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2006년에 읽은 책들중 가장 맘에 들었던 열권.을 골라 본다.
그래, 음력으로 하면, 아직 연말이야. 라고 우겨보면서.

우천염천 / 무라카미 하루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97689

"하루키식의 엄살없고, 과장없고, 건조하지만, 그 특유의 시선과 세계관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글은 '역시 하루키' 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하루키의 글들, 특히 잡문들을 좋아한다( 위스키 성지여행 빼고) 하루키의 다른 여행기들, 특히 여행기치고는 꽤나 긴 호흡을 가지고 있는(그러나 절대 지루하지 않은!)  '먼북소리' 와 같은 책도 좋지만, 이 책, 얇지만, 하루키에 대해 한걸음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스 정교의 성지인 아토스반도와 터키내륙지방 여행기.이다. 게으른 여행객들은 절대 가지 않고, 게으른 여행객인 내가 갈 일도 아마도 없겠지만( 여행기는 뭔가, 나도 이 다음에 한 번. 이런 맛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서른 살의 다이어리 (원제 : 망할년 클럽)
http://www.aladin.co.kr/blog/mypaper/794833

작년 1월초( 정확히 1월3일!) 에 이 책을 읽고, 엄청 오버하며 올해의 책 어쩌구 했던 것은
연초와 와인의 힘이 없지 않았지만, 좋은 책이다. 이십대후반의( 우리나라오면 삼십대 된다!) 여섯 여자들의 이야기. 내가 써 보고 싶은 류의 책이고, 겉으로 보면( 바뀐 제목도!) 칙릿.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고, 꽤나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담고 있다. 그 외에도 미국이라는 나라에 사는 1.5세대들 이야기라는 면에서 수키 김의 '통역사'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1.5세대소설.이라는 면에서도, 역시나 한 수 위인 책이다.

이야기는 여섯 주인공의 각자의 시점에서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각자의 이야기들 하지만, 가족같은 친구들이 항상 그 정도의 차이를 두고 겹친다.
엠버는 음악에 재능이 있고, 로렌은 작가의 분신으로 유수의 잡지사에 고정칼럼을 기재하는 기자이다. 레베카는 라틴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잡지'엘라'의 편집장이고 모두 이해못하는 브레드라는 머저리와 함께 살고 있는 완벽한 여자이다. 사라, 역시 완벽한 삶을 영위한다. 모두가 좋아하는 로베르토라는 완벽한 남자와 함께 살며, 마사 스튜어트같은 생활을 꾸려나가는 수퍼우먼이다. 우스네비스는 마냥 유쾌하지만, 과거의 가난으로 인한 콤플렉스와 아픔을 가지고 있는 명품족이다. 엘리자베스는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다'  마음도, 몸도, 얼굴도 인 완벽한 여자이다.

이유/ 미야베 미유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16384

그래, 나는 자타가 공인하는(하나? ) 미야베 미유키의 광팬.이다.
이 책을 읽은 후 미야베 미유키의 책들이 겁나게 많이 나왔지만,( 나오고 있지만)
그리고, 그 책들은 초기작이건, 허접작인건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모든 책이 내 맘에 쏙 드는 건 아니였다.
나를 '미야베 미유키'의 세계로 끌어준 책이기에, 이 책은 누가 뭐래도 나에게 있어 최고의 책.

'미야베 미유키의 670여페이지에 달하는 이 긴 소설은 지금까지 내가 접해보지 못한 종류의 소설이었다. '네가족 몰살사건' 을 조사하는 무인칭의 화자가 사건의 진행을 르포 형식으로 되짚어 간다. 그 과정에서 사건과 그 정도의 차이를 두고 관련된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과 관련된 사람들. 사건에서 뻗어나가는 그 인맥의 선들이 이리저리 이어져 결국 '범인' 에게까지 가게 되면서 그 모든 방사선은 완결된다. '

 

 

 

 

 

 

 


 

 

13계단/ 다카노 가즈아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13831

다카노 가즈아키의 13계단.
이 책 이후 나온 '유령인명 구조대' 는 따뜻하고 훌륭한 책이긴 하지만,
13계단.만은 못하다. 는 생각이다. 지난 겨울 삿포로여행길에 읽은 이 책은
주제와 결말, 독자에게 던지는 그 커다란 퀘스쳔마크. 로 인해 아주 오랜만에
압도당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 책이었다.

