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시리즈를 읽고, Z시리즈를 읽고 있다. 뭐, 동서미스테리를 읽으면서 어색한(그러나 결국 너무 익숙해져버린) 번역체와 오타의 향연은 새삼스럽지도 않다만...

<X의 비극>을 읽을때까지만 하더라도, 도르리 레인...이라고 리뷰에 쓰면서도 '뭔가 이상해'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Drury Lane이다. 도르리..라고 써 놓은 리뷰를 다 드루리로 바꿔 놓고...
아무리 일본판을 다시 번역한거라고 하더라도 드루리를 도르리라고 했을까?? 무튼, <Z의 비극>을 읽는데 샘경감의 딸이 나오는데 이름이 페이센스 샘이다. '페이션스patience'를 잘못 쓴게 아닌가 하고 찾아보다, 허걱  페이샌스는 페이션스Patience가 맞긴 했는데, 샘이 Thumm이었다. Th 떰경감이라고 할 수는 없었을테니, 썸경감..이라고 요즘 같으면 하려나?

그래도 Thumm을 샘이라고 한건... 좀 너무했다.

<Z의 비극>은 이제 1/3 정도를 읽었는데, 드루리 레인의 충격적인 모습이 한 번 나오고, 화자는 페이션스이다. 여자 엘러리 퀸..이라고나 할까.( 맘에 안든다. -_-+)

<X의 비극>과 <Y의 비극> 초걸작에 비해 정말 버너비 어쩌구가 쓴거 아니야 싶을 정도로, 적어도 1/3까지는 차이가 많이 난다. 이전의 두 편이 마지막장까지 걸작이었으니, 이 작품도 마지막까지 기대를 놓지 않기야 하겠다만, 끝까지 이런식이라면, 드루리 레인 시리즈가 4부작에 그친 이유를 알 법도 하고, 또 이렇게 범작으로 끝낸다면, 이 전의 두 걸작에 비해 용두사미 아닌가 싶기도 하고. <Z의 비극>이 아무리 실망스럽더라도, 4부작의 마지막인 <드루리 레인의 마지막 케이스> 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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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7-08-14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명 읽긴 읽었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난다는....흑흑흑

Kitty 2007-08-14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의 비극이 진짜 제대로인...마지막엔 소름끼쳤어요.
옛날에 해문출판사껄로 열심히 추리소설 읽던 기억나네요 ㅎㅎ

oldhand 2007-08-14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X,Y에 비하면 Z는 실망할 만할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죠. <최후의 비극>을 위한 안배차원에서 등장한 썸양도 그닥 매력이 없고...

보석 2007-08-14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셋 중 Y의 비극을 가장 재미있게 봤어요.^^

비로그인 2007-08-14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진짜. 4부작의 마지막은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하이드 2007-08-14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미국에 있는 추리소설 전문 헌책방?
보석님, 저는 중 우열을 가리기 힘드네요 ^^
올드핸드님, 정말 썸양 매력 없죠!
키티님, 국일출판사는 그 표지가 스포일러래요-_-;;
파비님, 저야말로 빼고는 다 두번째 읽는건데도 생각 안났어요. 이제는 한참 있다가 읽어도 알 것 같아요.
 

당신이 외우는 시 한 편

워낙 추리소설적 인간이라 시詩랑은 거리가 멀다... 고 생각했는데, 문득 떠오른 시집 한 권.
빌헬름 뮐러의 '겨울 나그네' 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소시적에는 독문학도였습니다. 겨울이면 꺼내 듣는 '겨울 나그네'

 

 

 

어쩌다보니, 세가지 버젼의 '겨울 나그네'가 굴러다니고
음악청년에게 선물 받은 맨 앞에 있는 하이페리온을 들으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한여름에 듣는 '겨울 나그네' 도 나름 묘미가 있네요.

첫 곡이자 제가 좋아하는 곡인 '잘 자요 Guten Nacht' 적어 놓고 갑니다.

