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작품 상당수를 그동안 강의에서 다루었지만 예외적인 책들이 있다. 이달에 처음 다루게 된 <인생론>(<인생에 대하여>)과 이번에 새로 나온 <인생독본> 같은 책들. <인생독본>은 말 그대로 '독본'이어서 앞으로도 강의에서 읽을 일은 없을 테지만, 톨스토이를 이해하는 데는 참고가 된다. 
















<인생독본>은 그간에 여러 번역본이 나와있었는데, 이번에 나온 문학동네판은 박형규본의 결정판이다. 어떤 책인가.


"톨스토이가 구상에서 집필까지 십오 년에 걸쳐 동서고금 성현들의 인생철학을 집대성한 기념비적 앤솔러지. 인생 후반에 이르러 톨스토이는 새로이 샘솟는 창작 열정으로 세계의 경전과 문학작품을 비롯해 사대성인에서 소로, 에머슨, 파스칼, 스피노자, 쇼펜하우어, 칸트, 니체, 고골에 이르기까지 300명에 가까운 사상가, 철학자, 종교가 등의 사색과 통찰이 깃든 말과 글을 자신의 글과 함께 일 년의 일기 형식으로 구성했고, 방대한 이 작업으로 "수세기의 지혜를 한 권에 모으는" 오랜 꿈과 함께 생애 마지막 업적을 이루었다."


말하자면 말년의 톨스토이에게서 '이 한 권의 책'에 해당하는 게 <인생독본>이었다. 책의 편제가 1년간의 읽을 거리로 되어 있어서 사실 두께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일년간 읽을 거리로 마련해두는 것과 비슷하달까. 동서양의 지혜의 말씀과 함께 톨스토이의 정신세계도 엿보게 해준다. 

















통상 톨스토이의 <참회록>은 후기 톨스토이를 이해하는 데, 그리고 <이반 일리치의 죽음> 같은 작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기에 강의에서 자주 언급해왔다. 국내에서는 나란히 묶여서 소개되기도 했지만 <인생론>은 그에 비하면 부수적인 책으로 생각해왔는데, 이번에 강의에서 다루는 김에 진지하게 검토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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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수교 30주년 기념으로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가 완결되었다. 한국과 러시아에서 각각 5권의 책을 번역출간하는 프로젝트인데, 러시아문학 작품은 빅토르 펠레빈의 <아이퍽10>이 첫 권이었고, 이번에 넷째와 마지막권으로 솔제니친의 평론집과 도스토옙스키 단편선이 나왔다. 겸사겸사 다섯 권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웃음과 풍자 코드로 읽는 도스토옙스키 단편선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서유경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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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의 러시아 문제
알렉산드르 이사예비치 솔제니친 지음, 유정화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11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내일 수령" 가능
2020년 11월 13일에 저장

줄레이하 눈을 뜨다
구젤 샤밀례브나 야히나 지음, 강동희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9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950원(5% 적립)
2020년 11월 13일에 저장
절판
저기 개가 달려가네요
유리 파블로비치 카자코프 지음, 방교영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7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5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20년 11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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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보부아르의 명성을 잇는 여성 철학자는 줄리아 크리스테바이지만 국내 독자들에게 크리스테바의 인지도는 높지 않다. 대신 미국의 여성 지성으로 수전 손택과 (최근 몇년간) 리베카 솔닛이 그 계보를 잇지 않나 싶다. 손택과 솔닛의 책도 최근에 연이어 나왔다. 
















먼저, 독일 비평가 다니엘 슈라이버의 평전 <수전 손택>(글항아리)이 나왔다. 자전적인 글로는 앞서 '일기와 노트' 두 권이 나왔는데, 평전을 보태서 읽으면 좋겠다. 
















내년 봄학기에 미국 여성작가들을 읽을 예정인데, 생각해보니 손택을 빠뜨렸다. 소설가로서도 욕심을 냈던 손택은 <인 아메리카>로 2000년에 전미도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물론 그래도 손택은 비평가로서 더 기억할 만한 업적을 남기긴 했지만. 

















리베캇 솔닛의 책도 이번 가을에 <마음의 발걸음>(반비)과 <그림자의 강>(창비)이 나란히 나왔다. 솔닛의 책은 반비와 창비, 두 출판사에서 경쟁적으로 출간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몇 권 나오지 않을까 싶다(예상으로는 그녀의 모든 책이 번역될 듯싶다).






























솔닛의 책은 대부분 갖고 있지만, 독서는 부진한 편이다. 소설들이었다면 진작 강의에서 다루었을 텐데, 에세이에 속한 책들이다 보니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그래도 조만간 저지선을 마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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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시몬 드 보부아르의 <모든 인간은 죽는다>를 강의하면서 '보부아르 읽기'의 견적서를 내봤다. 사실 <제2의 성>은 번역돼 있지만 주요 소설들은 절판된 상태라 보부아르 강의는 계획하기 어려웠는데, 몇달 전에 새로 나온 <레망다랭>(현암사) 때문에 그래도 견적이라도 내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단 보부아르의 책들을 소설과 비소설로 나눈다면, 소설은 다시 <레망다랭>까지와 이후의 자서전(대략 5-6편을 이 범주에 넣는다)으로 나눌 수 있다. 첫 장편 <초대받은 여자>부터 <레망다랭>까지의 목록은 이렇다. 


