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위아래가 잘린 파본 형태의 황석영 중단편전집 중고본을 구입했다가 반품처리하지 않고 폐기했는데 두 권을 재구입해서 짝을 맞추었다. <몰개월의 새>는 아직 품절되지 않아서 새책을 구입했더니 출판사 표기가 차이가 난다는 게 옥에 티라고 할까(창작과비평사가 창비사로 바뀌었다). 그렇더라도 책 사이즈는 맞으니까 장서용으로 하자가 있는 건 아니다. 이제 <객지>부터 다시 읽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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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공지다. 11월 24일과 12월 8일, 두 차례에 걸쳐서 대구의 동네책방 두 곳에서 강연 행사 겸 독자와의 만남을 갖는다. 두 권의 책,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마음산책)와 <로쟈와 함께 읽는 문학속의 철학>(책세상, 근간)을 거리 삼아 진행하는데 구체적인 건 아래 포스터를 참조하시길(참가비는 강연당 2만원이며, 문의는 오은아 010-5365-1125/ 김정희 010-500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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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일찍 먹은 날은 밤참을 먹게 된다. 밤참용 책이 따로 있지 않지만 오늘은 오은의 시집 <유에서 유>(문학과지성사)를 읽었다. 읽다 말았다. 단숨에 읽기에는 분량이 좀 되는 시집이어서다. 그래도 ‘읽다 만 책‘까지는 읽었다.

사다 만 책은 없다
빌리다 만 책이나 버리다 만 책은 없다
읽다 만 책만 있다

이런 게 오은 시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다 알고 읽은 터에 시비를 걸 수는 없다. 말장난도 상습이면 심지가 굳은 말장난이다. 다만 그의 시가 무얼 생산하는지는 의문이다. ‘유에서 유‘로 가는 여정은 제자리 걸음의 여정이어서다.

개가 한 마리 다가오고 있다
처음 보는 개
개도 나를 처음 보았을 것이다

내가 개를 스쳤다
개가 나를 훑었다 (‘계절감‘)

그리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게 또한 오은의 시다. 이 시집이 최소한 세번째 시집임에도 그러하다. ˝오은의 시는 현대의 도시락폭탄이다˝는 평도 재미있지만 올드하다. 도시락폭탄은 현대적이지 않다. ‘시인의 말‘도 저렴하다.

꿀맛이 왜 달콤한 줄 아니?
꾼 맛도 아니고 꾸는 맛도 아니어서 그래.
미래니까, 아직 오직 않았으니까.

이런 게 오은의 오원 짜리 유머다. 그대로 반복하지면 오은의 시는 아직 오지 않았다. 그의 시는 미래에 속한다. 그는 오다 만 미래파다. 온 것 같잖은 미래파다. 그래서 뭔가 기대하면 읽을 수 없는 게 오은의 시다. 기대를 접으면 터진다.

터진 수도관은 분수도 모르고
분수를 내뿜었어
시원한 것은 순간이었어
그다음에 찾아오는 것은
시원시원한 고통이었어 (‘폭우‘)

권혁웅 시인은 해설에서 ˝오은을 사랑하십니까?˝라고 물었다. 오, 에, 그건 원 없이 읽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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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내가 가장 많이 강의한 작품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새 번역본이나 새 해설서가 나오면 뭔가 다른 얘기를 하나 궁금해서 펴보게 된다(예상밖의 내용과 만나는 일은 드물다. 나대로 요즘 추가한 레퍼토리는 스탕달의 <적과 흑>과 비교하는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고전 해설서로 나온 수경의 <죄와 벌, 몰락하는 자의 뒷모습>(작은길)도 그런 관심 때문에 가방에 챙겼다. 내일도 <죄와 벌> 강의가 있어서다. 수경의 책으론 <비참함으로부터 탄생한 위대한 벽화 레미제라블>도 <레미제라블> 강의 때 참고한 듯하다. 그리고 이 시리즈(‘고전 찬찬히 읽기‘)의 책 가운데서는 오선민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죄와 벌>의 부제가 ‘몰락하는 자의 뒷모습‘인 건 의외다. 내가 떠올릴 수 있는 라스콜니코프의 어떤 모습과도 맞지 않아서. 새로운 해석인가? 새로우면서 말이 되는 해석이라면 충분히 의의가 있다. 과연 그런지는 내일 확인하기로. 오늘은 오늘의 할일도 아직 많이 남았다. 내일로 넘어간다고 해도 안 하면 그대로인. 나는 무슨 죄를 저지른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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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국경 2023-01-16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의의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
 

‘이주의 발견‘으로 최백순의 <조선공산당 평전>(서해문집)을 고른다. 저자는 생소하지만 제목은 도드라진다.

˝남한과 북한 양쪽에서 모두 외면당하고 부정당했던 조선공산당의 역사가 생생한 이야기로 되살아났다. 항일투쟁의 마지막 불꽃이기도 했으며, 노동자, 농민들을 조직화하고 그들을 위한 투쟁에 앞장섰던 수많은 사람들의 기록이기에 저자는 사람이 아닌 ‘조선공산당‘에 ‘평전‘이란 말을 붙였다.˝

러시아혁명 100주년 관련서가 다수 출간되고 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관심을 갖게 된다. 아무래도 러시아혁명의 여파로 결성된 것이 조선공산당이기에. 마침 박종성의 <평전 박헌영>(인간사랑)도 나왔다. 박헌영 평전이 처음은 아니지만 업데이트된 내용이 있는지 궁금하다.

두께 때문에 엄두를 내기 어렵지만 로버트 스칼라피노의 <한국 공산주의운동사>(돌베개)도 수시로 참고할 만하다. 내년에는 한국계급문학 운동사에 대해서도 강의를 해볼까 한다. 20세기 러시아문학 강의의 ‘부작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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