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회사로 책주문.
BBC 에 환장하는 나는 BBC구하기.를 샘터책방에서 보자마자, '다음번에 살책 1호'로 올려 놓았었다
만델라 할아버지 자서전. 계속 계속 밀리던 주문. 뭐랄까, 알라딘 안녕- 하는 마음으로 드디어 주문
나카노네 고만물상은 살 생각은 없고 볼 생각만 있던중, 나같은 사람을 위해 요시다 슈이치의 '캐러맬 팝콘'을 사니, 끼워준다( 심지어 천원쿠폰도) 그리고 미야베월드, '마술은 속삭인다. 의외로, 바로 읽을 맘은 안든다. 뭐, 글자. 자체가 보기 싫은 요즘이긴하다. 그간의 독서가 도피성.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왜냐면, 지금 읽는 책들은 죄다 도피성.이니깐.

요시다 슈이치의 '캐러맬 팝콘'을 지하철타고 오는 퇴근길에 펼쳐들었다.



화벨도 안맞고 괴상하게 나온 사진.이긴 하지만, 실제로 보면 살짝 감동스러울 정도로 예쁜 책이다.



껍데기를 벗기고 나서도 아리따운 자태.를 자랑한다.
근래 보기드문 예쁜 책.

그 감동은  

"왜 이리도 불쾌한 느낌이 들 정도로, 나오즈미는 여자방에 잘 어울리는 걸까."
라는 첫문장부터, 눈쌀 찌푸려짐.
그 눈쌀 펴지기도 전에
"방을 휘젓고 다니며 한창 개구쟁이 짓을 하는 쇼타를, 머리를 헝클어뜨린 채 뒤쫓는 마이코의 모습이 떠올랐다."

뭐랄까, 요시다 슈이치.의 신작이라고 하는데,
차마, 글로는 다 옮겨적을 수 없는 유치하고 풋풋한(그러니깐 아마추어적인) 글 은 뭐란 말인가.
글로 옮겨 적을 수 있는 괴상한 번역과 그에 버금가는 비린내나는 글이라니.
아. 

무튼, 표지의 감동만을 안고, 집에 와서 책장의 책들을 둘러본다.



문학동네의 '모방범' 시리즈. 책장을 다채롭게 해주는 묵직한 책이다. 표지컨셉도 중후하면서 강렬한 색상도 맘에 꼭 든다.



뭐니뭐니 해도 내 책장에서 가장 빛을 발하고, 가지고 다닐때도 가장 맘에 들며, 열린책들 특유의 책 안의 모습도 빽빽하니 아리따운 (빽빽함=아리따움, 헐렁함= 출판사의 비열하고 치졸하고 더러운 상술) 맘에 쏙 든다. 아, E.M.포스터. 도 좋다. 하.하. 내용과 표지와 제목(원제와 번역제목) 이 잘 어울러진 시리즈.



역시 겉모습.만으로도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열린책들의 체호프선집.
실제로 보면, 모든 '문고판'이 지향해야 할 훌륭한 책.이라고나 할까. 안의 정감가는 재생지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역시나 기본.은 해주는 열린책들의 표지들.
책의 페이지수가 적더라도 언제나 안심하고 고르는 출판사.이다
올해부터 나오는 문고판 시리즈도 좋아한다.



요샛말로 완소책들 열화당.의 책들. 사진 찍다보니 빠졌는데, 이번에 나온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영혼의 시선도 멋지다. 한정판으로 나온 배병우교수님의 사진집.도 보물중 하나.

열화당의 책은 비닐 포장되어 오는데,
그 비닐을 뜯는 순간부터, 고상한 책을 만나고, 그 책 안의 세상에 빠져들고, 자연스레 너덜너덜 세월이 내려앉는 지금 이순간까지도  우아함.을 잃지 않고, 그 매력을 더한다.



원서표지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는 많지만, 원서와 비등하게 멋진 책은 별로 없는데,
'통역사'는 그 찐한 색이 맘에 썩 든다.



한 열일곱번쯤 이야기했던 미모로운 수키김의 얼굴이 가득 있는 원서뒷표지.


표지만 봐도 너무나 보배로운 히라노 게이치로.의 '장송' 엄청난 두께의 눈부신 책들.
작년 이맘때 샀을까나? 한페이지도 안 읽고, 표지감상만 해주시고 계신다.



