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가을에 나올 책 제목은 아니잖은가? 프루스트와 함께한 여름도 아니고. 아마도 책은 지난 5월에 나왔어야지 제목값을 했을 것 같다.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휴가!‘라는 제안의 의미로.

하지만 책은 뜨거운 여름을 다 보낸 뒤에 나와서 추석 연휴에 읽을 만한 책이 되었다(설마 내년 여름을 겨냥?). 앙투완 콩파뇽이 엮은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책세상)을 두고서 하는 얘기다. 프랑스에서는 여름휴가철 읽을거리로 나온 듯한데 공저자들의 중량감 을 봐선 가볍게 읽을 책은 아니다. 가벼운 건 책 무게이리라.

개인적으로 전기 <프루스트>(책세상)를 쓴 장 이브 타디에와 우리에게 번역되지 않았지만 프루스트 연구서 <시간과 의미>를 쓴 크리스테바의 글을 먼저 읽고 싶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고 싶거나 읽은 독자들에게는 유익한 가이드북 역할을 해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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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으론 좀 어색해 보이지만 <도도의 노래>(김영사)의 저자 데이비드 콰먼(쾸멘)의 신작이어서 바로 주문한 책이다.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꿈꿀자유). 내가 고른 ‘이주의 과학서‘다. ‘인수공통 전염병‘이 의학계의 새로운(?) 관심사로 보이는데, 적어도 출간 트렌드로는 그렇다. 바로 얼마전에 나온 <의사와 수의사가 만나다>(모멘토)를 떠올려서다.

인간 이하의 행동을 할 때 우리가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야˝라고 하지만 병리학적 관점에서는 인간과 짐승(동물)의 차이가 점점 줄어드는 듯싶다. 종간 경계가 무너진다고 해야 할지, 병리학적 접면이 넓어진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이 현상을 지칭하는 전문용어도 있을 듯한데 이건 책에서 직접 확인해봐야겠다. 책소개는 따로 옮기지 않는다(북플은 그런 작업을 하기엔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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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올라가는 길이다. 가방에 넣고 온 책들이 있지만 눈이 피로하여 펴보지 않고, 잠이 오는 것도 아니어서 글감을 찾다가 어제 오랜만에 강의한 손창섭(1922-2010)을 떠올린다. 수년 전에 민음사판 선집 <잉여인간>을 교재로 하여 강의에서 다루었고 이번에는 문지판 <비 오는 날>을 교재로 썼다. ‘비 오는 날‘(1953)은 초기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손창섭은 이를 표제로 한 단편집을 출간한다.

1959년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잉여인간‘(1958)은 손창섭의 대표작이지만 초기작들과 달리 꽤 건실한 생활인(치과의사)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에 손창섭답지 않은 소설이기도 하다. 발표 당시에도 평가는 엇갈렸는데,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지만 당혹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물론 대단찮은 변화로 보는 시각도 있었고(일관된 손창섭!).

나로선 의미 있는 변화로 생각되고 작가가 장편소설의 문턱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손창섭은 기대에 부응하는 장편소설(당대 사회의 총체성을 그려내는 장편을 말한다)이 아니라 통속적인 장편소설의 길로 접어든다. 1962년부터의 일이다(마지막 작품을 발표한 1977년까지가 ‘장편소설기‘다).

1952년 데뷔 이후 단편에 주력해온 손창섭이 1962년부터 장편을 발표하게 됨으로 1961년까지 10년간을 ‘단편소설기‘로 구분할 수 있다. 그때 경계에 놓이는 작품이 ‘신의 희작‘(1961)으로 ˝삼류작가 손창섭 씨˝ 자신을 모델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부제가 ‘자화상‘이다).

자전적 고백이라고 해서 100퍼센트 진실을 담보하는 건 아니지만 관례상 독자는 이 자화상을 손창섭 자신의 이야기로 읽는다. 설사 많은 에피소드가 꾸며진 것이라 해도 그렇게 꾸며진 이야기조차 얼마간의 진실을 포함하며, 그 진실은 소량이라도 작가를 이해하는 데 요긴한 요소가 된다.

‘신의 희작‘은 독자뿐 아니라 작가 자신을 속이려는 이야기이며 그러는 중에 내밀한 진실을 드러내고 있는 작품으로 주목을 요한다. 어제 강의에서는 그런 관점에서 ‘신의 희작‘의 핵심 에피소드를 짚고 ‘공휴일‘, ‘비 오는 날‘, ‘잉여인간‘ 세 작품을 읽었다.

