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고전'으로 두 권의 책을 고른다. <실낙원>의 저자 존 밀턴의 산문 <아레오파기티카>(인간사랑, 2016)과 여성 작가 조지 엘리엣의 마지막 소설 <다니엘 데론다>(한국문화사, 2016)다. 



'언론자유의 경전'으로 불리는 <아레오파기티카>는 1999년에 나온 번역판의 개정판이다. 

"영국 혁명 초기의 정치적·종교적 현안 문제에 대한 존 밀턴의 급진적 대응 방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귀중한 역사적 자료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밀턴의 산문을 대표하는 글로 꼽히고 있는 바, <실낙원>이 밀턴 시의 금자탑이라면, <아레오파기티카>는 그의 산문 중의 백미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이 책이 언론 자유의 경전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언론 사상사에서 가장 가치 있는 문헌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책은 번역서 겸 연구서이기도 한데, 역자인 서양사학자 박상익 교수는 <밀턴 평전: 불굴의 이상주의자>(푸른역사, 2008)도 펴낸 바 있다. 



수년 전에 밀턴의 <실낙원>을 강의에서 다룬 적이 있고, 내년 봄에도 다시 다룰 예정인데, 오랜만에 밀턴의 평전과 함께 <아레오파기티카>도 읽어보려 한다. 



밀턴의 대표작 <실낙원>과 <복낙원>은 밀턴 연구의 권위자인 조신권 교수의 번역본으로 읽을 수 있다. 밀턴 연구서로는 조신권 교수의 <존 밀턴의 문학과 사상>(아가페문화사, 2012), 최재헌 교수의 <존 밀턴의 생애와 사상>(역락, 2011), <다시 읽는 존 밀턴의 실낙원>(경북대출판부, 2013) 등이 나와 있다(<존 밀턴의 문학과 사상>과 <다시 읽는 존 밀턴의 실낙원>은 개정판으로 다시 나온 책들이다). 역시나 참고자료로 다시 읽게 될 책들이다. 



조지 엘리엇은 19세기 영문학 최대 작가로 꼽힌다. 대표작 가운데 <플로스 강의 물방앗간>은 작년에 강의에서 읽었고, 대표작 <미들 마치>가 다시 나오길 기대하고 있는데, 뜻밖에 <다니엘 데론다>가 먼저 나왔다. 

"조지 엘리엇은 빅토리아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적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소설들은 비교적 소품을 제외하고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다니엘 데론다>는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었다. 철저한 지배 욕구로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영국 상류계층을 비판하며 유대인 문제를 다룬 이 소설은 현대 사회에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촉구하며 또한 자국 문화와 사회에 대한 반성적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디아스포라, 종교적, 인종적 갈등에 대한 해결책이 시급한 현재 사회에서도 여전히 절박하고 유효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미들 마치>도 나오게 되면 조지 엘리엇 읽기도 심화 버전으로 다시 시도해봐야겠다. 발표순으로 하면 조지 엘리엇의 대표작은 <아담 비드>, <플로스강의 물방앗간>, <미들 마치>, <다니엘 데론다> 순이다. <아담 비드>가 첫 장편소설이다...


16.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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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들렀다가 귀가하는 길에 '이주의 저자'를 골라놓으려고(이것도 '이주의 할일'이어서) PC방에 들렀다. 하지만 새로 나온 책들을 검색하다가 엉뚱한 책에 꽂혀서 '오늘의 발견'을 적는다. 과학분야의 책이니 '이주의 과학서'로 분류되겠다. 노아 스트리커의 <똑똑하고 기발하고 예술적인 새>(니케북스, 2017). 저자도 출판사도 생소하고 새를 주제로 한 책이란 것도 눈에 띌 일은 아니지만, 제목이 기발하다.

 

 

내용은 예상대로 새들에 대한 관찰기이다. '새 박사' 윤무부 교수의 추천사가 이렇다. "정말 좋은 책을 만났다. 새에 미친 미국 젊은이가 누구나 읽기 쉽게 쓴 에세이다. 너무 재미있어 노구와 노안의 고생도 잊고 밤을 새워 읽었다. 아직 젊은 나이이지만 저자는 새에 관한 경험과 지식이 놀라울 만큼 풍부했다." '새 박사'도 놀랄 정도라면 일독의 가치는 충분하겠다.

"젊은 과학자 노아 스트리커가 전 세계의 현장에서 직접 관찰한 새들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새들의 행동과 최신 조류학에 대한 정보는 수학, 물리학, 신경과학, 심리학, 예술철학을 만나면서 단순한 관찰을 넘어 놀랄 만큼 흥미롭고 지적인 이야기로 변모한다. 책장 사이사이 새를 향한 젊은 과학자의 애정이 촘촘하게 녹아 있으며, 그가 발견한 마법과 미스터리가 깃털처럼 빼곡하다."

