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키보드 보호막도 준비를 안했는데 사랑하는 강아지가 이런 일을 벌인다면...도대체 어떻게 해야만 하는건지요?  특히 가을산님은 이런 위험이 항상 잔재하고 있을텐데....최소한 노트북의 키보드는 바꿔야만 하겠죠?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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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06-10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안돼~~~! ^^

sunnyside 2004-06-10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이 갓~~ 근데 강아지 안 말리고 사진 찍고 있는 이 사람은 뉘신지...? ^^;

▶◀소굼 2004-06-10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범노트북이였던가...저런식으로 물을 흘려도 밑으로 새게 만든 노트북이 있더군요^^

비로그인 2004-06-10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단을 쳐도 강아지는 눈만 멀뚱~ 멀뚱~ 다들 아시잖아요? 강아지가 잘못을 하고나서는 눈만 멀뚱거리는거.....그런데...복날은 언제죠??

비로그인 2004-06-11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복날에 저 강아지 잡아도 한입밖에 안됩니다.우리을 즐겁게 해주는 강아지 그냥 예쁘게 봐주세요..참 몇대 때려주는거 잊지 마시구요...^&^
 

 붉디 붉은 장미가 정원에 가득할 때 발틱 해안에서 채취한 샤넬의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장미는 자정 무렵에 가장 진한 향을 내기에 향수 업자들은 자정에 발틱해안의 장미를 따서 향을 얻는다고 합니다. 꽃으로도 한 몫을 하지만 향기로도 한 몫을 하는 장미는 모든 사람이 아름답다고 하는 칭송을 다 받고 있는 꽃이기도 합니다. 물론, 다 좋은곳만은 아니고 몸에 가시가 돋아나 아무나 꺾어가지 말라고도 하지요.

  장미꽃이 만개를 하고 벌과 나비가 날아들어 만개한 장미꽃밭에서 저공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장미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었지요. 이 때 하늘에 검은 구름이 뭉치며 갑짜기 굵은 빗줄기를 뿌려대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름다운 장미꽃에도 빗방울이 하나 둘 스쳐가다가 결국에는 꽃의 한 가운데를 때렸습니다. 조금전까지 붉디 붉은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뽐내던 장미는 힘에 겨운듯 꽃잎을 한 장 두 장 떨구고야 맙니다. 2/3가량의 꽃잎이 떨어졌을 때의 모습은 박박 깎은 머리처럼 흉물스럽게 몸체를 나타내기 시작을 했습니다.

  비는 짖궂게도 장비에게 계속 퍼붓고 장미는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비를 피해보려고 하지만 땅에 붙어있는 다리는 장미를 속수무책으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리따운 아가씨가 한껏 옷을 차려입고 거리를 활보하며 자태를 뽐내다가 갑짜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미쳐 피하지 못하는 모습과도 너무 똑 같습니다. 장미꽃은 마지막 꽃잎을 떨구고야 말았습니다. 아....그런데 그 마지막 꽃잎 밑에는 검은 모자를 눈까지 눌러 쓰고 숱이 빠진 몽당 빗짜루를 손에 들고 구부정한 허리로 그 꼬부라진 매부리 코에 빗방울을 맞으며 숨어있던 마귀할멈이 이제는 들켰다는 멀쓱한 표정으로 슬금슬금 정원의 가장자리 담장을 넘어 도망가는 것이었습니다.

