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팩

스타크레프트라는 게임이 있다.
게임이라는 틀을 벗어나서 문화가 되었고 밀리언셀러, 플라티넘 게임이 되버렸다.
오죽하면 이 게임의 경기장면으로만 50%를 떼우는 방송국이 있을 정도니 말이다.
게임의 내용이야 쉽게 말해 세개의 종족이 피튀기며 싸우는 아수라장인데...
그중에 인간이라고 판단되는 (사실은 쿠테타에 실패한 반정부군 혹은 도적떼들.)
종족을 테란이라고 부른다. 싸울 수 있는 유닛 중에 가장 가격이 싸고 가장 빨리
뽑아 낼수 있는 것이 마린, 파이어벳이라는 유닛이 있는데 이들 유닛의 재미있는
점은 스팀팩이라는 항목이다.

쉽게 말해 비리비리 하던 놈들이 뽕 맞으면 천하장사가 되는 것처럼 게임에서도
비리비리한 마린 혹은 파이어벳들이 스팀펙을 맞으면 눈에 뵈는게 없이 기존의
스펙보다 월등한 내구성과 전투력으로 타 종족을 도륙을 해버리는 어떻게 보면
살벌하기 그지없는 아이템이라고 말하고 싶다.(부작용으론 체력이 깍인다.)

대략 요따구로 생겼다.



게임의 스팀팩이 실제로도 존재한다.
저번 일요일날 출근했을 때 소장이 점심식사 시간때 영양제 이야기를 했다.
아XXXXX라고 불리우는 영양제가 피로회복에 그렇게 좋다고 하시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한통을 사가지고 오셨다. 한판에 10개가 들어있는 단단하기 그지
없는 노란알약....효과는 글쎄 모르겠다.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일진 몰라도 사무
실 사람들이 꾸준하게 그 알약을 소비하는 걸 보면 모르긴 몰라도 효과가 있긴
있나 보다. 그러나 난 이보다 더 막강한 알약을 경험했었다.

역삼세무소 부근의 사무실을 다닐 때...
모든 설계사무실이 그렇듯이 일이 많다 싶으면 야근 철야 주7일 근무를 밥먹듯이
하는게 현실인지라 여차 잘못 걸리면 몇일동안 집에도 못들어가고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아주 기쁜나쁜 경험을 하게 된다.
(메피스토의 기록은 1분도 안자고 3일 날밤을 까버린 적이 있다.집에가서 거울을
보고 웬 좀비 하나가 마주보고 있는 걸 목격하고 화들짝 놀랐었다.)
그때도 역시 몇일째 집에 못들어가고 24시간 강행근무를 했을 때였다.
하루를 꼬박 새고 다음날 비리한 시체같은 몰골의 직원 3명은 `아침밥가능'이라고
써있는 식당에서 주린 배를 허겁지겁 채우고 본업으로 돌아갈려고 했었다.
사무실로 복귀하는 길에 직원하나가 제안을 했다.
어짜피 사무실 돈 쓰는 건데 피로 회복제나 하나 사서 먹자고 한다.
약을 먹는다고 피로가 회복된다는 말을 믿지 않는 나였지만, 그래도 혹시라도 하는
생각에 우리는 그 동네의 허름하다고 생각되는 조그마한 약국으로 몸을 옮겼다.

나이가 잔뜩 들으신 파파할머니 같은 분이 약국을 지키고 있었으며, 놀랍게도 그분이
이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셨다. 증상(?)을 설명하고 피로회복제를 요구했더니, 웬지
모를 암시장 마마상 같은 미소를 지으시면서 조제실로 몸을 숨기시고 뚝딱뚝딱
하시더니 정체모를 약을 우리에게 내밀어 주셨다.

설명을 하자면 요즘 나오는 약봉지가 아닌 그 옛날에 이렇게 저렇게 종이를 접은
약봉지에는 색깔조차도 야리꾸리한 알약이 3개 있었고, 더불어 권하는 드링크제 역시
들어도 보지도 못한 이름이였다.(기억이 안난다) 거기다가 농촌에서나 쓸법한 엠플에
들어있는 정체불명의 물약까지 해서 3종셋트를 우리에게 내민 것이였다.
(엠플의 생김새는 옛날 시골에서 봤던 돼지 X붙일 때 쓰던 것과 매우 흡사했다.)

먹는 방법을 설명해보자.
먼저 그 이름도 생소한 드링크제를 1/3정도 마시고 비워진 공간에 엠플의 가느다란
끝부분을 따서 드링크제와 물약을 잘 섞어준다. 그 후 야리꾸리한 알약 3개를 입에 털
어놓고 엠플약물과 드링크제가 섞인 그 2/3을 입에다 부어버리고 알약과 함께 삼키면
상황종료인 것이다.

이 정체불명의 3종셋트가 의심스럽긴 했지만 우린 이미 밤을 새고 졸음이 머리끝까지
오른 상황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남은 일은 많았고 시간은 촉박했으니까.
약속이나 한듯이 앞의 설명대로 약을 털어넣은 우리는 사무실로 복귀했다.

