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강의가 끝나고 귀가하여 내일 강의준비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새로 나온 책들을 훑어보다가 놀라 눈을 씻고 다시 보는 일이 벌어졌다. <밥벌이로써의 글쓰기>(북라이프)라는 책 때문.

놀란 건 제목의 오타 때문이다. 알라딘 등록과정의 오타인가 했는데 표지까지 유심히 보니, 아니다. 맙소사, 밥벌이로‘써‘의 글쓰기라니! 이렇게 대놓고 맞춤법을 무시해도 되는 것인가. ‘밥벌이로서의 글쓰기‘를 ‘밥벌이로써의 글쓰기‘라고 오기할 이유를 알지 못하겠다. 무슨 생각인 것인지.

나도 모르는 새 맞춤법이 바뀐 것인지 아무튼 두 볼을 꼬집어볼 일이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본문에서야 흔하게 볼 수 있는 오타라고 쳐도 이런 제목을 버젓이 표지에 박아놓는 마인드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것도 ‘밥벌이 마인드‘라고 우길지 모르겠지만 나로선 존중할 마음이 없다. 그저 개탄스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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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모자 2018-01-31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혹 ‘로서‘와 ‘로써‘의 용법을 앞에 오는 단어가 사람이면 ‘로서‘, 사물이면 ‘로써‘로 간단하게 암기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신분은 사람에게 주어지고 수단은 사물인 경우가 많아서 그렇게 외우시는 거 같은데, 밥벌이를 이용하여 글쓰기... 글을 너무 쓰고 싶어서 밥벌이 핑계는 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로쟈 2018-01-31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과 사물은 무관해보이고요. 지위나 자격을 표시할 때는 ‘로서‘, 도구나 수단을 표시할 때는 ‘로써‘를 씁니다. ‘로서의‘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 자체가 자격을 뜻하기에 ‘로써의‘는 무조건 불가합니다.

으악! 2018-02-01 0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넌 글을 왜 쓰는데? B:밥벌이로 써! 글쓰기!(말이야)
(조사 ‘~로서‘가 아니라 ‘~으로 사용하다‘ 의미인 쓰다라는 구어체인 ‘써‘의 의미 아닐까요? 여기에 한국어는 영어와 달리 문장구조를 뒤섞어도 되는 형태라 ˝글쓰기는 밥벌이로서 쓴다˝를 밥벌이로 써! 글쓰기!의미가 충분히 통하죠 문제는 저대로 사용하면 뭔가 문장구조가 어색하니깐 책 타이틀로는 ‘밥벌이로써(의) 글쓰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일종의 언어유희죠..물론 로서건 로써건 이런 책은 개인적으로 아예 관심 없지만)

으악! 2018-02-01 0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벌이로서(의) 글쓰기‘는 밥벌이 그 자체가 되어 기능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는 느낌이라면 ‘밥벌이로써의 글쓰기‘는 목적 대상이 그러한 작문으로 생할하는 사람들을 심층적으로 밀착 취재하는 다큐적인 느낌이 풍기는데요..물론 이런 책은 아예 손도 안되기 때문에 이 정도로 디테일과 세심함으로 이런 제목을 적었는지는 알 방도가 없습니다. 그냥 단순한 언어유희고 결국 전자인 자기 개발서적인 책일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목차만 봐도 답 나오지만 제게는 그럴 여유가 없네요.그 정도 수준이라면 진작에 대한민국에도 노벨문학 수상자는 있었겠죠.근데 생각해보면 전자의 의미여도 어차피˝언어는 실체와 다가갈 수 없는 법이죠 ˝라는 철학적 명제를 끌고 들어와서 표현했다 하면 그만이긴 합니다

