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전집판으로 나오고 있는 <전쟁과평화>(문학동네) 3권이 출간되었다. 분기에 한 권씩 나왔기에, 곧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는 뜻도 된다. 연말까지는 전4권이 완간될 예정.

 

 

 

오래전에 박형규 선생 번역의 범우사판으로 강의한 적이 있는데, 이번 문학동네판은 그 개역판이기도 하다. 들리는 바로는 민음사판 <전쟁과 평화>도 올해 나온다고 하니까 <안나 카레니나>에 이어서 <전쟁과 평화>도 '세계문학 대전'이 연초에 한바탕 벌어지겠다(정말?).

 

지난해말 <전쟁과 평화> 1권이 나왔을 때부터 계획한 일이긴 한데, 내년 2월에는 첫 러시아문학 강의로 <전쟁과 평화>에 대한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대작인지라 이런저런 사전준비도 필요한데, 관련 자료들도 보이는 대로 챙겨두어야 하고, 나폴레옹 전쟁에 관한 책들도 이 참에 더 읽어보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최근 뮤지컬 <나폴레옹> 때문에 오랫동안 품절 상태였던 막스 갈로의 <나폴레옹>도 다시 나왔군. '문제적 인간' 시리즈의 두툼한 평전으로 프랭크 매클린의 <나폴레옹>(교양인, 2016)도 이미 구해놓은 터이다. 강의라는 핑계가 없다면, 이 책들을 언제 읽겠는가.

 

 

 

세계문학과 러시아문학 강의를 오랫동안 해오면서 19세기와 20세기를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이 반복적으로 살펴보고 있는데, 내년에는 다시 19세기다. 19세기 이전과 20세기 이후 작가와 작품도 다루긴 하지만, 여전히 나의 전공 분야는 19세기 문학이라고 해야 할 듯. 그리고 19세기의 문을 여는 가장 중요한 사건이 18세기말의 프랑스대혁명과 그 이후에 진행된 나폴레옹의 혁명전쟁이다. 이에 대한 더 나은 인식을 내년 강의에서 얻을 수 있었으면 한다. 배움이 없다면 나이가 무슨 의미겠는가...

 

17. 0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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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포스팅한 대로, 올해는 러시아혁명 100주년이 되는 해이고, 관련서가 계속 나오고 있다(10월에 정점을 찍게 될까?). 최근에 나온 책 가운데서도 '러시아혁명'을 타이틀로 한 책으로는 최일붕의 <러시아혁명>(책갈피, 2017)과 알렉산더 라비노비치의 <1917년 러시아혁명>(책갈피, 2017)이 있다. 라비노비치의 책은 <혁명의 시간>(교양인, 2008)이 제목이 바뀌어 다시 나온 것이다. 


 

<레닌 평전>의 역자이기도 한 최일붕의 책은 레닌과 스탈린을 분리하는 데 역점을 둔다(대표적으로는 트로츠키의 견해다) . 

"이 책은 러시아 혁명을 둘러싼 숱한 혼란과 왜곡을 걷어 내려는 시도이자, 스탈린의 소련을 혁명 러시아와 엄격하게 구별해 21세기 혁명의 가능성을 되살리려는 노력이다. 또 러시아 혁명의 과정과 우여곡절을 간략하지만 깊이 있게 설명하며, 혁명을 이끈 레닌의 사상과 실천을 분석해 그 정수를 오늘날에 적용한다."


자연스레 스탈린에 대해서도 읽을 필요가 있는데, 때마침 올레그 흘레브뉴크의 평전 <스탈린>(삼인, 2017)이 출간되었다. 앞서 나온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의 <젊은 스탈린>(시공사, 2015)이나 로버트 서비스의 <스틸린>(교양인, 2010)이 영어권에서 나온 저작인데 반해서 이번에 나온 스탈린은 저명한 러시아학자의 책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스탈린 개인사와 스탈린 시대 사회사를 결합시킨 역작. 러시아의 역사학자 올레크 흘레브뉴크는 최근 러시아 사회에서 두드러지는 스탈린 옹호의 목소리를 우려하면서, <스탈린 : 독재자의 새로운 얼굴>에서 이 문제적 독재자의 74년 인생을 돌아보고 있다." 