  꽃잎이 다 떨어져버린 장미꽃은 더 이상 꽃이 아니었습니다. 장미꽃이 뽐내던 자리에는 여드름 구멍 같이 숭숭 구멍만이 남아 있고, 조금전까지의 그 향기와 아름다운 자태는 두 번 다시 볼 수없었습니다. 더 이상 장미꽃은 꽃이 아니라 장미로 돌아간 것입니다. 장미꽃의 아름다움은 스스로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마귀할멈의 은신처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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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누구나 겉모습을 말짱하게 꾸밀 수 있습니다. 좋은 옷으로 치장을 하고 심지어는 얼굴의 이곳 저곳에 칼을 대어서는 나름대로 꾸미기도 합니다. 그 꾸밈 만큼이나 속내도 꾸미려고 노력을 합니다. 때로는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한 모습으로 상대방을 현혹시키기도 합니다. 얼굴이나 외모를 꾸민 능력만큼 자신의 마음을 꾸밀 줄도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 세치혀의 현란한 놀림에 넋이 빠져 버립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의 거짓과 위선은 깊이가 없답니다. 그러다보니 조금의 시간이 흘러도 그들의 밑천은 금방 거덜나게 마련입니다. 나머지는 오히려 무식하다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보다도 못합니다. 그런 사람일수록 억지소리로 그 상황을 모면하려합니다. 차라리 자신의 빈 머릿속을 채우기 위해 노력을 할 생각은 안하고, 기왕에 거짓과 위선으로 꾸몄으니....조금 더 그 겉모양으로 버티려고만 합니다.

  마귀할멈 같은 모습이라도 진솔함과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면 많은 사람들은 그를 외면하지 않을 것입니다. 거짓과 위선이 탄로나서 망신을 당하며 그 자리를 황급히 벗어나야만 하는 어리석음의 소유자라면....그 사람은 영원히 순수하고 진솔한 사람들의 주변만 맴 돌 뿐입니다. 차라리 솔직하게 스스로의 못난 모습을 공개하고...차라리 사람들이 이해하여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  사람들은 그를 버리지 않고 따뜻하게 보듬어 줄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가슴은 원래부터 따뜻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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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을 이용하면서 제가 읽었거나 읽은 책에 대한 마이리뷰를 작성을 해 오면서 가끔은 뜻하지 않는 선물을 받게 되더군요.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주일의 마이리뷰"에 선정이 되었다는 개인 메일로의 연락과 또, 거금 5만원의 적립금이 지급 된다는 것입니다.  몇 차례 이런 경우를 당하게(?) 되다보니 여기 서평의 성격을 갖는 마이리뷰를 올린다는 것이 자칫 적립금 지급과 연관이 되는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업주인 알라딘에서야 자신들이 모든 책에 대한 검증을 하기가 어렵고, 그러다보니 알라디너로부터 도서에 관한 리뷰를 얻게 되고, 또 실질적으로 제 경우가 그렇지만 제가 구하고자 하는 책 이외에 '읽어봐야지...'하는 책은 리뷰가 많은 참고가 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마이리뷰는 도서 선정의 결정적인 역할과 기능을 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리뷰 작성에 상당한 주의를 하는것은 사실인데, 그렇다고 이렇게 적립금을 받게 되다니 많이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마이리뷰를 살펴보면 반드시 권장할만한 마이리뷰가 아닌것도 많이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그 선택은 독자의 몫이기에 조금 소홀하게 올리는 마이리뷰에 대한 신뢰도는 당연히 알라디너들이 판단을 하고 배제를 할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옛 서부 영화 생각이 납니다. 서부영화의 총잡이 중에는 "현상금 사냥꾼"이라는 별명이 붙는 사람으로 현상금이 걸린 사람들을 추적해서 상금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 제 느낌으로는 "마이리뷰 사냥꾼"이 된것 같은 기분입니다. 물론, 알라딘에서야 좋은 의미로 배려를 하는 것이지만 이런 배려가 리뷰를 올리는데 하나의 장애요소로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넣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편으로는 '이주일의 마이리뷰'에 선정이 되었다고 해서 찾아가 제가 작성한 마이리뷰를 다시 읽어보면 그리 잘 쓴 서평이라고 하기에는 스스로에게 부끄럽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어 하나 하나 리뷰에 신중과 정성을 다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마이리뷰 사냥꾼"이 아닌 진정한 평자로서 리뷰를 작성토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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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7. 5 for viole" ... 음악에 대해 비교적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던 제게 한 부대에서 근무하다가 대한항공에 조종사로 입사하게 된 상관 한분이 제게 주신 한장의 CD에 유일하게 적힌 문구입니다. <TRAVELLING>이라는 라벨은 마이너 레이블도 자주 찾았었음에도 처음보는 전혀 생소한 음반이었습니다. 이 음반이 영화음악을 담고 있다는 것은 "bande originale du film"라고 쓰인 불어를 보고 대충 짐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Tous les matins du monde"가 아마 제목인것 같은데 저는 불어를 하지 않았기에 그 제목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몰랐고, 혹자에게 물어보니 "비밀의 화원"이 아닐까? 라는 대답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음반이 제 손에 들어온지 1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정확하게 제목을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모 방송국에 "비밀의 화원"이라는 주제곡을 들려 달라고 신청을 한 적이 있었는데 제가 알고 있는 제목이 달랐고, 또 아마 이것이 맞을꺼라고 들려주는 음악도 비슷하기는 했지만, 이 음반에 담긴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이 음악을 신청해서 듣고자 했던 이유는 이 음반이 많은 음반 틈에 섞여 한동안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며칠전에 이 음반을 찾았습니다. 듣다가 제대로 정리를 못해서인지 전혀 엉뚱한 케이스에 들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 동안 대형 음반매점에도 가보고...다시 구하려고 이곳 저곳을 찾아 다녔지만 이 음반은 구하지 못하고 음반에 담긴 지휘자가 연주하는 몇 개의 다른 음반만 고를 수 있었습니다. "Jordi Savall(조르디 사발)"은 소프라노 가수를 아내로 둔 1941년생의 비올리스트였습니다. 그의 멋진 수염은 그의 음악 만큼이나 깊은 느낌을 주더군요. 제가 이 음반이 어떤 음반이냐를 찾는 이유는 단 한가지 입니다. 여기에는 비올라의 깊은 연주 이외에도 소프라노의 정말로 아리따운 목소리가 담겨 있는데 그 목소리는 기쁨이나 환희가 아닌 거대한 성의 회랑 한 가운데서, 또는 언덕위에서나 꽃이 가득한 정원에서 혼자 쓸쓸한 마음을 달래며 부르는 노래같기 때문입니다.

