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같은 고발성 TV프로는 가급적 시청을 삼가 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바빠진 사무실 때문에 오늘은 간만에 늦게 늦게 일 해주시고, 총총히 퇴근하여 무심결에 전원을 올린 TV에서는 PD수첩의 진행PD의 담담한 목소리를 들었던 것 자체가 실수라면 실수일 것이다. 자연스럽게 귀가 먼저 쏠리고 그 다음엔 눈이 그리고 몸까지 TV앞에 단단히 자리를 박고 시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첫 번째 고발은 요즘 말만은 장관 내정자들의 도덕성 검증에 대해 나오기 시작한다. 새로울 건 없다.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접했던 사실을 실증적인 증인들의 인터뷰를 통해 구체화 시키는 단계를 거쳤을 뿐이다. 그 중의 압권은 이번에 사임한 여성부 장관 내정자인 “이춘호”씨의 어이상실 발언이었다. 한 점 부끄럼은 없으나 차기 정부의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용퇴를 한다. 는 내용의 기자회견과 퇴장하여 차에 오르며 기자들의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가자미눈으로 째려보는 모습이 정지된 화면으로 감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밖에 여러 내정자들의 의혹종합선물세트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논리를 충실히 실천하고 설파하는 한나라당 의원님의 발언에 급기야 웃음이 실실 나오기 시작했다. 아..환경부 장관 내정자도 근사했다. “자연이 좋아 그 곳의 땅을 샀고 농사를 지으려고 한다.”라는 코미디성 발언으로 절대농지임야 매입을 변명했으나, 그곳에서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은 난 그 사람과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라는 발언으로 한 방 맞으셨다.
그냥 프랑스 대혁명 때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의 명언 (비록 혁명정부의 자작극성 의중이 짙지만) 중 “(빵이 없어 굶주린 프랑스 국민의 실태를 전해 듣고) 그럼 고기나 쿠키를 먹으라지..”가 떠오를 뿐이다.
두 번째 고발은 가짜박사학위로 대학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실태를 고발한다. 이것 또한 심각하긴 첫 번째 고발과 자웅을 다툰다. 바야흐로 대학 등록금 천만 원 시대를 돌파했다는데, 이게 과연 천만 원어치의 값어치를 하느냐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그냥 간판이 아닌 대가리 커진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자질의 기준으로 박사학위는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싶다. 그러나 실상은 가짜 학위, 허위학위로 포장을 하고 버젓이 oo학 박사학위 라는 글자를 명함에 새기고 다니는 대학교수님들이 많으신가 보다. 기관의 감사에도 발각되었으나 공소시효만료라는 어이상실 판단으로 무죄방면 후 그 자리를 여태 지키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는 이탈리아 대학에서 석사학위과정을 이수하고 박사로 허위기재 후 동료 교수의 고발에 공문서 위조까지 서슴지 않는 지독한 양심불량 교수들은 그 중 죄질이 더더욱 나쁘게 인식되어진다.
정식대로 똑같은 이탈리아 밀라노 공과대학에서 정직하게 박사학위를 취득한 어느 교수의 인터뷰가 인상 깊다.
“머나먼 타국에서 새벽별 보고 달밤 보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왜 그렇게 미련하고 어려운 길을 걸었나 싶습니다. 아 그 교수요.(여기서 그 교수란 같은 밀라노 공과대학에서 석사만 이수하고 박사로 학위를 허위기재한 교수를 말한다. 공교롭게도 같은 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한다고 한다.) 제 앞에선 박사소리 못합니다..허허.”
제아무리 날로 먹는 것이 어떠한 도덕적 잣대의 구분이 구차하고 능력의 상징으로 왜곡 된다 하더라도 교육 쪽만큼은 정도를 걸었으면 좋겠다만 오히려 실상은 그 반대인가 보다. 차라리 이런 자질과 양심이 함량미달인 허깨비들보다 어쩌면 고속도로를 누비는 버스안에서 구성지게 이잇히~이잇히~를 외치는 신바람 이박사가 프로페셔널스럽게 느껴진다.
분명 위의 두 고발 내용은 시청하고 나면 머리지끈, 혈압상승을 동반한 두 주먹 불끈 현상을 체험하게 되는 부작용을 초래하게 되지만. 언제까지 외면하고 나 몰라라 해선 안 될 듯싶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바뀔 수 있는 것들은 조금씩 꼼꼼하게 바로 잡는 것이 어제부로 높으신 양반이 되신 분이 외치신 진정한 선진화가 아닐까 싶다.
뱀꼬리1: 푸핫 아니나 다를까 장관내정자 검증 고발에서 한나라당 대표로 나와 그런 걸로 딴지 거는 사람들은 "수준이하"라는 발언을 하신 이한구의원양반이 뭇매를 맞고 있다...ㅋㅋㅋ 이젠 꽂감보다 네티즌이 더 무서운 시대....
뱀꼬리2 : 난 오늘부터 메박사다..메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