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서충 2017-11-01  

위대한 개츠비의 두 문장이 이해되지 않아 도움을 요청합니다.
'균형잡힌 인간'과 '하나의 창'이 포함된 문장입니다
 
<민음사 발췌> p20 나는 은행 경영, 신용 대출, 채권 투자에 관한 책을 열 권 넘게 샀다. 조폐국에서 갓 찍어 낸 화폐처럼 황금빛과 붉은빛을 번쩍이며 내 서가에 꽂혀 있는 그 책들은 오직 미다스 왕과 J.P 모건과 마이케나스만이 알고 있는 눈부신 비밀을 보여 주겠다고 약속하는 듯했다. 그리고 나는 그 밖의 책들도 [...] 대학 시절 나는 문학에 재능이 꽤 있는 편이었다
[...] 그리고 이제 나는 그런 것들을 전부 내 삶 속에 다시 끌어들여 모든 전문가들 중에서 가장 보기 드문 존재, 즉 '균형잡힌 인간'이 되려고 했다.   '인생이란 결국 단 하나의 창으로 바라볼 때 훨씬 더 잘 볼 수 있게 마련이다.' 라는 말은 그저 격언에 불과한 것은 아니다.

의문 1.
여기서 두 문장에 나온'균형잡힌 인간'과 '하나의 창'의 관계입니다. 즉, 균형잡힌 인간은 하나의 창으로 인생을 본다는 의미인가요? 다른 번역본을 찾아보니 <문학동네, 김영하> 에서는 두 문장이 '어쨌든' 이라는 단어로, <새움, 이정서> 에서는 '결국'이라는  단어로 연결됩니다. 어쨌든과 결국은 다른 의미인 것 같은데요.

의문 2.
그리고 이 '균형잡힌 인간'이라는 것은 자신만의 주관과 가치가 분명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이해되는 데요. 그렇다면 자신의 주관과 가치라는 '하나의 창'으로 인생을 본다는 이야기인가요? 즉 닉 자신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인지?
아니면 개츠비 처럼 '자신만의 이상과 환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인생을 근사하게(문학동네에서는 이렇게 번역되어 있습니다) 바라본다는  의미인가요? 즉 하나의 창으로 인생을 보는 사람은 개츠비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인지?

의문 3.
번역본에 따라 하나의 창으로 인생을 바라보는 것을 '훨씬 더 잘 볼 수' (민음사), '훨씬 더 근사하게'(문학동네), '훨신 더 성공적으로' (새움) 이렇게 다르게 번역하는  데. 저는 그 의미들이 조금씩 다른 것 같아서요. 영어 텍스트에서는 and now I was going to bring back all such things into my life and become again that most limited of all specialists, the “well-rounded man.” This isn’t just an epigram — life is much more successfully looked at from a single window, after all. 처럼 'much more successfully looked'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오히려 하나의 창으로 보면 인생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의미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근사하게' 보이는 것과 '제대로' 보는 것은 다른 의미가 아닌지?

의문 4.
균형잡힌 인간은 어쩌면 포용적인 사람처럼 의미해석되기도 하는 데요 그렇다면 하나의 창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편협한 것은  아닌지?

의문 5.
하나의 창으로 인생을 보는 것을 어떤 독자는 계몽적인 의미로 해석하기도 하던데요. 즉 어떤 도덕적 주관을 가지고 인생을 바라보는 것으로... 이렇게 보는 것이 맞는지?


저는 책은 좋아하지만 독서에 필요한 소양이 부족하여 늘 고전을 읽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사실 다들 이 문장에 대해서는 다들 그렇게 의문을 갖지 않으시더라구요? 바쁘시겠지만 고견 부탁드립니다.

 
 
2017-11-04 0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05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쟈 2017-11-05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개츠비에서 해당 대목은 저도 다시 검토해보고 답변 드리겠습니다.~

2017-11-05 1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의속밖 2017-10-29  

안녕하세요, 로쟈 선생님.

현대철학 로드맵 강의를 듣고 싶은데요.

혹시 다음 강의 일정이 잡혔는지 궁금합니다.

 
 
로쟈 2017-10-29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겨레문화센터의 오전 강의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아직 잡힌 일정이 없습니다. 저녁 강의는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강독 강의를 이번 겨울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녜스캣 2017-10-23  

안녕하세요, 로쟈 선생님:)

저는 지금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을 읽고 있는 독자입니다. 읽던 중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나와서 이렇게 메일 드립니다.

55쪽부터 58쪽까지에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실재의 환각개념과 그에 대한 예시로써 자해자와 영화 『피아니스트』 등이 등장하는데요.

실재는 외상적이고 과잉적이다. 실재는 인간이 현실에 내린 닻을 잃어버리는 순간 출몰하기 시작하는 통제할 수 없는 환각의 모습으로 분출해 나온다. 이 두 가지 전제가 우선 있고요. 『피아니스트』에서 두 남녀의 성행위는 환상으로 비어져 나온 실재, 즉 이자벨 위페르의 SM적 성취향이 실현되는 순간이 아니라, 오히려 그 실재의 침입을 막기 위한 방어기제로써 기능한다는 것. 저는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이 피아니스트의 예보다 앞서 등장하는 가해자의 예에 이 도식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것을 여쭤보고 싶어요.