  이 음반에는 모두 16곡이 담겨 있는데 제가 원래의 original picture를 보지 못했기에 이 음반에 담긴 음악들이 어떤 장면에서 연주되거나 불려졌나를 알고 싶어서 입니다. 그리고, 그 분위기가 제가 느낀 느낌과 같을까? 라는 의문에서 입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음악으로만 듣던 "지붕위의 바이얼린"의 soundtrack에 매료되어 두개의 테잎으로 만들어진 "지붕위의 바이얼린" 비디오테잎을 구했을 때의 기쁨....Izac stern의 실루엣 처리된 연주 장면이 지붕위에서 어른 거릴 때의 모습은 정말로 제가 연상했던 그 느낌과 너무도 같았기에 이 음반이 담긴 영화의 원명을 알고 싶은 것이랍니다. 저는 영화나 TV는 거의 보지 않는 편이지만, 늦게라도 이 영화의 비디오테잎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제가 느낀 느낌을 되살려 보고 싶어서랍니다.

  혹시...아...그거다...라고 아시는 분은 제게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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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6-02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의 모든 아침"을 얘기하시는 게 아닌가 싶은데...
저도 그 영화 정말 감명깊게 봤습니다.
'비올'이라고 비올라랑 비슷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그 사운드트랙을 다시 구하긴 힘드실 거고,
차라리 영화를 찾아 보시는 게 빠를 거 같습니다.
설령 다른 음반이라고 확인된다 해도 영화 보시고 후회는 없을 겁니다.
제라르 드 빠디유의 연기도 일품이거든요.

비로그인 2004-06-02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뜻 듣기로는 두 자매가 음악 수업을 받으며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침" 이라는 영화의 내용이 그런 비슷한것인지요? 음반에 실린 곡을 들으면서도 그저 예사 영화가 아니라는 짐작은 했습니다만.... 꼭 한번은 영화의 배경음악이 어느 경우에 나왔는지를 알고 싶군요..

조선인 2004-06-02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나 해서 검색해보니까 www.changgo.com에서 수입품으로 팔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앨범은 미리 듣기를 제공하지 않지만 그래도 확인해보세요.