앉아서 일을 할려고 하니 밥도 먹었겠다..졸음이 스물스물 몰려오는 것이였다.
속았다.라는 생각으로 그 암시장 마마상 같은 할머니 약사를 원망하면서 남아 있는 일
량에 대해서 걱정을 늘어놓고 투덜거리고 있었다.
30분쯤 지났을까. 아랫배부터 원인모를 뜨거운 기운이 명치를 지나 식도를 지나 머리까
지 올라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그러더니. 거짓말처럼 졸음은 싹 가지고 정신이 말똥
말똥해지는 것이였다. 아침에 출근한 실장은 일들 안하고 잠만 퍼질러 잤을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정도로 그 약을 섭취한 3명은 밤을 샌 사람들같지 않게 지나치게
팔팔해진 것이였다.

그 이후로 우리는 그약을 `스팀팩'이라고 명명했으며, 그 허름한 약국의 마마상을 `매딕'
이라는 칭호로 불렀다. 또다시 날밤을 까고 일량이 많으면 우리는 약속이나 한것처럼
그 약국으로 가서 그 정체불명의 효과만땅의 피로회복제를 복용했다.
물론 약을 복용한 후 우리의 대사는 언제나 이랬다.

`Let's burn.!!!' (해석을 하자면....후끈 달아오르는구마잉...~~!!)

그렇게 우리는 화끈하게 철야를 하고 화끈하게 시들어 갔었다.

뱀꼬리: 혹시라도 마약류가 아닌가 의심을 했었다. 하지만 그 약을 철야때마다 복용을
했던 건 총각때 이야기 였고 시간이 흐른 지금 상습적으로 찾지도 않았으면서 그냥 추억
으로만 남아있다는 생각되는 바..마마상의 오묘한 조화에 의한 새로운 신약이 아닐까 하
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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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04-12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 약 한 번 먹어보고 싶어지네요^^ 그나저나 화끈하게 시들어갔다니... 추천 한 방 ! ㅋ

하이드 2006-04-12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끈하게 시들어갔다. ;;;;;;;;;;
저는 '불면'이 취미인지라, 주기적으로 일년에 한 두번, 세 네번 일주일에 열시간 자기를 실천합니다. 연애할때, 회사 죽도록 가기 싫을때, 욕구불만일때 그 주기가 찾아오지요. 좀비하이드를 지탱시켜주는건 의외로 회사의 일상과 별다방 사약커피라는...

싸이런스 2006-04-13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해석이 넘 웃겨요. 후끈 달아오르는구마잉... 요즘 님 서재 글 읽는 재미가 엄청 쏠쏠하네요. 꾸벅~
스팀팩이란 제목에 마사지 팩인줄 알고 찾았다는... 님의 오묘한 세계는 넓디 넓어라 하면서..ㅎㅎ

플레져 2006-04-13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싸이런스님과 같은 심정으로 서재에 입장하였는데...ㅋㅋㅋ
스팀팩, 언제 한 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mong 2006-04-13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쌍한 건축쟁이들의 삶이란...훌쩍~

urblue 2006-04-13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치만 하얀 옷 입은 메딕은 귀엽게 생기지 않았나요? =3=3

paviana 2006-04-13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금 스타의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SK T 1 오빠들 화이륑!!

Mephistopheles 2006-04-13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진짜로 말입니까..?? 웬만하면 그냥 졸리면 자고 피곤하면 쉬어야죠..^^
미스하이드님// 불면이 취미라굽쇼...? 원인이 주기적으로 온다고 하시길래 심각하게 봤는데 나름대로 해결점을 찾으신 것 같군요..^^ 별다방 사약커피..?? 별다방이 강력한 커피를 파나요.?
싸이런스님// 안녕하세요 초면이군요..반가워요..헤헤 쏠쏠하시다니 다행입니다요..
그나저나 댓글을 파악해보니...은연 중 자수를 하신 건가요..??
플레져님// 웬지 플레져님은 바르는 스팀팩의 출시를 은근히 기다리실 듯한 느낌입니다..ㅋㅋ
몽님//초록은 동색.. 가재는 게편.. 그럼요 불쌍하다 마다요..그런데 약간은 자업자득적인 이유도 다분히 있지 않을까요..^^
블루님// 나름대로 귀여운 마마상이였다고 하면 믿으실까 모르겠습니다.(확인불가인걸 알고 우기는 중)그래도 그 스타에서의 마린은 죽을 때 가장 잔인하던걸요...
캬악~! 퍽~!
파비님//에잇~~!! 모든 페이퍼를 꽃미남을 주축으로 보는 관점에 두손 두발 다 들었습니다.~!
 

사무실에서 보는 경제일간지가 하나 있다.
집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끊어버린 신문을 사무실에서는 꼬박꼬박 보고 있는 형편이다.
오늘 헤드라인을 보니 이런 글이 써있다.

`한국.. 아시아 경제 트라이앵글에서 빠져있다.'

