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의 노동자 - 뉴딜이 기획한 가족과 여성 아우또노미아총서 56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지음, 김현지.이영주 옮김 / 갈무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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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제 다 바꾸고 왜 여성 노동 이야기인것처럼 팔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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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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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소설가들은 이 책을 좋아하는구나. 소설가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이 책을 좋아하는구나. 다들 좋다고 하니, 읽어봤고, 별로 남길 말은 없다는 기록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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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초록 - 어쩌면 나의 40대에 대한 이야기
노석미 지음 / 난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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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인지 제대로 안 보고, 제목과 작가 이름과 표지를 보고 구매했다. 

처음부터 땅 보러 다니는 이야기 나와서, 아! 서울 살다 혹하는 불혹의 나이 40대 즈음에 시골을 찾아 들어가는 이야기. 


시골살이에 대한 로망도 많고, 시골살이에 대한 괴담도 많다. 괴담들 아마 맞을 것이다. 그런데, 시골살이 희망편도 있는데, 나는 그런 이야기들을 좀 모으고 있다. 나의 시골살이는 희망편에 가깝다. 내가 사는 곳이 시골이냐..고 묻는다면, 시골이긴한데, 관광지이고, 토박이들 있고, 외지인들 많은 그런 동네다. 산도 가깝고, 바다도 가깝다. 하늘이 크고, 밤은 깜깜하고, 고요하다. 


저자는 초록을 위해 강원도, 아니, 경기도와 강원도에 가까운 강원도와 사이의 경기도 양평에 들어갔고, 나는 별 생각 없이 왔지만, 파랑을 많이 본다. 하늘과 바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읽은 이은정의 '눈물이 마르지 않는 시간'도 시골살이 책이었다. 바닷가에서도 살아보고, 산에서도 살아보고. 


땅을 수배하러 다니고, 땅을 사서 집을 짓고, 시골 살이를 시작하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나에게는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필받아서 제주도 전도, 부동산에나 붙어있을법한 제주도 전도를 주문했는데, 이 책 덕분이다. 

그렇다고, 막 땅 사고, 집 짓는 이야기가 주도 아니고, 그냥 그랬다. 땅소개해준 공인중개사분이 특이한 이야기, 땅에 대한 이야기, 집에 대한 이야기가 노석미의 감성으로 나오고, 실용서와는 거리가 멀다. 


내가 여자 시골살이 희망편들 모은다고 했잖아. 자연이 좋아. 라는 이유와 도시가 싫어. 라는 이유가 공존하고, 시골살이 하는 동안은 도시의 좋은 점이 눈에 보이고, 도시 사는 동안은 시골의 좋은 점이 눈에 보이는데, 플러스 마이너스 계산기 두드려보고, 결국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곳, 더 참을만한 곳에 살게 되는 것이지. 


다만, 언제든 선택의 여지는 있다라는 것, 시작도 전에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이래서 안돼. 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그리고, 해 봐야지만 아는 것도 있다. 내가 여기 내려오기 전에는 시골 살이의 좋은 점을 하나도 못 떠올렸던 것처럼. 


글을 위한 과장 없이, 그곳에서의 일상과 소회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니깐, 과장도 로망도 걷어내고, 그냥 써내려간 글들. 도시에 사는 누군가에겐 로망이고, 생각하는 것만 좋다면, 화가에게는 지극히 실용적이고, 마음적인 이유로 시골에서, 자연 안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 


시골살이 희망편들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자기 방어의 글도, 자기 연민의 글도 없었다. 이런 것이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도시에서 있는 일은 당연히 시골에서도 있을 수 있지. 


화가가 살고 있는 곳의 여름의 very green, 매우 초록과 겨울의 눈에 파묻힌 자연들, 아마도 화가가 돌보는 집고양이들, 야생고양이들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특별한 점. 





