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으로 별다른 주저 없이 강유원의 <역사 고전 강의>(라티오, 2012)를 타이틀로 고른다. 서양사만을 다루고 있지만 역사 일람에 유익한 가이드북이다. 이태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의 <새한국사>(까치, 2012)도 선사시대에서 조선후기까지 다룬 통사로 눈길을 끈다. 국사학계의 성과가 어떤 것인지 확인해볼 수 있겠다. 로버트 크리스의 <측정의 역사>(에이도스, 2012)는 도량형 문제를 사회문화, 정치, 역사, 과학사적 측면에서 흥미진진하게 그린 책으로 지난해 '가디언'지가 선정한 올해의 책의 하나였다고. 요제프 라이히홀드의 <미의 기원>(플래닛, 2012)는 독일어권의 저명한 진화생물학자가 파헤친 아름다움의 기원에 관한 책이다. 끝으로 브라이언 페이건의 <크로마뇽>(더숲, 2012)은 고고인류학자가 쓴 크로마뇽인, 최초의 현생인류에 관한 책. 모두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거리를 담고 있어서 연휴가 짧게 느껴질 듯싶다. 하긴 읽을 책이 없어도 짧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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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고전 강의- 전진하는 세계 성찰하는 인간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12년 6월
27,000원 → 24,300원(10%할인) / 마일리지 1,3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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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한국사- 선사시대에서 조선 후기까지
이태진 지음 / 까치 / 2012년 5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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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측정의 역사- 절대 측정을 향한 인류의 꿈과 여정
로버트 P. 크리스 지음, 노승영 옮김 / 에이도스 / 2012년 6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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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의 기원- 다윈의 딜레마
요제프 H. 라이히홀프 지음, 박종대 옮김 / 플래닛 / 2012년 5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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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배송받은 책의 하나는 강유원의 <역사 고전 강의>(라티오, 2012)다. <인문 고전 강의>에 이어서 40주의 도서관 강의를 단행본으로 엮은 책이다. '첫 시간'에서는 역사책을 읽는 순서를 제시하고 있는데, 저자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사건과 인물을 익히는 방식'을 일단 권한다. 

 

 

"통사->주제사,부문사->각국사->지도책, 연표->글로벌 히스토리를 순서대로 읽고나면 역사 공부를 한번 한 셈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러고 나서 마지막에 각 시대의 역사가들이 쓴 역사 고전을 읽으면 좋습니다."(23쪽) 

그중 '각국사' 관련으로 추천한 책은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콘사이스 히스토리' 시리즈이다. '케임브리지 세계사'와 같은 표제가 붙은 책은 대부분은 믿을 만한 것들이라는 소개를 덧붙인다. 예컨대 크리스토퍼 듀건의 <미완의 통일 이탈리아사>(개마고원, 2001) 같은 책이다. 잘 못 보던 책이어서 찾아보니 역시나 이미 절판된 상태다. 하긴 10년도 더 전에 나왔으니 이상한 일도 아니지만 동시에 요긴한 책들이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지 못한 게 아쉽기도 하다.

 

 

 

'케임브리지 세계사 강좌' 시리즈는 총 네 권이 번역돼 나왔는데, <영국사> <프랑스사> <독일사>가 모두 절판됐다. 좋은 시리즈이지만 별로 반응은 없었던 셈이다. 물론 그 사이에 다른 종류의 각국사들이 출간돼 있기는 하지만, 시리즈는 별로 보지 못했다.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각국사도 역시 케임브리지대 출판부에서 나온 것이다. 유럽 열강을 기준으로 하면 <영국사>와 <이탈리아사>가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시리즈는 오래전에 종결된 듯싶지만).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시리즈는 아직 시중에서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콘사이스 히스토리' 시리즈는 도서관에도 제대로 갖춰놓은 곳이 별로 없다. 이 참에 다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좀더 다양한 각국사들과 함께...

