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만의 허기>란 소설이 있다. 작가의 이름은 입에 익지 않은데 다시 확인하니 레온 드 빈터다. <호프만의 허기>(디자인하우스, 1996)이라고 오래전에 출간됐던 책이 이번에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나왔다. <호프만의 허기>(문학동네, 2012). 예전판으로 흥미롭게 읽었지만 기억에 완독은 하지 않았다. 다시 손에 들고픈 소설이라 소개기사를 스크랩해놓는다. 영어본의 표지가 맘에 든다.

 

 

 

한국일보(12. 01. 14) 불면과 폭식… 영혼이 고독한 인간의 공허한 일상

 

네덜란드 작가 레온 드 빈터의 대표작 <호프만의 허기>는 한 중년 남자의 허기를 통해 세상에는 육하원칙의 명료한 서술로 설명되지 않는 빈 공간이 존재함을 말하고 있다. 영화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프로듀서 등으로 활동한 작가의 이력이 십분 발휘된 작품은 스릴러물의 형식을 빌려오면서, 스피노자의 철학을 틈틈이 배치해 독자의 지성을 자극한다.

펠릭스 호프만은 59세에 체코슬로바키아 주재 네덜란드 대사로 임명된다. 외교관이라는, 겉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는 20년 넘게 불면증과 폭식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 그의 불면과 폭식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일종의 징후다. 유대인인 그는 어린 시절 홀로코스트로 부모를 잃고 가까스로 살아남았고, 대학 때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쌍둥이 딸을 얻었다. 하지만 한 아이는 어려서 백혈병으로, 다른 아이는 헤로인 과다 복용에 따른 자살로 잃고 아내와의 관계도 소원해진 상태다. 그는 밤마다 구역질이 날 때까지 음식을 먹으며 허기를 달랜다. 음식을 먹고 게워내기를 반복하며 불면증에도 시달린다.

 

 


그에게 유일한 위안은 프라하 관저에서 우연히 발견한 스피노자의 철학 책 <지성의 개선 및 지성을 사물의 참된 인식으로 인도하는 방법에 관한 논고>다. 마음의 허기를 스피노자의 철학으로 채우려는 듯, 그는 스피노자를 이해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며 가까스로 자신을 지탱한다. '오직 영원하고 무한한 것을 향한 사랑만이 영혼을 기쁨으로 살찌운다. 그리고 그런 사랑만이 모든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기에 가장 바람직할뿐더러 전력을 다해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

영혼을 채우고 싶은 호프만이지만, 또한 욕망을 가진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그는 치명적 실수를 한다. 적국의 스파이인 카를라를 열렬하게 사랑하고 그녀에게 비밀정보를 넘겨주게 된 것. 물론 뚱뚱한 중년 남자의 사랑은 배신당하는 것으로 끝난다.

소설의 또 다른 축은 호프만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면이다. 카를라 사건을 조사하러 온 미국 정보기관원 존 마크스는 호프만의 아내 마리안과 연락을 취하게 되고, 그녀가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라는 걸 알게 된다. 마리안과 마크스 역시 삶의 허기에 시달리던 사람들이다. 얼핏 줄거리만 들으면 신파처럼 느껴지는 소설이지만, 스피노자의 <…논고>의 일부분과 호프만의 일상, 호프만 주변인들의 이력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이며 독특한 감응을 준다. 밀란 쿤데라가 막장 연애담과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버무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쓴 것처럼.

소설은 20세기 말 혼란의 시대, 1989년 6월 2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사람들의 공허한 일상과 그로 인해 허기를 느끼는 인물들의 면면을 서술하는 형식으로 쓰였다. 인간 삶을 이루는 근간은 사회질서나 도덕 같은 드러난 사실보다 역사의 순간에 마주치는 충격, 상처, 그로 인해 생긴 빈 공간이며 누구도 이 아픔을 대신 겪거나 제거해 줄 수 없음을 인물들의 '허기'는 말하고 있다.(이윤주기자)

 

12. 01. 14.