봄에서 여름으로 진입하게 되면 잡초들을 한참을 쳐다보고 있게 된다. 물론 한숨을 쉬면서. 왜냐하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뭔가 해결해야 될 일들이 밀리고 또 밀리면 일을 더 하기 싫어져 더 미루게 되어 실지보다 일이 더 많게 느껴지고 막 그렇게 되는데 정원의 잡초가 바로 그렇다. 이른 봄에 잡초 정리를 제때 하지 못하고 지나가면 날이 더워지고 비가 자주 오고 하면서 잡초는 이제 쳐다봐야만 하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그러니까 잡초와의 전쟁에서 패배하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에잉, 하고 잡초를 뽑으려던 도구, 호미를 집어던지고 실내로 들어온다. 실내에 돌아와도 해야 할 일들이 쌓여 있다. 읽어야 할 책들도 쌓여 있다. 그려야 될 그림도 쌓여 있다. 고양이 화장실엔 똥이 쌓여 있다. 싱크대엔 설거짓거리가 쌓여 있다. 쌓여 있다. 정원의 잡초처럼. 안팎으로 할 일들이 쌓여 있다. - P91

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주말 동안에 꽤 큰 비가 온다기에 서둘러 며칠 먹을 야채 수확을 했다. 시골생활엔 문득 해야 할 일들이 많다. 이거 하다가 보면, 어느새 저거 하고 있고, 일은 늘어지고 마음은 바쁘다. 휴....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니 하면서. 게다가 틈틈틈이 나는 다람쥐인가 너구리인가, 틀림없이 고양이는 아닐 거야. 뭐 이런 쓸데없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 - P95

봄, 여름, 가을, 여울울 어느 계절이나 다 유니크하고 아름답다. 특히 여름의 산길을 드라이브하다보면 거대한 초록색이 뚝뚝 내게로 떨어지는 것만 같다. 매우 초록. 그 쾌감은 엄청나다. 길들에는 거의 인적이 물다. 도의 접경 지역들은 대개 그런 것 같다. 지형이 험하고, 사람이 모여 사는 면내 같은 거점 지역으로부터 거리가 있다. 사람이 귀하게 보이고 그만큼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그렇지만 가까이 사람들이 만들어낸 자연도 멋지다. 작은 집들, 일하고 있는 농부들, 축사 등과 함께 인삼밭, 옥수수밭, 보리밭 등이 드럽게 펼쳐진 논과 함께 잘 어울려 있다. 거기에 작은 강, 작은 길 등이 조화를 이어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 길에 작은 트럭이 털털털 하고 지나가기도 한다. 내가 갖고 있는 네모난 틀 안에 잘 넣어보려고 하지만 항상 내 세계는 그것에 비해 초라하다.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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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파 - 2018년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박해울 지음 / 허블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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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에 엄청난 호평을 받았던 은네디 오코라포르의 '빈티'를 읽고, 이어서 '기파'를 읽었다. 

제목이나 표지나 짧은 분량 외에도 우주선에 홀로 남은 주인공, 인간외 존재 같은 설정들이 나오고, SF 클리쉐에 충실해서 자연스레 비교하게 된다. 빈티의 등장인물, 종족들의 캐릭터들은 스쳐 지나가는 존재도 강렬하고, 주인공은 엄청나게 임팩트 있었는데, 기파의 등장인물들은 영웅 기파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고, 그를 구출하는 존재, 우주선에 홀로 남은 존재라는 흥미로울법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별 감흥이 없다. 


다 알고 읽는 이야기인건 대부분의 이야기가 마찬가지이고, 딱히 좋지도 싫지도 않게 무난하다는 느낌이 드는 소설의 뒷맛이란 차라리 싫은 것보다 더 나쁠지도 모르겠다. 아, 싫었던 장면이 한 장면 있다. 딸을 위해 그렇게까지 잔인한거라고 다 깔아줘도, 붕 뜨고, 공감 안 되는 이야기. 