잘 자요
나 방랑자 신세로 왔으니
방랑자 신세로 다시 떠나네
오월은 흐드러진 꽃다발로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었지.
그 아가씨는 사랑을 속삭였고
그 어머니는 결혼까지 말했지만
이제 온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 차고,
나의 길에는 눈만 높이 쌓여 있네.

떠나는 나의 방랑길에
이별의 때를 정할 수는 없다네
이 캄캄한 어둠속에서
내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하네.
나의 길동무는
달그림자뿐,
하얗게 눈 덮인 벌판에서
나는 짐승의 발자국을 찾네.

무엇하러 더 오래 머물다가,
사람들에게 떼밀려 갈텐가?
길 잃은 개들아
집 앞에서 실컷 짖으려무나!
사랑은 방랑을 좋아해
모두 하느님의 뜻이라네
정처없이 떠돌 수밖에
귀여운 내 사랑, 잘 자요

그대의 꿈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대의 단잠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
발걸음 소리 들리지 않도록
살며시, 살며시 문을 닫네
가면서 나는 그대의 방문에다
<잘 자요>라고 적어 놓네
내가 당신을 생각했음을
보아주기를 바라며.

Gute Nacht

Fremd bin ich eingezogen,
Fremd zieh ich wieder aus.
Der Mai war mir gewogen
Mit manchem Blumenstrass.
Das Maedchen sprach von Liebe,
Die Mutter gar von Eh'-
Nun ist die Welt so truebe
Der Weg gehuellt in Schnee.

Ich kann zu meiner Reisen
Nicht waehlen mit der Zeit :
Muss selbst den Weg mir weisen
In dieser Dunkelheit.
Es zieht ein Mondenschatten
Als mein Gefaehrte mit,
Und auf den weissen Matten
So ich des Wildes Tritt.

Was soll ich laenger weilen,
Bis man mich trieb' hinaus?
Lass irre unde hulen
Vor ihres erren Haus!
Die Liebe liebt das Wandern,-
Gott hat sie so gemacht-
Von einem zu dem andern-
Fein Liebchen, Gute Nacht-

Will dich im Traum nicht stoeren,
Waer Schad um deine Ruh,
Sollst meinen Tritt nicht hoeren-
Sacht, sacht dir Tuere zu!
Ich schreibe nu im Gehen
Ans tor noch <Gute Nacht>
Damit du moegest sehen,
Ich hab an dich gedac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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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7-08-13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스카우, 호터 또 유명한 판이 있었는데 ... 분덜리히 맞다. 좋은 취미를 가지셨군요. 독문과시니까... 파우스트의 고뇌에 찬 모험극을 흉내내심이...

조선인 2007-08-14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딸래미에게도 들려줬어요. 고마워요.

비로그인 2007-08-14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 날의 디스카우 멋있네요. 괴르네도 참 좋을 것 같구. 분덜리히는 시인의 사랑이 정점

일 듯...
 
8월, 당신의 추천 도서는?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여름의 더위와 습기를 날려버릴 하이드표 추리소설 대추천!!!

※ 좋은 책을 소개 받는 것은 비슷한 취향의 사람을 찾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올드핸드님, 상복의 랑데부님, Apple님, 도로시냥님, 보석님 등의 리뷰를 보고 고르기도 하고, 그 분들과 추리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를 즐긴다. 내 경우 얼마전 '싫어하는 추리소설' 페이퍼에도 썼듯이, 호오가 분명하고, 그 호오가 열광과 저주의 극과 극으로 나누어지기에, 적당히 감안하고, 봐야한다는것!

