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무실에 배달되어 오는 조간경제신문에 특집식으로 꾸며진 대한민국 교육여건의 현주소를
점검하자는 취지인지 강남의 극성 학부형들에 대하여 여러면을 차지하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요약을 하자면 자본력을 바탕으로 유치원때부터 영어교육을 우선과제로 시키며 시야를 넓힌다는
입장에서 비교적 어린 나이에 자식들을 어학연수나 여행을 보낸다는 내용이였다. 유치원에서 시작된
극성교육은 결국 중학교 진학 후 특목고 진학을 1차 목표로 삼고 그 후 한국의 최고 대학에 진학시킨
후 안정되고 보장받는 직장에 취직 혹은 유학을 최종목표로 삼고 있다는 전개방식으로 끝을 맺었다.
(극성이라는 단어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학부모들의 과잉교육열기에 대한 단점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절대 언급이 없었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그 중 인터뷰 형식으로 꾸며진 몇 줄의 글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은 나로써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었다. 대략적인 내용은 어떤 강남의 학부모가 영어 중심 교육, 국어교육은 상대적으로 평가절하시키는
부분이였다. (집안에서 대화도 영어로 한다고 한다.)
미국에 사는 누나에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꽤 똑똑한 교포 2세가 있었다고 한다.
영재소리를 들을 정도였고 승승장구한 그 2세는 초, 중, 고 역시 그 지역에서 일류라고 통하는 학교를
졸업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대학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였다고 한다. 앞에 언급한 대로라면
그는 분명 세계 굴지의 대기업에 입사는 따논 당상이였고 앞으로의 출세가도에도 아무 지장이 없었을
것이라는 화려한 청사진이 그려지고도 남는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대학 졸업 후 취직 전선에서 처음 응시한 매우 유명한 모 기업의 인터뷰에서 속칭"뼨치"를
당했다고 한다.
인터뷰를 하는 그 모기업의 중역은 그에게 부모님 조국이 어디냐고 물어봤고 그 교포 2세는 아무 거리낌
없이 "코리아"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그 이후 나온 질문은 "한국말 할 줄 아냐" 였다고 한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라 영어로 말하고 영어로 생활한 그에게 한국어는 낯선 언어영역이였을 뿐..
부모들 역시 자식에게 한국어 교육의 우선대상이 아니였다고 한다.
인터뷰 후 그 교포 2세는 결국 그 기업 취직은 물거품이 되었다고 한다. 이유는 모국어도 모르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줄만큼 우리회사는 넉넉한 곳이 아니라는 것.
생각하는 각도에 따라 어쩌면 인종차별의 형태로 보여질 상황이긴 하지만, 전세계에 진출한 그 기업이 그리 덜떨어진 생각을 할리는 없다는 것이 총평이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누나 역시 조카들에게 한국어 교육은 필수로 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외국어의 범주를 벗어나진 못하지만 말이다.
얼마 전 "국어 실력이 밥 먹여 준다"라는 책의 서문에 쓰여진 문구가 생각난다.
영어위주의 전임교육으로 인해서인지 상대적으로 국어로 표현하고 작성되는 부분이 상당히 취약해졌다는 내용.
영어의 중요성은 두말할 것도 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국어의 교육 또한 중요하면 중요하지 결코 소외시켜서는 안 될 상황이라고 보고 싶다.
뱀꼬리1 : 논술조차도 학원에서 찍어주는 현실에서 과연 국어교육의 미래가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뱀꼬리2 : 이 경제신문 점점..정나미가 떨어져나간다. 얼마 전 모 자동차 그룹의 회장의 솜방망이 처벌을
당연하다는 듯이 기사와 칼럼이 눈에 띈게 크게 작용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