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제국 상호의존성단 시리즈 1
존 스칼지 지음, 유소영 옮김 / 구픽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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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무너지는 제국이다.

 

제국이 무너지면서 시작하는 시리즈. 시리즈 마지막편 같은 느낌의 제목이다.  존 스칼지라는 이름만으로 재미보장 작가이고, 귀여운 이야기부터(작은 친구들의 행성), 심각한 이야기까지(신 엔진), 그리고 대표 시리즈 <노인의 전쟁> 시리즈도 어떤 톤을 타든 재미를 보장하는 작가이다. 좀 너무 재미 위주인건 아닌가 싶을 때 <신 엔진>을 읽었고, 정말 놀랐다.

 

이 시리즈의 시작 또한 너무 재미있는데, 유머나 스릴보다는 <신 엔진>이 많이 떠올랐다. 이전까지의 책들에 비해 굉장히 신선한 느낌을 주면서, 읽는 내내 계속 작은 불꽃 튀겼던 부분은 내가 너무 자연스레 '그'를 생각하는 부분에 '그녀' 라는 것.

 

대장도, 함장도, 후계자도, 왕도 브레인도, 다 여자다. 각양각색의 여자가 대빵으로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건 굉장히 신선한 경험일 것을 장담한다. 왜냐하면, 소설 꽤나 읽는 사람일수록 남자가 메인인 이야기들을 읽고 자라왔으니깐.

 

이렇게 흥미진진한 시리즈의 시작부터 (개인적으로 '노인의 전쟁'보다 더 흥미진진한 시작이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사람이 다 여자라니, 다음 시리즈 벌써부터 너무 기대된다.

 

가장 심각한 이야기라 지하실에서 존 스칼지 쌍둥이 동생이 썼을 꺼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무거운 <신 엔진>이 생각난건, 이야기의 진행이 무겁지는 않지만, 제국이 무너지며 시작하는.. 그 시작이 너무 맘에 들어서이다.

 

'플로우' 라는 우주현상을 통해서만 각 성단의 인간들이 이동할 수 있는데, 각 성단은 그 자체로만은 생존할 수 없고,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다. 이 모든 플로우가 통하는 곳이 그 곳을 지배한 우가문의 황제가 있는 '허브'이고, 허브의 지배자가 상호의존성단의 황제이다. 그리고 상호의존성단의 끝에 유배자들이나 보내서 십년에 한번씩 반란이 일어나는 무법지대 같은 곳이 '엔드' 이고, 이야기는 '허브'와 '엔드'를 오가며 진행된다.

 

멋진 주인공들, 황제가 된 카르데니아, 라고스 가문의 키바, 클레어몬트 백작가의 브레나. 

 

이 책의 단점이라곤,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 뿐이다.

존 스칼지가 이런식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아주 영리해보이고 좋다.

 

많은 SF 소설들이 철학적이고, 놀랍게도 페미니즘적인 경우가 많은데, 존 스칼지의 이번 책에서 제대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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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머니 밀리언셀러 클럽 148
로스 맥도날드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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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딱히 새롭지도 않고, 아처의 매력이 넘쳐나지도 않은 비교적 짧은 분량의 시리즈인데, 엄청 잘 쓴 작품이다. 여자, 남자,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생생한 캐릭터들의 사소한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다 마음에 쑥쑥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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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색기계 - 신이 검을 하사한 자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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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인 쓰네카와 고타로의 <금색기계> 의 배경은 에도시대이다. 배경은 에도시대인데 SF 물이다.

'금색님', '금색기계'가 나오는 SF 물이고, 신비한 힘을 지닌 사람들이 나오며, 에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첫장부터 엄청난 흡입력으로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책 읽는 기준이 많이 바뀌어서 기녀가 나오고, 유곽과 산적소굴이 배경이며, 사람 죽는 것이 별 일이 아닌 에도 시대 이야기가 재미있을까 싶었는데, 재미있었다. 어쨌든 마지막의 인과응보와 마무리는 생각보다 여운은 덜하지만, 깔끔하다.

 

각각의 인물들 이야기가 시간을 뛰어넘으며 2대에 걸쳐 각 장마다 펼쳐지다가 마지막에 모이게 된다. 그 세월동안 계속 인간들의 옆에는 '금색기계'가 있었다.

 

특이한 힘을 가진 사람들의 힘들이 시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부분, 복수와 사랑 이야기들은 좀 밍밍하긴 했지만,

그건 그대로 나쁘지 않았다.