손창섭 문학에 대해서는 나대로의 가설을 세워두고 있기에 실제 작품들을 통해 검증해보려고 어제는 <손창섭 단편전집>(전2권)을 주문했다. 또 한권 참고할 만한 책은 정철훈 기자의 <내가 만난 손창섭>(도서출판b)인데 이건 책장 어딘가에 있을 텐데 바로 찾지 못하겠다. 아무튼 이 두 종만 더 참고해서 손창섭론을 마음속으로라도 완결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 다음주는 최인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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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차 대구에 내려가는 중이다. 오늘 주제는 제인 오스틴의 초기 습작 <레이디 수잔>이다. 영화가 개봉되면서 두 종의 번역본이 나왔는데, ‘영화속의 문학‘ 강의를 통해 이미 다룬 바 있다. 한데, 강의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영화의 원제는 <사랑과 우정>이고 오스틴의 초기 습작 한 편과 같은 제목이다. 곧 오스틴의 여러 습작 가운데 ‘사랑과 우정‘(1790)과 ‘레이디 수잔‘(1794)이 따로 있는 것. ‘사랑과 우정‘의 내용도 영화에 반영되었는지 모르겠다. 원작은 ‘레이디 수잔‘인데 제목은 다른 작품 제목을 갖다 쓴 걸로 보인다.

오스틴이 1817년에 사망하고1833년에 최초의 전집이 나오는데 <오만과 펀견>을 포함해 <이성과 감성><맨스필드 파크><에마><노생거 사원><설득>까지 생전과 사후에 출간된 여섯 권의 소설에다 습작으로 <레이디 수잔>(<레이디 수전>)까지 묶은 것이다. 지난해 연말 시공사에서 나온 ‘제인 오스틴 전집‘의 모델인데, 한국어판은 ‘레이디 수전‘과 ‘왓슨 가족‘, ‘샌디턴‘ 세 편을 묶었다. 그밖에 미발표작이 더 있으므로 말 그대로의 ‘전집‘은 아니다. 더 나올 여지가 있는 것. 그런 사정을 고려해 펭귄판으로 나온 초기 습작 모음집을 주문했다. 오스틴 읽기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다.

그간에 강의에서 다룬 오스틴의 작품은 <이성과 감성><오만과 편견><레이디 수잔>까지 세 편이다. 아직 다루지 못한 장편이 네 편 더 있고 습작들까지 고려하면 읽을거리가 많다. 강의로는 8강 정도 꾸릴 수 있는 견적이다. 그 가운데서 순서상 욕심이 나는 건 <맨스필드 파크>(1814)다. <이성과 감성>(1811), <오만과 편견>(1813)에 이어서 세번째로 출간된 소설.

<맨스필드 파크>는 세 종 가량의 번역본이 있는데 당장 읽는다면 시공사판이다. 역자가 18세기 영문학 전공으로 이번에 문학동네판 <오만과 편견>을 옮긴 류경희 박사다(이미 고려대출판부판을 낸 적이 있어서 이번 번역본은 개역판에 해당한다). 오늘 강의에 참고하려고 가방에 넣은 책. 잘 정리된 작품해설을 읽고 뒷표지를 보니 마거릿 올리펀트(소설가)의 한줄평이 눈에 띈다. ˝여성적 냉소주의의 위대한 혈맥˝.

오호, 꽤나 적절하다고 무릎을 친다. 페이퍼의 제목을 ‘제인 오스틴과 여성적 냉소주의‘라고 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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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을 강의하면서 작가들 외에 내가 가장 많이 들먹이는 이름이 근대 러시아의 건설자 표트르 대제다. 그를 빼놓으면 근대 러시아사는 물론 한 세기 뒤에 만개하는 러시아문학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표트르 대제와 그의 시대를 다룬 책을 다수 소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주에 그 목록이 하나 늘었다(원서를 포함하면 둘이다). 번역서 가운데서는 가장 두툼한 평전이 소개됐기에. 린지 휴스의 <표트르 대제>(모노그래프)가 그것인데 이 분야의 한정된 독자를 고려하면 역자와 출판사의 노고를 평가할 수밖에 없다. 한정된 독자라지만 혹여 러시아여행을 계획하는 분이라면 페테르부르크 건설자이자 청동기마상의 주인공, 표트르 대제의 평전 정도는 필독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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