 

 

 

P.S. 레온 드 빈터의 소설로는 <바스티유 광장>(문학동네, 2010)도 소개돼 있다. 그리고 허기와 대비하여 탐식이란 주제도 떠오르는데, 플로랑 켈리에의 <제7대 죄악, 탐식>(예경, 2011)이 읽어볼 만하다. 프랜신 프로즈의 <탐식>(민음인, 2007)은 '주체할 수 없는 식욕'에 대한 소략한 안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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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물윤리위원회의 소식지 책&(402호)에 실은 '로쟈의 주제별 도서소개'를 옮겨놓는다. 아마도 올해까지 연재하게 될 듯싶다. 이달의 주제는 '조선의 왕'이다. 보지는 못했지만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의 인기를 고려해서 고른 주제다.

 

 

 

책&(12년 1월호) 조선의 왕과 왕실

 

세종의 한글창제 과정을 다룬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가 안방극장에 열풍을 몰고 오면서 세종의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조선왕조 최고의 성군(聖君)으로 평가되니 남다른 주목을 받을 만하다. 그런 관심을 아예 ‘조선의 왕’으로 확장해보면 어떨까. 물론 TV사극에서 단골로 다루는 인물이 조선의 국왕들이기에 그들의 일상사와 말투까지도 친숙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의외로 역사학자들의 관심에서는 좀 벗어나 있었다. 왜일까.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왕실문화총서’로 출간된 <조선의 왕으로 살아가기>(돌베개, 2011)를 통해서 사정을 짐작해볼 수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근대화에 실패한 왕조의 군주라는 인식이 조선의 왕과 왕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덧붙여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사회에 대한 서양인들의 편견도 조선왕조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석에 장애가 되어왔다. 최근 들어 조선 왕실과 왕실문화에 대한 다각적인 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그러한 부정적 인식과 해석상의 장애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졌다는 뜻도 된다. 게다가 왕실 도서관 소장 자료의 영인과 해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됨에 따라 연구 환경이 좋아진 것도 앞으로 넓은 시야에서의 깊이 있는 연구를 가능케 할 전망이다.


조선 왕은 어떤 존재였는가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서로서 <조선 왕으로 살아가기>는 국왕의 하루일과에서 사생활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문학적 세계와 건강관리법까지 두루 다루고 있어서 길잡이로 요긴하다. 조선의 국왕, 과연 그들은 누구인가. 조선왕조 500여 년 동안 재위했던 국왕 27명의 평균수명은 47세였으며, 평균 재위기간은 약 19년이었다. 평균 재위기간이 고려 때보다 5년 정도 길며 이것은 그만큼 왕권이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가장 오랫동안 왕위에 있었던 이는 52년간 재위했던 영조이며, 숙종, 고종, 선조, 중종, 순조, 세종 등도 30년 이상 권좌에 있었던 왕들이다. 보통 재위기간이 길수록 왕권이 탄탄했다.

 

권력이 모두 집중된 만큼 왕의 업무는 과중했는데, 일과는 아침, 낮, 저녁, 밤의 네 단계로 구분됐다. 웃어른에 대한 문안인사와 경연, 그리고 아침식사 후의 조회가 오전의 일과라면 점심식사 후에는 다시 경연으로 시작하여 지방행정에 관한 보고를 받거나 민원을 해결하는 등의 업무를 보게 되며 대략 5시경에 종결된다. 하지만 공식 업무 후에도 다시 경연이 이어지며 저녁을 먹은 후에는 낮 시간에 미뤄둔 업무를 마저 보기도 했다. 이를테면 국왕의 야근이다. 촘촘하기로는 연간 일정도 마찬가지여서 왕은 정월 초하루부터 24절기에 맞춰 많은 일과 행사를 주관해야 했다. 물론 유교적 예치(禮治)를 표방한 국가였기에 조선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는 제사였고, 왕의 1년은 제사로 시작해서 제사로 끝났다.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엮은 <조선 국왕의 일생>(글항아리, 2009)은 말 그대로 조선 국왕의 일생에 대한 주제별 스케치이다. 초점 가운데 하나는 절대권력자인 왕의 권한을 어떻게 통제했느냐이다. ‘종신직’으로서 국왕은 국가의 운명과 직결되는 존재였기에 훌륭한 왕이 되게끔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왕을 규제하는 수단으로 조선의 지식인들이 마련한 것이 ‘기록’과 ‘교육’이다. <조선왕조실록> 같은 국가 기록을 통해 국왕의 행적을 상세히 기록했고, 정상적인 국왕이라면 이를 의식해 자신의 말과 행동을 조심하는 수밖에 없었다. 또한 국왕은 왕세자로 책봉되고 국왕에 오르기까지 각종 교육과정을 거쳤고 왕위에 오른 뒤에는 경연에 참석해야 했다. 연산군처럼 경연을 폐지한 경우가 아니라면 경연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경연이란 왕이 유가의 경전과 중국‧우리나라의 역대 역사를 공부하는 자리로서, ‘경연에 관한 모든 것’은 김태완의 <경연, 왕의 공부>(역사비평사, 2011)를 참고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왕에게 건강은 공부만큼 중요했다. 유학에서 사후에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법치보다 사전에 다스리는 덕치를 더 우선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질병에 대한 사후 처치로서의 약치(藥治)보다 더 나은 것은 미리 예방하는 식치(食治)였다. 평소에 먹는 음식을 통해서 건강을 지키고자 한 것으로 조선의 왕실은 다양한 종류와 죽과 차를 대표적인 식치 음식으로 갖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조선의 왕들이 모두 무병장수한 것은 결코 아니다.


