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종종
몬트리올의 예수를 떠올리게 한다
드니 아르캉의 영화 몬트리올 예수
몬트리올에 가본 적 없고 연고도 없다
오직 에스컬레이터
예수를 무대에 올리는 영화였던가
기억나지 않는다
에스컬레이터밖에는
오르내리는 에스컬레이터밖에는
그게 결말이던가
그러고 자리를 떴던가
매일같이 상승하고 하강할 줄
누가 알았으랴
이 많은 인구가 무쇠열차에서 쏟아져 나와
올라가고 또 내려오고
무표정하게 상승하고 하강하고
하강해도 지옥이 아니고
상승해도 천국이 아니다
적당한 높이에서 시소처럼 오르내린다
여기가 연옥인가
연옥에도 24시간 야간진료 병원이 있고
주유소가 있고 편의점이 있다
가로수가 있고 아파트단지가 있다
매일같이 걸어나왔다가 걸어
들어가지 언젠가
실려나갈 때까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예수는 무표정이었던가
기억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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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에서 자발적으로
총균쇠를 읽고 코스모스를 읽는다
내가 읽는 게 아니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문명사를 읽고 우주의 역사를 읽는다
읽고 부듯함을 나눈다
부듯함을 나는 전해듣는다
전쟁과 평화를 읽은 자신을
축하해주고 싶었다 하고
정말 잘하신 일이라고 서로 격려한다
독서모임 강의가 몇 년째인가
이제는 자가발전 같은
자가독서가 이루어지는구나
이건 나대로의 부듯함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은
책 속에만 있었지
그렇지만 여러 사람이 읽으면
여러 사람이 걸어가면
길이 된다 여러 사람이
읽은 길이 된다
하루에 몇십 쪽을 먼저 읽고
나중에 읽고 뒤따라 읽고
주말에 몰아서 읽으면서
길을 만든다
혜성의 궤적이
그렇게 만들어진다
독서가 우주에 길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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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14 15: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가 열일 하는군요ㅎㅎ

로쟈 2018-05-14 17:15   좋아요 0 | URL
^^

2018-05-14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14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맘 2018-05-14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곳곳에 길을 내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모맘 2018-05-14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내자가 돼 주신 선생님께도 감쏴감쏴 ㅎㅎ 오우 꼬입니다 꼬여 🤣

로쟈 2018-05-14 23:17   좋아요 0 | URL
^^
 

너를 너 밖에서 구하지 말라
에머슨이 말했다 랄프
에머슨은 목사직을 그만 두고도
설교만 했지 너 자신을 믿어라
그는 자신을 믿었지
자기의 큰 영혼을 믿었지
큰 영혼은 바깥이 없을 테지
세숫대야가 아니라 대양이 필요하지
그 영혼을 들여다 보려면
하면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거지
밖에서 구할 수도 없는 거지
오늘도
집안 청소밖에 할 수 없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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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1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휘트먼을 읽기전
에머슨을 읽어야되나 말아야되나
하던중이였는데~
뭐라도 하나는 읽어야 겠군요.
이시를 봐버리고 말았으니 ㅎㅎ

로쟈 2018-05-14 17:15   좋아요 0 | URL
에머슨의 영혼론이 후대에 미친 영향 때문에라도 읽어보게 되네요.
 

중국에도 사랑이 있었는가
하면 근거로 대는 게 시경이지
사랑노래 모음집이 경이라니
놀랄 노릇이어서 그게
사랑노래는 맞는가 싶기도 하지
가장 유명한 관저는 첫번째 사랑노래
꾹꾸르 물수리가 관저지
꾹꾸르 물수리는 모래톱에 다정하고
고운 아가씨는 군자의 배필이네
고운 아가씨는 요조숙녀이니
우리도 아는 아가씨
요조는 외모가 예쁜 것을
숙은 마음이 고운 것을 가리킨다 하니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몸도 마음도 착한 아가씨
군자의 배필은 군자호구이니
이 호구가 그 호구가 아니어도
요즘은 같은 호구 신세다
요조숙녀에게 군자는 호구라
아니나 다를까
요조숙녀를 자나깨나 그리는
애타는 마음이 이어진다네
(군자의 마음이 그러한가)
남녀상열지사를 노래했다고
보는 이도 있으나
상사병을 그렸다고들 보지
공자는 즐거우나
방탕함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했네
애이불비
슬프나 마음을 상함에 이르지 않는다
그게 관저라네
마음을 노래하되 마음을
다스리기에 시경에 들어 있는지도
그런 군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예나 지금이나 물수리는
꾹꾸르 꾹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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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한국문학에서 지난 2015년은 장강명의 해였다. 폭탄을 투척하듯 장편들을 연이어 쏟아냈고 화제와 주목의 대상이었다. 문학상도 여럿 받은 것으로 안다. 지난해가 소강 상태였던 듯한데, 올해 다시금 연발탄처럼 터질지 모르겠다. 르포 <당선, 합격, 계급>(민음사)이 신호탄 같아서 든 느낌이다. 겸사겸사 장강명의 책들을 신작과 대표작을 중심으로 다섯 권만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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