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의 비밀 - 미스터리 베스트 6
조르주 심농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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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그레는 유럽의 소설에서, 그리고 아마 세계의 소설에서 가장 유명한 경관 중 한 사람일 것이다. 그는 75살 가량이며, 현재 은퇴하여 생활하고 있다. 그는 1920-1940년대의 프랑스 사법 경찰의 가장 위대한 탐정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과학적 방법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는 인내와 직관과 범인 심리의 섬세한 이해와 살인자와의 정신적인 감응으로 추리한다...'  미국의 추리소설 평론가 앤소니 바우처가 심농의 단편집 소개에서 메그레를 소개한 글이다.

책의 제목 '13의 비밀'은 좀 싱겁다. 제목도, 내용도. 조젭 르보르뉴의 13가지 사건파일이라는 부제 아래 조젭 르보르뉴가 해결하는 13가지 사건들이 있다. '나'( 기자인듯)에게 이미 본인이 해결한 사건들의 기사를 보여주며 사건을 해결해보라고 하고, '나'는 사건에 대해 질문하고, 결국 해결 못하고, 조젭 르보르뉴는 타박(?) 하며 사건의 결말을 알려준다. 는 똑같은 패턴의 짧은 단편들이다. 단 마지막 사건만 좀 의외스러운면이 있는걸 보면, 그래서 제목이 '13의 비밀'인가 싶기도 하다.

심농의 사나이의 목을 읽고 열광했던것에 비해 '13의 비밀'은 왠지 모르게 실망스러웠다. 그다지 기발하지만은 않은 사건의 해결들, 안 친절한 조젭 르보르뉴에 대한 비호감 등등이 이유다. 로얼드 달의 '당신을 닮은 사람' 에서럼 한 작품 끝낼때까지 숨을 참게 하지도 않고, 스텐리 엘린의 '특별음식' 에서처럼 결말이 뻔히 보여도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는 흡입력을 지니지도 않았다. 그저 빨리 휙휙 넘어가는 장점만을 지녔다고 할까. 몇가지 괜찮은 작품들도 보였지만, 고르지 않은 작품의 질때문에 전체적으로 심농의 단편에 대한 인상은 '별로' 로 남게 되었다. 혹은 조젭 르보르뉴가 등장하는 작품들에 대한 비호감인가?

아무튼.

13개의 단편 이후엔 드디어 메그레 경감이 등장하는 ' 수문 1호' 라는 멋대가리 없는 제목의 중편이 등장한다. 역시. 우리의 메그레 경감님. 이 책에선 어쩌면 주인공이 '경감'이란 직책을 가진것을 빼고는 추리소설이라고 부를만한 면이 전혀 없을지도 모르겠다. 추리소설과 일반 소설의 차이를 정확히 어디에 두는지는 사람마다 약간씩 틀리겠지만, 심농의 소설들에 대해서 '추리소설이라기보다 문학소설' 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으리라.

한밤중 바닷가, 마주보고 있는 목로주점 두개, 그 중 한 곳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나온 노인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뛰어난 심리묘사로, 절정부분에 이르렀을때는 흡사 기괴한 싸이코드라마라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메그레와 갓생노인, 그리고 듀크로라는 강력한 카리스마의 선주의 불꽃튀기는 심리전을 밀접하게 볼 수 있다. 메그레처럼 심리분석/묘사의 달인인 심농의 작품에는 빠리의 그 헤어나오기 힘든 분위기와 등장인물들의 심리의 미묘하고 격렬한 변화들, 그리고 '죄를 미워하되 인간을 미워하지 말라'는 말씀처럼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 가 깔려있다.

아무래도 첫작품으로 접하고자 한다면 '사나이의 목'을 권하겠지만, 일단 한번 심농에 빠지게 되면 이 책 역시 빠트릴 수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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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츠로 2005-05-26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단편집이었군요. 심농 책은 황색개 하나만 읽었는데 메그레경감의 따뜻한 인간애와 연인간의 애절한 사랑 때문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하이드 2005-05-2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심농 작품의 메그레 경감만큼 ' 인간애' 라는 말이 어울리는 탐정은 없지뇨요?
 
정신의 탐험가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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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이 있다.