함규진의 <왕의 밥상>(21세기북스, 2010)은 ‘밥상으로 읽는 조선왕조사’를 가지런하게 보여주는데, 흥미롭게도 세종은 왕실의 식치가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경우였다. 운동은 게을리 하면서 밥상머리에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공부벌레였던 까닭에 재위 초년의 세종은 보기 거북할 정도로 뚱뚱했으며 서른 즈음부터는 당뇨와 합병증에 시달렸다. 고기반찬만 좋아하고 절식과 폭식을 반복했던 식습관도 ‘성군’의 이미지와는 얼핏 맞지 않는다. 하지만 세종은 궁궐 법주(法酒)에 들어갈 노루 뼈를 위해 사냥에 나섰던 사람이 멧돼지에게 받혀 죽었다는 얘기를 듣고 다시는 술에 노루 뼈를 넣지 말라고 지시한 성군다운 일화도 남기고 있다.

12. 01. 14.

 

 

 

P.S. 왕정국가였던 만큼 조선은 왕이 통치하는 국가였지만 선비들의 강한 견제를 받았기에 실제로는 왕권이 그다지 강력하진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런 관점에서 '조선을 지배한 엘리트', 곧 선비들에도 관심을 가게 되는데, 어제부터 읽고 있는 계승범의 <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역사의아침, 2011)가 개관으로 유용하다. 가령 직언을 마다하지 않는 신하를 뜻하는 <직신>(리드잇, 2012)이 조선 선비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켜준다면 <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는 조선 사회의 '독점적 지배층이자 유일한 지식인 계층'으로서 선비의 전체상을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목이 암시하는 바대로 저자의 결론은 사뭇 부정적이다. 김연수의 <조선 지식인의 위선>(앨피, 2011)도 같은 맥락에서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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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책이 출간됐다. <마오의 독서생활>(글항아리, 2012). 중국 현대사의 문제적 인물이 어떤 책을 읽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엿볼 수 있게 한다. 개인적으론 <레닌의 독서생활> 같은 책은 나온 게 없나 궁금해진다...

 

 

경향신문(12. 01. 14) 책을 통해 중국을 바라보고 혁명의 이론 찾은 ‘독서광 마오’

 

그를 만난 책들은 피곤에 절었을 게 분명하다. 밑줄은 기본이다. 동그라미, 점, 삼각형, 의문부호 등 온갖 표시들로 가득하다. 게다가 여백도 짤막한 평들로 메워 가만두지 않는다. 마오쩌둥이 ‘독서광’이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해주는 책이다. 마오와 함께했던 동지와 비서, 도서실 관리자, 영어교사 등 측근 8명이 생생한 육성으로 전한다. 마오가 어떤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를 상세히 보여준다. 마오의 독서에 대한 철학부터 여백에 메모하고 평가하는 습관, 저자들과의 서신 토론 및 담화, 서재 풍경, 이동할 때의 책읽기까지 마오의 평생독서를 그렸다. 1부는 고전, 문학, 역사, 신문 및 잡지, 영어공부를 다뤘고 2부는 마르크스·레닌 저작, 철학, 자연과학 등을 담았다. 육필원고, 책에 남긴 표시, 저자와의 서신 등 수많은 도판 자료가 이해를 돕는다. 
 
