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러시아문학 강의를 새로 시작하면서 막심 고리키를 다시 읽는다. 강의에서 다루는 작품은 단펀선집 <은둔자>(문학동네)와 장편(고리키는 중편으로 분류했다) <어머니>이지만, 고리키의 생애를 다시 검토할 겸 오래 전에 읽은 니나 구르핀켈의 전기 <고리키>(한길사)를 중고로 다시 구했다. ‘한길로로로‘ 시리즈의 하나다.

독일의 저명한 이 시리즈의 책으로 러시아 작가로는 고리키 외에 푸슈킨,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가 나와 있다. 아니 ‘있었다‘고 해야겠다. 현재는 모두 절판됐으니. 분량도 많지 않은 책들인 만큼 무거운 양장판 대신에 보급판으로 다시 나오면 좋겠다 싶다.

고리키에 관해서도 적잖은 자료를 갖고 있는데 분산돼 있는 터라 손에 바로 쥘 수 있는 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일주일 정도 꼬박 읽을 만큼은 되므로 이마저도 다 읽을 만한 여유를 갖기 어렵다. 서가를 보니 ‘고리키 암살‘을 다룬 책도 꽂혀 있는데(강의에서는 ‘암살설‘도 있다고만 소개한다) 이 참에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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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해외여행 이후에 겪는 시차장애를 시차증후군이라고까지 부르는 모양이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피로감이 남아 있고, 특히나 눈의 피로 때문에 책을 집중해서 읽기 어렵다. 그러는 중에도 강의는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가을에는 러시아문학 강의가 많다. 러시아혁명 100주년의 의미를 음미해보려고 의도적으로 그렇게 기획한 것이기도 하다.

첫 타자는 막심 고리키. 고리키 문학세계 전반에 대한 소개와 함께 러시아혁명사에 대한 강의도 곁들인다. 내달에는 러시아혁명에 대한 특강도 진행할 예정이어서 몇권의 책을 참고하려 한다. 같이 혹은 먼저 읽어아겠다고 생각한 것이 에드먼드 윌슨의 <핀란드 역으로>다. 핀란드 역은 1917년 4월 레닌이 망명생활을 접고 귀국하여 도착한 페테르부르크(당시는 페트로그라드)의 역명이다. 그리고 개정판으로 다시 나온 알렉산더 라비노비치의 <1917년 러시아혁명>. 정평 있는 러시아혁명사다. 덧붙여 곧 개정판이 나올 예정인 <지젝이 만난 레닌>. 이런 책들과 함께 10월을 맞으려 한다. 마음이 다시금 바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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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후 첫날부터 세 개의 강의를 뛰고 귀가했다(이럴 때는 왜 ‘뛴다‘고 하는지?). 배송된 책들을 들고 와 풀어보니 그중에는 중고로 주문한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유혹>(스타북스)도 포함돼 있다. 저자는 베니야마인데, 프로필을 보니 일본인이다. 여행서를 주로 쓰는 저자의 필명으로 보인다. 3권세트인데 내가 구한 건 합본이다. 들고 다니기는 불편하지만 보기에는 더 나을 성싶어서.

판권면에 원저가 표기돼 있지 않아서 제대로 된 번역본인가는 의심스럽지만 그냥 블로그 글처럼 유럽 여행과 관련하여 잡다한 상식을 담고 있을 것 같다. 그게 책을 구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유럽 3개국을 짧은 기간에 돌고 나니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지난 여정에서 빼먹은 것들도 되새겨보게 된다. 그런 관심과 되새김질에도 도움이 되리라. 대단한 책이 아니더라도 사소하게 도움이 되는 책들이 있는 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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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PC에서 페이퍼를 적는다. '이주의 발견'을 적기 위해서인데, 야무차의 <사상 최강의 철학 입문>(동녘, 2017)이 그것이다. 아무래도 제목 때문에 언급하게 되었는데, 철학 입문서는 적잖게 나와 있으므로 실물을 보기 전까지 얼마나 개성적인지, 아니 얼마나 '최강'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제목 자체는 좀 코믹하게 여겨진다. '최강의 진리를 향한 철학 격투'가 부제이고, '전에 없던 역대급 철학 입문서'가 띠지의 문구인데, 고작 '입문서'에는 이런 제목과 문구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나 혼자 생각인가?). 