제목은 '정신의 탐험가들' 이다. 이 책에서는 프란츠 안톤 메스머, 메리 베이커 에디, 지그문트 프로이트라는 각각 '인간의 정신'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최초로 발을 디디고 결실을 낸 3명의 선구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을 읽기 시작할때 내 머릿속에는 '심리학' 이라는 단어와 동일시되는 ' 지그문트 프로이트'라는 이름에 대한 얕은 지식밖에 없었다. 프란츠 안톤 메스머는 현대심리학이라는 영역에 첫발을 내디뎠던 인물이고, 메리 베이커 에디는 크리스천 사이언스 운동이라는 종교운동을 만들고 이끌었던 인물이고, 알다시피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심리학'을 비로소 현대적인 학문의 한 분야로 자리잡게 한 인물이다.

책을 읽으면서, 메스머라는 겸손하고 올곧은 신념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흡족한 기분의 만족감을 그리고 메리베이커 에디라는 불꽃같은 좀 정신이 나간듯한 광신도교주같은 여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불쾌감과 기이감의 만족감을 느꼈다면 프로이트에 대한 부분은 생각보다 잘 넘어가지 않았다. 작가역시 당시 살아있고, 평가를 내리기에 완결되지 않은  프로이트의 업적, 그리고 작가 자신이 도움도 많이 받은 그에대해 쓰기에 껄끄러웠다고 말하고 있다.

일단 슈테판 츠바이크는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걸출한 전기작가이다. 객관성과 정확성만이 그의 장점은 아니다. 그리고 다른 어떤 책보다 이 책에서 우리는 그의 대담한 이야기전개와 '사람'과 '시대'를 꿰뚫어보는 그의 명석함, 직관을 엿볼수있다. 

프란츠 안톤 메스머 : 콜롬버스처럼 새로운 학문의 대륙을 발견한 최초의 현대심리학자. 메스머의 비극은 그가 너무 일찍 나타났고, 또한 너무 늦게 나타났다는 사실에 있다. 그가 등장한 시대는 이성理性을 지나치게 자랑으로 여기고 직관은 무엇이 ‰永?싫어하던 시대, 즉 계몽주의라는 '수퍼 똑똑이' 시였다.부유하고 명석하고 겸손하며 모두에게 호감을 주는 메스머가 빈에서 처음 '자기치료요법'을 시작하면서부터 그가 빈에서 쫓겨나고, 프랑스로 건너가 그의 열렬한 추종자를 만들어내다가 어느 순간 몰락하고 스위스로 물러가 말년에야 그의 업적을 일부나마 인정받게 되기까지의 그 질곡있는 평생의 이야기이다.

메리 베이커 에디 : 가장 흥미롭게들 읽는 부분. 메리 베이커 에디라는 어렸을적과 젊었을적에는 신경증과 히스테리로 마비 상태가 대부분이었고, 배운 것 없고, 자기고집만이 불같은 여자가 만들어낸 크리스천 사이언스란 '오직 하느님만 계시다. 그리고 하느님은 선이기에 악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오로지 감각이 오류를 범한 것, 즉 인간의 '오류(error)'일 뿐이다.' 라는 절대명제 아래 '병'을 부정함으로서 '치유'의 효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이 타고난 조롱의 재주를 모두 쏟아부어 메리 베이커 에디를 비난했지만, 결코 자신에 반대하는 얘기에는 굴하지 않는 이 어느 소설책에서도 보기 힘든 불꽃같은 여자의 이야기는 그 여자의 탄생에서부터 죽음까지,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는 어느 소설책보다도 드라마틱하다. 그녀를 묘사하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방식도 너무너무 맘에 든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 위의 두 사람에 대해서 그 사람의 시대와 그/그녀를 그렇게 이끈 그/그녀의 심성에 대한 묘사가 많다면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대해서는 그의 업적과 그 학문에 대해 늘어놓는 것이 대부분이다. 프로이트의 책들을 보고 알았던 부분들을 밖에서는(최소한 츠바이크는)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글을 읽는것은 여전히 재미있다.

가장 흥미로운 세명을 모아서 프로이트편을 빼고는 빠르게 이 책을 완성했다던 츠바이크. 정말 젠장스럽게 멋진 책이다!

* 이 책에 나오는 역자서문, 편집자후기는 내가 정말 바라마지 않는, 후기와 서문의 본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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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탐험가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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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의 존재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 그저 사람들이 성적인 문제에 주목하지 않도록 만들기만 하면 그들은 그것을 곧 잊어버릴 것이다. 윤리라는 쇠창살 뒤에 가둬놓은 아주 오래된 이 야수를 말로 자극하거나 질문으로 먹이를 주지만 않는다면 그것은 길들여질 것이다. 그저 모든 고통스러운 것에서 눈길을 돌리고 마치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자, 이것이 바로 19세기 도덕성의 법칙이었다.
-306쪽