<초대받은 여자>(1943)

<타인의 피>(1945)

<모든 인간은 죽는다>(1946)

<레망다랭>(1954)


유감스러운 건 이 가운데 <초대받은 여자>가 절판된 상태라는 것(이번에 중고로 다시 구입했다). 중요도로 치자면 공쿠르상 수상작인 <레망다랭>만큼 중요한 작품이 <초대받은 여자>이고, <타인의 피>는 보부아르 윤리학의 연장선상에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죽음의 문제를 다룬 형이상학 소설로 사르트르의 희곡들과 같이 읽을 수 있는 작품. 여하튼 절판된 소설들이 다시 나와야 보부아르 문학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독서와 평가가 가능해진다. 
















이어서 자서전으로 넘어가면 1958년 50세에 출간한 <처녀시절>(<정숙한 처녀의 회상>)부터 만년의 사르트르에 대한 회고 <작별의 예식>까지다. 미번역 작품명은 <처녀시절/여자 한창때>의 연보를 따른다. 


<처녀시절>(1958)

<여자 한창때>(1960)

<사물의 힘>(1963)

<결국>(1972)


<아주 편안한 죽음>(1964)

<작별의 예식>(1981)


이 가운데, <쳐녀시절>과 <여자 한창때>(다른 제목으로는 <계약결혼>으로 번역됨), 그리고 <조용한 죽음>과 <작별의 예식>이 번역돼 있다. <작별의 예식>은 절판된 상태. 이 경우에도 <사물의 힘>과 <결국>이 마저 번역되면 좋겠다(그렇게 완간된다면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의 자전소설들과 견줄 만하다. 레싱의 소설로는 <마사 퀘스트>가 포함된 '폭력의 아이들' 5부작과 <금색 공책>을 자전소설로 꼽을 수 있다. 더불어 레싱은 두 권의 자서전도 남겼다).

















이상 10권에 비하면 <위기의 여자>나 <모스크바에서의 오해>는 자투리 정도에 해당한다(그럼에도 마땅한 번역본이 없어서 <위기의 여자>를 강의에서 읽으려 했다). <타인의 피>도 번역본은 있지만 너무 낡은 상태라 세계문학전집판의 새 번역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제 덧붙이자면 에세이들이 있다. 초기의 중요한 두 에세이가 국내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제목으로 번역돼 유감이다(<그러나 혼자만은 아니다>는 번역 상태도 안 좋다). 


<퓌루스와 시네아스>(1944) *<모든 사람은 혼자다>

<애매성의 윤리학>(1947) *<그러나 혼자만은 아니다>

<노년>(1972)

















기타로는 미국 여행기와 미국 작가 넬슨 알그렌에게 보낸 연애편지가 있다. 현재는 절판된 상태인데, 이번에 마음먹고 모두 중고로 구입했다. 다시 나올 가능성이 적어 보여서. 


이제 <제2의 성>과 보부아르에 관한 2차문헌이 남는데(보부아르의 저작은 사르트르의 철학서들과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가령 <존재와 무><변증법적 이성비판>과 <제2의 성>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건 다른 기회에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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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청년 전태일의 50주기다. 조영래 변호사의 <전태일 평전>도 50주년 기념판으로 다시 나왔기에 아침에 주문했었다(곧 배송될 예정). 관련서도 몇 권 같이 나왔다. 교통방송에서는 특집다큐도 만방송했기에 오전에 유튜브로 시청할 수 있었다. 


  














눈에 띄는 또다른 책은 <전태일 실록1,2>(동연)인데, 두 권 합계 1200쪽이 넘는다. 저자가 37년간 300인에 달하는 관련 인물들을 찾아다니며 자료를 모았고 이소선 여사의 증언도 더했다고 한다. 
















아무려나 50주기를 맞아 전태일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한번쯤 되새겨보면 좋겠다. 나로선 한국현대문학 강의를 하면서 한국현대사에 관해 계속 곱씹어보게 된다(내달에는 황석영 소설들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1960년의 출발점이 4.19였다면, 1970년대의 출발점에는 전태일의 분신이 놓여 있다. 
















한국 자본주의 역사에 관한 책도 다시 검색해보니 이병천 교수의 책이 신간으로 나왔다. <한국 자본주의 만들기>(해냄). 앞서 낸 <한국 자본주의 모델>의 속편이거나 개정판인 듯싶다. 


 



 











당연하게도, 자본주의 관련서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타이틀만 봐서는 흥미로운 책들이다(이 주제의 책들을 훑어볼 시간이 없다). 그 가운데서는 오늘 발견한 저자는 피터 플레밍.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죽음>에 이어서 최근에 <슈거대디 자본주의>가 번역됐다. '친밀한 착취가 만들어낸 고립된 노동의 디스토피아'가 부제. 


"후기 자본주의의 추악한 이면과 착취당할 대로 착취당하다 죽음에 이르는 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을 분석하는 데 오랫동안 천착해온 런던 대학의 피터 플레밍 교수는 현재의 자본주의를 “슈거 대디 자본주의”라 이름 붙였다. 규제와 감시 체계의 테두리 바깥, 기술 진보와 금전 거래의 접점에서 ‘자유로운 개인주의’라는 당의정을 다시 꺼내든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 책은 경제적 이성을 공공재로서 다시 획득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끝으로, 오늘날의 전태일이 있다면 플랫폼 노동자가 아닐까 싶은데, 노동분야의 관련서로 다수의 책이 나오고 있다. <플랫폼 자본주의>부터 <공유경제는 공유하지 않는다>까지.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챙겨놓는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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