쉽게 말해 아시아 경제발전의 삼각구도(중국,인도,일본)에서 지금의 경제사정과 성장으로는
끼어들 틈이 없다는 약간의 우울한 기사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문제는 부풀리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진 못한다. 그런데 신문을 곱씹어 보니까 이러한 원인만큼은 아주 자알
설명을 해주고 있더라는..그것도 그 헤드라인 기사가 아닌 전반적인 신문의 모든지면에서
여기저기 출몰하는 지경이였다.

몇장을 더 넘기니 외환은행 매각시 금감원 간부 압력행사 어쩌구 저쩌구 구속...기사가 눈에
띤다.

-그럼 그럼 경제인이 합법이 아닌 부당한 방법으로 부당한 이익을 챙기다 보니 헤드라인 같은
일이 벌어진거지 그럼그럼...-

다음장을 넘기니 서울시 후보로 매우 급하게 출마하신 모 변호사 양반과 모공주님이 악수를
하면서 아주 어색하게 고개를 꺽어 카메라렌즈를 향해 썩은 미소를 날리는 사진이 눈에 들어
왔다.

-그럼 그럼 정치인들의 말바꾸기가 지금의 이나라를 이렇게 만들었지 그럼그럼..
그나저나 저양반은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다시는 정치를 안한다더니...오늘을 위하여 이런 포석을
놓으신 건가...??-

다음장을 넘기니 부자됩시다 라는 항목으로 판교의 투자에 대해서 심도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럼 그럼 그놈의 투기..우리도 판교관련 일을 조만간 하겠지만 과연 그곳에 세워지는 아파트에
살려고 들어가는 사람이 몇퍼센트나 될까 하는 생각에 과열되고 극심해진 투기로 인해 지금의
이 나라가 이렇게 된거지 그럼그럼...-
추가로 전면을 꽉채운 광고는 모모 상가 투자가치 최고 분양임박..!!! 대문짝만한 글씨..-

기가막히게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분명 헤드라인에선 한국경제의 문제점과 심각성을 아시아
경제에 비추어 부각을 시키더니..내가 생각하는 한국경제를 좀먹는 심각한 문제성에 대해서 비판
하기는 커녕 부추키는 기사들이 뒷장부터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것이 아닌가?

반전은 먼곳에 있는게 아니라 아침에 받아보는 몇장의 신문에서도 발견하게 되는 하루가 아닌가
생각된다.

뱀꼬리: 그럼그럼~~ 얼마나 기막한 반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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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4-1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 잘살면 그만인겨~ 이것이 깔려있는 것 아닐까요.

마태우스 2006-04-11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큰 반전의 목격담입니다.
참여정부에 불만이 많은 어느 공무원이 술자리에서 이렇게 핏대를 올립니다.
"작은 정부 만든다더니 공무원 숫자가 오히려 늘고 있어! 이게 뭐야!"
잠시 후, 유학생 피살 사건 얘기를 하던 그 공무원, "우리나라 외교 쪽에 공무원 숫자가 3천이야 3천. 그거 가지고 전세계를 다 상대하는 게 말이나 돼?"

아영엄마 2006-04-11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많은 반전 속에서 살 길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얼매나 많은지... 마태우스님의 반전 목격담도 충격적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4-11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앞에 남이야 어찌 되던 말던...을 첨부해도 될 듯 해요..
마태우스님// 뇌속에 뭐가 들어있나 해부해보고 싶은 충동이 마구 드는군요
-하니발 메피스토-
아영엄마님// 그러니까 말입니다.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몰지각합니다.

승주나무 2006-04-11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전은 분명히 충격적이고 공격적이고 치밀한 계산이 있는 법인데, 씁쓸하고 어설픈 반전 덩어리들은 세상의 작품성을 떨어뜨린느 주범이로군요.
매니페스토 님의 글을 보니 경제일간지를 멀리하고 싶은 맘이 생기네요.
(패러디였는데.. 안 통했나^^;;)

Mephistopheles 2006-04-11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승주나무님....마지막 통하였는냐..라는 말씀은...
마치 영화 스캔들(배용준,전도연주연)에 나오는 대사 갔군요...
통하였느냐...?? 대답은 통하였소...^^

승주나무 2006-04-11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 님//'통' 이야기를 들으니까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850624의 '오호 '통'제라'가 생각나네요. 대학 시절의 좌우명은 단 한 글자, 통(通)이었어요. 아니, 統인가^^?
 

내가 생각하는 가장 추한 술주사는 `껄떡'이다.
술만 들어가면 자신이 진시황 혹은 서태후라도 되는 양 주변의 이성에게 껄떡 거리면서 접근하고
치근덕거리는 그런 불쾌하기 짝이 없는 주사를 병적으로 싫어한다.

장마기간이였던가.? 우산을 들고 그곳에 간 기억이 난다.
그날은 술약속이 잡혀 있었고 나는 비교적 늦은 시간에 일행들이 이미 벌이고 있는 술판에 끼어들게
되었다.동갑내기 친구들과의 술자리였던 걸로 기억한다. 정확한 인원수는 모여보니 여자는 달랑 혼자..
고만고만한 남자2명 그리고 뒤늦게 합류한 내가 있었고 그날의 트러블리스트이자 불청객이 하나 더
있었다. 정리하면 합이 5명 되겠다.