이보다 앞선 대목에서(51p) “현실 자체를 주장하기 위해서, 단언하기 위해서”, “뭔가 사는 것 같지 않고 현실이란 실감이 나지 않아서자해자들은 자해를 한다. “붉고 따뜻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느낌이 다시 살아나고 현실에 확고히 뿌리내린 기분이라는 것이다는 설명이 나옵니다만 뒤에서는 이에 대해 다시 해석해야 한다고 나옵니다. “자해자들이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내면서 진정 벗어나려는 것은 비현실의 느낌, 우리 생활 세계의 인공적인 가상성이 아니라 실재 그 자체 아닌가?”, “요컨대 신체 자해자들이 회피하고자 하는 것은 비현실성이 아니라 오히려 실재라는 것이다”.

외상적이고 과잉적인 실재와 그 실재의 환상이 곧 자해인지, 아니면 (피아니스트의 도식을 상기해 그것을 적용한다면) 그 실재의 환상에 대한 일종의 방어기제가 자해인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저는 아무래도 후자라고 생각하는데요. 만약 그렇다면 방어기제로써 자해를 작동시키는 실재의 환상은 자해자들 마다 개별적인 것이겠죠?

, 자해자들은 삶의 의욕을 잃은 자들, 가상성, 비현실성이 그들을 지배하는 상황에 놓인 자들입니다. 가상성, 비현실성으로 인해 삶의 의욕을 잃은 자들이라 해야 하겠네요. 그들은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그 도피의 방법으로써 자해를 행합니다. 문자 그대로 피를 봄으로써. 그렇지만 가상성이니 비현실성이니 하는 것은 사실 실재의 환각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실제로는, ‘실재 자체를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 되는 것 같습니다. 즉 면도칼로 환상을 그음으로써 그 환상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환상이고 실제로 면도칼이 긋는 것은 실재이다. 정도가 될런지요. 제가 위에서 말한 자해자들 마다 개별적인 것은, 자해자들로 하여금 삶의 의욕을 잃게 만든, 특정한 외상, 개인적 사건이 되는 것 같고요.

바쁘실 텐데 번거롭게 해드리는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또 제가 워낙 표현이 서툴고 거친 것도 염려되고요. 이제껏 선생님의 알라딘 서평만 읽다가 단행본은 처음 읽는 것인데 정말 좋네요. 날씨 추운데 몸조리 잘 하세요!

 
 
로쟈 2017-10-23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책을 열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변은 여러 일정상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이번주 안으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윤지영 2017-08-11  

선생님 안녕하세요~ 한여름밤 클래스 수강생 윤지영입니다~ 개인 사정으로 차주부터 함께 하지 못하게 되어 굉장히 죄송하고 아쉽습니다ㅠㅠ 다음번에 기회가 된다면 또 함께 하고 싶습니다
다름이 아니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1774년도 판 번역본을 찾아서 정보 공유차 메시지 남깁니다
클래식 보물창고 32
옮긴이 함미라
2015년 1월 30일 초판 1쇄 발행되었습니다
ISBN 978-89-6710-474-8 04850
입니다~

선생님 강의 너무 유익하고 그래서 모임 끝까지 함께 하고 싶은데 많이 아쉽습니다ㅠㅠ 몰랐던 많은 것들 알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로쟈 2017-08-11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한번확인해보겠습니다. 보통 2판번역본도 원저 출간년도를 1774년으로 표기하기에 내용을 봐야해서요. 만약 맞다면 후사하겠습니다. 제 책 가운데 한권드리는걸로.~

2017-08-11 1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1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7 2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08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송수현 2017-07-13  

로쟈 선생님, 전 작년 퇴근후 선생님 강의 종종 듣던 직장인 송수현이라고 합니다.(지인들 사이에서 로쟈빠로 불립니다.
지금도 이번 신간 러시아 문학강의 20세기를 읽던 참이었습니다.) 인천삼산도서관 '한여름밤의 세계문학'부터 푸른역사아카데미 '마이클센델' 강의를 쭉 듣고 '벌거벗은 철학자' 강의도 들었었습니다. 작년 심신이 한참 복잡스러울 때, 뭐에 좀 미쳐서 해볼까 했었는데 그 때마다 선생님 강의를 들었고, 대상도서를 치열하게 읽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저공비행도 매일 체크하고 있는데 이런 방명록이 있는줄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러시아문학기행과 이번 카프카문학기행도 꼭 가고 싶었는데, 일정이 여의치 않을 것 같습니다. 혹시 요즘 서울에서 강의하시는 곳 있으신지요? 저공비행을 자주 체크하더라도 정확한 확인을 위해 다시 여쭤봅니다
 
 
로쟈 2017-07-14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강의정보는 태그에서 ‘강의‘를 클릭하시면 얻으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강의를 제가 공지하고 있습니다. 아직 공지하지 않은건 8월일정인데 월요일저녁 푸른역사아카데미에서는 차라투스르라는 이렇게 말했다 강독을 4주간 진행합니다. 그리고 수요일저녁7시에는 개포도서관에서 5주간 세계문학 강의를진행합니다. 젊은베르테르의 슬픔, 적과 흑, 죄와 벌, 산시로, 무정 강의입니다. 참고하시길.~

송수현 2017-08-11 14: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혹시 죄와벌은 어떤 출판사 번역본을 추천하시는지요? 민음사보다 열린책들판이 좋다는 얘기가 있어서 고민됩니다

로쟈 2017-08-11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추천본은 을유문화사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