 

12. 0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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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이란 도시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지만(더 나이를 먹어서는 모르겠다) 벤야민의 <베를린의 유년시절>과 함께 되블린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은 언젠가 읽어보고픈 소설이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예전 삼성출판사인가의 세계문학전집에만 들어 있던 이 작품의 번역본이 연거푸 3종이나 출간됐다. 갑자기 포만해져서 오히려 독서를 미루게 되는데, 리스트라도 만들어서 독서욕을 좀 자극해야겠다. 기억엔 카프카의 <성>, 헤르만 헤세의 <황야의 이리>와 함께 동시대 3대 소설로 꼽은 문학사가도 있었다. 흠, 책도 읽다 보면 또 베를린에도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모르겠다. 아, 오래전에 본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도 기억이 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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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알프레트 되블린 지음, 권혁준 옮김 / 을유문화사 / 2012년 5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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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1
알프레트 되블린 지음, 김재혁 옮김 / 민음사 / 2011년 5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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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2
알프레트 되블린 지음, 김재혁 옮김 / 민음사 / 2011년 5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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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1
알프레트 되블린 지음, 안인희 옮김 / 시공사 / 2012년 2월
7,700원 → 7,700원(0%할인) / 마일리지 38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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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인 빅토르 펠레빈(빅또르 뻴레빈)의 소설 <오몬 라>(고즈윈, 2012)가 번역돼 나왔다. 1992년에 나온 책이니 소련 해체 직후에 출간됐던 작품. 러시아에서야 워낙 유명한 작가이고 미국 잡지 '뉴요커'에서도 '세계의 젊은 작가 6인'의 한 사람으로 꼽은 적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존재감이 없는 작가다.

 

 

아마도 <공포의 헬멧>(문학동네, 2006) 정도를 읽은 독자가 있을까(실은 나도 아직 읽지 않은 책이지만). 그것도 작가보다는 출판사 때문에 고른 독자가 더 많을 것이다. 사실 <오몬 라>는 이미 <달의 뒤통수>(경남대출판부, 2000)란 제목으로 번역된 적이 있다. '포스트모던한' 번역으로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본문보다 제목과 표지가 말해주는 책이었다. 새로 번역된 <오몬 라>의 책소개에 따르면 이런 내용의 소설이다.

 

 

막연히 '하늘에 대한 동경'에서부터 시작한 주인공 오몬의 어린 시절 꿈은 차차 '전투기 비행사'가 되고 싶은 열망으로 구체화된다. 그러다 우연히 '국민경제 달성 박람회장'에서 우주비행사가 그려진 모자이크화를 본 날, '우주비행사가 되어 달로 날아가고 싶은' 꿈을 가진 또래 친구 미쪽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되어 '우주비행사'에 대한 꿈을 본격적으로 키워 나간다. 이 소설은 일견, 우주여행과 달에 대한 순수한 동경을 품은 소년이 우주비행사가 되기까지의 역경과 시련을 다룬 성장소설 같아 보인다. 하지만 주인공이 살고 있는 시공간은 한 개인의 꿈이, 그리고 그 개인의 성장과 인생 이야기가 오롯이 그 개인의 서사로 포괄될 수 있는 녹록한 시공간이 아니었다.

냉전 이데올로기가 위세를 떨치던 1960년대 쏘련, 그곳에서는 국가권력과 군부의 가이드라인과 추상적인 구호와 영웅화 작업 등으로 유지되는 국가 이데올로기가 개인의 사생활은 물론 운명까지도 공공연히 침식하며, 그러한 침윤으로 인한 상흔을 '숭고한 시대적 과업'이라고 대중에게 주입하는 시대였다. 그런 시대 분위기에서 주인공 오몬과 그의 친구 미쪽이 어린 시절부터 품은 '우주비행사 꿈'은 애초부터 개인의 순수한 꿈으로 남을 수 없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상황은 '소박했던' 꿈에 '영웅적 위업'이라는 강요된 이데올로기가 덧씌워지는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일그러진다.

역자인 최건영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 환상문학의 계보에도 속하는 펠레빈은 고골이나 불가코프, 그리고 스트루가츠키(스뜨루가츠끼) 형제의 뒤를 잇는 작가다.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열린책들)의 저자가 스트루가츠키 형제다.