우선 내가 좋아하는 추리소설류를 먼저 말하자면, 하드보일드의 레이몬드 챈들러, 로스 맥도날드, 로렌스 블록, 스릴러의 패트리샤 콘웰, 고전으로는 G,K 체스터튼, 엘러리 퀸, 일본 추리 작가로는 기시 유스케, 미야베 미유키, 교고쿠 나츠히코 등이다. 경찰, 경감이 나오는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 콜린 덱스터의 모스 경감 시리즈, 심농의 메그레 경감, 도버 경감 등등)그리고 영국이 배경인 모든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거의 매년 기회가 있을때마다 침을 튀며 열광했던 위의 작가들보다, 올 여름 새로이 발견한 작가들의 책들을 먼저 추천해본다면,

오늘 읽은 따끈따끈한 존 카첸바크의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과 <애널리스트>
 아주 두꺼운 분량의 만만치 않은 책이다.
 심리스릴러의 교본으로 불린다는데, 적어도 내게는 처음 접해보는 파워풀한 책이었다. 정신병자, 전직 소방수, 여검사가 정신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연쇄살인범을 찾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치밀한 심리 묘사와 생생한 캐릭터, 반전과 결말까지, 황홀하다.

 

엘러리 퀸의 알파벳 시리즈

 책과의 인연도 다 때가 있나보다.
  <X의 비극>과 <Y의 비극>은 이번이 두번째인데, 첫번째 읽을때에 비해 배로 감탄하며 읽었다. 다시 읽어도 재미있을 본격 중의 본격이다. 단 네작품에 나왔을 뿐이지만, 엘러리 퀸 만큼이나 유명한 전직 셰익스피어 배우 드루리 레인. 티피컬해 보이지만, 언뜻언뜻 드러나는 

그의 색다른 모습에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  올 여름이 가기 전에는 퀸의 국가 시리즈를 다 읽는 것이 새로운 목표이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교고쿠도 시리즈'

 

 

 

 

<우부메의 여름>까지만 읽고, 그 다음부터는 그 분량에 질려서 못 읽고 있었다.
계속 연결되는 시리즈인데- 전편의 이야기가 언급될 뿐이니, 굳이 연결해서 읽을 필요는 없지만-
<우부메의 여름>과 <망량의 상자> 강력 추천이다. 이렇게 단숨에 읽힐 것을 왜 미뤄 놓았었나 모르겠다. <광골의 꿈>은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지만, 교고쿠도네가 나오니깐, 읽을 수 밖에 없다!
구석에 있던 <백귀야행>까지 찾아 꺼내 놓았다. 각 작품의 제목에 나오는 우부메, 망량, 광골은 다 요괴의 이름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들의 배경이 요괴 천국인 에도 시대거나 한 것은 아니고, 현대,일본 전후의 이야기이다.

요코미조 세이지의 긴다이치 시리즈

 

 

 


딱히 어리버리하고 지저분하나 천재 탐정 캐릭터인 긴다이치 코스케가 좋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요코미조 세이지의 소설 속의 소재들과 분위기가 좋다. 본격 추리소설에 일본의 전통적인 면과 기괴한 면들이 다루어진다. 분위기와 배경 뿐만 아니라, 독특한 유머와 트릭도 처음부터 끝까지 허술한 면을 찾기 힘들다.

기시 유스케
 

 

 

 

<검은집>과 <유리망치>를 읽은지는 꽤 되었는데, <푸른 불꽃>과 <천사의 속삭임>을 읽고 팬이 되어 버렸다. 소재는 미스테리 소설에서 흔히 다루어지지만, 기시 유스케의 꼼꼼하고 성실한 조사가 글에 잘 녹아 있고, 미스테리, 호러에 철학을 담는 작가이다. 술술 넘어간다고 금새 읽고 되새김질 할수록 좋았다 싶은 작가. 근래 읽은 <천사의 속삭임>과 <푸른 불꽃> 을 추천한다.

그 외 비호감 작가들이지만, 정말 '인정' 할 수 밖에 없는 강력한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책들

기리노 나쓰오의 <아웃> 과 데니스 루헤인의 <가라, 아이야, 가라>

 

 

 

 

게다가 내가 정말 싫어하는 분권이다. 싫어하는 작가에 증오하는 분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강력한걸! 그 실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작품들이다.

