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분야에서 화제는 단연 코로나 사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판데믹(대유행)으로까지 이어졌기에. 이 역병의 전세계적인 유행이 언제 종식될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언젠가는 종식된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 같은 바이러스건 새로운 변종이건. 
















과학잡지 '스켑틱'의 이달 특집도 '코로나19와 질병X의 시대'인데, 먼저 찾아읽은 기사가 강병철의 '코로나19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였다. 필자는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꿈꿀자유)의 역자이자 발행인이다. 언젠가 적었지만 처음 출간시에는(2017년에 나왔다) 희소한 주제의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시점에서 보면 매우 중요한 시의성을 갖게 된 책이다. 특집기사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전염병이 늘어가는 추세의 근본원인이 무엇이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적절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당연한 일이긴 한데, 전염병의 역사와 판데믹(팬데믹)에 관한 책들도 몇권 나와 있고(이주에 나온 책도 있다) 앞으로 더 나올 것이다. 장기적이 관점에서도 이해할 수 있지만, 판데믹의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관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것이 인류의 환경파괴가 불러온 인위적인 재앙이라는 점에도 유념해야 한다. 하기야, 인류가 사전에 무언가를 깨치고 방비한 역사가 있었던가는 의문이지만.
















직접적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다룬 책들도 바쁘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진행중인 사안이라 '속보기사'와 같이 제한적인 의미만을 갖는 듯싶다. 향후 사태가 진정되면 '종합판'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령 <코로나19 자본주의의 모순이 낳은 재난>(책갈피)만 하더라도 제목대로 사태의 원인을 자본주의 체제와 국가의 문제로만 다룸으로써 한국정부의 대응조차도 비판거리로만 취급한다. 당장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서 원론적인 비판을 퍼부어대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반문하게 된다(불이 나서 집이 타고 있는데, 옆에서 화제 원인에 대한 분석만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생물학적으로는 원론적인 문제까지 다뤄볼 수 있겠다. 전염병이 면역반응과 관계가 있고, 이는 분자생물학의 영역이고 하는 식. 그런 관심까지 갖는 독자라면 일본의 괴물 저자 타치바나 다카시가 1987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도네가와 스스무와 나눈 대담집 <정신과 물질>(곰출판)을 읽어볼 수 있다.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세포'의 존재조차 몰랐던 화학 전공자가 노벨상 과학자가 되기까지의 지적 여정과 그의 연구 주제('항체의 다양성 생성의 유전학적 원리 해명')가 심도 있는 소개된다. 


면역, 더 구체적으로 면역학 혁명을 다룬 책이라면, 대니얼 데이비스의 <뷰티풀 큐어>(21세기북스)도 참고할 수 있는 책이다. 도네가와의 업적 얘기도 나오는지 봐야겠다. 그리고 몇년 전에 나온 율라 비스의 <면역에 관하여>(열린책들)은 논픽션 작가가 쓴 면역학 이야기다. 이 주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서 읽어봐도 좋겠다. 
















그리고 코스모스. 분야로는 분자생물학에서 천체물리학으로 도약하는 셈인데, 칼 세이건과 함께 부창부수를 이루었던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가 최근에 나왔다. 두 사람이 각각 쓰거나 공저한 책만 하더라도 10권이 넘고 이 책들이 계속 소개되는 듯싶다. 
















공저로는 <잊혀진 조상의 그림자>와 <혜성> 등이 있다. 두 사람을 포함한 다수 공저로는 <지구의 속삭임>도 떠오르는데, 벌써 4년 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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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로 매주 나오는 신간을 정돈하는 것도 일이다(굳이 해야 한다면). 매주 분야별로? 전업이 아닌 이상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시로 자원해온 일이긴 하다. 이번주에는 몇 분야를 건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철학쪽. 눈에 띄는 건 스피노자와 레비나스 신간들이다. 이차문헌이 아니라 일차 원전의 번역서들이 나오고 있어서 더 의미가 있다. 