원제는 '깃털 가진 것들' 정도? 자연스레 소어 핸슨의 <깃털>(에이도스, 2013)을 떠올리게 한다. 꽤 반응이 좋았던 책이다. 팀 버케드의 <새의 감각>(에이도스, 2015) 역시도. 나란히 책장에 꽂아둠직하다. 모두 내게는 주목할 만한 책이었다는 점에서도 공통적이군.

 

내년은 정유년이고 닭띠 해다. 닭도 '똑똑하고 기발하고 예술적인 새'일까? 공적으로는 우리가 매우 부정적인 경험을 갖고 있다 보니 선뜻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문득 궁금하군(사적인 경험은 조금 다르다. 중학생 때 집에서 닭을 좀 키운 일이 있었는데, 우두머리 수탉의 이름이 '똘똘이'였다. 이름 그대로 똘똘하고 의젓한 닭이었다). 

 

 

'닭'보다는 '치킨'이라고 해야 더 친근하게 느껴질 거 같은데, 치킨을 다룬 책은 몇 권 꼽아볼 수 있다. 한번 소개한 적이 있지만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패러디한 요리책이어서 수위가 좀 높다. 집에서 '이런 책도 읽느냐?'는 핀잔을 들은 기억도 떠오르는군. 막상 구입해놓고 표지밖에 아직 못 본 책이건만...

 

16.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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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강의를 끝으로 한주의 강의 일정이 마무리되었고, 더 나아가 올해의 강의 일정이 모두 종료되었다. 주말에 써야 하는 원고가 있긴 하지만 일단은 한숨 돌리면서 '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타이틀북은 영국의 인류학자이자 아나키스트 활동가 데이비드 그레이버의 <가능성들>(그린비, 2016)이다. 두툼한 책이고 '위계·반란·욕망에 관한 에세이'가 부제다. 마침 주문한 원서가 오늘 도착해서 나름으론 독서 준비를 마쳤다. 


 


새해 첫주의 독서거리로 고른 것은 제목의 상징성도 고려해서다. 바야흐로 우리 앞에 어떤 가능성들이 놓여 있고 또 그것을 실현해야 할 책무가 있는지 생각해볼 만하다. 



두번재 책은 박상규, 박준영의 <지연된 정의>(후마니타스, 2016)다. "파산 변호사 박준영과 백수 기자 박상규의 이야기를 묶"은 책으로 "민주화 이후 30여 년 가까이 되건만,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약자들을 공권력과 법이 어떻게 다루어 왔는지를, 이 책은 아프게 돌아보게 한다."


세번째 책은 하승우, 백무산 등의 <11월>(삶창, 2017)이다. "2016년 11월에 벌어진 시민 항쟁을 담은" 따끈한 책이다. "시간을 11월로 한정한 것은, 시민의 항쟁이 11월에 시작된 점도 있지만 훗날 역사는 2016년 11월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1월의 항쟁은 대통령의 무책임과 무능이 기폭제가 되었지만 사실은 그동안 대한민국 사회에 누적된 온갖 부조리와 타락이 원인이었다. 따라서 11월 항쟁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 



네번째 책은 김민하의 <냉소사회>(현암사, 2016)다. "매체 비평지 <미디어스> 기자이자 사회평론가인 김민하가 우리 일상부터 정치까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냉소주의’란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그리고 마지막 책은 올 한 해를 정리하면서 동시에 2017년의 향방을 점쳐본다는 점에서 <2017 한국의 논점>(북바이북, 2016)을 고른다. '키워드로 읽는 한국의 쟁점 42'이 부제. "개헌, 저출산 고령화, 경제민주주의 등 굵직한 주제 10가지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부문의 논점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또 ‘책 속의 책’에서는 기본소득 문제를 다각도로 살펴보았다." 새해 첫주의 읽을 거리로 적격이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가능성들- 위계·반란·욕망에 관한 에세이
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음, 조원광 외 옮김 / 그린비 / 2016년 12월
37,000원 → 35,150원(5%할인) / 마일리지 1,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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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된 정의- 백수 기자와 파산 변호사의 재심 프로젝트
박상규.박준영 지음 / 후마니타스 / 2016년 12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2016년 12월 30일에 저장
구판절판
11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하승우 외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7년 1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4월 14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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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사회- 냉소주의는 어떻게 우리 사회를 망가뜨렸나
김민하 지음 / 현암사 / 2016년 12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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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의 책'이 어느새 '내년의 책'이 되게 생겼는데, 가장 고대하는 책의 하나는 루이 알튀세르의 <마르크스를 위하여>(후마니타스, 2017)다. 기억을 좀 더듬자면 사회주의 몰락 이후 90년대 중반 알튀세르 붐이 일었을 때 알튀세르의 대표작으로 많이 회자되었고 <맑스를 위하여>(백의, 1997)라고 번역돼 나온 바 있다(다른 판본도 있었던가?). 러시아문학 전공자들 사이에서도 대학원 세미나가 꾸려졌을 정도로 당시엔 알튀세르가 대세였다(어즈버, 지난 시간들이다).  