영어판으로도 나와 있으며 한국어판은 이 영어판을 옮긴 것이다(앞부분을 읽었는데, 막힘이 없는 번역이다). 저자의 책으로는 <굴락(강제수용소)의 역사>와 <스탈린과 그의 이너서클> 등이 더 있고, 개인적은 바람으로는 둘다 소개되면 좋겠다...


17. 0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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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유명한 E.H. 카의 <러시아 혁명>(이데아, 2017)이 다시 번역돼 나왔다. '러시아혁명 100주년 독점계약 정식 한국어판'이란 소개와 함께. 뒤집어보면, 이전 번역본은 정식계약판이 아니었다는 얘기도 된다. 그러고 보니 나남판은 이미 절판된 상태다.  



카가 쓴 러시아혁명사 내지 소련사는 원래 4권 분량의 방대한 저작으로 <소비에트 러시아의 역사>란 제목을 갖고 있다. 그 축약판이 <러시아혁명: 레닌부터 스탈린까지, 1917-1929>이고 한국어판은 모두 이 축약본을 옮긴 것이다. 나남판이 240쪽 가량인데, 이번에 나온 이데아판이 300여쪽으로 늘어난 것은 아마도 해제 번역까지 포함해서인 듯싶다. 


내가 오래 전에 읽은 건 나남판이었는데, 아무래도 분량이 충분하지 못한 탓인지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다. 이번에 해제까지 포함해서 다시 읽게 되면 조금 다른 인상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러시아혁명사 관련서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책이어서다. 물론 카가 이 책을 쓴 1970년대 이후에 굉장히 많은 사건이 벌어졌고, 또 러시아혁명사만 하더라도 좋은 책이 다수 출간되었다는 점을 고려해야겠다. 



아무려나 이로써 러시아혁명 100주년 관련서 목록이 한 권 더 추가되었다. 카가 머리말에서 사의를 표하고 있는 알렉 노브의 책 <소련경제사>(창비, 1998)도 현재는 절판된 상태인데, 개정판으로 다시 나오거나 적어도 그에 상응하는 책이 새로 번역돼 나오면 좋겠다...


17. 0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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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주의 고전'을 고른다(생각해보니 그간에 너무 뜸했다). 러시아 작가 이반 부닌의 대표작 <아르세니예프의 생애>(문학동네, 2017)다. 이미 나왔던 책이지만 이번에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다시 나왔다. 강의에서도 좀더 폼나게 다룰 수 있겠다. 


 

"1933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자 톨스토이, 악사코프, 고리키의 자전적 3부작과 비견되는 저자의 대표작이다.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로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 명멸하는 기억의 편린들을 과장 없이 그려낸 이 작품은 특별한 사건이나 갈등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전통적 의미의 소설이라기보다는, 과거와 현재를 끊임없이 넘나들며 삶과 사랑, 죽음과 존재에 대해 고찰하는 한 편의 철학적·미학적 에세이에 가깝다. 저자는 쉰 살이 되던 1920년에 ‘내 삶에 대한 책’의 집필을 구상하고 1927년 본격적인 집필에 착수, 1933년에야 완성되어 최초의 완전한 판본이 출간되었다. 서정적이며 시적인 필치와 투명하고 생생한 자연 묘사, 인생의 보편적 요소에 대한 통찰이 잘 어우러진, 저자의 작품세계가 집약된 대표작으로 꼽힌다."

알려진 대로 부닌의 러시아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다. 하지만 러시아혁명에 반대해 1918년에 망명한 터라 소련에서는 터부시된 작가이기도 하다. 부닌의 작품으론 단편집 <어두운 가로수 길>, <마을>, <수호돌> 등의 작품이 유명하고 한국어로도 번역됐었다(지금은 대개 절판된 상태). 그래도 <아르세니예프의 생애>를 대표작으로 다룰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럽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비교되기도 하는 이 작품은 한편으론 '예술가 소설'로서 후배 작가 나보코프의 <재능>과도 비교될 만하다. 