정직성에 대항한 이 집중적인 전쟁을 위해서 국가는 자기에게 종속된 모든 힘을 무장시켰다. 예술과 학문, 윤리, 가족, 교회, 학교, 대학 등 모두가 동일한 전쟁 지시를 받았다. 일절 대결을 피할 것, 적에게 신경쓰지 말 것, 그저 멀리 돌아가고 절대로 진짜 논쟁에 말려들지 말 것. 절대로 그 어떤 반박자료를 들고 싸우지 말 것, 그냥 침묵하기만 할 것, 계속 보이코트하고 무시할 것. 모든 정신적인 힘과 문화의 하인들은 이런 전략에 놀라울 정도로 복종하면서 정말 대단한 일이지만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슬쩍 비켜 지나갔다.
-307쪽

1백년 동안이나 유럽에서는 성적인 질문을 엄격하게 격리시켰다. 그것은 긍정되지도 부정되지도 않고, 제시되지도 해결되지도 않았다. 아주 조용히 병풍 뒤로 슬쩍 밀쳐버렸다. 교사, 교육자, 목사, 검열관, 가정교사 등 제복을 입은 엄청난 규모의 경비군을 세워 젊음이 솔직함과 육체의 기쁨에 다가가는 것을 가로막았다. 그 어떤 자유로운 대기도 그들의 신체를 건드려서는 안 되고 그 어떤 솔직한 말이나 가르침도 그들의 순결한 영혼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건강한 민족, 정상적인 시대에는 언제나 남자가 되어 가는 소년은 축제에 가듯이 자연스럽게 성년으로 들어섰다. 그리스, 로마, 유대 문화에서, 심지어는 비非문화에서도 13,14살짜리는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의 공동체에 솔직하게 받아들여졌다. 남자들 사이에 남자로, 전사들 사이에 전사로 말이다.
-308쪽

오직 여기서만(19세기 유럽) 신을 내세운 교육학이 인공적으로 그리고 자연에 반해서 모든 개방성을 차단하였다. 누구도 청소년 앞에서 자유롭게 말하지 않았고, 그럼으로써 청소년이 그런 문제를 말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가 아는 것은 창녀들의 골목이나 아니면 나이 많은 소년들의 속삭임에서 주워들은 것뿐이었다. 그리고 극히 자연스러운 자연의 지식이 다시금 속삭이듯이 전달되었기 때문에 새로 자라나는 청소년은 모르는 사이에 이런 위선에 동참하게 되었다.
1백년 동안이나, 서로를 향해 이렇게 자기 감추기,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기 등이 계속된 결과, 정신적으로 뛰어난 19세기의 문화 한가운데서 심리학만이 유례없이 저조한 상태에 빠졌다. 솔직함과 개방성 없이 어떻게 근본적인 심리통찰이 발전할 수 있겠는가? 지식을 전달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교사, 목사, 예술가, 학자들이 문화적 위선자 아니면 전혀 지식이 없다면 어떻게 명료함이 생겨날 수가 있겠는가?
무지는 언제나 냉혹함을 낳는다. 그래서 무지하기 때문에 동정심이 없는 교육자들이 젊은이들을 교육시키게 되었고, 그들은 '도덕적'으로 되어라, '스스로를 통제하라'는 등의 영원히 지겨운 명령으로 어린이들의 영혼에 치유할 길 없는 손상을 남겼다. 사춘기의 압력 아래서 여자도 제대로 모른 채 자신의 몸에 유일하게 가능한 발산[=자위]을 구하던 소년들은, '개명한' 선생들로부터 자기들이 건강을 해치는 '죄악'을 범하고 있다는 현명한 경고를 받고 치명적인 심리적 상처를 입곤 하였다. 그리고 이런 신비로운 죄의식은 열등감으로 변화되었다.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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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5-21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깐 길게 쓰면 등록안되는 거였구나. -_-a
 
세계의 동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0편의 동화와 민담
크리스치안 슈트리히 지음, 김재혁 옮김, 타치아나 하우프트만 그림 / 현대문학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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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 Grosse Maerchenbuch
아이보리색 표지의 책에 검고 굵고 분명한 글씨로 제목이 쓰여있다. 책을 보호하는 커버는 타치아나의 아름다운 수채그림이 감싸고 있는 단단한 하드커버이다.

커버에서 빼낸 겉표지.

크기비교를 위해 내 핸드폰. -_-v 근데, 아마 실제로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크.다. 겉표지

겉표지 아래에 이름이 나와 있다.
이 많은 민담과 동화를 모아 놓은 크리스티나 슈트리히도 대단하지만,
뭐, 대부분은 타치아나 하우프트만의 그림에 먼저 끌리지 않을까?

