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시집의 배송일정이 다음주로 넘어가고 예기치않게도 카프카 가이드북과 같이 주문한 파울 첼란 선집(영역본)이 오늘 배송된다 한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로렌스 대신 첼란‘이 돼버렸다.

첼란의 시집을 주문한 건 얼마전에 장 볼락의 <파울 첼란/ 유대화된 독일인들 사이에서>(에디투스, 2017)가 출간되었기 때문. 번역된 시집들 가운데 (<죽음의 푸가>는 소장도서라 제쳐놓고) <아무도 아닌 자의 장미>와 함께 영어판 선집을 주문했던 것.

꼽아 보니 20세기 독일 시인 가운데 릴케를 제외하면 별반 읽었다고 할 만한 시인이 없다. 전집까지 나온 횔덜린은 숙제이고 고트프리트 벤은 릴게와 비교됨직하다는 정도(두 시인의 주제는 ‘죽음‘과 ‘시체‘로 대비된다). 첼란의 시집도 아마 예전에 청하 세계시인선으로 읽은 듯하지만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첼란의 마지막 국적이 프랑스여서인지 어느 책에 ‘폴 슬랑‘이 표기돼 있어 경악한 기억은 난다).

이번에 첼란 권위자의 강의가 출간돼 여건은 좋아졌다. 대표시 몇편 정도는 읽어볼 수 있지 않을까. 아무도 아닌 자의 장미는 어떤 장미인지 궁금한 독자라면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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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길어서 줄였다.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의 시집 <나의 사랑은 오늘밤 소녀 같다>(민음사, 2017). 리뉴얼판으로 나오면서 바뀌었는데 원래는 <피아노>(민음사,1977)란 제목이었다. 편집감각의 차이가 여실히 느껴진다.

어제 주문했으니 오늘 받을 책의 하나인데 로렌스의 <사랑에 빠진 여인들>에 대한 강의록을 교정하다 보니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주문한 시집이다. 소설가이면서 시인으로도 문학사에 등장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특히나 20세기에 와서는) 영문학사에서는 토머스 하디와 로렌스가 대표적이다. 듣기에 두 사람은 단 한편의 소설도 쓰지 않았다 하더라도 시인으로 문학사에 이름을 남겼을 거라고.

오전에 밀린 일을 겨우 처리하고 이제 내과에 들러서 고정 처방약을 받은 다음에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면 여행가방을 챙기는 일만 남는다. 저녁에는 아마 시간을 내서 몇개의 페이퍼를 바쁘게 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책이 제때 온다면 로렌스의 시집도 읽고 있겠지. 여행 전날이 마치 이사 전날처럼 어수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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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또다른 발견은 <문학으로의 모험>(현대문학, 2017)이다. 로라 멀비가 책임 편집을 맡았고 다수의 필자가 공저자로 참여했다. 원제는 ‘Literary Wonderlands‘. 직역하면 (본문에 나오는 대로) ‘문학적 경이 세계‘ 정도다. 주로 신화와 전설, 그리고 환상소설과 SF소설들에 나오는 ‘다른 세계‘들을 소개하고 있다. 작품사전으로도 읽을 수 있는 책. 부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가상세계들로의 여행‘이다. 그런 걸 고려하면 번역본 제목은 ‘모험으로의 문학‘이 더 어울리지 않은가도 싶다. 아니면 ‘신기한 문학의 나라‘? 니나가 살고 있는?