책은 자신이 읽고 배운 지식을 어떻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는지, 어떻게 중국의 것으로 확대하려 했는지에 주목한다. 한 혁명가의 단순 독서론으로만 볼 수 없다. 역자의 말처럼 마오쩌둥이라는 한 사람의 인생 역정에 현대 중국의 역사가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마오에게 책은 그림자였다. 혁명전쟁도 그를 책에서 떼어내지 못했다. 식음을 전폐하면서까지 읽은 책을 측근들에게 권유했다. 독서 범위도 광대했다. 이는 배움에 대한 그의 열정에서 비롯됐다. “나이가 들어서도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내가 다시 10년을 더 살고 죽는다면 9년 359일을 배울 것입니다.”

 

 

 

마오가 문학작품을 통해서도 중국을 바라봤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특히 그는 민중의 소극적이고 뒤떨어진 정신상태를 질책한 루쉰을 좋아했다. 그가 보기에 루쉰은 “암흑과 폭력의 공격에서도 독립적으로 버텨낸 한 그루의 큰 나무”이자 “진정한 마르크스주의자이며 철저한 유물론자”이다. 마오는 연설, 담화, 저작을 통해 아Q를 자주 언급했다. 혁명을 허락하되 <아Q정전> 속의 가짜 양놈 노릇을 해서는 안되며 아Q혁명을 허락하면 안된다고 했다. 그는 또 문건을 쓸 때는 <아Q정전>처럼 통속화하고 구어화할 것을 주문했다.

 

 

 
‘수불석권’이란 마오쩌둥에게 어울리는 성어다. 그는 문학책, 역사책, 마르크스·레닌의 저서, 철학책을 읽으며 줄을 치고 메모했다. 그는 또 <홍루몽>을 ‘역사’로 읽었다. 봉건사회의 계급투쟁을 묘사한 소설로 간주하며 호평했다. 그는 홍루몽의 저자 조설근이 살던 시대는 “소설 속 가보옥처럼 봉건제도에 불만을 가진 인물들의 시대”라며 <홍루몽>에서 묘사된 4대 가족의 쇠망을 통해 봉건통치계급의 쇠망을 이해하려 했다. 마오는 <금병매>도 높이 평가했지만 “다소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홍루몽>과는 달리 “주로 암흑을 폭로하기만 했”다고 비교한다. 그는 조카손녀에게 “네가 <홍루몽>을 읽고자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봉건사회를 알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론서나 역사서 탐독은 당연했겠지만 문학작품에까지 애착을 보인 건 왜일까. <홍루몽>처럼 봉건사회의 구체적 생활상을 묘사한 문학작품을 읽어야 봉건사회에 대해 세밀하고 생동적인 이해를 할 수 있게 되며, 이는 이론서 같은 것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마오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신봉했다. 간부라면 마르크스·레닌 저작을 읽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특히 레닌의 저작을 중점적으로 읽었다. 저자에 따르면 마오는 레닌의 책으로부터 식민지, 반식민지 국가에서 민주혁명을 진행하고 또 민주혁명에서 사회주의 혁명으로 바뀌는 이론을 찾았다. 중국의 실제와 밀접하게 연계시키며 반복적으로 읽었지만 그는 훗날 마르크스·레닌 저작 속의 일부 논점을 교조화하고 심지어 오해까지 해 막중한 손실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오가 모든 방면의 책을 섭렵한 것은 아니다. 외국 문학과 경제 분야의 책, 특히 생산의 사회화에 관한 외국 서적은 읽은 것이 적다고 한다. 그는 또 자연과학과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끝까지 이를 견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사회주의 개조가 기본적으로 완성된 후 그는 갈수록 “계급투쟁 중심으로” 할 것을 강조했고, 자연과학을 중시하는 사상은 희석됐다. 이런 추세는 10년간의 ‘문화대혁명’으로 변질됐고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줬으며 과학 발전도 저해했다고 저자는 평한다.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마오는 맹자의 한마디를 즐겨 인용했다. “<서경(書經)>을 그대로 다 믿는다면 <서경>이 없느니만 못하다.” 독서를 즐기되 책을 맹신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마오의 단면이 엿보인다. ‘사다(四多)’, 즉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고 많이 묻는 마오의 습관에 밑줄이 그어진다. 세계든 자신이든 혁명하려면 ‘미쳐야 미친다(不狂不及)’는 얘기다. 1986년에 같은 제목으로 출판됐고 이 책은 2009년판을 완역한 것이다.(고영득기자)