하타케나카 메구미의 샤바케 시리즈

진짜진짜진짜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1권은 장편, 2,3권은 단편이다.
부잣집 도련님과 인간의 모습으로 도련님을 지키는 두 요괴. 일상의 미스테리라면 일상의 미스테리인데, 배경이 에도시대이다.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무덤의 침묵>과 <저주받은 피>

아이슬란드가 배경이고, 에를렌두르(수사반장) 시리즈이다.
미스테리는 약하지만, 배경과 인물과 드라마가 강하다.
올해 추가된 전작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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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7-08-10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카첸바크의 책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리뷰들을 보니 무척 읽고 싶어요.

Apple 2007-08-11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황홀할 정도인가요?ㅇ.,ㅇ!!!
모중석 스릴러 클럽에서는 의외로 내 취향이 아닌 소설들이 꽤 있어서 선뜻 고르게 되지는않더라고요. 그래도 하이드님이 황홀할 정도라 하시니 왠지 기대가되네요~
나도봐야지봐야지~헤헷...^^

비로그인 2007-08-11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샤바케 시리즈와 아이슬란드 배경이 땡기는군요..

하이드 2007-08-11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만치님, 재밌으실꺼에요
Apple님, 저두요, 모중석 스릴러 클럽 책들 저랑 좀 안 맞아요. 이 책도 산지 디게 오래 됬는데, 이제 읽었어요. '생각해보면' 이야기구조는 약해요. 다만, 그걸 다 커버하는 글빨과 캐릭터들이 있지요.
보석님, <애널리스트>는 이 책에 비해 약하다고 하던데, 이 작가의 필력이면, 평균 이상은 할듯합니다

Beetles 2007-08-16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널리스트를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해 읽고 어느 미친..까지 읽었네요 이작가의 펼력 괜찮네요..동감..아 하이드님 아웃 읽어봐야 하나요 ? 기리오 나쓰오는 맘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읽어야 할 듯..읽고나서 대단하다 하면서도 찜찜하고 불쾌한 기분이 넘 오래가요..근데 왜 모스경감은 계속 안나오는건지..ㅠ.ㅠ 저도 영국배경의 추리소설 좋아라합니다..근데 하이드님은 크리스티여사는 안좋아하시는 듯..전 좋아하는뎅 포와로랑 미스마플 사랑스럽지 않나요..?

하이드 2007-08-16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웃>하고 <다크>는 좋았어요. 불쾌한 주인공 나오지만, 맘에 드는 주인공도 나오거든요. 크리스티는 아직 별로 안 땡겨요. 유명한 작품들은 소시적에 읽었지요. ^^ 엘러리 퀸 좋고, 얼마전에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 일기>에서 홈즈 얘기해 놓은거 보고 홈즈 전집 시작해볼까 하고 있지요.

어느 미친... 괜찮으셨어요? ^^ 애널리스트는 어느 미친.. 보다는 약하다고 하는데, 어쨋든둥 아껴두고 있어요.

Beetles 2007-08-19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널리스트가 어느미친..보단 약해요 그래도 읽을만했어요 근데 전 번역이 맘에 안들더라구염...
 

존 카첸바크의 <어느 미친사내의 고백> 을 다 읽었다. 한 페이지에 스물 여섯줄에 656페이지라는 어마어마한 분량은 천페이지 짜리 <광골의 꿈> 분량과 맞먹는다. 원서로도 580여페이지의 분량이니, 두권으로 나누지 않고 내준 출판사 비채에 땡큐-

그 분량과 무게에 좀 질려서, 사 놓은지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루고 있었다. 이번에 나온 역시 만만찮은 분량의 <애널리스트>까지 사 놓고 보니,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어 맘 잡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너무나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생생한 캐릭터와 시적이기까지한 라인들은 조금은 약한 스토리를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다.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는 오래간만에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렸다.