 












스피노자의 경우에는 '세계사상의 고전' 시리즈로 <지성교정론>(길)과 <정치론>이 새로 번역돼 나왔다. 주저 <에티카>(<윤리학>)의 새 번역본은 언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그 준비가 무르익어 가는 듯싶다. 물론 기존 번역본이 없는 건 아니지만, 번역에 대한 여러 지적들이 있는 터라 신뢰할 만한 정본 번역이 더 절실하게 요청된다. 











































'스피노자 선집'은 강영계 교수의 번역판이 다섯 권 나와 있는데, <지성개선론>과 <정치학논고>가 들어 있지만 이 목록에도 아직 <에티카>는 빠져 있다. 이미 나온 번역의 개정판을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에티카>는 기타 번역본도 몇 권 더 있지만 아직까지 정본의 평가를 얻고 있는 번역본은 없는 상황이다(학술논문에 인용할 수 있다거나 대학강의나 대중강의에서 교재로 쓸 수 있는 번역본 정도면 정본에 값한다).
















<에티카>에 대해선 절판된 책들까지 포함하면 다수의 해설서가 나와 있다. 주연인 <에티카>만 등장하면 된다. 스피노자 평전 류는 나중에 다른 기회에 적기로 한다. 













  















그리고 '레비나스 선집'의 하나로 <타자성과 초월>(그린비)이 출간되었다. 전집 번호상으로는 넷째 권인데, 출간 순서로를 다섯번째다. "1967년부터 1989년까지 여러 곳에서 발표한 9편의 논문과 3차례의 대담을 엮은 모음집"이다. 레비나스의 주저는 물론 <전체성과 무한>이지만, 만만치가 않은 저작이기에 대담이나 다른 논문들의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 
















레비나스 철학에 관한 입문서로는 우치다 타츠루의 <레비나스의 사랑의 현상학>(갈라파고스) 같은 책을 먼저 꼽을 수 있지만(나는 콜린 데이비스의 <처음 읽는 레비나스> 원서로 오래 전에 입문했다), 국내 연구자들의 책도 참고할 만하다. 다만 대중용보다는 조금 난이도가 높다.
















레비나스의 저작 가운데서는 아무래도 대담집이 가장 접근이 용이한데, 선집판과 함께 <윤리와 무한>(다산글방)이 그에 해당한다. 아, <레비나스 평전>(살림)도 오래 전에 나왔지만 나도 아직 완독은 못한 책이다...















어떤 책이건 기본 스탠스를 잡게 되면 선집 가운데 하나를 골라 도전해보면 되겠다. 윤리학에 대한 관심을 묶을 수 있는 스피노자와 레비나스가(둘다 유대인이기도 하다) 어디서 접점을 갖는지 문득 궁금한데, 그걸 해소하는 건 시간도 없는 김에 <에티카> 출간 이후로 미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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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포 2020-05-22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티카는 참 번역이 힘들고 앞으로도 국역본은 힘들 것 같습니다.
느을 자알 보고 있습니다.
 
 전출처 : 로쟈 > 마쓰오카의 다독술과 편집공학

10년 전에 마쓰오카 세이공의 책을 읽고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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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알라디너의 길

14년 전에 쓴 글이다. 상대적으로 알라디너 초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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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일정이 1/10로 줄어들었는데 몸은 더 피곤한 걸 보면, 그간에 빡빡한 일정 때문에 피곤한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양면성이 있어서 강의가 많아 피곤했지만 또 강의로 인하여 기운을 얻기도 했던 것. 뒤늦게야 대체수단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수년만이다) 거실에 있는 실내자전거를 탔다. 무리하지 않고 20분만. 시간을 늘려나가서 아침저녁으로 30분씩, 하루 1시간 운동시간을 갖기로. 한달 뒤에 피로감이 달라질지 봐야겠다(이달의 강의도 대거 연기되거나 취소되었다). 
















피로감의 일반적인 원인도 있지만 묵은 원인도 있다. 서평가의 애환이라고 부를 만한 것인데, 너무 많은 책에 시달린 탓이다. 너무 많은 책을 읽어서 피로한 게 아니라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시달려서 피곤하다. 거기서 더 나아가면 많은 책이 있다는 사실의 인지도 오래 누적되면 피로감을 낳는다(사람이 너무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서 부대끼다보면 피로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서평집을 내면서 '책에 빠져 죽지 않기'라고 제목을 붙인 것도 그런 배경을 갖고 있다(몇년 전부터 다른 제목을 생각할 수 없었다). 서재활동 20년에 휴지기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그래서 더욱 굳히게 된다.  
