 

 

 

작가 자신은 '터보 리얼리즘'이란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1992년 러시아 SF대회에서 그 자신이 명명한 용어라고. 호프만, 카프카, 고골, 불가코프, 마르케스 등의 작가로 이어지는 환상문학의 유산을 계승한 그룹을 지칭하는 말이라 한다. 그러니까 포스트모더니즘이면서 환상문학이면서 SF문학이고 터보 리얼리즘으로 분류되는 것이 펠레빈의 작품세계다. 대표작은 <벌레들의 삶>인데, 놀랍게도 <벌레처럼>(책세상, 1998)이란 제목으로 번역됐다가 절판된 책이다. 그의 신작들과 더불어 이 참에 다시 나오면 좋겠다... 

 

 

12. 05. 20.

 

 

P.S. 표지의 작가소개를 보니 펠레빈은 불교에도 심취하여 이따금 한국의 절에서 동안거를 지내기도 한다고 한다. 오다가다 혹 이런 외모의 작가를 보시면 이 저명한 러시아 작가에 대해 아는 체를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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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북리뷰에 소개된 단신기사를 보고 어제 구입한 책은 페르난두 페소아(1888-1935)의 <불안의 책>(까치, 2012)이다. 생소한 저자이지만(그럴 만한 게 포르투갈의 대표시인이긴 하지만, '페소아'란 이름으론 처음 소개됐다) <불안의 책>이란 제목도 마음에 들기에.

 

 

역자 후기를 보니 이 시인은 여러 이명(異名)들을 사용한 모양인데(무려 70개가 넘는다 한다!), 그중 하나가 '알베르트 카에이루'이고 '알베르또 까에이로'란 이름으로 출간된 시집이 하나가 있긴 하다. <양치는 목동>(전예원, 1994). 18년 전에 나온 시집이지만 놀랍게도 아직 품절되지 않았다. <불안의 책>은 페소아의 대표작(해럴드 블룸에 따르면 페소아는 파블로 네루다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그리고 정확하게 출처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일기로 평가받는" 책이기도 하다고. 그런 판단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의문이지만, 여하튼 포르투갈에 한정해서 '가장 아름다운 일기'라고 해도 한번쯤 읽어봄직하다.

 

 

47세에 사망했으니 좀 일찍 세상을 떠난 셈인데, 원인은 간경변이고 평생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한다. 그가 쓴 마지막 문장은 "I know not what tomorrow will bring(내일이 무엇을 가져올지 난 모르겠다)"란 영어였다고. 방대한 분량의 시가 사후에 <시집>으로 발간됐고, 일기도 예외가 아니다. 특이한 건 1982년에서야 포르투갈에서도 처음 출판되었다는 점. 거의 사후 반세만의 출간이다. 그러니 애초에 '확정본'이 있을 리 없고, 생전에 시인이 분류한 원고에다 연구자들이 관련 원고라고 판단한 텍스트들을 포함해서 편집한 것이 현재의 <불안의 책>이다.

 

그런데, 포르투갈 책이 바로 번역돼 나온 것이냐, 하면 그건 또 아니어서 역자는 이탈리아문학 전공자이고, 이탈리아어본과 영어본을 참고해서 옮겼다. 또 전권을 옮기지 않고 발췌해 옮겼다. 번역본이 역자 후기까지 포함해 248쪽인 데 반해, 영어본은 262쪽이고, 일어본은 649쪽이다. 짐작엔 일어본만 완역본이고 나머진 발췌본인 듯싶다. 해서 '맛보기'는 어쨌든 주어졌지만, 대체 어떤 작가이고 어떤 글을 쓴 것인지, 어떤 시들을 쓴 것인지는 여전히 모호한 채로 남아 있을 듯하다(하긴 70여 개의 이명을 쓴 시인이라면 그 자신도 자신이 누구인지 헷갈렸을 것이다). 그래도 '불안의 책'이란 제목으로 대체 어떤 책이 쓰여질 수 있는지 궁금한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아래가 포르투갈어 원서 표지 가운데 하나다...

 

 

12. 0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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