이책을 읽자니 생각나는 책 몇권이 있다. 알라딘에서 '어느 미친 사내...' 까지 넣고 검색하면 이 책과 함께 검색되는 책. 에두아르도 멘도사의 <어느 미친 사내의 5년만의 외출>이다. 이 책의 원제는 <납골당 미스테리>이긴 하지만, 새로 붙인 제목이 더 맘에 든다. 두 작품 다 정신병원에 있는 정신병자가 탐정이자 주인공이다.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의 프란시스는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여리고 섬세한 성격의 정신병자이고, <어느 미친 사내의 5년만의 외출>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름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다. -_-a) 는 '이중인격성 장애, 음란성 정신착란, 요도폐색' 이다. 로스 맥도날드와 같은 하드보일드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이니만큼, 주인공 역시 섬세하고 여린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하드보일드 탐정 특유의 염세와 건조에 중남미의 뜨거운 기운을 더해 거침없이(?) 더럽기까지 하다.  1979년 스페인에서 출간된 이 책의 주인공이 정말로 정신병력으로 입원해 있는지, 당시의 복잡한 역사의 수레바퀴의 희생자인지는 알 수 없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_-;;는 5년만에 정신병원에서 외출하여 사건을 해결하고 다시 정신병원으로 돌아간다. 당시의  스페인 사회에서 정신병원 안과 밖중 어느 쪽이 더 미쳐서 돌아갔는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그는 정신병원으로 돌아간다.

2005년 여름에 근간이었던 <올리브 열매의 미로>, <여자 화장실에서의 모험>, <구브르씨 소식없음>, <불가사의한 것들의 도시>는 과연 나오기는 하는걸까??

존 카첸버그의 작품이 뛰어난 심리묘사와 정상인과(?) 소위 우리가 말하는 정신병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멘도사의 작품은 미친 세상에서 '정신병자'의 탈을 쓴 정상인의 사회 풍자에 블랙유머를 짭짤하게 곁들였다.

정신병자가 주인공은 아니지만, 존 카첸바크의 삼총사가 싸우는 악惡의 대명사 '천사angel' 의 존재는 얼마전에 읽은 또 다른 소설 기시 유스케의 <천사의 속삭임>을 떠올리게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소재는 좀 촌스럽지만(그것 또한 나의 선입견이긴 하지만), 그것만 극복하면, 되새김질 할수록 흥미로운 소설이다. 작품 속에서 아마존에 탐사를 다녀온 탐사단은 '천사의 속삭임'을 듣고 자신의 가장 깊은 공포 속으로 몸을 던진다. 

천사 광신도 같은 무리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명화 속에 등장하는 천사가 순결하고 순수한 중성의 미모로운 모습에, 맹금류, 포식자의 날개를 달고 있다는 것이다. 날개달린 이쁜이로만 인식했던 천사의 모습이 순식간에 '심판자'의 엄정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이 작품에서 천사는 현혹자이다. 아름답고 행복한 상상으로 인간을 유혹하여, 공포의 끝에 다다른 죽음으로 이끌거나, 더 나쁘게는 인간이 아닌 모습으로의 종말을 가져다주는 끔찍한 존재이다. 

카첸바크의 소설 속 '천사'는 악마다. 여리고 여린 정신병자 바닷새가 유일한 친구인 소방수 피터와 정상인 중에서도 법의'집행자'이자 '수호자' 이고, 동시에 희생자인 루시와 함께 싸워 이겨야할 악질적인 강간범이자 연쇄살인범이다. 아이러니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천사' 의 모습은 '공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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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8-1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 그렇죠..맨 정신에 천사를 본다는 것 자체가 골로 가버린다는 의미도 있으니까요..^^

하이드 2007-08-10 11:55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가 와서 천사 얘기하니 기분이 이상- ㅋㅋ

Mephistopheles 2007-08-10 12:31   좋아요 0 | URL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잖아요...(말되네..허허)

오차원도로시 2007-08-10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쟁여 두고 있었는데..읽어봐야겠군요.애널리스트나 이책이나 두께가 장난이 아니라 좋아요 ;;;ㅋ

하이드 2007-08-1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도로시냥님, 양에두 혹하시는군요. ^^ 저두요- 이거 책이 크고 행간과 글자크기도 정상이라 진짜루 교고쿠도 시리즈 두권 분량이에요.