 

내년쯤에 러시아 모더니즘 문학에 대한 강의도 진행해보려고 하는데(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까지도 고려해봐야겠다), <20세기 러시아문학 강의>의 '서플먼트' 정도로 꾸려질 수 있겠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온 작품으로는 베네딕트 예로페예프의 <모스크바발 페투슈키행 열차>(을유문화사, 2010)와 유리 트리포노프의 <노인>(을유문화사, 2017) 등도 포함하면 좋겠다. 물론 더 좋은 건 그 사이에 몇 작품이 더 번역돼 나오는 것이다...


17. 07. 15.

 

 

 

P.S. 소위 '예술가 소설'로서 <아르셰니예프의 생애><재능>과 비교할 수 있는 작품으론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와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를 더 꼽을 수 있다. 두 작품은 <20세기 러시아문학 강의>에서 다루고 있는데, <닥터 지바고>의 새 번역판이 아직 나오지 않은 게 아쉽다. 러시아혁명 100주년인 올해에 책이 나오면 좋겠다 싶었는데, 사정을 알아보니 그냥 공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내가 책에서 인용한 열린책들판은 현재 절판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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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끝나고 귀가길에 속이 메슥거려서 집에 들어오자 마자 동네 가게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다 먹었다. 생각해보면 유지방이 속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될 거 같지 않는데, 실제로 그랬다. 아무래도 낮에 아이스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 듯하다. 아무려나 불편한 느낌으로 시사 팟캐스트를 듣다가 '이주의 발견'을 적는다. 최진석의 <민중과 그로테스크의 문화정치학>(그린비, 2017)이다. 제목보다는 부제가 책의 내용을 가늠하게 해주는데, '미하일 바흐친과 생성의 사유'가 부제다. 곧 오랜만에 나온 바흐친 연구서다. 저자의 박사학위논문을 다듬고 보완한 책이다.  



러시아문학 전공자의 바흐친 연구서로는 이강은의 <미하일 바흐친과 폴리포니아>(역락, 2011)와 이득재의 <바흐찐 읽기>(문화과학사, 2004) 등이 있었다(기타 영문학 전공자의 책들이 좀 있다). 이게 얼마나 오랜만에 나온 것인지 알 수 있다. 1990년대 영미는 물론 한국 인문학계도 강타했던 '바흐친 르네상스'를 회고해보건대 격세지감이 없지 않다. 



가령 바흐친의 주저에 해당하는 <프랑수아 라블레의 작품과 중세 및 르네상스 민중문화>(아카넷, 2001)와 <말의 미학>(길, 2006), <도스또예프스끼 시학의 제문제>(중앙대출판부, 2011) 등이 모두 절판된 상태다. 또 바흐친의 주요한 소설론을 모은 <장편소설과 민중언어>(창비, 1998)까지도 절판된 지 오래 됐다. 이런 현황이 놀라워서 무슨 '담합'이라도 있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었을 정도다. 


이번에 나온 <민중과 그로테스크의 문화정치학>은 바흐친 사상의 여러 쟁점에 대해 상세하게 검토하고 있는 묵직한 저작이다. 바흐친뿐 아니라 바흐친 사상의 안팎을 폭녋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때문에 연구서는 그 자체로 일독해볼 만하지만, 바라건대는 바흐친의 문학론과 소설론도 재출간돼 연구서만 읽게 되는 무안함을 덜어주었으면 싶다.  



참고로,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리클린의 <해체와 파괴>(그린비, 2009), 그렉 램버트의 <누가 들뢰즈와 가타리를 두려워하는가?>(자음과모음, 2013)을 옮겼고, <러시아 문화사 강의>(그린비, 2011)를 공역했다...


17. 0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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