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 놓았던 펭귄70주년한정판 시리즈를 이번달부터 읽기로 결심했다.
알랭 드 보통의 'on seeing' (동물원에 가기로 번역되어 나온) 은 이 시리즈의 70번.이고 닉 혼비의 otherwise pandemonium( 안 그러면 대혼란) 은 이 시리즈의 3번이다.
알랭 드 보통의 인기에 힘입어 이 얇다란 책이 국내에 번역되기는 했지만, 그 외의 책들이 번역되어 나올 확률이란 거의 없다고 생각된다. 행여나 미친척 70권이 다 번역되어 박스에 넣어져 나온다면 모를까.
이 책의 판형은 기존의 펭귄판형과 같고, 단지 페이지 수가 50 - 60페이지로 무척 얇다.
가격은 1.5파운드. 우리돈으로 3,000원 정도로 서점에서는 크리스마스 카드나 엽서 진열되듯이, 매대에 끼워져 있다.
피버피치나 어바웃어 보이, 최근에 나온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로 잘 알려진 닉 혼비.
이 책에는 otherwise pandemonium 과 not a star 두 편의 단편이 나와있다. 첫번째 단편은 이전에 출판되었던 단편이고, 두번째 단편은 새로 소개되는 단편이다. 두 편 모두 기대치 않았던 비현실적 현실을 경험하는 평범한 1인칭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엄마는 내가 기분 나뻐 있을 때면 항상 노래를 부른다. 웃기는 표정과 웃기는 제스춰로, 속으로는 좀 웃기지만, 웃긴티 내면 계속 할 것이 분명하므로, 절대 티 안낸다. 무튼, 오늘에야말로 엄마가 항상 부르는 노래의 가사대로 따라해야할 때이다. ' i'm going to accentuate the positive and eliminate the negative. Otherwise, according to the song and my mom, pandeoenium is liable to walk upon the scene. '
긍정적인 것은, 내가 '섹스'를 했다는 거야. 난 열다섯살이다. 그건 내가 계획했던 것보다 무려 1년이나 앞당겨 진 거라구. 그것도 마사와. 마사는 a. she's hot. b. but not in slutty way.
화자인 열다섯살 소년이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 시작, 이상한 중간, 그리고 해피앤딩' 혹은 스티븐 킹식으로 '시작, 이상한 중간, 퍼킹 스케어리 앤딩'
시작은 위와 같고, 중간은 다음과 같다. 소년이 아주 오래된 물품을 파는 가게에서, 비디오를 사는데, 비디오에 테이프를 넣는 것을 잊고 빠르게 감기를 돌리자, 생방송 데이빗 레터맨이 빨리감긴다. 그리고 레잇래잇쇼까지, 계속 돌리니 다음날 아침뉴스까지 나온다. 허거걱.
앤딩은 다음과 같다. 아침 먹고 방에서, 학교 같다 와서 방에서, 자기 전에, 시간 날때마다 생방송 네트워크를 앞으로 앞으로 돌리다가 대통령이 담화문을 발표하고, 이란,이라크, 이스라엘, 러시아,,, 등등의 심상치 않은 모습이 나오고, 전국네트워크 방송은 먹통이 된다.
딱 6주면 세상이 망한다.
자, 여기서 졸라무서운 앤딩과 해피앤딩. 사이에서, 열다섯 소년은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부정적인 점을 없애버리기'로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혼란'
닉 혼비의 단편을 접해본 적 없는데, 그의 재치와 유머감각은 여전히 독자를 킬킬거리게 만들고,
플러스, 잘 짜여진 플롯으로 단편 읽는 즐거움을 120% 느끼게 해준다. 훌륭해!훌륭해!
두번째 단편인 'not a star' 는 더욱더 황당하고 웃기는 이야기이다.
그의 이 두 단편의 미덕은 나같이, 혹은 내 동생, 우리 엄마같이 평버엄- 한 사람들이 겪지 않을 법한 황당한 일을 겪었을때의 반응에 대한 카타르시스이다.
어느날 카렌 뭐시기라는 동네수다쟁이가 우편함에 비디오테이프와 편지를 넣는다.
비디오 테이프를 본 나.는 ..... 그 비디오테이프 ' meet the fuckers' 의 표지에는... 가슴이 커다란 여자가 있고, 그 뒤에.. 아들 마크가 여자를 감싸며 여자의 젖꼭지를 가리고 있다.... 내 아들 마크가...
절대 비디오를 볼 수는 없다. 고 생각했지만, 결국 보게 된다. 아들은 뭐, 내가 보기엔 잘생겼지만, 영화배우처럼 생긴것도 아닌데, 연기를 잘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비디오를 보고 알게 되었다. 왜 내가 지금까지 몰랐지? 아들의 페니스는... 내가 본 중 가장 크다.( 그렇다고 내가 많이 본 건 아니지만) 그것은,, 비현실적이고, 무슨 특수효과 같았다. 그것은 그러니깐, 마크의 일부분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컸다.
이 다음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폭소에 폭소에 폭소다.
남편인 데이빗이 들어와 데이빗과의 대화
마크가 들어와서 마크와의 대화.
나는 엄마를 만나서 의논하기로 한다. 여기서 또 엄마와의 대화.
그리고, 망할 카렌에게의 통쾌한 복수.까지.
이런게 퍼킹해피앤딩.인게지.
유머감각은 둘째치고, 역시나 플롯의 미덕. 작가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다. 닉 혼비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