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여 나와 함께 걸어요
미열과 함께 걸을 때
수리여 나의 눈을 파먹어요
세상을 다시 보고 싶을 때
그대여 모래시계를 뒤집어요
뒤집힌 세상에서 세어 보아요
세상에 없는 그대여
나와 함께 걸어요
텅 빈 관절들의 비명과 함께
발자국을 찍어요
직립보행의 흔적을 남겨요
그대가 걸었고 내가 걸었고
그대의 부재가 걸었고 내가 다시 걸었고
불과 함께 걸으며 불의 인장을 남겨요
그리고 다시 뒤집을 거예요
다시 세어 볼 거예요
보이지 않는 눈으로 볼 거예요
세상의 멸망을 볼 거예요
나와 함께 볼 거예요
불이여 나와 함께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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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6-14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트윈픽스 맞죠? 예전에 티비시리즈로
보았죠. 컬트무비란 낯선 장르에
호기심가지고...첨엔 분위기가 제 취향이었고...그러다 스토리가 이해안되며...급기야 의리(?)로
보았던...
근데 쌤, 시가 슬퍼요...

로쟈 2018-06-14 12:48   좋아요 0 | URL
네 트윈픽스. 영화에서 제목을 갖고 왔어요.~
 

문학동네 세계문학판 <전쟁과 평화>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출간기념 러시아문학 리뷰대회가 알라딘 단독으로 진행된다(참여는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179303).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포스터를 참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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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 도스토옙스키가 말했다
출처는 없다
도스토옙스키는 말하지 않았다
어느 주머니에서 나왔는지
외투 주머니는 안쪽에도
바깥쪽에도 혹
터진 주머니가 있을 수도
우리의 일부는 고골의 외투에서
새어나갔다
러시아문학사는
주머니에서 꺼낸 문학사도 있고
새어나간 문학사도 있다
고골을 따르는 문학사도 있고
(고골거리는 문학사다)
엇나가는 문학사도 있다
(갸르릉거리는 문학사다)
그래도 자랑스럽다
아침부터 골골하면서도
고골을 떠올릴 수 있어서
러시아문학 강사는
아침부터 고골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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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2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12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월요일 아침부터
나는 뽀갤 궁리를 한다
인생을 뽀개는 기분으로
책을 뽀갠다
책은 빠갤 수 없다 다만
뽀갤 뿐
이건 유혈낭자한 혈전
책이 나를 뽀갤 때 나도
책을 뽀개고
우리는 아침부터 멍든 눈으로
계란을 찾지
물어뜯지는 말게나
눈을 쑤셔도 안 되네
뒹구는 것까지는 괜찮아
암바를 거는 것도
팔꿈치를 쓰는 것도
때로 하이킥을 날리는 것도
모두가 뽀개는 기술
책을 대하는 기술
책이 우리를 상대하는 기술
그래서 우리는
서로 뽀갤 뿐
쪼개지 말게나
월요일 아침부터
나는 뽀갤 책들을 챙기고
인생 뽀개는 기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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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6-11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에도 저런 광경이~
남편 왈, 여기가 서낭당이야?
떨어지면 다치겠다!

로쟈 2018-06-12 12:32   좋아요 0 | URL
네 집이 무너진다고도 하죠.

two0sun 2018-06-11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한테는 뽀개지는 책이
저한테는
그렇게 해서 어디 뽀개지겠니?하고
콧방귀나 뀌고~
쳇!

로쟈 2018-06-12 12:33   좋아요 0 | URL
아무리 뽀개도 중과부적입니다.
 

죽음을 이기는 독서에서
클라이브 제임스는 헤밍웨이를 다시
읽고 콘래드를 다시 읽는다
나도 마음만 먹으면
태양은 다시 떠오르고
서구인의 눈으로 로드 짐을 만날 수 있다
노스트로모는 조금 어려울지 몰라도
콘래드는 콘래드
하지만 콘래드의 승리는 내 것이 아니구나
방심한 틈에 제임스는 존슨의 생애를 읽고
또 올리비아 매닝의 삼부작을 읽는다
존슨의 생애를 읽고 다시 존슨을
읽겠다고 제임스는 마음 먹지만
존슨의 생애를 나는 읽을 수 없고
매닝의 삼부작도 읽을 수 없다
읽을 수 없는 책은 적들의 책
적의 손에 넘어간 책
즐거운 충격은 적들에게 넘어가고
나는 독서 전선에서 낙오된다
죽음을 이기는 독서에서 퇴장당한다
그렇지만 제발트의 공중전이라면
나도 해볼 수 있다고 다시 전선으로
아우스터리츠에서 우리는 만날 것이다
적들의 책을 탈환하기 위한
전쟁의 포연이 매일밤 자욱하다
죽음을 이기는 독서보다 더 격렬한 건
적들을 이기는 독서
오늘밤에도 눈에 불을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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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6-10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른바 고수들의 세계인가...요?

로쟈 2018-06-11 08:10   좋아요 0 | URL
환자들의 세계입니다.~

two0sun 2018-06-10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들의 책을 탈환하는 전선에서
탄약함이라도 나르고 싶네요.
˝에잇,여긴 당신이 올데가 아닙니다.˝라고
까일라나~~~

로쟈 2018-06-11 08:11   좋아요 0 | URL
그래도 전평에선 피예르가 주인공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