1시간이나 늦게 도착을 한 나는 술판 분위기를 파악하니 평소와는 다른 썰렁한 분위기의 모습이였다.
나를 뺀 대부분 호리호리한 체구들인 녀석들은 무엇인가 잔뜩 불만이 있는 표정이였지만 그걸 밖으로
표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지저분의 대명사인 뭔가를 씹는 표정이였다. 유쾌, 상쾌, 통쾌하기로 둘째가
라면 서러운 저놈들의 표정엔 이유가 있었다. 그놈들의 건너편을 보니 깔깔거리면서 주접(?)을 떨고
있는 남녀가 보였다.
여자는 친하게 지내는 녀석이였고, 옆에 앉은 놈은 어디서 굴러먹다 들어온 산적같은 덩치를 가진 보
기에도 매우 불쾌, 저질, 찝쩍스럽게 생겨먹었었다. 화장실 가는 친구놈 따라 나서서 저놈 누구냐 했더
니 그녀가 얼마전 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부킹 상대자였다고 하는 것이였다
원래 선약인 오늘 술자리에 예의나 매너도 모르고 끼어든 상황이였다.

그녀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하자면,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에 약간은 허스키 음성에 중성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는 친구이다. 그러다 보니 남자애인은 없어도 친구는 많았고 성격도 모난 곳
없이 털털한 녀셕이였다. 그러나 단점이 하나 있는데 술이 과하게 들어가면 그 중성적인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면서 흐트러지고 무너지는 정도가  심하고 민망하기까지 했다.

술자리에서 그녀는 이미 앞의 설명 직전까지 와 있었고 그 원인은 그 옆의 산도적같은 놈의 반강압적
인 술권유에서 이루어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가 도착한지 30분정도 지나서 나름대로의 정리에 들어갔다. 일단 빨리 지금의 술자리를 깨버리고
무너지기 직전의 그녀를 가급적 빨리 저 산도적 같은 놈에게서 떨어트려서 그녀의 집에다가 골인을
시켜야 겠다는 생각이였다.

이런 내 움직임을 감지한 산도적은 자기하고 대화 좀 하자면서 날 끌고 다른 자리로 옮겼다.
기가막힌 대화내용을 잠깐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하도 허무맹랑해서 아직도 기억이 난다.)

산도적: 내가 누군지 아쇼..?

메피스토: 모르겠는데요..누구신데요.? (뭐긴 임마..!! 발X난 수X지...!!)

산도적: 내가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잘나가는 펀드 매니저요...!!

메피스토: 아 그러세요..(행색은 결코 그래보이지 않는다...응..)

산도적: 내가 일본에 있을 때 정말 결혼을 할 뻔한 여자가 있었오 그여자가 누군지 알어..?

메피스토: 모르겠는데요..(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이놈 미친거 아냐.! 그런데 왜 말이 짧아져..?)

산도적: 도요다 자동차 회장 막내딸이였소..!! 그런데 그녀의 집안반대로 결국 결혼 못했소..

메피스토: 아 그러세요..(미친게 확실하군..도요다 회장 막내딸이 몇살인줄이나 알어..??)

산도적: 내가 오늘 그 일이 생각나고 많이 외로워서 제하고 좀 단둘이 있고 싶으니까..
        늬들은 그만 집으로 가라...

메피스토: 그건 좀 곤란한데요..(죽여버릴까. 차라리...??)

옥신각신 단 5분만에 이 산도적 같은 놈의 시커먼 속을 확인하는 대화였었다.

안되겠다 싶어 무시를 해버리고 유쾌상쾌통쾌한 두놈에게 그녀를 집에다 데려다 주라고 말을 전하는
순간 그 산도적 놈이 상황을 파악했는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옆에 착 달아붙어 앉아 오른손으론 이미 무너진 그녀를 주무르면서 다른 손으론 병을 깨면서
`앤 놔두고 느들이나 나가봐..!'라는 아주 매너없는 대사를 내뱉었던 것이였다.

머리속에서 전구가 깨지는 `퍽' 소리가 들렸고, 시야의 모든 사물들이 순식간에 무채색으로 보였다.
(쉽게 말해 눈에 뵈는게 없어진 상황)

메피스토: (앞의 육두문자 생략) 너...!! 밖으로 좀 따라 나와...!!(뒤의 육두문자 생략)

꽤 큰소리였었나 보다 술집에 그 많은 사람들이 죄다 날 쳐다 봤으니까..
먼저 술집을 빠져 나왔다. 비는 아직도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이윽고 살기 등등한 표정으로 술집
정문을 빠져나오는 그놈의 모습이 보이는 순간.. (중간생략)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고 쌍코피가 터진 그 산도적은 대자로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
유흥가였었기에 주위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쌈구경을 하느라 버글버글 모여 들었다. 뒤늦게 나온
유쾌상쾌통쾌2인조와 무너진 그녀를 택시에 태울려는 순간 산도적이 일어나 비틀거리면서 이쪽으로
접근을 하는게 목격되었다.(불쌍한 놈이다.. 욕정에 눈이 멀어 상대를 잘못 택했으니까..ㅋㅋ)

메피스토: (손가락 하나 내밀면서..) 멈춰..!! 한발자국만 더 움직이면 이번엔 어딘가 부러질꺼야..!!
                   (꺄악!! 멋져 오빠~!!)