손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독서를 하는데 있어서, 재미와 고민과 커다란 질문을 동시에 안겨주는 책을 발견할때의 희열은 그 어느것에도 비교할 수 없다. 이 책은 그 모든 것을 독자에게 아낌없이 주고 있다.

기나긴 이별/ 레이몬드 챈들러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30268

아, 이 책을 드디어 읽었구나. 작년에.
나를 미스테리소설의 세계로 빠뜨린 것은 엘러리 퀸이었지만,
그 세계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고, 죽을때까지 나는 미스테리소설의 팬이다.
라고 말할 수 있게 하는건 바로 말로우가 아닐까.

챈들러는 '기나긴 이별'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며 쓴 편지에서  '나는 이것을 내가 원하던 대로 썼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그럴 수 있게 됐으니까요' 라고 말한다.

 

 

 

 

브로크백 마운틴/애니 프루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41839

2005년에 내가 미국남부시골, 카슨 매컬러스의 카페의 감수성을 만났다면
2006년에 나는 미국중서부 척박한 와이오밍의 애니프루를 만났다.
소설을 읽은 후의 카타르시스. 짜릿함.
와이오밍에 관한 단편들
'외로움조차 침범할 수 없는 삶의 고단함'

아마도 나는 '메뚜기 냄새가 풍겨 오는 뜨거운 어느 여름 정오, 마당에서 낯선 트럭의 모터 소리가 들려왔다. ' 라는 걸 죽을때까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아는 것과 믿으려 했던 것 사이에는 간극이 있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고칠 수 없다면 견뎌야 한다.' 라는 글을 읽을때 와이오밍이건 여기건 과거이건 현재인건 인간을 사로잡는 그 무엇,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그 무엇,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그 무엇 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남기지 않을 수 없다.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존 버거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50803

존 버거의 이 책.
경외감이 드는 책이다. 존 버거에게 내가 느끼는 건, 바로 그거다. '경외감'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을 봤을때 느껴지는 필연적인 겸손함으로 머리를 수그리게 되는 그런 경외감. 노년의 존 버거. 앞으로 내가 지금 나와 있는 그의 책 외에 그의 새로운 책을 보게 되는 날이 남아 있는걸까. 할 수만 있다면, 저승사자를 인질로 삼아서라도, 백년천년 살았음 싶다. 그가 노년에 쓴 이 책이 전성기때의 책들만큼 신선하고 감탄스럽지는 않을 지언정, 그의 이 책은 더욱 더 깊은 잔향을 일으킨다. 끝나지 않는...

존 버거 나이 여든에 쓴 이 글이 죽은자들과 그가 여행했던 곳곳을 돌아보는 내용의 이야기라니,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이 책이 소설이라는걸 읽는내내 망각하게 된다. 존 버거는 서로 다른 곳에 존재하는 소설과 에세이를 산자와 죽은자들을, 기억과 현재를 동시에 한 곳에 불러내는 마법사와 같다.

 

 

 

 

 

 

 

 

 

 

 

 

 

 

 

모방범/미야베 미유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926818
http://www.aladin.co.kr/blog/mypaper/928424
http://www.aladin.co.kr/blog/mypaper/933977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
분량과 내용과 결말로 독자를 압도하다. 
출판사에 전화 걸어 서점에 책 풀리는 날짜 확인하고, 서점에 전화 걸어, 나왔는지 확인하는 안달복달의 나날들을 안겨준 소설. 더 이상의 코멘트.는 필요없다.

범인과 희생자를 제한 사건 주변부의 인물들, 즉 경찰, 언론, 피해자의 유족, 가해자의 가족, 들의 이야기가 쉴새없이 펼쳐져 1600여페이지의 긴 분량이 무색할 정도로 단숨에 읽힌다. 역시 미야베 미유키.란 말은 이제 그녀에게 식상하다. 아주 오래간만에 호흡이 긴 미스테리 소설을 즐길 수 있어서, 덥지만 즐거운 여름이었다.