 

12. 01. 14.

 

 

P.S. 마오에 관한 책은 다수 출간돼 있다. 평전들 외에 지젝이 엮고 해제를 붙인 <마오쩌둥>(프레시안북, 2009)에 특히 눈길을 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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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고 있는 책 중의 하나는 김용진 KBS 기자의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개마고원, 2012)이다.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이란 부제가 어떤 책인지 말해준다. 줄리언 어산지에 관한 책만 지난해 봄에 읽은 기억이 있고, 방대한 공개자료를 일별해주는 책이 곧 나오길 기대했었다. 책 뒷표지에 박힌 문구 그대로이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하는 권력자들의 비겁한 꼼수, 그들은 알고 있지만 우리만 몰랐던 비밀스러운 이야기들!" 이제 우리도 알 수 있고,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관련서 몇권을 모아놓는다. 아래는 소개기사이다.

 

 

미디어스(12. 01. 11) 김용진 KBS기자, '위키리크스' 책 냈다

 

김용진 KBS 기자(전 탐사보도팀장)가 국내 언론이 침묵하고 있는 위키리크스 문건 가운데 한국 관련 내용을 분석한 책을 펴내 주목된다. 지난해 9월 정보공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전문 가운데 김용진 기자가 주한 미 대사관 작성 문건을 직접 분석한 내용을 담은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부제: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이 지난 6일 발간됐다.

위키리크스가 미 외교 전문을 공개했던 지난해 9월 김용진 기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한국 주류 언론, 위키리크스 외면 참담하다>는 제목의 글에서 "생산된 지 5년 이내의 한국 관련 미국 비밀문서가 이처럼 무더기로 공개된 것은 문자 그대로 '유사 이래' 처음이지만 주류 매체는 지금까지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한국 관련 문건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내용이 주로 담겨 있는지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방송사의 침묵은 무관심이나 무지보다는 의도적 외면의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에는 미 쇠고기 협상, 아프간 파병, UAE원전수주, 독도문제, 한미FTA, 론스타 등 한국 사회를 뒤흔든 사건의 이면이 적나라하게 기록돼 있다. 출판사 측은 "권력이 그토록 감추고 싶어 한 비밀들, 미국은 알지만 정작 우리는 모르는 '대한민국의 실체'에 대해 심층분석한 종합보고서"라며 "비밀문서에 기록된 충격적인 내용들은 '공식적인 발표' 뒤에서 굴러가는 '진짜 현실'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어 "위키리크스 문서와 그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의 발간은 정보 민주화에서 큰 진전"이라며 "이 책으로 인해 그동안 '자신들만 알고 우리는 모르게' 한국사회를 움직여왔던 권력자들은 그 부끄러운 알몸을 까발리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KBS <미디어포커스> 데스크, KBS 탐사보도팀장 등을 역임한 김용진 기자는 2008년 보복성 지역 발령을 당해 현재 울산KBS에서 근무하고 있다.(곽상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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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
김용진 지음 / 개마고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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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새장 속에 갇힌 권력
쑤옌.허빈 지음, 이정은 옮김 / 다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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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1월 12일에 저장
절판

투명성의 시대- 위키리크스가 불러온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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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 가디언이 심층취재한 줄리언 어산지의 모든 것
데이비드 리.루크 하딩 지음, 이종훈.이은혜 옮김, 채인택 감수 / 북폴리오 / 2011년 8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2012년 01월 12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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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가들의 독서법을 소개하는 기사를 옮겨놓는다. '다독가'로 호명돼 오전에 전화인터뷰에 응한 바 있는데, 장석주 시인, 김도언 소설가의 독서법과 함께 기사화됐다. 로쟈식 독서법은 '초병렬 독서법'으로 정리됐다.