비연 2007-08-10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미친사내의 고백은 정말 잘 된 책이라고 생각되더라구요^^
그에 비해서 애널리스트는 좀 약했다는 느낌이.
 

딱히 까칠한 기분인건 아닌데, 언젠가는 한 번 정리해보아야지 했던 테마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글이다. 나는 좋고 싫고가 쓸데없이 분명한 인간인지라, 좋아하는 것엔 열광, 싫어하는 것엔 저주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 대상이 추리소설이 되다보면, 별 다섯개에 더 못 줘서 안달하거나, 별 두개를 더 못 깎아내려서 혼자 씩씩거리거나이다.( 별 한개는 정말 환경오염성 책에만 주기 위해 아껴 놓는다)

내가 싫어하는 추리소설이 딱히 쓰레기인 것은 아닌데,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 따라간다.
무순으로 생각나는데로 몇가지 꼽아보자면,

우타노 쇼고의<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꽤나 술술 넘어가는 책이면서, 동시에 내가 싫어하는 점을 골고루 갖췄다.
쓸데없이 지루한 설명조들.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테이크아웃 커피점에서 커피 공짜로 먹는 방법을 한페이지에 걸쳐 주구장창 설명하던 것. 사회파소설을 가장한 엔터테인먼트 소설. 사회파 추리소설도 궁극적으로는 독자를 엔터테인하지만, '사회파'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작가의 고민과 공부의 여부에 있는 것이지, 단순히 관심끌기용소재로 끌어붙이는 것은 '사회파'라는 타이틀을 더럽힐 뿐이다. 그리고, 소설이나 소설가의 탓은 아니지만, 이 소설의 트릭은 일본에서나 통하지, 우리나라에서는 당췌 있지 않는 일이라, 우리가 읽기에는 전혀 얼토당토 않고, 승복할 수 없는 트릭인 것이다. '일본 문화' 에 대해 빠삭한 사람이라 그와 같은 환경을 알고 있었다면 모를까.
무엇보다도, 이 책이 '내가 싫어하는 추리소설' 의 첫타자를 장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독자를 속이기 위한 속임의 비열함이다. 추리소설 작가는 독자를 속인다. 당연하다. 그런 머리싸움을 위해 추리소설을 읽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것이 복선이나 단서를 넘어선 '속이기 위한 속임' 이라면,그 속임을 간파했건 못했건간에 다 읽고 나서 억울한 것이다.

 패트리샤 하이 스미스 <동물 애호가를 위한 잔혹한 책>
아마, 어떤사람은 아이 유괴,폭행에 관한 이야기에 유달리 혐오감을 가질 수도 있겠고, 또 어떤 사람은 성폭력에 유달리 혐오감을 가질 수 있을 수도 있겠다.
세상에서 <플란다즈의 개>가 가장 슬픈 나는 그것이 픽션일지라도 동물학대성 이야기가 나오면 경기를 한다. 다행히 '동물학대'가 주제인 추리소설은 드물다. 불행히 내가 좋아하는 일본 추리소설들에는 잔인하게 고양이/개 죽이는 범인 이야기가 꽤 많이 나오지만, 패트리샤 하이 스미스의 이 책은 정말정말 불쾌해서, 이 책이 내 책장에 꽂혀있는 것도 진심으로 토할 것 같았고, 이런 불쾌한 책을 쓴 작가에 대한 혐오도 한동안 떨쳐내지 못했다. 계속 사고싶었던 <태양은 가득히>를 이제 겨우 보관함에 집어 넣었을 정도이다(언제 살지는 모른다)