으악! 2018-02-01 0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궁금해서 링크타고 목차를 보아하니 후자에 가까운 의미였군요. 각 작가의 카테고리별로 따지는.. 글쓰는 프로 작가들의 스토리들..그러하면 충분한 언어유희적 가치가 있는 제목으로 사료됩니다.책은 읽지 않아도 목차 까지는 파악했다면 맞춤법이나 문법파괴 요소가 충분히 일리 있어 단순한 익스큐즈를 넘어서 센서티비한 느낌입니다..상대방이 개그를 치는 이해를 못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서로 다른 세계의 영원히 소통불가능한 영역의 평행선을 달리는 촌극이 벌어지곤 합니다..그래서 그러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책을 많이 읽는거겠죠.또 책만 읽고 사유만 많이 한다고 다 풀리는것도 아니고 방금 저도 2번째 덧글에서 그저 그런 자기개발서일 확률이 높다라고 성급하게 판단했다면 그것으로 끝나고 진리가 그것인지 알았을텐데 좀 더 노력해서 찾아보니 후자의 영역에 속했다는걸 깨달았으니.이 모든 행위를 포함해 순 우리식 표현으로 ‘공부‘라는 의미..그래서 공부가 어려운듯 싶네요..평생을 배워야 하니.문제는 우리나라 지식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부류가 대부분 이런 얕은 지식으로 편협한 사고를 하고 전파하는 사람들이라 안타깝습니다.의식의 흐름으로써: 책 제목의 문제에서부터 어느덧 대한민국 정치사까지 오다니..제가 정신병에 걸린게 아닌가 생각해서 매번 제 자신에게 ˝정신병에는 걸리지 말자˝라고 되뇌이며 근데 이러한 행위가 반복되다 보니 나 자신을 대상화시켜 지켜보니 그 자체가 영락없는 강박증 걸린 정신병 환자의 모습이네요..인생이란 참 씁슬합니다..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아포리아여..

시월에내리는비 2018-02-01 1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에 대해서 역자가 뭐라고 언급했는지 모르겠지만(보통, 제목이 원제와 다를 경우 그 이유를 역자후기에 언급하더군요), 으악님 의견은 억지로 끼워맞추기식이 아닐런지요. 굳이 그런 의도였다면, [밥벌이로 써! 글쓰기!] 라고 하는게 오히려 더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아니면 최소한 ‘써‘ 부분의 폰트나 크기를 달리했어야 한다고 보네요.

으악! 2018-02-01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벌이로 써! 글쓰기!˝가 구어체인데 책 제목인 문어체에 어울린다뇨?이해가 안되네요 그리고 역자가 원제와 다른 경우 후기에 굳이 언급 안해도 목차만 봐도 그럴 의도로 썼다는게 다분한데 그런거 일일히 설명하기 시작하면 과잉친절은 곧 부자연을 낳고 못 쓴 책으로 변질되겠죠..원제와 다른 경우는 보통 원작의 내용이 우리나라의 로컬적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이것이 더 먹히겠다 라고 변형시킨 이유를 설명하는것이지 이 경우와는 엄연히 다르다 생각하네요

시월에내리는비 2018-02-01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밥벌이로서‘를 ‘밥벌이로써‘로 굳이 쓰려는 의도라면 차라리 구어체가 어울리겠다는 말입니다.

2. 역자후기 관련
- 역자가 후기에서 언급했다면 속 시원히 해결될 문제이기에 언급했습니다.
- 제 깜냥으로는 목차만 보고서 제목을 저자(혹은 역자)가 그렇게 정했구나라고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 그리고, 여기서 역자 후기에 대해 논쟁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인 것 같네요. 저는 역자 후기에서 그런 내용을 언급해야 한다거나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주장한 바가 없습니다.

3. 로쟈님 서재를 매번 눈팅만 하다가 처음 로그인해서 댓글을 달았는데, 답변이 산으로 가시네요. 제가 남의 서재에서 괜히 소란을 피운 것 같군요.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으악! 2018-02-0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결론이 로쟈님이 말씀하신대로 ‘밥벌이로서‘로 써야 맞는건데 ‘밥벌이로써‘는 맞춤법이 틀리니 문제가 있다 라는 뜻 인가요?목차만 봐도 역자가 어떤 의도로 썼는지 다분함에도? 아니면 ‘밥벌이로써의 글씨기‘ 보다 ‘밥벌이로써! 글쓰기!˝라는 제목이 더 어울린다는 뜻인가요? 후자의 경우 구어체이건 문어체이건 그건 역자의 마음이라 제가 이야기 하는 논지와 전혀 맞지가 않는데요 저는 로쟈님의 맞춤법 문제에 대한 역자의 의도로 해석한거고 그러면 남은건 님의 말씀 의도가 역자의 맞춤법의 명백한 오기다 라고 받아들여도 될까요? 그것의 근거는 ‘밥벌이로써의 글쓰기‘가 아닌 ‘밥벌이로 써! 글쓰기!‘라는 제목이 절대적으로 잘 어울리고 전자는 화용론적으로도 애시당초 성립이 안되는 문장구조라?만약 오기가 아닌 화용적인 부분을 지적하고자 한다면 애당초 이렇게 길고 끌고 갈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보여지네요.( 화용술에도 절대적 성분의 것이 존재하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그것은 논지에서 멀리 벗어나는 부분이니 (좀 심하게 표현하면 말 꼬투리 잡고 늘어지기처럼 느껴진다랄까) 그러면 결국엔 화용술 자체가 성립 되지 않으니 오기이다 이 뜻?인가요? 그것 말고는 논리적으로 길이 안보이네요.. 저도 이만하죠..이 모든것은 시간낭비고 다 각자를 양심이란것이 알아서 판단하게끔 만들어주겠죠