바람의 그림자/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http://www.aladin.co.kr/blog/mypaper/920305

이 책을 읽었던 생각만해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슬픔과 희망과 기쁨과 행복과 두려움 등등등은 어쩌면
모두 아주 가까이 있는 감정들인지도 모른다. 아주 가까와서
각각의 다른 감정들이 동시에 묻어나기도 하고, 뭐, 그런건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각기 다른 감정들이 스페인내전을 배경으로 수채화처럼 묻어나는 그런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을 수 있어서 무척이나 행복했다.

" 좋았어. 이건 책들의 이야기야."
" 책들?"
" 저주받은 책들의 이야기. 그걸 쓴 사람의 이야기, 소설을 불태우기 위해서 소설 바깥으로 나온 인물의 이야기, 그리고 배신과 실종된 우정의 이야기야. 사랑의 이야기이고 증오의 이야기이며 바람의 그림자에 살고 있는 꿈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

핑거스미스/세라 워터스
 
뭔가 예쁘고, 아름답고, 경외감들고, 압도당하는 그런 책들만 읊어대다가
갑자기 아주 퇴폐적이고, 사특한 소설 들이미는 이 기분. 씨익-

아주 못된 소설이다.
세라 워터스는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자. 얼마나 관심이 가는가?
시대는 19세기 빅토리안.이다. 찰스 디킨스의 시대. 작품의 첫 장면은 올리버 트위스트 연극이고,
박력있는 등장인물들은 찰스 디킨스의 등장인물에 빚을 졌다.
배경은 런던의 뒷골목 도둑 소굴, 정신병원, 외설 소설서점, 음산한 시골 대저택


- The end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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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7-01-23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_+; 이중에 읽은 책은 고작.. 털푸덕. ㅠㅠ;;;; 맞아요. 음력으로는 아직 연말이죠. 저도 한 번 결산을..;;;

로쟈 2007-01-23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의 강추 덕분에 버거를 아무래도 주문해놔야겠습니다. 햄 대신에 존이 들어간 걸로...

돌바람 2007-01-23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못된 소설이 땡기는 걸요. 하하하, 로쟈님이 저런 농을! 킥킥^^

가넷 2007-01-23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바람의 그림자 외에는 읽어본 책들이 없네요.

미미달 2007-01-23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카노 가즈아키 '유령인명 구조대'는 확실히 '13계단'만큼은 못했어요.

oldhand 2007-01-23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의 그림자 얼른 읽어야 겠습니다.

perky 2007-01-23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방범. 두께에 주눅들어 살까말까 매번 고민만 하고 있는데, 질러야겠죠?
브로크백 마운틴도 관심가구요.

보르헤스 2007-01-23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의 취향에 대해서 잘 알게 해주는 페이퍼네요. 저랑 많은 부분이 겹치네요. 미야베 미유키만 빼구요. 모방범은 저도 재미있게 읽었지만서두.

Mephistopheles 2007-01-23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존 버거는 계속해서 주문때 빠지곤 했는데..이번엔 꼭 넣어봐야 겠군요.^^

하이드 2007-01-24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흐흐 그러셨어요. 메피님, 존 버거 리스트 만들었던 때가, 아마 제가 열화당의 저 책을 읽었을즈음인것 같네요. 어여시작해보세요
보르헤스님/ 님은 고전들을 많이 읽으실 것 같은데, 아니면 토니 모리슨류의 소설들
차우차우님/ 브로크백 마운틴이 실려 있는 와이오밍 스토리. 2탄도 나왔지요. 사 놓고 아직 못 읽고 있긴하지만요. ^^ 모방범. 정말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거에요.
올드핸드님,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꺼에요. 아, 생각만해도 또 좋다. 바람의 그림자
미미달님, 그렇지요? 그 소설도 나름 재미있긴 하지만, 13계단만은 못했어요.
그늘사초님, 작년에 읽은 책들에서 골랐는데, 다시보니, 좀 두서가 없네요. ^^ 바람의 그림자. 가장 좋았던! 책! 을 꼽는다고 해도 고민했을 책이에요.
돌바람님, 이 작가 책, 좀 더 나와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빅토리아 시리즈 3개중 두개는 BBC 드라마로도 봤어요. 정말 못된 소설에, 제대로 악당들이 나오죠. 그나저나 오래간만입니다.
로쟈님, 버거킹엔 안 팔아요. ^^;;;;;;;; 썰렁;;; 하네요. 무튼, 존 버거. 그의 솔 메이트 장모르의 '세상끝의 풍경'도 추천입니다. 저 책 냈던 출판사에 메일도 보냈던 그 기록이 덜렁 하나 있는 제 리뷰 아래에 달려 있네요.
달밤님/ 하세요,하세요, 영화는 하셨죠?
 



