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 고백록>(을유문화사)이란 정체불명의 책이 나와서 지난주에 구입했는데, 알고보니 도스토예프스키의 <작가일기> 일부와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합본해놓은 것이다.

거기에 편역자의 길지 않은 해설이 붙여졌는데, 차라리 <작가일기>에서 아직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부분을 소개했더라면 훨씬 좋았겠다. 초역이라고 하지만 새로 번역소개한 <작가일기>는 77쪽 분량이다.

<작가일기>는 러시아어 전집에서 두권 정도 분량으로 전체를 번역하면 얼추 1000쪽은 될 것 같다(현재 나와있는 건 지만지판의 얇은 선집. 예전에 벽호에서 나온 조금 두툼한 <작가의 일기>는 절판되었다).영어판으론 두 권짜리 완역본이 나와 있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번역본이 10종 이상 나와 있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다면 재번역의 의의를 찾기 어렵다. 올초에도 작가와비평사판이 추가된 상태다.

덧붙여, 을유문화사에서는 세계문학전집판에서 작가명을 ‘도스토예프스키‘라고 표기하고 단행본에서는 다시 ‘도스토옙스키‘로 표기했다. 보통은 출판사마다 원칙을 정해서 외국어 표기를 통일하는데 이 경우는 책마다 다른 것인지 궁금하다. 그때그때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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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대이동에서 열외인지라 연휴 첫날은 말 그대로 휴일로 보내고 있다. 오후 두 시간 동안 강의자료를 수합한 것 말고는 쉬고 자고 북플. 오랜만에 ‘슬라비카 총서‘의 목록이 추가되었기에 ‘이주의 발견‘으로 적어둔다(북플로는 태그를 달지 못하기에 이런 분류가 의미 없지만). <아방가르드 프런티어>(그린비).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다양한 예술적 실험과 모험을 재조명한 책으로 부제는 ‘러시아와 서구의 만남, 1910-1930‘이다. 아방가르드란 말 자체의 원산지는 프랑스이지만 가장 강력한 아방가르드 운동의 본산지는 러시아다. 그건 물론 러시아혁명의 사전, 사후 효과다. 역사적 아방가르드를 다룬 모든 책이 러시아의 이 전위적 예술운동을 참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

러시아 아방가르드를 다룬 책은 몇종 되는데 절판된 책을 제외하고 <아방가르드 프런티어>와 비슷한 편제의 책으로는 <러시아어 문화와 아방가르드>(예림기획)를 꼽을 수 있다. 1980년대 말에 <러시아 모더니즘>(열린책들)이라고 나왔던 책으로 원제도 ‘러시아 모더니즘‘이다. 슬라비카 총서의 <러시아 문화사 강의>에도 분야별로 모더니즘과 아방가르드 운동에 대한 설명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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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기행을 몇 차례 진행하다 보니 ‘기행‘ 류의 책에도 눈길이 간다. 그래서 더 자주 눈에 띄는지도 모르겠는데 최근에 나온 책으로는 이정식 서울문화사 대표의 <시베리아 문학기행>(서울문화사)과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기행>(창비)이 있다. <중국 인문기행 >은 재작년에 나온 1권에 뒤이은 2권이다.

<시베리아 문학기행>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문학적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고스란히 담은 여행에세이˝다. 러시아 문호들의 흔적과 함께 이광수의 소설 <유정>의 배경도 더듬어본다. 시베리아 문학기행을 나도 가볼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책을 통해서 ‘앉아서 하는 문학기행‘의 호사는 누려볼 수 있겠다.

<중국 인문기행> 역시 중국에 50차례 이상 드나든 저자가 ˝중국의 인문유산에 시와 술과 차 이야기를 곁들여 펴낸 기행서˝다. 안 그래도 중국문학기행에 대한 요청도 없지 않아서 어떤 루트가 가능한지 조사해보는 게 숙제였는데 두 권의 <중국 인문기행>이 좋은 참고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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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계의 모차르트‘라고도 불린다는 러시아 심리학자 레프 비고츠키는 발달심리학과 교육심리학의 대가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교육학계에서 많이들 읽고 공부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나로선 주저인 <생각과 말>(<사고와 언어>로도 번역되었다)도 읽어보지 않은 터라 몇 마디 덧붙이기 어렵다(나의 관심은 바흐친과의 관계에 한정됐었다).

그런 차에 <비고츠키 예술심리학>(연극과인간)이 번역돼 나와 놀랐다.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기에. 혼자서 며칠 관망하고 있다가 어제 주문해서 아마도 오늘 책을 받게 될 둣하다(같이 주문한 영어본은 한달쯤 뒤에나 배송된다). 목차를 보니 부닌의 작품론과 함께 햄릿론도 들어 있다. 그 정도면 비고츠키의 관점뿐 아니라 역량도 가늠해볼 수 있을 터이다. 추가적인 구입은 상황을 봐서 결정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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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학을 강의하면서 작가들 외에 내가 가장 많이 들먹이는 이름이 근대 러시아의 건설자 표트르 대제다. 그를 빼놓으면 근대 러시아사는 물론 한 세기 뒤에 만개하는 러시아문학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 표트르 대제와 그의 시대를 다룬 책을 다수 소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주에 그 목록이 하나 늘었다(원서를 포함하면 둘이다). 번역서 가운데서는 가장 두툼한 평전이 소개됐기에. 린지 휴스의 <표트르 대제>(모노그래프)가 그것인데 이 분야의 한정된 독자를 고려하면 역자와 출판사의 노고를 평가할 수밖에 없다. 한정된 독자라지만 혹여 러시아여행을 계획하는 분이라면 페테르부르크 건설자이자 청동기마상의 주인공, 표트르 대제의 평전 정도는 필독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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