조선인 2004-06-02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자매가 나오는 건 맞는데, 그들의 아버지와 제자로 들어왔다가 큰딸과 사랑에 빠졌던 제자의 이야기가 더 큰 축입니다. 어쨌든 님이 찾는 음반이 맞는 거 같아 기쁘네요.

비로그인 2004-06-02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녜..조선인님...알라딘의 매장에는 없구요 저는 그 음반은 찾았답니다. 문제는 조선인님의 말씀처럼 "세상의 모든 아침"이 맞다면...또 그영화가 후회를 하지 않을 영화라면...이제는 그 영화를 찾아야 할것 같습니다...저도 알려주신 창고에 일단 가서 앨범 자켓이 동일한 것인지 확인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_^*~

비로그인 2004-06-02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녀왔습니다. 맨 윗칸에 나와 있더군요...."세상의 모든 아침"이 맞았습니다. 이 음반이 1991년 발매된 음반인데 아직도 판매를 하는군요...정말 감사드리며, 이제는 이 영화를 어떻게 구할 수 있나를 알아봐야 되겠습니다. 조선인님이 10년의 궁금증을 풀어 주셨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비밀의 화원"이 아니었군요...

다연엉가 2004-06-0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께끼님 왔다 갑니다.^^^
 

  제가 지난번에 사무실을 소개하면서 눈 앞에 확 트인 전경속에 떡~ 하니 남한산성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한동안 새벽에 나오지 않다가 요즘 아침 조금 이른 시간에 출근을 하고 일상처럼 남한산성을 바라보니....아...예전의 남한산성이 아닌 것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남한산성이라기 보다는 남한산(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만 산성 이름 앞에 남한이라는 지명이 붙었기에 그리 생각을 합니다)이겠고, 지난 겨울과는 달리 지금은 녹음이 우거진 활기 넘치는 산이어야 하는데 이 산이 늘 가깝게 보이더니만 최근 들어서 아주 멀리 아스라히 보이는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아침에 남한산을 오르는 태양을 보면 온 몸 속에서는 힘이 솟구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부 감독들은 그렇게 떠오르는 태양으로부터 힘찬 정기를 받는다는 이야기도 하였지요. 산 능선에 걸려 이글거림도 없이 산광되어 떠오르는 태양은 사람의 가슴속에 무엇인지 모를 瑞氣를 불어 넣어주는 느낌을 갖게 되기에 하는 말일겁니다. 그런데 그 탁~ 트였던 시야에 이제는 그물망이 가로막혀 남한산의 맑고 푸른 모습이 그물망에 가려져 어둡고 칙칙한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곳 바로 옆에는 대단위 골프 연습장이 있습니다. 길이도 비교적 길어 목표로 삼는 가운데의 동그란 과녁을 맞추면 거의 300미터는 나간다고 봐야 할 정도로 서울에서는 보기 드문 넓고 긴 골프 연습장이지요. 지금은 제가 사무실을 옮긴지라 피해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사실 지난번에 근무하던 사무실에는 가끔 골프장의 망을 넘어오는 골프공 때문에 주차중이던 차량의 유리가 깨어진다거나 방금 마련한 새 차도 넘어오는 공에 맞아 공 크기의 절반 정도가 함몰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300미터나 되는 그물망을 넘기는 골퍼라면 사실은 대단한 파워의 소유자이고 골프장 담당자를 불러 월공 방지를 위한 주의를 당부할 때도 "그 정도 넘기는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는 답변을 들을 정도로 매우 드문 일로 받아 들여졌습니다.

  그런데, 이른 아침에 잔디밭에 나가보면 보통 20여개의 골프공을 줏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공들은 퇴근 시간 이후에 골프연습장으로부터 넘어온 공들이지요. 제가 매일 줏어서 모아보니 자그마치 더블백(또는 도망빽이라고 하는 군인들의 의류대) 하나 가득 되더군요. 대충 2000여개의 골프공을 모은 것입니다. 물론, 이 공들은 골프장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는 연습용 공이라 관계자를 불러 되돌려 주었습니다. 잔디밭에 떨어지면 다행인데 넘어오는 공들이 조립식으로 지어진 배드맨튼 연습장의 천장과 유리창에 날아와 유리가 깨어지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천장에 떨어진 공은 그 충격으로 천장의 함석을 깨뜨려 그곳으로 비만 오면 줄줄 새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런 내용을 몇 차례 항의도 하며 골프연습장측에 대책마련을 요구하여 드디어 지금의 골프 망이 있는 높이보다 10여미터를 더 높이기로 한것입니다.