뭐, 챈들러 선집.이라는데서 점수 따고 들어갈래나?
북하우스.의 챈들러선집도 꽤 괜찮다.



표지촉감이 독특한 빈티지의 챈들러선집.
하지만 내가 젤루 좋아하는 챈들러 선집은


후더닛.에서 산 나보다 나이 많은 64년도에 나온 챈들러 선집. 저 파란색.이라니
저 고상한 금박.이라니



열라 두껍고 글씨만 있는 주제에 표지는 열라 예쁘다.
가격만 보고 미루고 미루다 보관함의 열페이지. 뒤쯤으로 밀렸더랬는데,
실물을 봤더라면 당장 샀을 녀석들

표지. 하니 꼭 사진 올리고 싶은 펭귄에서 나온.
그래, 펭귄. 펭귄.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펭귄출판사에서 롤리타 50주년으로 나온
그 책! 이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다. 뭐랄까나. 어디 잘 뒀다.는것만 기억나고, '어디' 인지는 기억 안 나는
난감한 상황. 한시간여를 뒤지다가 포기. 언제 어디선가 지 나오고 싶을때 나오겠지.

대신에, 지난번에 갑자기 보고싶어져서 환장직전까지 가면서 마구 찾아헤매이던
빔 벤더스의 'ONCE'가 튀어나왔다. -_-a







Once

I walked all the way from Salzburg to Venice,
across the Alps.
For days I didn't meet a soul.
I took only a few pictures.
When you're walking steadily
it is annoying to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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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11-15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안녕하는 마음이라니요. 적립금 탈탈 털어서 사시고, 어디 가시려구요?
책 사진 예뻐서 감탄하면서 보고 있는데...

mannerist 2006-11-15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먹었수?

마늘빵 2006-11-15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겉모습이 중요해요. 네. ㅋㅋ

LAYLA 2006-11-16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델라 자서전 엄청 두껍군요 윽

Apple 2006-11-16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의 겉모습은 무척 따지는 편...^^;;
사실 표지에서 100%정도 호감을 가진다는 짓도 저에게는 가능한 일...=_=

paviana 2006-11-16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근 겉모습 중요하죠.ㅎㅎ
빡빡한 아리따움이라니, 표현도 어쩜 이리 제맘같은지,
하이드님 안계신 며칠 너무 심심했어요.
우리 지난 며칠동안의 알라딘에 대해 자근자근 씹어보도록 해요.

marine 2006-11-16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게 찍은 사진들, 부럽네요 여전히 디카 초점 맞추기도 힘들어서...^^

balmas 2006-11-16 0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오오오오!!!!!!!!!!
표지만 보니까 다 사고 싶습니다요~~
큰일났네, 큰일났네, 큰일났네 ~~
프랑스까지 권당 배송비가 얼마더라???

그린브라운 2006-11-16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책장에 꽂힌 자태를 감상하기위해서라도 사야할 책들이 가득 보이는 군요...^^;; 오랫만에 뵈어서 기쁘네요

Mephistopheles 2006-11-16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중위의 여자는 옛날 옛날 책으로 집에 있는데...
표지가 무슨 7,80년대 영화 포스터 같던데...ㅋㅋ

비로그인 2006-11-16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린책들에서 나온 모리스, 전망좋은 방 등은 자간이 너무 빽빽해서 읽기에 힘들었어요. 저만 그런 건지 모르겠어요.

DJ뽀스 2006-11-16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정말 다 아름다운 책들입니다. 블루마린님 콜렉션이 정말 부럽네요 ^^:
알라딘에서 추천받을 책을 도서관에 가서 실물로 보고 책 디자인이나 편집, 글자체등 때문에 외면해 버릴 때가 있어요. 책도 인물이 중요하다는 거!! 오늘도 구경 잘하고 갑니다.

BRINY 2006-11-16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고 싶어요!!!

닉네임을뭐라하지 2006-11-16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잘봤습니다!
보기만 해도 막막 그렇네요- ㅎㅎ

마태우스 2006-11-16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 책이 정말 많군요 글고보니 요즘 그게 대세인 듯...

비로그인 2006-11-16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기만 해두 제 배가 다 불러옵니다

컬렉션- 부러워요~

날개 2006-11-16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책도 책이지만... 사진 정말 이쁘게 잘 찍으신다..........! 마구마구 탐이나게스리...^^

알맹이 2006-11-16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When you're walking steadily
it is annoying to stop
멋진 말이네요 :)

반딧불,, 2006-11-17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여전한 솜씨.
참으로 어여쁜 표지들,사진들입니다.
 