이븐 칼둔의 <무깟디마>(소명출판)가 다시 나왔다는 얘기를 꺼내려다 넋두리가 먼저 나왔다. 8년 전에는 두 권짜리로 분권돼 있었는데, 이번에는 통권이다(1124쪽 분량). 책의 무게감에 어울리는 부피와 중량을 갖추게 되었다. 
















14세기 이슬람 학자 이븐 칼둔은 처음에 '이븐 할둔'으로 소개되었는데, Khaldun의 'kh' 발음이 아랍어에서는 'ㅋ'에 가깝다고 해서 어느 때부턴가 '이븐 칼둔'으로 표기가 변경되었다. <무깟디마>도 원저의 제목을 발음대로 읽어준 것인데, 처음에 <역사서설>로 소개되었던 책이다. '서설'이라고 한정하는 것은 전체가 전7권의 방대한 작품의 첫 권으로 서문에 해당하는 책이기 때문이다(이 전체가 번역돼 있는 나라가 몇 군데나 있는지 궁금하다). 


<무깟디마>가 유명해진 데는 아놀드 토인비의 평가가 일조했다. "이븐 칼둔은 <무깟디마>에서 독자적인 역사철학을 형상화했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어느 곳, 어느 때, 어느 누가 논의한 것 보다 위대한 작업이었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서구에서는 역사학의 아버지로 흔히 헤로도토스를 꼽지만(그때 '역사'는 사실 '이야기'와 구분되지 않는다. 여러 유럽언어에서 오랫동안 그래왔듯이), 역사학을 학문으로 정립시키는 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이븐 칼둔이다. 역사가와 역사학자의 차이? 
















겸사겸사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도 손에 들면 좋겠지만, 이 모든 책들의 이름만 나열해도 이제는 기운이 빠져나간다. 독서력에는 독서체력도 포함된다는 새삼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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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w4009 2020-04-03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근 독서에 습관이 생긴 학생인데요, 작년에 <문학 속의 철학>,<책에 빠져 죽지 않기>재밌게 읽었어요. 그 기억으로 오늘은 <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주문했네요ㅋㅋ 이제 조금 책을 덜고 덤벨을 견디시면서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로쟈 2020-04-04 14:03   좋아요 1 | URL
그런 책들이 재미있다면 서평가도 고민보시길.^^

2020-04-03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온라인 강의한다는데, 동영상으로라도 뵙고싶네요^^

로쟈 2020-04-04 14:02   좋아요 1 | URL
온라인 강의도 알아봐야 하는 상황인 듯..^^;

모맘 2020-04-03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은 책들과 읽어야 하는 책들 중 읽어야하는 책들을 더 많이 보게 돼요 물론 읽어야할 책들에는 읽고싶은 책도 많았지만요. 읽고싶은 책들을 주문해 쌓여가기만 하는것을 볼때 읽어야하는 이유들을 제거하고 온전히 내 시간을 만들어볼까 갈등했지만 읽을 시간이 이렇게 온전히 왔는데도 별로 읽혀지지가 않네요 정말 피로감만 몰려오네요
쌤께서는 뭔가 다른 시도를 하셨네요ㅎㅎ(좀 웃었습니다) 서재를 그만두신다는 얘기를 쌤 수업듣는 후배들에게 전했더니, 단지 쌤 수업을 좀 들었다는 이유로 말려보라도 하더군요ㅎㅎ제대로 방문도 안하면서요ㅋ
‘문학에 빠져 죽지 않기‘나 읽으라 했습니다ㅎ
한달뒤,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한달 뒤에는 뵐수있을까요ㅎㅎ

로쟈 2020-04-04 14:01   좋아요 0 | URL
한달 뒤에도 어렵고, 아마 여름에 뵐 게 같아요.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