나도 관심은 가졌지만 당시엔 혼자 읽어내기 어렵기도 했고 진득하게 공부하기엔 다른 할일이 많았다. 나는 묵직한 주저 대신에 <아미엥에서의 주장>(솔출판사, 1991)과 2차 문헌을 읽는 걸로 알튀세르 읽기를 대체했다. 그렇게 묻어둔 책인데, 20년만에 새 번역본이 나온다니 감회가 없지 않다. 역자는 알튀세르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던 서관모 교수다. 



'역사가 반복되는가'는 따로 따져보아야 할 어려운 문제이지만 간혹은 반복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오래된 새책'들이 불가불 불러들이는 환각이다. <마르크스를 위하여>와 함께, 어떤 독자는 20년 전 시간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는 것. 



아직 20년을 살아보지 못한 독자라면 마르크스 입문용으로 좀더 쉽게 나온 책을 손에 들어도 좋겠다. <마르크스는 처음입니다만>(나름북스, 2016)부터 <꼼당선언>(푸른나무, 2016), <수취인: 자본주의, 마르크스가 보낸 편지>(풀빛, 2016) 등이 모두 그런 용도로 쓸모가 있는 책들이다. 



정색하고 알튀세르를 읽으려는 독자라면 그레고리 엘리어트의 <알튀세르: 이론의 우회>(새길, 2012), 국내 연구자들이 쓴 <알튀세르 효과>(그린비, 2011)와 <라캉 또는 알튀세르>(난장, 2016)까지 참고할 수 있겠다. 어차피 그러자면 <마르크스를 위하여>를 건너뛸 수 없겠군...


16.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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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강의가 있다 보니 올해는 여러 송년모임에도 끼지 못하고 보내게 되는 듯싶다(강의 뒤풀이들로 대신했다). 다음주에는 러시아로 문학기행을 떠날 예정이라 준비할 것도 많은데 다른 건 차치하고 체력이 버텨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번 주말에는 아무래도 요양생활을 해야겠다. 아, 당장 일요일에는 해가 바뀌는군(미리 아듀, 병신년!). 



돌이켜보면, 내가 책을 읽는 건지, 책이 나를 읽는 건지 따져볼 겨를도 없이 바쁘게 내달은 한 해였다. 문학과 인문 강의 외에도 서평 강의를 여러 차례 진행한 게 여느 해와는 다른 일정이었는데(당장 1월부터 다시 시작한다), 다른 한편 '서평가'로서의 역할에는 충실하지 못했다. 주목한 책들에 대한 리뷰를 쓸 여유가 거의 없어서 강의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조차도 충분하지 못했다. 잠시 그런 반성을 하면서 눈길이 주는 것이 역시나 책 관련서들이다. 


청소년 역사소설의 새 장을 연 설흔의 신작 <책, 조선 사람의 내면을 읽다>(위즈덤하우스, 2016)도 그래서 주목한 책. 부제가 '책이 읽은 사람, 사람이 읽은 책'이다. 따로 소개가 없지만 목차만 보면, 조선 후기 책 이야기다. 갖고 있는 책도 몇 되지만 대부분 이름만 들어본 책들이다. 이 책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어떻게 읽혔던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줄 듯하다. 



시야를 바깥으로 돌리면, 책에 관한 얇은 책 몇 권도 손 가까이에 두고 아직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낭시의 <사유의 거래에 대하여>(길, 2016), 아감벤의 <불과 글>(책세상, 2016), 그리고 로제 그르니에의 <책의 맛>(뮤진트리, 2016) 등이다. 



로제 그르니에는 '프랑스 체호프'라고도 불린다고 해서 새삼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책의 맛>에도 체호프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이것만 나중에 따로 페이퍼에서 다룰까도 싶다). <책의 맛>의 영어판 제목은 <책의 궁전>이로군. 원제도 그러한데, 역자에 따르면 프랑스어 'Palais'는 왕궁, 궁전이란 뜻 외에도 입천장, 미각이란 뜻도 갖고 있다고 한다. 후자에 준해서 옮긴 게 <책의 맛>이다. 책의 맛에 대해서라면 나도 쓸 얘기들이 있는데... 밀린 책들을 좀 밀어내면 써볼까도 싶다...


16.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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