껍데기를 벗기면 짙은 남색 바탕천에 하늘색 네모. 그리고 금박으로 제목이 찍혀있다. 벗긴 모습이 더 맘에 든다!

첫장이다.

타치아나의 아름다운 수채그림이 앞으로 시공을 초월하는 동화의 세계로 안내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책 껍데기, 그러니깐 앞날개에 있는 책에 코박고 눈안경을 쓰고 있는 마법사? 의 모습. 맘에 드는 그림이라 한샷.


그 아래에는 츠바이크( 요즘 내가 읽는!) 의 말이 인용되어 있다.

Maerchen kann man in seinem Leben zweimal und zwiefach lesen. Zuerst einfaeltig, als Kind, mit dem naiven Glauben, dass die belebt-bunte Welt ihrer Geschenhnisse eine wahrhaftige sei, und dann, viel, viel spaeter, mit dem vollen Bewusstsein ihrer Erfindung." Stefan Zweig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민담을 두 번에 걸쳐 두 가지 방식으로 읽게 된다. 첫 번째는 어릴 적에, 온갖 다채롭고 생생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세계가 진짜라는 믿음을 가지고 소박하게 읽는 것이고, 그 다음엔 훨씬 어른이 되어서 그 이야기들이 모두 꾸며낸 것이라는 점을 뚜렷이 의식하면서 읽는 것이다. - 슈테판 츠바이크"

... 번역은 내맘대로 번역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알라딘 책소개에서,,,

첫 페이지.

보통 D 라고만 쓰는 독일의 'Diogennes' 출판사.


한 장 더 넘겨보면.
Alles ist ein Maerchen 이라는 노발리스의 말도 볼 수 있고, 츠바이크의 말도 여기 다시 반복되어 있다.

'임금님의 새옷' Das Kaisers neue Kleider 인데, 알라딘에는 ' 임금님의 해옷' 으로 되어 있네? -_-a
우리가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알고 있는 동화다.


벌거벗고 행진하는 임금님~

사실, 타치아나의 흑백삽화가 페이지마다 있는데 비해, 수채화는 그렇게 많지 않다. 분명 많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680페이지 정도 되는 책에 20페이지 정도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흑백삽화도 너무너무 좋지만, 올칼라의... 를 기대하고 산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주로 컬러는 무서운 장면, 괴물 장면이던걸 ㅜㅜ
만약 내가 아기였을때 읽었으면 맨날 무서운꿈 꿀것 같다. 어렸을때 동화책 읽을때 맨날 무서운꿈 꾸었던 기억이...

표지에서나 커버에서 보았던 것에 비해 책안의 그림들은 대담하고 강렬하다.

그나마 찾은 예쁜 장면. -_-a

동화, 민담이야기들이지만, 왠지 있을법하게,실감나게 그려놓았다!

책을 덮고 나서 책 뒷페이지.
난장이와 춤추는 공주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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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05-21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참자.참자. 참을 수 있다ㅠㅠ

하이드 2005-05-21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근데, 한번 사두시면 두고두고두고두고 읽으실 수 있을꺼에요!

mannerist 2005-05-21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영문판은 없수? -_-;
음. 독어를 배우는거야. 뿌득.

하이드 2005-05-21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문판도 있어. 아마존에 ^^ 근데, 미국놈들이 책을 워낙 잘만들잖아. 모험 안 하려구, 그냥 원서로 샀지.

하루(春) 2005-05-21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거.. 다음주 포토리뷰 당선되는 거 아니에요?

날개 2005-05-21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포토리뷰 진짜 근사하네요....! @.@ 너무너무너무 땡깁니다...ㅠ.ㅠ
이 비싼 책에 이렇게 멋진 리뷰를 달아놓으시면 어쩌라고...흑흑~

반딧불,, 2005-05-21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그쵸?? 로드무비님 이하 고수분들의 리뷰를 견뎌냈건만^^;;

einbahnstrasse 2005-05-21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오게네스라면, <좀머 씨 이야기>의 ;ㅂ;

하이드 2005-05-21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사실은 잘 몰라요 -_-a 보통 D라고 책 커버에 표시되더라구요.
아마 유명한 출판사겠지요?