 

 

한국일보(12. 01. 11) 책, 어떻게 읽을까… 다독가들에게 들어보는 독서법

 

새해맞이 연례행사인 '올해의 목표' 정하기. 여기에 금연, 운동, 다이어트와 함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독서다. 하지만 생활 계획이란 것이 으레 작심삼일의 관행을 비켜가기 힘들 듯이, 책 읽기를 습관화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책을 읽고 쓰고 기획하는 게 직업인 다독가 3명에게 독서 방법을 물었다. 책을 꾸준히 체계적으로 읽는 비법, 그리고 생활과 업무에 응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마인드 맵을 그려라
장석주 시인 "키워드를 정해 읽으면 책의 내용 명료해져"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장석주씨는 다독가, 장서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정오까지 원고를 쓰고 오후에는 책 읽고 저녁에는 개인적인 일을 처리한다. 종일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그의 일상은 마치 수도승 같다. 몇 년 전 경기 안성에 서재 '수졸재'를 지어 2만 5,000여권의 책을 보관하고 있는데 요즘도 한해 평균 1,500권 가량의 책을 산다.

 


장씨는 "보통 사람보다 빨리 읽는 편이지만, 속독을 배운 적은 없다"고 말했다. "책을 읽을 때 집중력이 좋은 편이에요. 보통 독자들이 책 읽을 때 집중하는 시간은 10분 내외로 짧습니다. 그래서 앞의 내용을 자꾸 들춰보게 되죠. 저는 3시간 정도는 집중할 수 있어요."

장씨의 독서법은 '머릿속에 마인드맵 그리기'다. 쉽게 말해 책의 중요한 키워드를 몇 가지 정해 이를 중심으로 책의 내용을 그때그때 정리해가며 읽는 방법이다. 그는 "책을 읽기 시작하면 우선 직육면체 입체 공간을 머리에 떠올린다. 이 공간에 책의 주요 키워드를 배치한다. 그리고 각각의 키워드가 어떻게 상호 연결되는가를 유념하면서 읽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읽은 이수영의 <명랑철학>을 예로 들며 원한, 가책, 위계, 거짓, 사유, 긍정 같은 키워드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읽었다고 설명했다. 이 독서법의 장점은 책 내용이 명료하게 정리되고, 저자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을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초보자가 장씨의 독서법을 무턱대고 따라 하기는 어렵다. 그는 "다독가가 되려면 우선 무조건 책 읽는 시간부터 내라"고 조언했다. "다른 취미 생활 중 하나를 빼고서라도 책 읽을 시간을 내야 합니다. 그리고 책을 꼭 사서 읽으세요. 돈 주고 산 책은 언젠가는 읽습니다. 서평집이나 일간지 북 섹션, 서평기사 등을 조금만 관심 있게 보면 책 고르는 안목을 키울 수 있습니다."

 



초병렬 독서
이현우 한림대 연구교수 "여러 책을 한꺼번에… 이해 쉬워 시너지 효과"


'인터넷 서평꾼 로쟈'로 알려진 이현우 한림대 연구교수 역시 손 꼽히는 다독가, 장서가다. 전공인 러시아문학 외에도 들뢰즈, 지젝, 랑시에르 등 해외 유명학자들의 국내 번역본에 관해 가장 먼저 서평을 올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장서는 대략 1만5,000권 가량. 여러 매체에 서평을 기고하며 받은 신간을 제외하고 지난해에만 2,000만원어치 책을 사 읽었다.