  초속50m/sec에도 견디도록 설계된 보강재는 지금 설치된 높이보다 10여미터를 더 올라가고 그 철탑의 아래에서 보니 꼭대기가 까마득하게 멀리 보이더군요. 전체 높이가 자그마치 80미터나 됩다니 철탑 하나의 금액도 만만한 금액을 쏟아 부은게 아니더군요. 그 덕에 이제는 넘어오는 공은 완전히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밑의 주차장에 주차하기를 꺼리던 직원들도 이제는 좋은 장소를 찾아 그곳에 먼저 주차를 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제야 안심하고 주차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모두들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사람들이 조금씩 고개를 갸우뚱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뭔지 모르지만 조금씩 답답함을 느끼게 된것이고 설상가상으로 다른분의 진급과 관련된 일이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진급에서 탈락되는 일이 발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연기론적인 면에 상당한 비중을 두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 그 사유가 남한산의 정기가 가로막혀서 그렇다니, 아침마다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의 정기를 가슴 깊숙히 흡입하였는데 이제는 그 정기를 받지 못한다느니... 

  오늘 아침에는 작심을 하고 남한산성이 마주보이는 위치에 가 보았습니다. 아...역시 남한산성은 이제는 장막뒤에서 학예회 때 자신의 순서가 되기를 기다리며 콩닥거리는 마음으로 대기중인 그런 모습으로 기운 빠진 몰골을 보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중 그물망은 신록의 푸르름을 검게 위장토록 하였고, 그 그물막을 지탱하기 위한 가로로 놓인 강철 와이어는 남한산을 두 조각, 세 조각씩 통채로 잘라버리고 만 것입니다. 더구나 거의 20여미터나 더 올린 철탑은 떠오르는 태양을 찌르기라도 할듯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일부러 철거를 하기 전에는 예전처럼 맑게 떠오르는 태양을 보기는 힘들게 되었습니다.

  남한산의 위용이 너무도 처량하게 몰락해 버린 느낌입니다. 저도 골프라는 운동을 하지만 그 연습장은 골프를 배우거나 즐기는 사람들이 이용을 하는 곳이고, 또 이곳에 대형 연습장이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연습장을 찾아 자신의 골프기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들을 하겠지요....그러나, 그렇게 오신분들이 그들로 인하여 넘어오는 공을 막고자 철탑을 올리고 그물망을 높이며, 그 속의 분위기는 높아진만큼 아늑하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그것을 통해 남한산을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은 가슴이 답답함을 안고 생활하게 된다는것을 알지 못하겠지요. 그 연습장을 찾는 분들이 무슨 죄가 있겠냐마는 한 가지 편리함을 쫒다보면 이렇게 반대급부의 답답함이 생기게 되는 것은 대책을 요구했던 저희도 전혀 예측을 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구태어 저울질을 해가며, 차량의 안전과 건물의 안전, 그리고 부대원의 안전이 우선이냐? 아니면 탁~ 트인 조광으로 아침부터 넓고 포근한 마음속에 힘 찬 기상을 가득 담는게 우선이냐? 를 따질 수는 없을 것이지만 하나의 방편이 헤아릴 수 없는 장애를 가져 온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비단, 이곳의 일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다양한 우리네 삶 속에서 빈대잡으려다 초가삼칸 태우는 우를 범하는 일은 없는지...좀 더 다양하게 검토하고 시행을 해야하는 일은 없는지를 생각해 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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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6-02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입니다.
이 글은 반드시 4대 일간지의 독자투고란에 실려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민동기 2004-06-04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면 언젠가는 자연이 인간에게 파괴의 해로움을 느끼게 해 준다는데 조선인님 말씀처럼 고발이라도 해야할지 모르겠군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