"하밀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왜 매일 웃고 있어요?"
"나에게 좋은 기억력을 주신 하느님께 매일 감사하느라고 그러지. 모모야."
 내 이름은 모하메드이지만, 사람들은 나를 어린애 취급해서 항상 모모라고 불렀다.
"육십 년 전쯤. 내가 젊었던 시절에 말이야, 한 처녀를 만났단다. 우리는 서로 사랑했지.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이사를 가버리는 바람에 여덟 달 만에 끝장이 났어. 그런데
육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일이 생생하게 기억나거든. 그때 나는 그 처녀에게 평생 잊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어. 그래서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단다. 사실, 가끔씩
걱정이 됐지. 살아가야 할 날이 너무 많았고, 더구나 기억을 지워버리는 지우개는 하느님이 가지고
계시니, 보잘것없는 인간인 내가 어떻게 장담할 수 있었겠니? 그런데 이제 안심이구나. 나는 죽을 때까지
자밀라를 잊지 않을 수 있을 거야.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에밀 아자르 '자기앞의 생' 中

--------

아, 평생 잊지 않을께. 하고 약속하고, 정말로 평생 잊지 않는거.
연인이건, 한 때의 사랑이건, 추억의 장소이건... 아름답다. 세상은 매일 웃으며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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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10-25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을 타는 듯한 느낌을 주는 페이퍼. ^^

하이드 2006-10-26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4계절, 24시간때를 다 탄다우.
무튼, 평생 잊지 않을꺼야. 라고 말하면, 지금 당장 끝나도( 혹은 이전에 이미 끝난 거였어도) 그걸로 의미 있는거. 그렇게 생각해요.
 
 전출처 : 보르헤스 > jazz standards를 통해 풀어보는 사랑의 단상(part1)

 

이 Paper는 얼마 전 퍼니핑크님과 주고 받았던 리플이 그 시금석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재즈를 공시적, 통시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나의 일천한 지식이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절대 무리인 듯 싶고,

아주 좁은 범위의 경험에만 한정한다면 “아마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분명 낙서 수준의 글이 될 것임에는 분명한 일지만...


사랑에 대한 담론을 주제로 삼되, 텍스트는 롤랑 바르트(Rorand Barthes)의 <사랑의 단상:Fragment d'un discours amoureux>만을 참조하는 바이다.


황홀(RAVISSEMENT)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최면이다. 나는 한 이미지에 매혹된다.

마치 소크라테스에 의해 메논이 그랬던 것처럼 처음에는 흔들리고, 충전되고, 얼떨떨해지고, 뒤집히고, 마비된다. (키르허)


누군가 사랑하기로 결심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우리는 놀라게 된다.

 마치 카탈로니아 총독의 궁전에서 플로리다를 만난 아마두르가 “그녀를 오랫동안 쳐다본 후, 마침내 그녀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던 것처럼.” 뭐라고요? 나는 내가 미치광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심의하고 결정해야 한단 말인가요(그렇다면 사랑은 내가 원하는 그 광기인가요?)


추천하는 Jazz Standards




Fever: 페기 리(Peggy lee)에 의해 1958년에 처음 취입된 곡으로  데이븐 포트에 의해 작사된 가사가 너무나도 재미있다. 가사의 한 부분을 발췌해서 실어보면


Everybody's got the fever, that is something you all know

모든 사람은 누구나 한번씩은 열병에 걸리지


Fever isn't such a new thing, fever started long ago.

열병은 새로운 것은 아니야, 열병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지.


Romeo loved Juliet, Juliet she felt the same

로미오가 줄리엣을 사랑했을 때, 줄리엣은 그 열병이란 것을 앓았지


When he put his arms around her, he said "Julie baby you're my flame

로미오가 그녀를 안았을 때, 그는 “줄리엣, 당신은 나의 열정적인 사랑”이라고 말했다네.


최근엔 Michael Buble에 의해 다시 불리워지긴 했지만(Michael Buble/WEA), 그의 느끼한 음색을 무지 싫어하는 나로서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진 않은 음반이다. 차라리 다이아나 로스의 Lady Sing The Blues를 한 번 들어보시길...


