당장은 그렇다는 말이다. <터키 과자>가 계기가 돼서 주요 작가들이 더 소개되면 그때 가서 네덜란드 문학만의 독자성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봐야겠다.

 

 

하반기에는 주로 스페인과 오스트리아의 현대문학을 강의할 계획인데, 따로 '문학속의 정념'을 다루는 강의에 <터기 과자>를 포함시켜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믿고 보는) 버호벤의 영화도 구해봐야겠다...

 

16. 0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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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장 자크 르세르클의 <들뢰즈와 언어>(그린비, 2016)를 고른다. 한때 주요 저작을 다 구했을 정도로 내겐 친숙한 저자의 들뢰즈 연구서다. 제목 그대로 '들뢰즈'와 '언어'를 접속시키고 있는. 원저는 2002년에 나왔고, 나도 10여 년 전에 책을 구한 듯싶다. 그리고 번역본이 나온다는 소식도 오래 전에 접했는데, 무소식이어서 잊고 있던 차에 책이 나왔다.

 

 

제목 대신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한 것은 르세르클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저자 루이스 캐럴 전문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의 책으로 국내에 가장 먼저 소개된 것도 책임 편집을 맡은 '피귀르 미틱' 시리즈의 <앨리스>(자음과모음, 2003)였다. 이 시리즈의 <프랑켄슈타인>(자음과모음, 2004)과 슬라보예 지젝 등과 공저한 <레닌 재장전>(마티, 2010)이 더 소개되어 있다.

 

 

 

현재는 파리 10대학의 영문과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의 주요 관심분야는 언어철학과 문학이론이다. <들뢰즈와 언어> 외에는 <넌센스의 철학>, <마르크스주의 언어철학> 등 다수의 저작을 갖고 있다.

 

 

관심분야여서 그런지 내게는 모두 흥미를 끄는 타이틀의 책들이다. <거울을 통한 철학>은 <거울나라의 앨리스>에서 제목을 따온 것이므로 <거울나라의 철학>이라고 해도 좋겠다. 그밖에 <화용론으로서의 해석>과 <바디우와 들뢰즈, 문학을 읽다> 등의 책도 읽을 거리. 특히 후자는 번역돼도 좋지 않을까 싶다(구입한 책인 줄 알았더니 구매내역에 들어 있지 않다. 장바구니에만 넣어놓았던 걸까? 구매내역만 믿을 수도 없는 것이 재간본의 경우에는 체크가 되지 않는다. 간혹 두 번 구입하는 책들이 생긴다).

 

한창 관심을 갖고 있던 10년쯤 전이라면 바로 책을 구해서 전투적인 독서에 몰입했을 성싶은데, 지금은 여건이 달라져서 당장은 읽을 여유가 없다. 그래도 언제 들뢰즈와 언어에 대해, 혹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해 강의할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하긴 이번주부터 나보코프에 대해서 강의하므로 기회가 없는 건 아닐지도. 나보코프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러시아어로 옮긴 인연이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해 강의하려면 필수적인 게 주석판이다. 국내에는 두 종이 번역돼 있는데, 마틴 가드너의 주석판은 절판돼 아쉽다. 번역본은 엄청나게 많은데(<앨리스> 역시 번역의 전장이다. 온갖 말장난을 옮기는 게 번역의 관건이다), 판매량을 보니 시공사판과 비룡소판이 많이 읽히는 상황에서 작년에 나온 창비판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다. 새번역은 어떤지 궁금하다...

 

16. 0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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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련서 2종을 같이 묶는다. 쩌우닝의 <중국의 형상1,2>(인간사랑, 2016)과 중국 전문가 8인의 공저 <중국 학교1,2>(청아출판사, 2016)다.

 

 

'중국의 형상'은 총서라고 돼 있는데, 이번에 나온 건 1권 <키타이의 전설>과 2권 <대중화제국>이다(전체8권으로 돼 있으니 앞으로도 상당히 많은 분량이 더 채워져야 한다). '중국의 형상'이란 제목은 좀더 구체적으로 풀면 '서양의 중국 형상', 곧 '서양의 눈에 비친 중국의 역사'다.

"고대 그리스 시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방의 중국 형상은 전설에서 천당과 유토피아를 거쳐 지옥에 이르기까지 왜곡과 과장을 거듭했으며 서방 문화가 '타자'를 표현하는 담론이었다고 파악한다.또한 '문화적 타자'와 관련된 담론으로서 서방의 시야에 등장한 중국 형상이 언제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어떠한 언어 환경 속에서 발생.진화.단절 혹은 연속.계승되었는지 관찰하고 있다."

소개에 따르면 '중국인이 최초로 쓴 서양의 중국사 비판'이라 한다. <오리엔탈리즘>의 중국판이라고 보면 되겠다. 대신 서양인이 아니라 중국인이 직접 쓴.

 

 

<중국 학교>는 '학교 시리즈'의 중국 편인데(이 시리즈의 책으론 <이슬람 학교>가 먼저 나왔다), 1권에서는 중국이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된 근원을 찾아가고, 2권에서는 오늘의 중국을 이해할 수 있는 여러 주제를 다룬다. 어떤 독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상대방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면서 상호 간 이해도를 서서히 높여가는 인문기행은 우리가 중국을 이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전문가가 말하는 주제를 갖고 떠나는 중국 여행 이야기를 듣고 나만의 여행을 계획할 수도 있다."

요컨대 중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독자라면 미리 읽어보시라는 것. 그런 용도라면 <러시아 학교>도 나옴직하다. 벌써 기획돼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16. 0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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