대만 성품서점에서 건진 NON INTENTIONAL DESIGN 책.
나는 취향이 참으로 잡다하고, 극과 극이라 정작, 스타일.을 찾기 힘든( 잡다극과극.을 하나의 스타일.이라고 우기지 않는한) 타입.이다.

그런 내 구미에 쏙 맞는, 앞으로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이라고 우겨볼만한 책.을 만났으니,
제대로 건졌다.

에지있고, 소피스티케이티드하며 웰메이드. 심플, 크리에이티브, 한 디자인.들의 홍수 속에서
이렇게 노멀한( 나같은) 사람들의 '의도하지 않은' 디자인.을 모아 놓은 것은 참으로 훈늉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의도하지 않은 디자인' 의 몇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

어떤 용도로 만들어진 상품.을  다른 용도로 이용하기.
주변의 사물을 이용하여 좀 더 편리해지기.
꾸밈.이 목적이 아니라 편리.가 목적이었는데, 그 모냥. 기가막혀주시기.
알게 모르게 자연스럽게 하던 사소한 행동.들을 한걸음 물러서서 보면, 쿨한 디자인. 그 자체라는거.

예컨데, 봉다리 묶기. ( 저 아래 사진.은 냅킨이긴 하다만)
간단하고, 실용적이고, 아름답고!

무려, 5개국어.로 써 있다. ( 글씨보다는 비쥬얼. 이 많은 책이다, 물론)

길가의 교통정리.를 위해서도 쓰이지만, 저렇게 확성기.로도 쓰일 수 있다. 분더바-

꿀떡. 스읍- 와인잔에 꼬이는 벌레친구들 먼지친구들 차단하기.
담배갑인지 성냥갑인지, 시뻘건 와인과 앙증맞은 글라스 위의 컬러풀한 저 네모상자.는
그 자체로 훌륭한 디자인이다. ( 단지, 벌레 못들어가게 하려했을 뿐인데! 말이다)

바닷가로 가는 눈 길. 저걸, 저 모냥.으로 만들겠다고 누가 나서서 줄 그어 놓은거 아닐게다.
숲속, 눈길, 잔디밭 위에 저렇게 나는 길. 마저 디자인.이다. 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샴페인병의 숟가락. ( 저 병이 이슬.이라면, 젓가락 반주에 노래라도 한 곡조 뽑아야 할 것 같지만, 샴페인.이기에, 거품 빠지는걸 식사 끝날때까지 막아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물론, 이슬에 꼽힌 숟가락.도 근사한 '의도하지 않은 디자인'이다.)  저 위스키병에 너덕너덕 붙은 촛농.들은 또 어떻고. 쿠우우우울 -

이 페이지.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페이지.
신문지에 돌돌 싸주는 과일. ( 신문지가, 읽으라고 만들었지, 과일 싸라고 만들었니? 혹은 그릇 싸라고 만들었니? 혹은 꽃도 싸기도 하고 , 울랄라- )
빨래집게로 공기 안 들어가게 콕 찝어준 저거.는 빨래.아니고, 커피. 정도 되겠지?

길거리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저게 왜 디자인이냐고? 묻는다면, 아직 '의도하지 않은 디자인'의 세계에 덜 빠진거.
라디에이터.를 따뜻해지는 용도 외에 수건 걸이로, 휴지선반.으로 사용하는것 역시 멋진일.이라고.

그러고보니, 예전 미국 갔을때 친구의 친구집 화장실. 나무 사다리.를 세워놓고, 그 중간에 수건을
걸어 놓은 것을 보고 와우- 했더랬는데,

방콕.수산시장인줄 알았는데, 홍콩.이랜다. 저 가지런히 쓸모있게 놓인 반찬통들!

