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공지다. 강좌라고는 하지만 정확하게는 문학기행 공지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의 제안에 따라 '로쟈 이현우와 떠나는 러시아문학기행'을 진행하게 되었다. 2017년 1월 3일부터 10일까지 6박8일의 일정인데, 관심 있는 분들은 공지를 참고하시기 바란다(http://www.hanter21.co.kr/jsp/huser2/educulture/educulture_view.jsp?&category=academyGate14&tolclass=0002&lessclass=&subj=F92185&gryear=2017&subjseq=0001&booking=&moptNo=). 




P.S. 문학기행 참가 신청자를 위한 사전 강의는 12월 29일 저녁에 진행될 예정이다. 문학기행이니 만큼 러시아문학 대표 작가들의 대표작들을 미리 읽어두는 게 좋겠는데, 거기에 가이드북 몇 권도 필독해둘 만하다. <로쟈의 러시아문학 강의>(현암사, 2014) 외에 이대식의 <줌 인 러시아>(삼성경제연구소, 2016), 이진숙의 <러시아 미술사>(민음사, 2007) 등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시아 작가 알렉세이 톨스토이의 대표작이 번역돼 나왔기에('대표작'이라고 하지만 나도 모르던 작품이다. 대학에서 알렉세이 톨스토이를 읽을 일은 거의 없었기에) 포스팅을 하려다, 우리가 잘 아는 톨스토이(레프 톨스토이)와 알렉세이 톨스토이를 혼동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는 듯싶어서 다시 구별해놓기로 한다. 러시아어 이름에서 '톨스토이'는 성이니 만큼 이 집안 사람들은 모두 '톨스토이'다.

 

 

이번에 <가린의 살인광선>(마마미소, 2016)이란 SF소설이 번역돼 나온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1883-1945)도 톨스토이 가문의 일원이고, <전쟁과 평화>의 작가 레프 톨스토이(1828-1910)와는 먼 친척뻘 된다. 매번 풀네임을 불러주는 건 번거롭기에(우리가 그렇다는 말이다) '톨스토이' 하면 레프 톨스토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면 되고, 알렉세이 톨스토이를 지칭할 때는 '알렉세이 톨스토이'라고 이름과 성을 같이 써주어야 한다.  

 

예전에 적은 대로, 알렉세이 톨스토이의 과학소설 내지 SF소설로 <아엘리타>가 번역돼 있지만 발췌본이어서 큰 의의를 두기 어려운데, 이번에 나온 <가린의 살인광선>은 완역본인지라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과학소설로서의 특성에 추리, 모험, 영웅, 유토피아의 요소까지 아울러 갖춘 작품으로 레이저 광선 발명의 동기 부여에 기여한 SF소설이다." 나보코프가 알렉세이 톨스토이의 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했다고. 

 

 

그런가 하면, 우리의 '톨스토이'(레프 톨스토이)도 번역본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문예출판사, 2016) 번역본이 한 종 추가되었는데, 이로써 최소 서너 종의 읽을 만한 번역본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봄에는 톨스토이의 종교론(기독교론)으로 <신의 나라는 네 안에 있다>(들녘, 2016)가 박홍규 교수의 번역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국내 최초 완역판'이라고 돼 있는데, (지금은 절판됐지만) 예전에 나왔던 책들은 발췌본이었던 건지 궁금하다(확인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참회록>,<신앙론>과 함께 톨스토이 후기 사상을 가늠하게 해주는 삼부작으로도 읽을 수 있다. <참회록>조차도 번역본이 희소해졌지만.

 

 

톨스토이의 인생관과 평화사상에 대해서는 이강은/김성일의 <인생교과서 톨스토이>(21세기북스, 2016)와 함께 이문영의 <톨스토이와 평화>(모시는사람들, 2016)가 좋은 가이드북이다. 그의 급전적인 비폭력, 무저항 사상에 대해서는 <국가는 폭력이다>(달팽이, 2008)에 수록된 글들을 참고할 수 있다. 1890년대부터 쓴 정치적 에세이 7편을 담고 있다...

 

16. 08. 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주의 고전'으로 표트르 크로포트킨의 <빵의 쟁취>를 고른다. 자서전과 <상호부조론>이 대표적인 저작인데, <빵의 쟁취>가 추가되었다. 그것도 올해 두 종이나. 애초에 불어판으로 나왔던 책인데, 이책에서 나온 건 이 불어 초판을 옮긴 것이고, 그보다 먼저 나온 행성B잎새판은 영어판을 대본으로 하고 있다.

 

"크로포트킨의 <상호부조론>이 그의 공동체주의 사상에 관한 차분한 설명이라면, <빵의 쟁취>는 적극적인 선동이다. 크로포트킨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꿈꾸는 이상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한다. 공공재를 오염시키고 사유화해 자신의 부를 축적시키는 자본가들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모든 사람이 좋은 교육을 받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터무니없는 착취와 불의가 없는, 모두가 좋은 삶을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 책은 형식적 대의민주주의와 극소수에게만 부가 집중되는 병든 자본주의에 분노와 무력감을 느끼는 지금의 세대에게 좋은 삶의 권리, 빵의 행방을 다시 묻고 있다."