꽤 살벌하고 조용하게 말을 했는지 그놈은 쌍코피를 줄줄 흘리면서 뭔가에 홀린 듯 그자리에 우뚝
멈춰섰다. 그걸로 깨끗하게 상황은 끝났고 다시는 그 잘나가는 펀드매니저였으며 도요다 자동차 회장의
막내딸과 결혼을 할뻔한 산도적은 다시는 우리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뱀꼬리: 사회에 나와서 맨손으로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처음이자 마지막이였던 불쾌한 경험이였다.
            학생때야 투닥투닥 싸워도 별로 심각하지 않았겠지만, 아마도 그놈이 날 고소했다면
            난 폭행상해죄로 콩밥을 먹을 뻔 했다.
            하긴 도요다 회장 막내딸과 결혼을 할뻔한 잘나가는 펀드 매니저가 어디서 두둘겨 맞았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얼마나 쪽팔릴까 하는 생각때문에 고소를 할 엄두도 안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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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4-08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역시 대단한 메피스토님.!!ㅎ 님께서 쓰레기하나 분리수거 하셨군요.ㅎ

근데 궁금한게.. 도요타 회장의 막내딸이 몇살인데요?=_=;;

물만두 2006-04-08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얼굴 공개!!! 주먹 공개!!!=3=3=3

조선인 2006-04-08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발레리나의 머슴될 자격이 충분하시네요. *^^*

mong 2006-04-08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까불지 말라는 표현을 이렇게 하시다니...
뭐 그래도 안무서버요 ㅎㅎ

Mephistopheles 2006-04-08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렁이님//중장년이나 할머니 아닐까요...?? ^^
물만두님//오오 얼굴은 신비주의로 비공개~!!! 주먹은 살빼고 나서 공개~!!
조선인님//아름다움...은 무대에서만 일껄요...^^
몽님//에이 제가 설마 몽님에게 그러겠어요.^^(귀신같이 눈치는 빨라가지고..흥~!)

하이드 2006-04-08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고 있어요.

날개 2006-04-08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아아악~~~>.< 멋쟁이 오빠~~~~!!!

로드무비 2006-04-09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야믄 좋노.
너무 매력적이시라.
다소의 허풍까지!=3=3=3

Mephistopheles 2006-04-09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스하이드님//뭘요....?? 갸웃..??^^
날개님// 꺄아아악~~ >.< 멋쟁이 언니~~~~!!!
로드무비님//5%의 허풍을 간파하시다니...무서운 로드무비님...^^;;;

비로그인 2006-04-0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드라마 같은 이야기!

Mephistopheles 2006-04-09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역시....차라리 드라마 였음 생각합니다...^^

플레져 2006-04-10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도적, 자기소개도 엄청 길군요 ㅎㅎ
이제 그 대사는 좀 잊었으려나~
메피스토님, 잘 하셨어요. 정말... 멋지십니다. 팬클럽 결성할까요? ^^

Mephistopheles 2006-04-10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설마 팬클럽 이름은 `해결사' 이런 건 아니겠죠..^^

반딧불,, 2006-04-11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결사가 싫으시면 의리파도 있어요.

Mephistopheles 2006-04-11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사파를 척결하는 의리파가 되겠군요...
그 주사파 아닙니다..ㅋㅋ
 

본의 아니게 미국에 체류할 때 매형을 꼬드겨 사격장에 갔었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라면 모두 군대를 가고 그곳에서 총을 한번 정도는 쏴 봤겠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가 아니다 보니 신의 아들이 되버려서
군대라는 과정을 가뿐하게(?)생략을 해서 진짜 총알이 나가는 인마살상용의 이 흉기를
접해본 적이 없다.

어렸을 때 총기류의 장난감을 가지고 논 적도 많았다.
내 기억으로는 부모님이 사준 적은 한번도 없었고 받은 용돈을 모아 한정 두정 사모아서
거의 무기창고 수준으로 장난감 총들을 수집(?)을 했었다. 장총, 권총... 조금 나이가
들어가는 BB탄이라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콩알같은 총들이 주류를 이뤘고 이러한 발사류의
장난감들의 위력은 생각보다 강력해 어쩌다 맨살에 맞으면 벌겋게 부풀어 오를 정도였던
기억이 난다. 물론 머리가 크면서 전부 정리가 되었지만, 그래도 내가 그 실총을 쏘는 사
격장에서 직접 총을 쏘기전까지의 환상은 깨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곳은 사격장과 총포상이 공존을 하는 공간이였고 사격을 하기 이전에 진열된 총들을 보
고 군침을 흘렸다. 저것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영화에서 쐈던 8인치 매그넘...우와~!!
저것은 테러리스트들의 상징인 AK자동소총....!! 주윤발이 성냥 물고 양손으로 난사를 하
던 베레타.!!! 니키타에서 그녀가 주방에서 휘두르던 이스라엘제 데져트 이글..!!!