으악! 2018-02-01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결론을 말씀드리면 역자를 보니 이대 철학과 나오신 정미화님이시고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 출신인데 타이틀부터 오기일 확률은 매우 적어보이고 목차의 성향상 화용론적으로 언어유희적으로 타이틀 제목을 의도적으로 딴게 제가 생각했을때 합리적 판단이라 생각드네요..(맞춤법을 몰라서 틀린게 아니라.) 물론 다 각자 판단하기 나름이겠죠.저는 애당초 첫댓글에도 밝혔듯이 그러한 이유는 ‘~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했지..저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맞다라고 보지는 않았죠..

로쟈 2018-02-0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은 역자가 아니라 통상 편집자(출판사)가 정합니다.

으악! 2018-02-01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자와 아무런 상의나 의논도 없이 일방적으로 정하나요?통보도 없이?
제가 알기론 몇개를 선제시하고 그중에 의논하는고 선택하는걸로 알거든요.
그러면 역자와 출판사 동시에 거쳐간거라면 오기일 확률은 더 떨어질텐데요

반전무인 2018-02-01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벌이를지위나지격이아니라 수단의의미로봐야하지않을까요

로쟈 2018-02-0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격이란 건 밥벌이=글쓰기란 뜻입니다(영어의 as).

로쟈 2018-02-01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수단이 되는 건 밥벌이가 아니라 글쓰기죠. ‘글쓰기로써 밥벌이하다‘

반전무인 2018-02-01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쓰기=밥벌이가 아니라

돈을벌기위한 수단으로써의 글쓰기이겠지요

글을쓰는것은 여러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그중 돈을벌기위한 수단으로써의 글쓰기를 뜻하므로

밥법이로써의 글쓰기가 맞는것같은데요

로쟈 2018-02-01 17: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로써의‘는 그 자체로 문법에 맞지 않습니다. 헷갈릴 여지가 없는 문제입니다.
 

‘이주의 과학책‘으로 에드워드 윌슨의 <지구의 절반>(사이언스북스)를 고른다. ‘생명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제안‘이 부제이고 원저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인간 존재의 의미><지구의 정복자>와 묶어서 ‘인류세 3부작‘이라고.

˝‘지구의 절반을 자연에 위임하라‘고 호소하는 세계적인 자연사 학자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의 전 지구적 처방이자 ‘인류세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책이다. 저자는 지구의 절반을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고 서식지를 보전한다면 현생 종의 약 85퍼센트가 살아남으리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생명 세계의 청지기’라는 인류의 자기 이해가 뿌리내리지 않는 한, 많은 생명들이 인류의 무자비한 파괴 앞에 스러져 갈 것이다. 구체성과 실효성, 당위성을 두루 갖춘 환경 대책을 고심해 온 이들에게 이 책의 제안은 심도 깊은 논의의 출발점으로 유효하다.˝

3부작 가운데 내가 읽은 건 <인간 존재의 의미>였다(강의도 진행했다). 3부작이 완결된 김에 ‘인류세‘라는 맥락에서 앞뒤에 놓인 두 권도 읽어봐야겠다. 이번주에는 도킨스의 <조상 이야기>(까치) 개정판도 나왔는데, 특이하게도 두 사람의 책은 늘 주거니받거니 같이 나온다. 자주 책이 나오다 보니 생긴 착시인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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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학기행을 다녀온 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다음 문학기행에 대한 준비도 진행중이다. 현재로선 10월초순에 독일문학기행을 떠날 확률이 가장 높다(3월까지는 확정될 것이다). 지난해부터 괴테 이후의 독일문학에 대한 강의를 지속적으로 해온 것이 배경이다. 괴테를 기준으로 삼고 함께 찾아볼 작가들은 검토중에 있다.

