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여름 밀란 쿤데라 에세이 읽기 강의를 진행했는데, 전집판의 에세이들이 품절되고 있어 불편을 겪었었다. 15권 전집의 판권 기한이 만료되었거나 판갈이하거나, 두 가지 짐작이 가능했는데, 역시 이번봄에 리커버판으로 다시 나왔다. 르네 마그리트 대신 쿤데라 자신의 그림이 표지도 들어갔다(그의 고향 브루노의 쿤데라 라이브러리에도 보내져야 할 것 같다). 15권 가운데 마지막 다섯권(에세이와 희곡)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다음 쿤데라 강의는 이 책들로 진행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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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기술
밀란 쿤데라 지음, 권오룡 옮김 / 민음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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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당한 유언들
밀란 쿤데라 지음, 김병욱 옮김 / 민음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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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밀란 쿤데라 지음, 박성창 옮김 / 민음사 / 2026년 3월
14,000원 → 12,600원(10%할인) / 마일리지 7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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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밀란 쿤데라 지음, 한용택 옮김 / 민음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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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서 제목으로는 드물게도 '연구'가 붙었다. 원제는 '러시아의 제국들'. 책의 무게감(888쪽)을 오히려 더 부각시켜주는 제목이다. 미국의 저명한 러시아사학자들이 쓴 <러시아 제국 연구>다. 부제 '초기 루스에서 푸틴까지 제국의 눈으로 본 러시아 역사'가 전반적인 개요다(예전에 '루시'라고 쓰던 표기가 '루스'로 바뀌었다). 원제의 '제국들'이 뜻하는 것은 '여러 시기의 제국'이겠다.  
















"<러시아 제국 연구>는 키에프 루스에서 시작하여 모스크바국, 제정러시아, 소련 그리고 현재 푸틴까지 10세기에 걸친 장구하고 복잡한 러시아 역사를 조망하며, 제국과 그 운영 방식을 서사의 중심에 놓는다. 사건과 인물 등 지식을 가능한 한 많이 다루는 교과서적 서술과 달리, 이 책은 제국이 어떻게 성립되고, 민족들을 통치하고,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에 대해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도이자 확장된 역사 에세이이다."


공저자들이 저명한 역사학자들이지만 독자도 러시아사에 대한 총체적인 조감도를 읽다보면 연구자의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다. 단순하게 보자면 러시아사 표준 교재였던 랴자노프스키의 <러시아의 역사>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읽어도 되겠다(우연찮게도 두 책 모두 역자는 조호연 교수다). 개인적으로 책을 미리 읽고 러시아문학사를 제국사의 시각으로 재구성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추천사의 일부는 이렇다.


"러시아사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면 러시아 문학사의 실상도 달리 보이게 된다. 러시아 국민문학의 작가들을 러시아 제국문학의 작가로 다시 호명해야 할 것인가? 이 책을 러시아문학을 달리 읽게끔 자극한다."





 











너머북스에서 나온 책으로는 <미 제국 연구>가 <러시아 제국 연구>의 짝이다(표지의 느낌도 맞춰져 있다). 러시아사 쪽으로는 <스탈린의 서재>와 러시아의 동진 역사를 다룬 <우리는 주인이 될 것이다>가 전작들이다. 모두 무게감 있는 책들이다. 
















최근 이란 전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바대로, 미국과 러시아는 (서로를 '악'이라고 부르겠지만) 21세기에도 제국적 폭력을 서슴지 않는 두 나라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룬 책은 물론이고 가상의 전쟁 시나리오를 다룬 책도 나와있다.  















'위험한 나라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위험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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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투르게네프 읽기 목록을 작성한 바 있는데 검색이 되지 않아(언제부턴가 '서재 내 검색'이 먹통이다. 알라딘은 딴데 정신이 팔려있나 보다), 그리고 이번에 <전날 밤> 새 번역본이 나온 것도 고려해서 투르게네프 읽기 목록을 다시 작성해놓는다. 후기작 <봄물결>과 <처녀지> 등이 다시 나오면 온전한 전작 읽기도 시도해볼 수 있겠다(상반기 러시아문학 강의에선 빠져 있다).  