그랬다. 난 진열된 실총을 보면서 적잖게 감탄을 했으면서 그들의 자태에 넋을 놓았던
기억이 난다. 점원이 이것저것 꺼내주는 장전이 안된 총들을 만지작거리면서 그 차가운
금속제의 뛰어난 용모에 잔뜩 집중을 했었다.

이어서 사격용으로 분류된 총중에 가장 눈에 익은 베레타 M92F를 집어들었다.
친절하게도 매형은 이미 계산을 마쳤고 9미리 파라블럼 탄환 50발을 내손에 쥐어주었다.

`맘껏 쏴봐..!!'

부푼 마음으로 어렸을 때의 그 장난감 총을 가지고 빵야 빵야를 했던 기억을 상기시키면서
이제는 진짜 총알이 나가는 실총을 쏠 수 있다는 환상에 부리나케 사격장으로 달려갔었다.
가게 점원은 알아들을 수 없는 멕시칸 억양의 영어를 지껄이면서 주의사항을 주절거렸고
난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그가 말하는 핵심적인 내용만 충실하게 이행했었다.

고글을 착용하고 귀마개하고 민간용으로 나온 메거진에 총알을 9발 장전하고 타겟을 20M
뒤로 후퇴시키고 숨을 멈추고..조준을 하고 첫발을 쐈다.

귀마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작은 이 권총의 소음과 반동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귀청을 찢을 듯한 엄청난 소리..그리고 총알이 나간 후의 반동.. 손바닥에 전해오는 불쾌하기
그지없는 찌르르한 진동... 그리고 발사때 총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50CM는 되어 보이는 강력한
불꽃...이 한발로 나는 내가 어렸을 때 가지고 놀았던 총이라는 장난감의 환상이 산산조작 나
버렸다.

낸 돈이 아까워 몇번의 탄창을 교체하면서 50발을 다 쏘고 난 얼이 빠진 표정으로 사격장을
나왔다. 그 멕시칸 점원은 내가 쏜 과녁판을 보면서 굿 그래잇!!을 연발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달갑지 않았다.(더군다나 과녁모양이 사람모양이였다.)

그날 이후로 난 총이라는 물건에 대한 생각이 180도 달라졌다.
가끔 뉴스를 통해 나오는 전쟁의 장면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 화면의 병사들이 갈기는 총에서
발사되는 총알들 중 하나라도 반대쪽에 있는 적이라고 추정되는 사람의 신체에 파고드는 상상
때문이라 생각된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미국처럼 일상가정에 총기류의 보급은 전무하다고 하지만 장을 보러 가는
마트에서 보는 지나치게 실총과 똑같은 총기류 장난감들을 보면 불쾌해진다. 아직 어린 주니어
가 기차와 자동차에 열중하고 있다지만 때가 되면 사내녀석인 이 녀석도 이런 류의 장난감에
흥미를 가지게 될 것이니 말이다.
관심을 안가져줬으면 고맙겠지만 그건 불가능한 이야기일 것이다.
애비가 된 입장으로써 되도록이면 접하게 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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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4-07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메피스토주니어는 신의 손자? ^^

Mephistopheles 2006-04-07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그렇게 되버리네요....^^

비로그인 2006-04-07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어렸을때 비비탄 총 많이 가지고 놀았드랬죠..
흠.. 그것도 저에겐 추억으로..ㅎ
사격장.. 무서울거 같지만 저도 한번 가보고 싶네용..ㅎ

Mephistopheles 2006-04-07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에 실총을 쏠 수 있는 사격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교포하나가 거기 총으로 자살을 한 사건이 나고선 좀 요상한 잠금장치가 생겼다더군요..^^

chika 2006-04-07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버님 존함이 '신의' 시온지.....? =3=3=3

Mephistopheles 2006-04-07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치카님.....고무고무~!!! 썰렁~!!

하이드 2006-04-07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포 실내사격장 -_-a
어느 망년회. ( 우린 망년회를 이런데서 한다우. 쿨럭)


울보 2006-04-07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하이드님 너무 멋져요,,,

조선인 2006-04-07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총은 절대! 하나도! 결코! 안 사줄거에요. -.-V

하늘바람 2006-04-07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침 무기판매금지에 관해 논술주제를 생각하고 잇었는데 도움되는 말이네요^^

Mephistopheles 2006-04-07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스하이드님//38구경으로 쏘셨네요.. 혹시..? 라라..크로포드..?
울보님//저분은 너무 멋쟁이라 샘이 날 지경입니다..흥~!^^
조선인님//저도요....!!!(경공술이나 축지법은 괜찮지 않을까요..^^)
하늘바람님//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네요..^^ 이 페이퍼님 전쟁에 관련된 논문을 써야 한다는 님의 페이퍼가 빌미가 되었답니다..ㅋㅋ

2006-04-07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4-07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변에 간 사람은 없답니다 속삭이신 분...^^
벌써 그런 전시회나 세미나 안간지 꽤 오랜 세월이 흘렀네요...에구에구..