예속(DEPENDANCE)


사랑의 예속 관계란 역학은 아무 근거도 없는 하찮은 것을 요구한다. 왜냐하면 순수 상태에서의 예속이란 지극히 가소로운 상황에서 터트려져야 하며, 또 소심증으로 고백하기 어려운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화를 기다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투박한 예속이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I Don't Know Why (I just do)


프랭크 시나트라가 부름으로써 비로소 Jazz Standards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된 스윙감이 찰찰 넘치는 매력적인 곡이다. ‘당신을 사랑하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고, 내가 왜 이러는지도 알 수 없다.’라는 사랑에 빠진 귀여운 철부지 소녀의 고백과도 같은 가사가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음반으로는 역시 시나트라의 중후하고도 호소력있는 목소리가 매력인 “The Voice" 음반!

차선이라면 Nat king cole의 베스트 음반이랄까...


광인(FOU)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 미쳤거나 미쳐가고 있다는 생각에 자주 사로잡힌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미친 사람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광인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나는 다만 초라한, 불완전한, 은유적인 광기만을 가질 권리가 있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Crazy she calls me



100년에 이르는 재즈사에서 사랑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아티스트들이 누가 있을까?

 

우선 빌리 할리데이를 빼놓을 수 없겠고, (바람을 피우고는 뻔뻔스레 변명을 늘어놓는 남편 지미 몬로에게 Don't explain이라는 멋진 명곡을 선사한) 순애보로 잘 알려진 클리포드 브라운(임신한 아내를 보기위해 무리하여 빗길을 운전하다, 절벽에 추락해 사망한),그리고 비장의 무기인 Mute Trumpet으로 수많은 여성의 애간장을 무참하게 녹여버린 쳇 베이커를 들 수 있겠다.

 

이 세 사람 모두 이 곡을 부르거나 혹은 연주했으니까 취향에 맞게 아무나 한 명 골라서 들어보면 ‘당신이 사랑에 빠져 미쳐있다.’라는 사실이 그다지 부끄럽게 여겨지지는 않을 듯하다. 정말 사랑에 빠져 미치는 것은 어찌 보면 매 계절마다 스쳐지나가는 독감과도 같은 것이니까 말이다.

 

나의 첫번째 선택으로 쳇 베이커의 Baker's Holiday 를 선정한 이유는 쳇 베이커가 빌리데이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취입한 음반이라서 더 애정이 간다라는 단순하기 그지 없는 이유로..


난 널 사랑해(JE-T-AIME)


수없이 말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난 널 사랑해”는 사전 밖에 있다.

그것은 그 정의가 명칭을 초과할 수 없는 그런 말이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Love Letters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항상 영화 Blue Velvet이 떠오른다. 블루벨벳은 <무방비 도시 open city>와 <전화의 저편 Paisan>으로 일약 네오리얼리즘 거장으로 떠오른 로베르토 로셀리니와 당대 최고의 탑스타였던 잉그리드 버그만(그녀는 당시 아이를 둔 유부녀였다)과의 광풍과도 같았던 열정의 결과로 태어난 “미녀” 이사벨라 로셀리니의 고혹적 매력이 잘 드러난 영화로 Love Letters는 블루벨벳에 실린 OST중 한 곡이었다.


가사를 잠시 살펴보면


Love letters straight from your heart

Keep us so near while apart

I'm not alone in the night

when I can have all the love you write


당신의 마음으로부터 나에게 바로 배달되어온 사랑의 편지는

비록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당신을 가깝게 느끼게 해준답니다.

편지에 쓰인 당신의 사랑을 느낄 때

전 한 밤에도 더 이상 고독하지 않답니다.


I memorize ev'ry line

I kiss the name that you sign

and darling

then I read again night from the start

love letters straight from your heart


난 편지에 쓰인 모든 문장들을 다 외우고

당신이 사인해 놓은 그 이름에 입을 맞춥니다.

그리고 내 사랑

나는 다시 처음부터 그 편지를 다시 읽기 시작해요

당신의 마음으로부터 바로 배달되어온 그 사랑의 편지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연애편지 한 번 써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분명 그 사람의 사랑은 무언가가 비틀어지고 상실되어 있을 것이다. 난 그렇게 확신하는 바이다.