단편집 


<사냥꾼의 수기>(1852)

















장편소설

<루진>(1856)


<귀족의 보금자리>(1859)*<첫사랑>에 수록



<전날 밤>(1860)



<아버지와 아들>(1862)

















<연기>(1867)



<처녀지>(1877)*절판
















중편소설


<파우스트>(1856)



<첫사랑>(1860), <짝사랑>(원제 <아샤>)(1858)

















희곡


<시골에서의 한달>(1855, 1872 초연)



산문시(1877-1882)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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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페미니즘의 두 갈래 길

6년 전 리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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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학기행을 무탈하게 종료했다. 국내 문학기행으론 두번째, 당일치기 일정으로는 첫 시도였다. 참가인원이 많은 편이었지만 서울 도심을 주로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어서 크게 염려하지는 않았다. 다만 박태원과 이상, 박인환, 거기에 윤동주 등에 관한 연구자료가 너무 많아서(김기림과 염상섭에 대해서도 몇마디) 준비부담은 큰 편이었다. 덕분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꼼꼼히 재독하고 주인공 구보의 동선을 확인하는 성과는 거두었다(프라자호텔 인근에 있었던 낙랑파라가 ‘다방‘으로 지칭되는데 구보는 ‘일일‘ 동안 그곳을 세차례나 방문한다. 일직선의 동선이 아니라 맴을 도는 것 같은 동선인 것).

공간에 대한 건축가의 고심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공통적인(교토문학기행에서는 오사카에 있는 안도 다다오의 시바 료타로 기념관이 그런 곳이었다) 이상의 집과 윤동주문학관에서는 해설사가 두 시인의 생애에 대한 설명을 해주어서 수고를 덜 수 있었다. 윤동주 생애에 대한 영상도 맞춤하게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의미 있는 자료가 적다는 불만을 어디선가 읽었는데 연대에 윤동주기념관이 또 있는 만큼 이 정도로도 문학관의 역할은 충분해보인다. 다만 사진촬영이 금지돼 있는 게 다소 아쉬웠다.

윤동주와 관련해서는 김응교 교수의 <윤동주>와 이남호 교수가 엮은 시집 <별 헤는 밤>을 가방에 넣어갔는데 <별 헤는 밤>만 잠시 꺼내볼 수 있었다(결국 문학기행에 챙겨가는 책들은 독서용이 아니라 의례용이다). 윤동주에 관한 짧은 강의에서 ‘자화상‘과 ‘참회록‘, 그리고 ‘쉽게 씌어진 시‘ 등을 언급했다. 정리하려고 다시 펼친 시집에서 ‘사랑스런 추억‘을 읽는다. 자료를 보니 1942년 5월 13일에 일본 도쿄에서 쓴 시다. 당시는 릿쿄대 재학 시기(‘쉽게 씌어진 시‘가 6월에 쓰인다). 가을 학기에 윤동주는 교토의 도시샤대학으로 옮겨가게 된다(이 두 대학 교정에 윤동주 시비가 세워져 있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시여서 오랜만에 재회하는 느낌이다.

돌이켜보면 윤동주 시집을 통독한 건 대학 1학년, 스무살이 되기 전이었다. 노트 몇 장 분량의 윤동주론을 작성했는데, 나로선 처음 써본 시인론이기도 했다. 한 여학생(고등학생)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정작 보여주었는지, 무슨 평을 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세월이 가면 과거도 잊혀지곤 한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인지. 스물다섯의 시인이 쓴 시를 쉰이 훌쩍 넘은 나이가 되어 다시 읽으며 나는 다른 말을 보태지 못하겠다. 젊은 시인이 더 젊었던 시절을 두고 한 말을 반복할 밖에.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주어,

봄은 다 가고 ―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까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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