현수막 버팀대로 쓰인 생수병






이건 정말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기발한 아이디어.
아마 제일 처음 이걸 본 사람.들은 겉으론 울어도, 속으론 피식.하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 귀여운거 하나

이제 한번 모아봐야겠다. 내 주변의 '의도하지 않은 디자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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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의도치 않은 일상의 디자인
    from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1-01-26 00:11 
    며칠전 친구가 집 앞에 찾아왔을 때 들렸던 커피집과 술집에서 의도치 않은 일상의 디자인을 아주 짧은 시간에 연속으로 두 번이나 접할 수 있었다.그래서 생각난 책이 바로 원 글의 'non intentional design' 이다. 내가 가장 애정하는 책을 열권, 아니 다섯권쯤 꼽으라고 해도 그 안에 들어갈 책이다. 진짜다! 어느 해던가, 크리스마스를 보내러 대만에 갔을 적, 성품서점에서 샀던 책이다. (책에 얽힌 이런 기억들을 나는 좋아한다. 일곱 점에
 
 
DJ뽀스 2007-01-04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책이네요. 우리나라엔 없을까요? 저도 한 번 보고 싶네요. ^^:

게으름뱅이_톰 2007-01-04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렇게 훌륭할 수가! 인테리어 책같은 감각이라곤 절대 없는 제가 자주 하는 일들이 저기 있군요. 주눅들지 않고 살아도 되겠어요. (으쓱~) ^^

에이프릴 2007-01-05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요~ 상당히 괜츈한 책!

동그라미 2007-01-19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꼭 보고 싶은 책이네요..
 



사건의 무대.는 카슨 매컬러스.인만큼, 미국 남부의 소도시일테지만, 사건의 시간은?
It happened that green and crazy summer when Frankie was twelve years old.

몇페이지 읽지도 않았는데, 책은 온통 crazy, dizzy, green, summer, 그리고 sad, puzzled, blue 등의 단어들로 가득하다.

하드를 뒤져, 캄보디아 시골의 사진을 하나 짤방.으로 올리고,
첫페이지를 곰곰히 씹어본다.

It happened that green and crazy summer when Frankie was twelve years old. This was the summer when for a long tie she had not been a member. She belonged to no club and was a member of nothing in the world. Frankie had become an unjoined person who hung around in doorways, and she was afraid. In June the trees were bright dizzy green, but later the leaves darkened, and the town turned black and shrunken under the glare of the sun. At first Frankie walked around doing one thing and another. The sidewalks of the town were gray in the early morning and at night, but the noon sun put a glaze on them, so that the cement burned and glittered like glass. The sidewalks finally became too hot for Frankie's feet, and also she got herself in trouble. She was in so much secret trouble that she thought it was better to stay home - and at home three was only Bernice Sadie Brown and John Henry W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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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2-20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조하고 먼지 가득한, 약간 늘어진 듯한, 그런 거리가 떠올랐어요. 슬픈 카페의 노래는, 하이드 님이 아니었으면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몰라요. 감사.

하이드 2006-12-2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딕소녀'라는 좀 황당한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왔길래, 집에 있던 카슨매컬러스 단편선을 오래간만에 꺼내보았어요. 이 사람의 글을 읽을때면, '타고 난다' 라는 말과, '작가는 아무나 하나' 뭐, 이런 말이 스치고 지나가요. '눈'을 평생 한번도 보지 못하고 알래스카를 상상하며, 알래스카에서 막 돌아와 결혼을 하는 오빠.에 심란해하는 프랭키.까지 읽고 있어요. 그녀의 주변에는 그녀를 포함한 세명.의 기묘한 인물들이 나오지요.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도 보셨나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들을 읽을만큼 읽었을때,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을 읽을만큼 읽었을때
'모방범'과 '편지'를 만났다.

근2년간 읽은 책중 가장 두꺼운 '모방범'을 나오는 족족 자리에서 읽어낸것이나,
책이 죽어라고 안 읽어지는 요즈음에도 근근히 읽어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
둘 다 '추리소설'을 제대로 쓰는 작가들임에 틀림없다.