충족(COMBLEMENT)


... 그리하여 마침내 “욕망이 엿보게 했던 가능성을 쾌락이 초월하는 그런 상태를 알게 된다.” 그것은 기적이다. 모든 만족감을 뒤로 한 채, 과음이나 포식도 하지 않은 채 나는 포만의 한계를 넘어서서, 역겨움, 구역질, 취기 대신에 일치(coincidence)를 발견하게 된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Fly Me To The Moon


바트 호와트에 의해 1954년에 의해 처음 작곡될 당시에는 <in other words>라는 다소 생뚱맞은 곡목으로 인해 그리 큰 빛을 발하진 못했던 곡이었다. 하지만 조 하넬이 지금의 곡명으로 제목을 바꿔단 이후 이 곡은 재즈 스탠더드의 불멸의 명곡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너무나도 많은 뮤지션들이 이 곡을 다투어 부름으로써 또 그 만큼의 좋은 버전들이 무수히 많이 있다. 기억나는 명 버전으로는 줄리 런던, 치에 아야도, 사라 본, 다이아나 크롤 등등.. (그러고 보니 다들 여성 보컬들 곡뿐이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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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보르헤스 > jazz standards를 통해 풀어보는 사랑의 단상(part2)

 

외설스러움(OBSCENE)


내 사랑은 “창녀들의 요란한 웃음소리를 들으며... 자신을 음란하고도 벌거벗은 제물로 만드는 황홀감에 사로잡혀 장엄하고도 악취 풍기는 사정(射精)의 끔찍한 소리를 지르며 전율하는 놀라운 감수성의 성적 기관이다.(조르쥬 바타이유)


추천하는 Jazz Standards




I've Got you under your skin


재즈의 어원이 jive와 ass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단어로 여자의 성기를 의미한다는 설이 있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접어두고서라도 이 곡만큼 외설스러운 곡이 있을까 싶다.

있다면 나에게 살짝궁 귀띔해 주시길...


추천하는 음반으로는 Diana Krall의 와 Stan getz quartets의 동명의 음반.

개인적으로 남성분들은 반드시 Diana Krall의 음반을 선택하시길. 그녀의 멋진 외모는 이 곡을 더할 나이 없이 황홀하게 만든다는 점을 반드시 참조하시길 바라며...

여성분들은 당연히 스탄 겟츠의 음반을 흐흐 녹습니다 마구


깨어남(REVEIL)


서글픈 깨어남, 마음이 찢어지는 듯한(다정함으로) 깨어남, 텅 빈 깨어남, 순진한 깨어남, 까닭 모를 불안한 깨어남(“그러자 갑자기 그의 불행이 생각 속에서 명백해 졌다. 사람은 고통으로는 죽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이 순간에 벌써 죽어 있었을 것이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Falling in love with love


열풍과도 같았던 사랑의 시기가 지나게 되면, 우리는 다시 본질을 탐구하게 된다. 내가 사랑한 것이 그/그녀 였는지 아니면 사랑 그 자체를 갈구한 것에 지나지 않았는지를 말이다.

이 곡의 가사처럼

사랑을 사랑하는 것은 자기를 속이는 일이요 어리석은 자의 놀음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순간의 쾌락을 위해서 혹은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어서 사랑의 감정을 잠시 빌려온 것이라면 이제 그 사랑을 서서히 잃어가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지도 모르겠지.


추천하는 음반은 Heren Merrill과 Clifford Brown의 멋진 협연이 돋보이는 을 최고의 선택으로 꼽을 수 있다. 차선으로는 Sarah vaughan의 를 연주 음반으로는 Hank Mobley가 발군의 실력을 과시한 동명의 음반을 들 수 있겠다. Bill evans의 연주 또한 상당히 매력적이고 기교 또한 흠잡을데 없지만, 그의 음악은 너무 청량하다고나 할까 왠지 이 곡에는 어울리지 않는 듯 해서 PASS! 