기리노 나쓰오의 책들
미스테리 소설을 좋아하고 CSI류의 범죄드라마에 열광하다보면,
싸이코 패스나 사람 몸을 엽기적으로 해체하는 여러가지 방법이나, 잔인하고 심지어 때때로 오컬트적이기까지 한 여러가지 죽음에 항시 노출되어 있고, 그것들을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꽤나 면역이 되어 있어서 가끔 독창적인 잔인함을 보면 마음 속으로 박수를 보내기도 할 정도인데...
기리노 나쓰오의 이야기는 그 이야기 속의 '무언가'가 본능적으로 혐오감을 조장한다. 범인이 특별히 더 잔인하거나, 특별히 더 못나거나 평범하거나 한 것도 아닌데, 읽다보면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불콰함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것이다. 오죽하면, 기리노 나쓰오 책 옆에 다른 책들이 무서워할 것 같아서 한동안 다른 곳에 팽개쳐 놓았겠는가.  그런 작가에 대한 혐오에도 불구하고, <아웃>은 너무도 훌륭해서 고이 모셔놓고 있다는 거.

미키 스필레인의 책들
내가 좋아하는 하드보일드의 탐정들이 여성스럽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아니 그 반대로 남성호르몬을 팍팍 풍기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선'을 넘은 탐정은 그 선 안과 밖이 열광과 혐오이다. 미키 스필레인은 물론 혐오이다. 딱히 마초 캐릭터에 분노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주인공의 이유없는(?) 폭력과 주인공 옆에서 꺅꺅대는 여자들 캐릭터가 넘쳐날때 진정 책을 덮어버리고 싶다. 그것은 아마도 한심한 여자 캐릭터들을 심하게 싫어하고, 작품 속의 크고 작은 악당 캐릭터도 좀 좋아해주는 내 취향 탓일게다.

아마, 내 리뷰들을 다시 보면, 싫어하는 책들이 더 나오겠지만, 누가 언제 물어도 '난 이게 진짜 싫어' 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위의 책들이다. 이와 같은 조금은 이상짜한 페이퍼를 기어이 쓰게 만든 책은 지금 읽고 있는 얼 스탠리 가드너의 <비로드의 손톱>이지만, 벌써 세번째인가 읽는 페리 메이슨 책을 내가 싫어했었다는 것도 까먹고 있을 정도라면, 뭐 이 리스트에서는 빼도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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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08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리노 나츠오 여사건 읽기 싫어요. 읽고나면 영 찝찝해서..

하이드 2007-08-08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웃>은 좋았던거 있죠! 강추에요. 다른건;;;

미미달 2007-08-08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웃 괜찮나요?
아임소리마마 읽고 덜덜거리며 찝찝한 마음에 다크 읽었는데
더더욱 덜덜덜덜 거렸다는.............

바람돌이 2007-08-08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까칠한 하이드님... ㅎㅎ 이런 페이퍼도 재밌어요. 그래도 전 벚꽃지는 계절에는 뭐 그런대로 재밌게 읽었는데... ㅎㅎ

오차원도로시 2007-08-09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플란다스의 개..일요일 아침에 식구들 둘러앉아 볼때 저만 작은방에 가 있었더라는.."딱질색이야." 하면서...동물 데리구 눈물나게하는 만화,드라마,책 다 싫어요;;;

보석 2007-08-09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리노 나쓰오와 미키스필레인은 별로예요. 다만 저 역시 <아웃>은 좋았지요.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의 경우 전 그냥저냥 읽었는데 아는 사람 중 하나는 읽고 출판사의 항의전화까지 했대요.^^;;

카넬레 2014-12-26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벚꽃지는 계절... 여기저기서 하도 추천해서 읽었는데 별로였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