하이드 2006-04-07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적중해서 저도 놀랬어요. 그 반동과 소음은 38구경임에도 불구하고, 기분 별로더군요. 연습만이 살길.

Mephistopheles 2006-04-07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은 건 스미스 캐츠 나 건 슬링거 걸에 나올 법한 분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횡재를 한 적이 있었다.

건물 주차장에서 봉투를 하나 줏었는데 그 안에 220만원이라는 거금이 들어 있었다.
사실 횡재라고 말하긴 힘들다. 그돈은 전부 10만원권 수표로 22장이 들어있었으니까.
어두운 저녁때 그걸 줏었고 이건 분명 이 건물에 입주에 했는 누군가가 떨어트린 것
이리라 생각했고 이미 다들 퇴근을 했고 우리 사무실만 역시 야근으로 남은 상황에서
처리하기가 참 애매했다.
결국은 꼭대기층에 사는 주인양반에게 말을 했고 금액이 금액이니만큼 주인양반이 입
주자들의 연락처로 전화를 몇차례 걸어서 주인이 누군지 알아내게 되었다.
윗층에 대리라는 작자가 잃어 버렸다고 한단다. 우리은행 수표를 확인하고 그 사람이
잃어버린 것까지 확인을 마쳤다. 이상이 작년 4월1일에 일어난 일이다.

작년 4월 4일 나는 좋은일을 하고 기분이 더러워지는 경험을 했다.

줄창 야근을 한 우리 사무실은 다가오는 식목일(작년엔 빨간날이였음)과 끼여 있는
샌드위치 월요일을 모두 재껴 버리기로 작정을 했다. 4월1일 돈을 잃어버린 작자는
외근이라는 이유로 여태 수표를 찾아가지 않고 있었다. 4월 3일 일요일 집에서 딩가
딩가 거리는데 불안하기 짝기 없었다. 수표를 사무실에 놓고 왔지만 내돈이 아니기에
일요일내내 쉬어도 쉰것 가지 않고 웬지 모를 찝찝함이 계속되었다.
안되겠다 싶어서 그 작자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자기네 사무실은 월요일날 안쉬고 출근
을 한단다. 그래..불안한 건 가급적 빨리 조취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 다
노는 월요일날 홈패션으로 터덕터덕 사무실에 들어가 그 작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기 지금 외근 중이니까 미안하지만 자기네 사무실 여직원에게 전해 줄 수 없냐는
것이다. 그리하라 하니 10분도 안되서 여직원이 내가 있는 사무실로 내려왔다.
봉투를 전해주고 금액을 확인해 보라 하니..내 눈앞에서 수표를 뽑아 세보기 시작하
더니 한마디 한다는 말이..

`현금도 팔만원 같이 있었는데... 그 돈은 같이 없었나 보죠..? '

홈패션으로 부시시 하게 사무실에 그것도 남들 다 노는 날 불안한 마음에 출근을 해서
잃어버린 수표를 건네주고 들은 저 말은 1년이 지나도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없었다 라는 말을 듣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업이 쌩~ 하니 올라간 그 여직원의 실룩거
리는 엉덩이를 물끄러미 쳐다보다 기분이 상당히 언잖아 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면 분명 억울해 화병이라도 걸릴 듯 한 느낌이 마구마구 들기
시작했다.

가장 치사하지만...그래도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을 택했다.
마침 내 차 앞에 그 사무실 사장의 차가 주차가 되어 있는 걸 알고 차를 빼달라는 핑개로
그 사무실 사장을 주차장에서 마주쳤다.

자 이제부터 나의 독설이 시작되겠다. 시이작~~

`3층 사무실 사장이시죠.. 얼마전에 당신 직원이 잃어버린 수표 줏은 사람입니다. 장기간
보관하고 있었는데 가져갈 생각을 안하길래 오늘 우리 사무실 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내
나왔소 그런데 당사자 자리없다하고 댁네 잘나신 여직원이 내려오셨소 이러쿵 저러쿵이라
고 당신 여직원이 나에게 말했다오....어떠신지..댁이 생각해도 참 4가지 없지 않소.?
직원교육이 엉망이라는 생각 해본 적 있소..? 앞으로 얼마나 마주칠지는 모르지만 똑바로
행동하게 각성시키쇼...내말 알아 들었소..? 아 그리고 그 수표 잃어버린 대리...사무실
들어오면 2층으로 꼭 내려오라고 전하쇼...내 할말이 많으니까..알았소..?
찍~!(침 뱉는 소리)

대략 이런 표정



자.. 구질구질한 홈패션에 머리는 떡이 되어 있지 다리는 떨면서 침 좀 찍찍 뱉어주면서
눈꼬리 바싹 올리고 억양 고저를 강하게 딱딱 끊어서 말하는 떡대의 말에 비교적 외소한
그 사장은 조금은 겁을 먹고 불쾌 했으리라.
(어린양 메피스토는 작정을 하고 인상을 쓰면 꽤 무섭다.)