목차는 길가메시 서사시부터 살만 루슈디의 ‘2년 8개월 28일 야화‘까지로 구성돼 있는데 내가 제일 먼저 펴본 곳은(순서대로 찾아가볼 필요는 없기에) 카프카의 <성>을 다룬 장이다. 앞뒤로 자먀친(자먀찐)의 <우리들>과 (하나 건너)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배치돼 있다. 특별히 새로운 내용을 더 알려주는 건 아니지만 ‘사전‘답게 알고 있는 내용을 잘 정리하게 해준다. 단, 하드카바라 책값은 다소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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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도 북플로 적는다(데스크톱 대신에 스마트폰을 쓴다는 뜻이다). 여러 제약이 있지만 누워서 쓸 수 있다는 편의성 때문에. 이주의 발견은 데이브 컬런의 논픽션 <콜럼바인>(문학동네, 2017)이다. 알 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제목이 가리키는 건 1999년 4월 미국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벌어졌던 총기난사 사건이다. <콜럼바인>의 부제는 ‘비극에 대한 가장 완벽한 보고서‘다. 곧 콜럼바인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가장 완벽한 보고서란 뜻이다. 2009년작.

‘가장 완벽한 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이 사건을 먼저 다룬 건 영화다. 마이클 무어의 <볼링 포 콜럼바인>(2002)과 구스 반 산트의 <엘리펀트>(2003)가 대표적인데, 나는 이 가운데 <엘리펀트>를 2004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보았다(자막 없이 본 건가? 아니면 러시아어로 더빙된 걸로?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은 전혀 없이 감독이 구스 반 산트라는 것만 믿고 봤다가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아이다호> 같은 영화를 기대했다가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콜럼바인 사건을 아주 담담하게 마치 기록영화처럼 찍은 영화. <콜럼바인>은 그 기억을 다시금 상기시켜줄 것 같다. 저자가 이 사건에서 어떤 교훈을(교훈이라는 게 있다면) 끄집어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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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 출국을 앞두고 낮에 시내 하나은행에 가서 환전을 하고 편집자 미팅을 갖는 등 마지막 일정을 소화했다. 아직 이른 저녁이지만, 날짜론 9월이자 가을의 첫날이지만 그저 한 주의 마감이자 그 여름의 끝처럼 여겨진다. 마치 한 계절의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드는 것 같다. 여행 일정을 무탈하게 소화하려면 내일은 휴식이라도 충분히 취해야겠다(그러면서도 내일 배송받기 위해 책을 몇권 주문했다).

거의 감기는 눈으로 겨우 펼쳐든 책은 부쩍 자주 책이 나온다 싶은 쉬즈위안의 <나는 내 나라가 낯설다>(이봄, 2017). ‘자주‘라고 적은 건 <미성숙한 국가>(이봄, 2017)가 지난봄에 나왔었기 때문이다. 그보다 앞서서는 <독재의 유혹>과 <저항자>가 출간됐었다. 저자는 1976년생의 ‘사회비평가 겸 작가이자 인문책방 운영자‘라고 소개되는데 일부에서는 ˝우리 세대의 가장 중요한 중국 지식인˝이라고도 평가한다고. 그의 ‘국가 3부작‘이 지난봄부터 나오고 있는 것인데 앞으로 <한 유랑자의 세계>가 마저 나와야 완결된다.

이번에 나온 <나는 내 나라가 낯설다>와 조만간 나올 걸로 보이는 <한 유랑자의 세계>에는 공통의 부제가 붙어 있다. ‘국가를 바라보는 젊은 지식인의 인문여행기‘. 유럽여행을 앞두고 그의 책에 손이 간 것은 물론 ‘인문여행기‘말에 꽂혀서다. 나도 그런 걸 하나 써야 해서.

그런데 정작 기다리는 책은 따로 있으니 타이완 작가 잔홍즈의 <여행과 독서>(시그마북스, 2017)다. 오늘 배송돼야 할 책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이 책에 관심을 둔 이유는 제목이 다 말해준다. 여행독서를 위한 독서여행. 뭔가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 때문인데, 문학기행을 자주 다니다 보면 정작 나 자신이 이런 책을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3년만의 유럽행이라 감회가 있을 것도 같지만 아마도 비행기가 이륙한 다음에나 좀 느껴질까 당장은 노곤함이 앞선다. 그나저나 검지 손가락으로 계속 타이핑하려니 손목도 뻣뻣하군. 원래는 짧게 쓰려고 북플에다 쓰기 시작했건만 적응하고 있는 탓인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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