남성적인 히가시노 게이고와 가장 유명한 여성적가 미야베 미유키.의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고,
다시 페이퍼의 제목으로 돌아가서 
피해자의 가족이 주인공인 '모방범'과 가해자의 가족이 주인공인 '편지' 를 이야기해봐야겠다.
범인과 탐정.그 중에서도 독특하고 개성있는 탐정을 다루는 추리소설이 대부분이다.

추리소설.을 읽어온 시간과 기간이 미천하야, 딱히 떠오르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가족에 관한 다른 이야기가 얼핏 떠오르지는 않으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를 읽으면서 내내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이 떠올랐다.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그녀 작품 중에서도 대작중의 대작이다. 1700여페이지에 달하는 양도 양이거니와 '범죄'와 관련된 (독자들을 포함한) 모든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어느 하나 스팟라이트 비쳐주는 일 없이 선명하고 촘촘하게 이야기한다. 그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심오하고 분명하다.

'모방범'에서는 가해자(?)의 가족에게도 골고루 조명을 비춰주지만, 주인공격인 소년과 할아버지는 모두 범죄자에게 가족을 잃은 피해자의 가족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에는 지지리도 가난한 형제의 이야기이다. 형은 동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돈을 훔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살인을 하고 교도소에 들어간다. 이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이 살인을 한 것도 아닌데, 동생은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 살인자의 피가 흐르니, 저놈도 나쁜놈) 오명에 무엇 하나 제대로 풀리지가 않는다. 그 자신의 고통 뿐만 아니라, 아내, 그리고 딸에게까지 그 고통은 이어진다. 오랜동안의 체념과 상처, 망설임과 죄책감 끝에 그는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형'을 버리기로 한다.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에서 그녀 특유의 스타일로 분명하게 주제를 보여주고 있음에 비해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는 '의문'을 던져주고, ( 혹은 작가가 의문.으로 시작했으나 답을 내지 못한채) 책이 끝난다. 새삼스럽지도 않다만. 여전히 여자 등장인물들은 곁다리.이고, 감정적이지만, 그 단점들을 어느정도 덮어줄 만한 작가의 진지한 고민이 녹아 있고,  독자에게 동참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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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hand 2006-12-19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해자의 가족이나 가해자의 가족에 대한 시선이 미스터리 소설에서 주된 이야기로 다루어진건 극히 최근의 일이 아닐까 싶네요. 범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미스터리의 새로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최근의 작가들이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일련의 작품들은 <인 콜드 블러드>같은 작품에도 영향을 좀 받은것 같아 보이구요. 어쨌든 이런 소설들로 인해 독자인 저의 시야도 많이 넓어짐을 느낍니다. 고마운 작가들이에요. ^^

하이드 2006-12-20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 콜드 블러드. 아직 안 읽어봤어요. 왠지, 손 안 가는 책 중 하나이긴한데, 조만간 날 잡아서 읽어봐야겠군요. 이미 벌써 '피해자의 가족' , '가해자의 가족'에게까지 눈 돌리는 추리소설 작가들이 있는 일본의 시장은 대단하네요.
 



사진에서 창조란 한 순간이자 하나의 분출이며 하나의 반발이다.
즉 카메라를 눈의 조준선으로 끌어올려 당신을 놀라게 만든 모든 것을 속임수를 쓰지 않고,
그것이 뛰어오르지 않게 하여 재빨리 포착하는, 순식간의 작업이다.
누구나 사진을 찍는 동안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이 순간적인 눈짓은 인상의 신선함 때문에 가치가 있다.
그러나 이 눈짓은 심사숙고한 경험을 배제한 것인가.
한 곳에 오래 전부터 머물러 있었을 때 우리는 이 신선함을 재발견할 수 있을까.
지나치는 길에서건 붙박혀 있건 간에, 한 나라나 어떤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일을 위한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어 두어야 하고, 인간적 동질성의 뒷받침을 받아야 한다.
살아가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뿌리는 서서히 형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순간은 오랜 인식의 결실일 수도 있고, 경이의 결실일 수도 있다.

앙리 까르티에 브레송 '영혼의 시선'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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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2006-12-20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언니 이거 페이퍼 있는줄 몰랐네요.
이책 한참 고민하다가 샀었거든요 ^^;;
무지하게 무겁고 또 무거운책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