이씨의 독서법은 이른바 '초병렬 독서법'이다. 일본 저술가 나루케 마코토의 <책, 열 권을 동시에 읽어라>에 소개된 독서법으로 일정 기간을 정해 문학, 경영학, 과학, 평전, 예술, 역사 등 다른 장르의 책들을 동시에 읽는 것을 말한다. 그가 이 방법을 택한 이유는 사실 일 때문이다. "글 쓰기와 학교 강의를 병행하다 보니 한꺼번에 여러 권의 책을 읽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씨가 지난주 읽은 책은 ▦플라톤 <향연>의 국내 번역본 7,8종 ▦잭 구디, 에이사 브릭스 등이 쓴 <탐사> ▦레이철 홈스의 <사르키 바트만>과 탈식민주의 이론서 5,6종 ▦앤서니 기든스의 <현대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을 비롯한 사랑에 관한 인문학 이론서 5,6종 ▦모리스 고들리에의 <증여의 수수께끼>와 관련 사회학 이론서 5,6종 ▦브루스 커밍스의 신작 <바다에서 바다로>와 커밍스의 이전 저작 2,3종 등이다. 대부분은 강의와 집필에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읽고,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한 책은 서너 권이다. 번역서는 원서와 함께 보는 것이 원칙이다.

 

 

이씨는 "여러 책들을 동시에 읽음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어떤 책에서는 잘 와 닿지 않던 내용이 비슷한 시기에 쓰인 다른 분야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될 때가 있다. 그는 "사상서는 해당 저자의 책을 한 권만 제대로 읽으면 다음 책은 쉽게 읽을 수 있다. 선입견을 버리고 읽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사실 다독이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초등학생은 많이 읽는 게 도움되겠지만, 어느 정도 독서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읽은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죠. 책을 노예처럼 부려먹으세요. 어느 선까지 저자를 이해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나면, 이후에는 자기 생각을 발전시키는데 이용하면 됩니다."

 



테마를 정하라
김도언 열림원 편집장 "사상·역사 배경별 묶어 독서… 메모·노트 병행"


출판?열림원 편집장이자 소설가인 김도언씨는 10여년 간 잡지사와 출판사에서 일하며 작품을 써왔다. 독서와 집필이 일인 셈인데, 업무 외에 읽는 책은 한 달 평균 10권 가량이다. 2004년부터 쓴 독서노트를 모아 재작년 서평집 <불안의 황홀>을 냈을 정도로 꼼꼼한 독서를 자랑한다.

 


김씨의 독서법은 '테마 읽기'다. 그는 "테마를 정해서 관련 책들을 찾아 한꺼번에 읽는다. 19세기 유럽의 정신과 지적 분위기를 다룬 소설, 17세기 고전주의 저서, 20세기 일본의 중간문학, 이런 식으로 어떤 주제를 정해 이와 얽힌 저작을 찾아서 읽는다"고 말했다. "모든 저작물은 역사의 산물이라고 생각해요. 책 읽기 전 저자가 살던 시대 분위기와 사상적 조류, 책이 쓰인 역사적 배경, 지적 풍토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그런 콘텍스트(맥락)를 함께 짚으면서 책을 읽습니다."

김씨는 또 책을 읽으면서 꼭 메모를 한다. 예를 들어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을 볼 때 일본의 1950년대 정치상황을 함께 살펴가며 읽고, 상호 영향 받은 부분을 메모하는 식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장은 두세 번씩 반복해 읽고, 다 읽고 나면 독서노트를 쓴다. 그는 "인상적인 책을 읽을 때 내가 느끼고 교감한 것, 의문이 든 점 등을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그렇게 해야 책이 온전히 내 것으로 흡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서노트는 업무에 여러모로 도움을 준다. 테마로 묶어 읽은 책들을 머릿속에 한 장의 지도처럼 그리면서, 앞으로 할 업무의 방향을 잡고 읽어야 할 책들을 가늠해 본다고.

김씨는 "독자들이 자신의 독서 수준을 의식적으로 높이려고 시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통 독자들이 자신의 독서 수준을 미리 낮추어 잡고 어렵다고 생각되는 책을 아예 읽지 않으려고 해요. 자신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일부러라도 어려운 인문서나 고전을 읽었으면 해요. 어렵다고 생각했던 책과 교감하는 순간, 더 이상 책 읽기가 괴롭지 않게 될 겁니다."(이윤주기자)

 

12. 0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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