돌바람 2005-05-26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오게네스는 알려져 있는 것처럼 독일 출판사가 아니라 스위스에 있는 출판사래요. 쥐스킨트의 <향수>, <비둘기>를 비롯해 최근 파올로 코엘료의 <11분>, <연금술사> 등을 히트시킨. 저들의 출판 자부심은 대단하여서 <세계의 동화>의 경우는 인쇄 전 가제본 상태(아마도 우리의 인쇄술이 못미더웠던가 보지요)까지 확인할 정도였다고 하네요. 그래도 10여 년을 한 권의 책이 나올 수 있게 기다리는(밀어주는) 출판마인드는 부러워요. 그러니 자부심도 생기는 거겠지만.

하이드 2005-05-26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왠지, 우리나라랑 비교하면 큰일날 것 같군요.
10여년을 준비한 책이라니, 동화를 모은 사람도, 출판사도, 삽화가도 다 대단합니다.
 
800만 가지 죽는 방법 밀리언셀러 클럽 13
로렌스 블록 지음, 김미옥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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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는 800만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에는 자기 손으로 목숨을 끊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지하철 자살이 그다지 좋지 않은 방법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지하철에 몸을 던진다. 뉴욕에는 끝없이 긴 다리들과 고층 빌딩의 창들이 있다. 또 면도날과 빨랫줄과 약을 파는 가게들이 하루 24시간 문을 연다. 내 방 서랍에는 32구경 권총이 있다. 호텔 방 창문에서 뛰어내리기만 해도 간단히 죽을 수 있다. 하지만 한번도 그런 종류의 일을 시도해 본 적은 없다. 겁이 너무 많거나 불굴의 의지를 가졌거나 둘 중 하나겠지. 그것도 아니라면 나의 지독한 절망이 생각만큼 절실했던 적은 없었던 모양이다. 여하튼 계속해서 살아가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모양이다. "

맨해튼에 있는 800만의 사람들. 그리고 각각의 사람들마다 각각의 죽는 방법이 있다. 무참한 도시. 맨해튼. 이유없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이유있는 죽음보다 많아진다. 이유없는 죽음은 점점 더 '인간'을 무가치한 것으로 만들어간다.

'백정들의 미사' 가 어느정도 기대에 못 미쳤던 반면. '800만가지 죽는 방법'은 어느 것 하나 버릴것 없다. 표지부터 볼작시면, 흔들리고, 기울어진 황사라도 낀듯 누렇고 뿌연 도시에 중절모를 쓴 좁은 어깨의 남자가 좁은 어깨를 한껏 움츠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보도블럭 너머를 보고 있다.

본격추리물을 찾는 사람에게는 사건이 너무 밍밍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이런 불쌍한 주인공들에 감정이입 깊이 하는 편이다.

'신문에 나는 사건들에 넌더리가 난다면 읽지 않으면 될꺼 아니야?라고 하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잖어'

 '이건, 내 직업이니깐. 돈이 있다고 안 할 수 있는게 아니야. 직업이니깐 하는거지.'

매트 스커더. '술을 마시면, 죽습니다'  알콜중독자. 그렇게 죽기도 싫고, 필름이 끊겨서 컨트롤하지 못하는 것도 싫고, 그 후에 느끼는 자괴감도 싫고.

킴 다키넨이란 창녀의 의뢰를 받아 챈스라는 평범하지 않은 흑인포주와 그녀 사이의 중재를 하고자 한다. 그 중재는 싱거울 정도로 간단히 끝나지만, 그 다음날 그녀는 무참히 살해된다. 이번에는 챈스가 그의 명예를 걸고 매트를 고용한다.

금주모임과 그가 머무는 호텔을 오가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조각들을 모으는 매트.

뭐, 추리소설이 당연히 그렇듯이 매트는 사건을 해결한다.

두꺼워 보이지만 480여페이지밖에 안 되는 이 책은 그야말로 첫페이지를 열고 순식간에 책을 덮게 되는 책이다.

매트의 알콜중독은 알콜이 아닌 다른 것에 중독되어 있는 나와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듯하다. 그것이 무엇이든. 이겨나가고자 하는 그 모습으로는 불쌍하지만, 격려하고 싶지만, 한심하지만, 토닥여주는 것 말고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말고는 아무곳도 해줄 수없는 그런 약한 존재인 인간. 그런저런 약함들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때로는 좌절하는 그런 모습들을 우리는 외면할 수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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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5-05-20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벌써 출장다녀오셨어요?
그런데 뭐가 급하다고 출장다녀오시자마자(아님 출장 중에) 리뷰를 다 쓰십니까?
올해 아직 한 편도 리뷰 올리지 못한 사람 염장지르려고 그러시죠, 네???

하이드 2005-05-20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거 공항에서 쓴거랍니다~

클리오 2005-05-20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공항에서도 리뷰를.... (한글이 안되었으면 영어로 쓰려 하셨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