문학기행과 함께 욕심을 내볼 만한 것은 철학기행인데 내가 진행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독일문학기행 준비차 독일철학에 관한 책도 몇권 읽어두려고 한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것은 이번주에 프레더릭 바이저의 <이성의 운명>(도서출판b)이 출간되었기 때문. 바이저는 독일 근대철학 전문가로 독일 낭만주의와 헤겔에 관한 책들이 번역돼 있다.

‘칸트에서 피히테까지의 독일 철학‘이 부제인 <이성의 운명>은 헤겔 이전까지를 다룬 책이다. <헤겔>과 <헤겔 이후>까지 삼부작을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독자로서는 그렇게 읽힌다. 아마도 독일 근대철학사를 다룬 가장 심도 있는 삼부작이 아닐까 싶다(국내 소개된 책들 가운데서는).

<이성의 운명>은 원서도 바로 주문했다. 봄학가 되면 시간을 내기가 어려울 테니 2월의 독서거리로 삼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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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물난리를 겪고 있다고 적었는데, 다행히 천장 누수는 멎었다. 더 큰 불상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벽지가 망가져서 원상태로 복구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모양이다. 게다가 아직도 세탁기는 사용불가인 상태다. 그러는 중에 내일부터 다시 강의 일정이 짜여 이것저것 마음이 부산하다. 할일은 많은데 머리와 손은 굼뜨고 더뎌서 더욱 그렇다(그러는 중에 일본의 7080 유행가를 듣고).

내주 일정 가운데 하나는 서점 행사다. 분당의 정자동에 있는 ‘작은책방 기역‘에서 오전 11시에 ‘로쟈 이현우의 세계문학 강의‘를 진행한다.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마음산책)가 커리이고 주로 밀란 쿤데라의 소설들에 대해서 다룰 예정이다(특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 서재에도 공지할까 했는데 무료강의여서인지 벌써 신청이 마감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월요일 아침에는 정자동에 가야 한다. 서재 주인장이 올린 사진을 여기에도 옮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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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늦게 귀가해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다. 가까운 일본이고, 긴 일정은 아니어서 여행의 여독은 없었지만 그럴 경우에 대비했다는 듯이 집에는 물난리가 나 있었다. 이번 한파에 위층 배수관이 동파되었는지(관리사무소의 추정이다) 누수 때문에 전에도 문제가 생겼던 방에서 아예 물이 뚝뚝 떨어진 것이다. 물받이통을 몇시간에 한번씩 비워주어야 할 정도였다. 여행과 일상의 낙차가 이렇게 크다니!

오늘 오전에 위층 공사를 했다고 하여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이런 문제가 아니었다면 일본문학기행 후기를 몇개 더 올렸을지도. 이번 참가자 분들이 가장 좋은 인상을 받은 건 아무래도 <설국>의 배경인 에치고유자와의 설경일 듯싶다(어느 여행지이든 겨울에는 아무래도 설경이 압권이다). 해마다 설국기행단이 꾸려지는 이유가 다 있는 것. 유자와에서도 그런 관광객을 위해 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향토박물관에 해당하는 ‘설국관‘의 방 하나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그의 <설국>에 할애되어 있었다.

가와바타가 묵었던 다카한 료칸에서도 안내인이 가와바타와 다카한의 인연에 대한 소개를 곁들였고 재현된 방에 직접 들어가볼 수도 있게 했다. 영화 <설국>도 상영해주었고(시간관계상 서두와 하이라이트 장면만 보았다. 원작과는 결말이 전혀 다른 영화였지만). 우리는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다른 료칸으로 이동해 점심을 먹고 온천욕을 즐겼다. 겨울 노천욕은 처음 해본 듯싶다. 많은 분들이 유자와에서 일박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할 정도로 설국의 풍경은 낯설고 인상적이었다. 물론 거기에 아우라가 되어 주는 존재가 가와바타의 <설국>인 것이고.

설국기행의 소박한 기념물로 내가 챙긴 건 일어판 <설국>이다. 설국관에서 신조사판 문고본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가격은 360엔(지금 보니 알라딘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국내에는 <설국>에 대한 연구서도 두어 권 나와 있다. 예전에 강의할 때 일부를 참고했는데 이젠 좀더 확실한 실감을 갖고서 작품과 연구서를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게 문학기행의 눈에 보이지 않는 소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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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1-29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설국>과 함께 아르테 클래식클라우드의 <가와바타 야스나리> 좋았습니다
온세상이 눈에 덮인 밤 은하수가 쏟아지는 장면이 마음에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