효과는 바로 나왔다. 몇 분후 그 돈을 잃어버린 작자가 전화가 와서 연신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 것이였고 사례를 하겠다고 했다. 그 여직원...??? 한달 후 출근하거나 퇴근하는
걸 못봤다...

이렇게 난 작년의 식목일을 기억하고 있다. 그 3층의 사무실은 작년 가을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1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그 작자는 아직도 사례를 안하고 있다. 망할 녀석~!

뱀꼬리 :난 그 사건이후 분실물의 습득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현금이면 꿀꺽이고 수표면 태워버릴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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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6-04-05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수표면 태워버릴꺼야 ...저도 불러주세요.수표에 불좀 붙여보게...

물만두 2006-04-05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그리고 벤트를 해서 공범을 만든다!!!=3=3=3

조선인 2006-04-05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속상하겠어요. 전 지갑 줏어줬다고 무지하게 인사 많이 받았는데. 물질적 사례는 없었지만, 어찌나 거듭 인사를 해주는지 황공할 정도로요. 그게 다 타고난 복이죠. =3=3=3

瑚璉 2006-04-05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이럴 때는 경찰서에 인계하는 것이 제일 속 편해요.

비로그인 2006-04-05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때 정말 화나죠...-_-
근데 메피님도 무서우시군요..^^

mong 2006-04-05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슴을 뭘로 보고 말이죠

울보 2006-04-05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습도 메피스토님 모습인거죠,,,,ㅎ호 상상이 갑니다,,

Mephistopheles 2006-04-05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비님// 그런 일이 또 생긴다면 연락 드리죠...고구마나 구워 먹죠...

물만두님// 오오 심오한 물만두님의 댓글....!!! (무슨 말씀인지...도통....^^;;;)

조선인님// 사형...!! 사형마저 그러시면 사제는 무척 섭합니다..ㅋㅋ.존명~!!

호리건곤님// 나중에야 알았답니다 경찰서에다 던져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사야님// 속닥속닥 이건 비밀인데요 제 등에는 용 한마리가 꿈뜰거린답니다....^^

몽님// 국물맛은 어찌....잘 되어가시는지요......=3=3=3

울보님// 가끔 이런 춤도 춥니다..

춤제목은 출렐레 팔렐레 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4-05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이제야 만두님의 댓글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은팔찌파...만들어지겠군요...ㅋㅋㅋ

플레져 2006-04-05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아까 이 페이퍼 읽었답니다. 전화 받느라...-,.-
메피스토님의 페르소나인 저 소녀, 넘 불쌍합니다 ㅋㅋ
아, 그리고 그 4가지 없는 분에겐 정말 말씀 한번 잘 하셨어요.
그래도 넘 심하게, 핏대 세우고 그러진 않으셨죠? ^^
다음에 지갑 주으면 제게 연락해주세요. 제가 친절히 답변해드릴게요!
추천이 없어 허전하여 몸소 추천 실천을 해보이는 플레져씨....ㅋ

Mephistopheles 2006-04-06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저 소녀는 절대 불쌍할 수 없습니다...^^
인생달관...사마라는 칭호를 받는 분이시랍니다..ㅋㅋ
오고가는 추천속에 싹트는 국민건강....

로드무비 2006-04-06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레와 구우 홈페이지가 있나요?
어디서 이렇게 재미난 그림들을 가져오시는지.
4가지 읎는 이에게는 저도 4가지 읎음으로 맞대응해줍니다.
사실은 귀찮아서 무시해 버리죠.ㅎㅎ

세실 2006-04-06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떡대...저도 무서울거 같아요..조심해야쥐~
아주 아주 잘하셨어요. 그렇게 무책임한 놈들은 혼을 내줘야 돼..어느 안전이라고..호호홍. 아참 마당쇠지?

Mephistopheles 2006-04-06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홈페이지는 없고..그냥 저냥 웹서핑의 노가다....입니다..무시하기에는 많이 억울해서요...^^
세실님//저도 안무섭고 싶은데 세상이 저를 무섭게 만들더군요...^^(뭔소린지..)

paviana 2006-04-0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구마말고 감자나 프랑크쏘세지를 구워먹고 싶어요.
수표더미가 많은면 목살도 좋구요.ㅎㅎ

Mephistopheles 2006-04-0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살에서 돈냄새 징하게 나겠군요...ㅋㅋㅋ

비로그인 2006-04-07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메피스토님이 그런 자세로 말하시면.. 굉장히 무서울듯..
그리고 제가 사장이라도.. 당장 여직원에게 =_+!!!!!!!!!!!!!!!!!!!!!11

Mephistopheles 2006-04-07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 짧게 치고 양복바지 입고 구두신고 사람 많은데 인상 쓰면서 나가면 모세가 홍해 가르듯이 사람들이 양옆으로 쏴아악 갈라집니다..(믿거나 말거나)

비로그인 2006-04-07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상상이 됩니다!!!!!!!!!!ㅎㅎㅎ

Mephistopheles 2006-04-07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상이상일 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