질투(JALOUSIE)


질투하는 사람으로 나는 네 번 괴로워한다. 질투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며, 질투한다는 사실에 대해 자신을 비난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며, 내 질투가 그 사람을 아프게 할까 봐 괴로워하며, 통속적인 것의 노예가 된 자신에 대해 괴로워한다. 나는 자신이 배타적인, 공격적인, 미치광이 같은, 상투적인 사람이라는 데 대해 괴로워하는 것이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My Foolish Heart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의 <위험한 열정, 질투>라는 책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파괴할 정도로 극단적인 질투를 오셀로 증후군이라 부른다. 세익스피어의 4대비극중 하나인 오셀로에서 따온 이 병명은 전체 살인 사건의 13퍼센트가 배우자 살해이며, 그 주된 원인이 질투에 있다는 것을 주목하면서 더욱 알려졌다. 지나친 질투는 대단히 파괴적이고, 비극적이지만 적절한 질투는 헌신적 관계의 특징이라는 점을 이 진화심리학자는 질투라는 감정을 통해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추천하는 음반으로는 Bill Evans trio의 가 최고의 선택이다. 재즈계의 쇼팽이라 불리는 빌 에반스의 명징하고도 청량한 피아노 터치, 드럼의 폴 모션, 비운의 천재 베이시스트였던 스콧 라파로! 이 세 명이 빚어내는 interplay는 과히 피아노 트리오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보컬 곡으로는 얼마 전 소개했던 Carol Sloane! 농후하면서도 밀도 높은 그녀의 목소리는 여성재즈보컬이 재즈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언쟁(SCENE)과 마귀(DEMON)


나는 내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이미지들(질투, 버려짐, 수치심)을 연신 떠올리면서 스스로를 자해하려 하며, 천국으로부터 추방하려 한다. 이렇게 하여 열려진 상처를, 다를 상처가 내도하여 그것을 잊어버리게 할 때까지 다른 이미지들로 양분을 주고 부양한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Love me or Leave me


I want your love

don't want to borrow

to have it, today

give it back, tomorrow

your love is my love

there's no love for nobody else


나는 당신의 사랑을 원해요

하지만 애걸하는 사랑은 싫어요.

오늘은 갖고 놀다가

내일은 돌려주는 사랑 따윈 싫어요.

당신의 사랑은 나의 사랑

다른 누구의 사랑도 아니에요


love me or leave me

let me be lonely


날 사랑하든지 아님 떠나세요.

나를 혼자 있게 두세요.


추천하는 음반으로는 역시 사랑하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사람. 바로 빌리 할리데이다. 그녀의 목소리가 처음부터 husky한 것은 아니었다. 고통스럽고 굴곡 많은 삶이 그녀로 하여금 허스키하지만 보석처럼 빛나는 “빌리 할리데이”만의 목소리를 만들어 주었다. 연주 음반으로는 Miles Davis의 Walkin'이 최고의 선택일 듯. Miles Davis를 필두로 J.J. Johnson, Lucky Thompson, Dave Schildkraut, Horace Silver, Percy Heath, Kenny Clarke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막강한 라인업을 구축하여, 완벽하리만치 소름끼친 연주를 들려준다.


파국(CATASTROPHE)


내 모든 육신은 뻣뻣해지며 뒤틀린다. 날카롭고도 차가운 섬광 같은 순간에 나는 내게 선고된 파멸을 본다. 그것은 힘든 사랑의 예의 바르고도 은근한 우울증과는 무관한, 버림받은 주체의 전율과도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다. 나는 울적하지 않다. 전혀 울적하지 않다. 그것은 파국처럼이나 분명한 것이다.

“난 끝장난 것이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I Cried For You


이 곡은 빌리 할리데이에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곡이 재즈 스탠더드로써 확고한 위치를 구축하게 된 것은 빌리 할리데이가 이 곡을 여러 차례에 걸쳐 부르고, 수많은 녹음을 남겼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 곡의 추천음반으로는 빌리 할리데이의 것을 들고는 싶지는 않은 데, 그녀의 곡은 마치 차가운 서리가 잔뜩 서려 서늘한 한기마저 품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 때문에 울었죠, 이번은 당신이 나를 위해 울 차례에요.” 라는 가사는 얼핏 들으면 ‘빌리 할리데이’식의  곡 해석이 분명 자연스러운 것일 테지만, 이 곡의 내면에는 단순히 버림받은 여자의 처절한 恨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뒤틀리고 어긋나버린 지나간 사랑의 후회가 아닌 한땐 너무나도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옛사랑의 노스탤지어를 이 곡은 함께 안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보다는 Ella Fitzgerald의 서글프고 애절한 I Cried for you 가 내 정서에는 더욱 맞다.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


“별은 빛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 행복은 결코 그대로는 돌아오지 않는다. 건망증은 내 마음을 충족시켜 주고, 또 아프게 한다.