비유하자면 체급 문제다. 사상 최강의 헤비급 챔피언은 모양새가 나지만, 사상 최강의 플라이급 챔피언이라고 하면 왠지 폼이 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확인해보니 가장 낮은 체급은 미니멈급이로군. 그럼, 사상 최강의 미니멈급 챔피언!"만화처럼 쉽고, 게임처럼 생생하다!"고 하니까, 만화적이거나 게임적인 수사법으로 받아들일 수는 있겠다('사상 최강의 올챙이' 같은 수사법). 



통상적인 철학 입문서라면, 누게 시게토의 <30분 철학>(길벗, 2017)이나 나이절 워버튼의 <철학고전 32선>(종문화사, 2017), 이요철, 황현숙의 <철학하는 인간의 힘>(천년의상상, 2017) 같은 제목이 어울린다. 그런데,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좀 불편한 느낌을 갖게 한다는 점이 <사상 최강의 철학 입문>이 갖는 강점이나 홍보의 포인트이겠다. 나부터도 "대체 어떤 책이야?"라는 호기심을 갖게 되기에. 


저자의 이름도 '야무차'다. 몇 권 책이 소개되면서 이름은 접해보았지만 직접 읽어본 적은 없는 저자다. 그래도 뭔가 기분 나쁘다. '야무차'라니. 왠지 시비를 거는 것 같지 않은가! 아무튼 저자의 이름이나 책 제목이나 모두 불쾌하다. 이 불쾌감이, 그런데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있지 않아서 괜한 편견만을 드러내는 것 같으므로 더 불쾌하다. 내가 그렇게 편협하고 옹졸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왠지 비웃는 듯하기에! 


여러 모로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서도 이렇게 책을 주목거리로 만드는 나 자신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군..


17. 0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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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독 때문인지 오전내 잠을 자고서도 머리가 개운하지 않다. 마치 며칠 밤을 샌 것처럼. 혹은 어젯밤에 과음을 한 것처럼. 동네 카페를 찾아 익숙한 아이스라떼를 마시며 정신을 차리는 중이다(커피를 마시려 했으나 한국은 아직 더운 날씨다).

그러는 중에도 올겨울 일본문학기행 일정에 관해 담당자와 의견을 나누다가(러시아나 유럽 문학기행은 장시간 비행의 피로감 때문에 한 계절 쉬려고 한다)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새번역본이 나온 걸 발견하고 바로 주문을 넣었다. <고양이와 쇼조와 두 여자>. 다니자키도 ‘묻지마 작가‘군에 속하기 때문에 내용을 살펴볼 것도 없다. 쇼조는 누군지 모르겠지만 고양이도 나오고 두 여자도 나오면 이미 충분하지 않은가.

다니자키 준이치로 (문학)상의 주인공인 다니자키도 다작의 작가여서 새 번역본은 얼마든지 더 나올 수 있다. <미친 사랑>과 <세설>만 일본문학 강의에서 다룬 적이 있는데 몇몇 작품을 더하면 4-5강 정도 독립적인 강의를 꾸릴 수 있는 작가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다자이 오사무의 경우도 그렇다. 최근에 관심을 갖게 된 엔도 슈사쿠도 그렇고. 논란이 많은 미시마 유키오도 마지막 대작 <풍요의 바다>(4부작이다)가 번역되기를 나는 기다리는 중이다.

이 많은 작가들의 이 많은 작품을 언제 다 읽고 강의하고 또 문학기행에서 찾아볼까. 인생의 남은 시간을 잠시 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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