향가 '찬기파랑가'와 SF를 접목시켰다는 책소개는 좀 어리둥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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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페이션트
알렉스 마이클리디스 지음, 남명성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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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둔해서 죄송합니다만, 말을 안 하는데 앨리샤가 어떻게 상담의 덕을 볼 수 있다는 겁니까?" 
"말하는 것만이 치료는 아니에요." 인디라가 말했다. "안정한 공간, 감정을 누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거죠. 
당신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대부분의 의사소통은 대화가 아니에요." 

잘 나가는 사진작가 남편 살해 혐의를 받지만, 침묵에 빠지고, 심신미약을 판결 받아 정신병원에 들어간 화가 앨리샤. 
세간의 화제이다가, 잊혀질 무렵, 그녀에게 강한 애착을 가진 심리삼당가 테오는 그녀가 입원에 있는 병원에 자리가 생기자 지원해서 그녀의 상담을 자처하게 된다. 

앨리샤의 일기와 테오가 앨리샤 주변 사람들을 찾아가면서 사건의 진실을, 앨리샤의 과거를, 앨리샤의 침묵을 치료하기 위한 행보가 번갈아 나온다. 화자가 앨리샤였다가, 테오였다가. 

강렬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캐릭터들이 좀 약하게 느껴졌지만, 스토리나 반전, 결말은 흥미로웠다. 캐럴 길리건의 책을 같이 읽었는데, 소년, 소녀의 억압된 심리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와서 전혀 다른 장르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겹쳐서 읽혔다. 2019 아마존 최고의 미스터리 스릴러 분야에 오른 책이기도 하다. (재미 없을 수가 없음) 

"인간의 성격은 고립된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서 생겨난다. 리는 보이지 않고 기억할 수 없는 힘에 의해 모양을 갖추고 완성된다. 말하자면 우리 부모에 의해서.
 
이 말이 무서운 는 명백한 이유가 있다. 기억이 형성되기도 전인 시절에 우리가 어떤 고통과 학대를 받았는지 무슨 치욕을 겪었는지 누가 알겠는가? 우리의 성격은 우리가 미처 알지도 못하는 사이 형성된 것이다." 

테오와 앨리샤가 어린 시절 받았던 학대. 비슷한 학대를 받고, 한 명은 상담가로, 한명은 범죄용의자이자 환자로 대면하게 된다. 이야기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지만. 

결핍을 지닌 아이로 자란 것은 아이의 잘못이 아니다. 결핍을 지니고 자라서 겨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데, 그 사랑이 주는만큼 보답받지 못하는 평범한 일에 무너져버리는 것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 라는건 유구한 주제이지만, 오랜만에 잘 쓰인 작품으로 봐서 좋았다. 


"불꽃놀이요?"
"사랑 말이야. 우리가 사랑을 불꽃놀이로 자주 착각한다는 이야기를 했어. 극적이고 역기능도 있는 것처럼. 하지만 진짜 사랑은 아주 조용하고 아주 고요해. 긴박하게 진행되는 드라마의 관점에서 본다면 지루하기도 하지. 사랑은 깊고 차분해. 그리고 변하지 않지. 내 생각에 너는 분명히 캐시에게 사랑을 주었어. 진정한 의미에서의 사랑 말이야. 그런 사랑을 캐시가 되돌려줄 수 있는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지." - P140

"캐시의 행동은 그녀가 상당히 망가진 사람이란 걸 보여주고 있어. 공감이나 진실성 그리고 그저 평범한 친절함도 없는 거야. 너는 그런 인품으로 넘치는 사람인데 말이야."
(...)
"예측할 수 없고, 감정적으로 얻어낼 수 없고, 신경도 쓰지 않는 불친절한 누군가를 즐겁게 하려고 애쓰는 일, 그런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그들의 사랑을 얻어내려고 애쓰는 것. 전부 예전에 겪은 일 아니야, 테오? 익숙하지 않아?"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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