문제의식에 있어서는 과거의 고전이 아니라 현재의 고전으로서도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하겠다.

 

 

언젠가 한번 언급한 것 같은데, 크로포트킨의 책은 여러 차례 표지갈이를 하거나 중복출판된 게 특징이다. 자서전만 하더라도 두 차례 표지와 제목이 바뀌어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지만 3가지 판본이 있다.

 

 

반면에 <상호부조론>은 <만물은 서로 돕는다>로 출간된 이래 두 종의 번역본 더 나와서 모두 세 종이다. 번역이 다르고 출판사도 다르다.

 

 

그밖에 선집으로 <아나키즘>(개신, 2009)과 격문으로 <청년에게 고함>(낮은산, 2014)까지가 우리말로 읽을 수 있는 크로포트킨이다. 졸라의 <제르미날>에서 "빵을 달라!"는 노동자들의 외침을 읽다 보니 생각이 나서 적었다. <빵의 쟁취>는 1892년 파리에서 처음 출간되었고, <제르미날>은 그보다 앞서 1885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16. 07. 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주의 발견'은 러시아 책이다. 러시아 인문학의 거장 레프 구밀료프의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새물결, 2016)가 출간된다. 좀 과장하자면 상상도 못한 일이다. 중앙아시아사의 최고 권위자로 알고 있는데, 이 분야의 책이 국내에 소개될 일이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찾아보니 영어판은 2009년에 케임브리지대학 출판부에서 나왔다). 부제는 '십자군과 칭기스칸, 유럽-중앙아시아와 이집트까지 지구사와 극미시사의 결합'인데, 홍보 문구 같다.  

 

 

구밀료프는 학문적 업적 이전에 출생 때문에라도 주목을 받을 법한 인물이다. 20세기 전반기의 걸출한 시인인 니콜라이 구밀료프와 안나 아흐마토바가 그의 부모이기 때문이다. 아래가 가족사진이다. 두 시인 부모 사이의 꼬마가 물론 레프 구밀료프다.

 

 

아버지 니콜라이 구밀료프는 1919년에 반혁명 혐의로 처형되었고, 이 때문에 아들은 1938-1956년까지 중앙아시아에서 수용소 생활을 해야 했다. 아들의 구명을 위해서 아흐마토바는 스탈린을 찬양하는 시도 여러 편 써야했다. 아래가 구밀료프와 아흐마토바의 사진이다. 1960년대 초의 모습.

 

 

그런데 한편으론 그런 수용소 생활이 중앙아시아사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어 나중에는 이 지역 역사 연구에 바탕을 둔 새로운 문명론으로 '범아시아주의'까지 제창하게 된다. 이런 정도가 내가 아는 상식이고, 실제로 그의 책을 읽어보진 못했다. 언젠가 러시아 TV 인문학자 열전에서 미하일 바흐친, 유리 로트만 등과 함께 소개되는 걸 기억할 따름이다. 작가 소개를 보니 2012년에는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 공식우표가 발행되었고, 카자흐스탄에는 그를 기념해 '구밀료프 유라시아 민족대학'이 설립되었다 한다. 아래가 그 우표다.

 

 

러시아어로 된 구밀료프를 찾아서 읽을 일은 없었을 테지만, 번역돼 나온다면 또 사정이 달라진다. 중앙아시아사를 다룬 국내서도 요즘은 드물지 않기 때문에 비교해서 읽어봐도 좋겠다.

 

 

아, 책은 러시아어본이 아니라 영어본 번역으로 보인다...

 

16. 07. 0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의 공지다. 엑스플렉스(X-Plex)의 제안에 따라 8-9월에 진행되는 '크리에티브 리딩' 강좌에 참여하게 되었다(https://www.xplex.org:49408/products/now/creative_reading/). 내가 맡은 건 '러시아문학 읽기'로 8월 31일과 9월 7일, 두 차례 진행된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1-2강. 미국문학 읽기- 민승기 (8월 3일, 10일)

 

3-4강. 영국문학 읽기- 최은주 (8월 17일, 24일)

 

5-6강. 러시아문학 읽기- 이현우 (8월 31일, 9월 7일)

 

러시아문학의 간판급 작가인 고골과 체호프의 대표 단편을 자세히 읽어보는 강의. 작품의 주제와 구성 등에 대해서 꼼꼼하게 살펴보고 그 의의를 음미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1) 고골, <외투>(문학동네)

 

 

2) 체호프,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문학동네)

 

 

7-8강. 한국문학 읽기- 윤이형 (9월 21일, 28일)

 

16. 07. 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