추천하는 Jazz Standards

 




"별은 빛나건만"은 푸치니의 3대 오페라중 하나인 토스카의 주옥같은 아리아 중 백미로 뽑힌다. 아직 들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한번 들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빅토르 데 사바타 지휘로 마리아 칼라스가 토스카로 분한 1952년도 녹음이 명반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쥬세페 디 스테파노가 부르는 “별은 빛나건만”은 헐! 천의무봉의 경지이다.


각설하고 재즈 스탠더드 곡으로 아마 Stardust만큼 이 곡에 잘 어울리는 곡이 있을까? stardust를 작곡한 호기 카마이클은 어쩌면 엘리트 코스라고 할 수 있었던 인디애나 대학의 법학과를 다니던 중에 파멸적인 성격의 재즈 뮤지션 빅스 바이더벡을 만나 의기투합해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자신도 본격적인 재즈 뮤지션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런 낭만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던 그가 결혼이 허가되지 않던 학생 시절 연인의 모습을 보고 하늘의 별을 보며 흥얼거리던 멜로디가 그대로 stardust가 되었던 것이다.


추천하는 음반으로는 다. 우리의 사랑은 처음 무렵에는 입맞춤 하나하나가 영감이었지만, 그것은 이미 지난 일이고 지금 나의 위안은 노래의 별똥 속에 있다라는 내용의 가사처럼 이 곡의 매력은 씁쓸하면서도 은은한 여운을 얼마나 오랫동안 잡아주느냐가 관건인데 두 음반 모두 테크닉과 감성 어느 면으로도 절정의 경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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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더 이상 실재하지 않는 과거를 상상적으로 소유할 수 있도록 해줬고,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공간까지 갈 수 있도록 해줬다. 사진이 현대의 가장 독특한 활동, 즉 관광과 나란히 발전한 것도 그래서이다. 현대가 시작되자 평소의 생활 공간을 떠나 정기적으로 짧게 여행 다니는 사람들이 유례없이 많아졌는데, 즐거운 시간을 보내러 여행을 떠나면서 카메라를 갖고 가지 않는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 일처럼 여겨졌다. 사진이야말로 자신이 진짜로 여행을 떠났고, 일정대로 잘 지냈으며, 정말 즐거웠다는 점을 확실히 증명해 줄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진은 가족, 친구, 이웃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이뤄진 일련의 소비 활동을 기록해 준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이보다 훨씬 더 많이 여행을 다니게 됐어도 자신의 경험을 생생한 것으로 만들어 주는 장치, 즉 카메라에 의존하는 태도는 좀체 수그러들지 않았다. 앨버트 나일강을 보트로 여행하거나 14일간 중국을 유람하는 등 전 세계 곳곳을 돌며 일종의 전리품처럼 사진을 찍어 모아오는 사람들은 물론, 휴가 중에 에펠탑이나 나이아가라 폭포 사진을 찍어오는 중하층 사람들도 한결같이 갖고 있는 욕구, 바로 이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사진이다.
  이처럼 사진은 경험을 증명해 주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경험을 거부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사진으로 찍기 좋은 것들을 찾아다니는 일만을 경험이라고 생각하게 되거나 경험을 일종의 이미지, 일종의 기념품과 맞바꿔버리려고 하게 되니 말이다. 그러니까 여행이 고작 사진을 모으는 수단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사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여행 도중 흔히 격해질지도 모를 혼란스러움을 진정시켜 주고 완화시켜주는 활동이다. 여행객들은 카메라를 꼭 들고 가야 된다고 생각하며, 여행 중 마주치는 것에는 모두 주목하려고 한다. 그래서 앞뒤 재지 않고 사진을 찍어댄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경험에 형태를 부여하는 것이다. 멈춘다,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다른 곳으로 간다. 무조건 일만 해대는 무자비한 노동 윤리 탓에 심신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 예컨대 독일인, 일본인, 미국인들이 이런 방식을 매우 좋아한다. 사진 촬영은 일에 쫓기는 사람들이 휴가 중이나 즐겁게 시간을 보내야 할 때마다 느끼곤 하는 불안감을 달래주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신의 일과 유사하면서도 친숙한 무슨 일인가를 해야 하는데, 사진 찍기를 바로 그런 일로 여긴다.

수잔 손택 '사진에 관하여on photography'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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