 

개성 있는 인물들이 많이 나오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들은 포승줄을 잘다루는 고지식한 고신과 약한 후계자 미쓰자카, 그들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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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읽어본다
장석주.박연준 지음 / 난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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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박연준 커플의 책이 또 나왔다. 제목과 편집이 정말 다 하는 책이다. (물론 그들 책들을 읽으면서 느끼는 기쁨은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에 이어 "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라니. 정말 부러운 연인이고, 부부이다. 난다 출판사에서 나온 '읽어본다' 시리즈 두 권을 연초에 선물 받았는데, 장석주 박연준 커플의 책을 두 번째 읽다보니, 정겹고, 익숙하고, 반갑다. 


이전에 전반부, 후반부 나뉘었었던것과 달리 한쪽씩 핑퐁처럼 왔다갔다 하고 있다. 두 쪽이 하루이고, 각각 한쪽씩 하루의 책기록을 남기고 있다. 처음에는 호흡이 너무 달라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기분인데, 읽다보면, 그 리듬에 쉬이 맞춰져서 그 자체로 완벽한 리듬으로 느껴진다. 


"지난해 연말, 광화문 일대는 인파로 넘쳤다. P와 나는 교보문고에 들러 책 구경을 하고, 신간코너에서 책 세 권을 샀다. 교보빌딩 1층 '파리크라상'으로 올라가 에두아르 르베의 <자화상>을 읽었다." 


"P와 함께 아침식사를 한 뒤 동교동에 있는 카페콤마에 나가 창가자리에서 읽었다." 


"오늘 본 영화는 에단 호크, 줄리언 무어, 그레타 거윅 등이 나오는 <매기스 플랜>이다." 


"JJ와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매기스 플랜>이란 영화를 보았다." 


중간중간 이렇게 그들이 연인이고, 부부이고, 안에서, 밖에서, 함께 책을 사고, 각각, 또는 같이 책을 읽는 일상들이 너무 좋다. 


지난 주말에는 <밤을 걷는 고양이> 1,2권을 가지고 갔다. 1권은 읽고, 2권은 포장도 뜯기 전이었다. 아침을 먹고, 맥모골을 한잔씩 마시고, 나는 2권, 애인은 1권을 들고 침대에 누워 만화책 보다가, 핸드폰 보다가, 침대에 올라온 고양이 문질문질하다가, 졸다가, 다시 만화책 보면서 주말 오전을 보냈다. 


책 좋아하는 사람끼리 만나면 정말 좋겠다. 고 했을 때 그 모습이 어떨지 짐작케 해주는 것이 장석주, 박연준의 책들이고, 이번에 읽어본다 시리즈에 나온 편집자와 북카페 쥔장의 이야기도 그럴것이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그런 기적의 확률에 근데, 책도 좋아해? 라는 기적까지는 바라지 않기에, 애인이 책을 좋아해도 좋아하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내가 책이야기 하는 것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인 것이 좋다. 당신 이야기이니깐. 이라고 애인은 말하겠지만.

 

이 책, 제목 정말이지 책 좋아하는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로맨틱한 일상 제목이지 않을까. '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라며 짤막한 책메모. 한 페이지지 꽉 채우기도 하고, 반 페이지 못 채우기도 하는 짧은 분량들이라 리뷰라기보다는 수다의 느낌이 강하지만, 책이야기이니 얼마든지 들을 수 있다. 


애인에게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볼 짧은 편지를 띄우고 싶은 일요일 밤이다. 

우리는 고양이 메모 어떨까? 


말로는 바닥에 널부러져 있고, 리처는 침대에 널부러져 있어. 나도 그 사이 어딘가 널부러져야 할 것만 같아. 로 시작하는. 


*책 구성이 정말 맘에 드는데, 매페이지에 있는 해시태그 중 박연준님 해시태그 형광주황이라 눈 아프고 책에 코박아야 글씨 보임. 이 시리즈 책표지가 애매한데, 형광색 쓴거 맘에 안 든 이유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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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8-01-15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요즘 밥 먹으면서 <매기스 플랜> 보고 있어요!

2018-01-15 13: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1-15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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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낸듯한 나쁜놈이 나오고, 읽자마자 결말 알 것 같아서 지루했지만, 결말 지어지는 방식이 (예상을 벗어나지 않지만) 마음에 들어 읽는 동안의 지루함을 보상해준다.

Strength in Sisterh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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