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 풀스 데이 - 하 - 데이먼 코트니는 만우절에 떠났다
브라이스 코트니 지음, 안정희.이정혜 옮김 / 섬돌 / 2007년 3월
품절


나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오래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자신에게 이야기한다. 인간의 모든 우쭐거림과 자만심은 지진이나 홍수에 의해 한 순간에 씻겨 내려갈 수도 있고, 끊임없는 바람이나 극심한 가뭄에 의해 닳아 없어질 수도 있다.
아무것도 우리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다. 우리의 오만함을 위해 지은 기념비들도 그렇고, 어떤 한 사람이 공들여 세운 건물까지도 그렇다. 위대한 문명들이 암말이 치는 꼬리에 쓸려 없어지고, 인생은 고양이가 눈 깜박거리는 사이에 사라져간다.-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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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
모리 히로시 지음, 안소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3월
절판


나는, 나 자신이 근본적으로 성실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견주어보아도 분명 착실한 부류에 속한다. 착실함이란 요컨대 온화함을 지향하는 성질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얻는 건 평온한 인생, 즉 평범함이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자기 멋대로 분에 넘치는 소망을 품는다. 자신에게 없는 걸 늘 원하는 경향이 있다.......
나만 변함없이 오로지 착실히 지내온 게 뒤처진 듯 느껴져 한없이 허무하고, 마치 손해를 본 듯한 야릇한 감각에 사로잡힐 때가 종종 있다. 여기까지 분석하고, 이치를 확실히 파악했는데도 수시로 느닷없이 새로운 일이 하고 싶어진다. '하다못해 죽기전까지 한번은 경험하고 싶다'는 말을 한숨 대신 홀로 중얼거리기도 한다.
요컨대 젊은 시절에는 '이것도 하고 싶다, 저것도 하고 싶다'고 바라던 일이 요즘에는 '이것도 못해봤고 저것도 못해봤다'는 소극적인 태도로 바뀐다는 말이다. 전철의 진행방향으로 얼굴을 향하고 풍경을 바라보던 게 젊은 시절이라면 지금은 스쳐 지나가는 뒤쪽 풍경을, 멀어져가는 풍경을, 뒤돌아서서 멍하니 바라보는 느낌이다. 이런 시점의 차이가 사람을 크게 둘로 나누는 듯한 기분이 든다.-74-75쪽

그리고 문득......
공기가 세계 속을 떠돌듯 인간의 의식 역시,
어쩌면,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유동적인 존재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드문드문 떠오르는 기억처럼 사람에서 사람으로 의식이 잇닿아서 떠돌아다니는 건 아닐까? 그 사람, 그 사람이 되어서 차례로 새로운 마을을 방문하듯이. 융합과 격리를 되풀이하고 개고 섞이면서. 소용돌이, 침체와 서성거림.
한 사람의 인간이란 건 사회와 마을처럼 집합을 의미한다. 좀 더 세세한 의식이란 존재가 무수히 있고 그것들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자유롭게 이동한다. 여행하는 사람이나 철새처럼.-191쪽

생각해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정말로 사소한 것이다. 같은 얼굴인데, 같은 눈물인데, 아주 조금씩 차이가 난다. 그래서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그때그때 다르다고 할 수 있다.-219쪽

그녀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멈추는 걸 두려워하는 젊음과 결국은 멈추지 않는 인간의 성질에 대해서이다. 늘 전진하고 싶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 전진이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 걸까? 어디에서 바라보았을 때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반대로 어떤 위치에 멈춰서면 사람은 정지하는 게 될까?
.. 자신이 전진하는 사람이라고 인식함으로써 그 순간에 전진은 멈추게 되는 걸까? 그것이야말로 그녀의 자기변명이고 자기모순임이 분명하다. 어쩌면 그 허무함을 그녀는 예감하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단지 알고 싶지 않다. 그런 자신을 보고 싶지 않다. 그저 떼를 쓰는 아이 같은 그 젊음이 아직 남아 있는 게 다행이다. 어째서 그런 행복한 모순을 지적할 수 있었던 걸까?-221쪽

나는 혼자 웃었다. 재미있다. 인생이란........, 적어도 살아있는 동안은 멈출 수가 없다. 돌아갈 수도, 되풀이할 수도 없다. 할 수 없었던 일을 언제나 되돌아보며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구조인 것이다. -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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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
모리 히로시 지음, 안소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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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인생이란......., 적어도 살아있는 동안은 멈출 수가 없다. 돌아갈 수도, 되풀이할 수도 없다. 할 수 없었던 일을 언제나 되돌아보며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구조인 것이다. (222)

조금 특이한 아이, 의 이야기가 아니잖아. 이건. 굳이 따지고 보자면 평범한 아이들이 평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조금 특이하다고까지 할 이야기는 아닌데. 안그래?
내가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일과,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거냐고? 그..건 아니지만.
뭐, 그렇다면 조금 특이한 아이, 있다고 한 말이 거짓은 아니지 않냐고? 그래, 뭐.. 그렇다면 그런거지만.....

아니, 내가 왜 이리 혼동스러워하고 있는거지? 이건 특별한 이야기인것은 아니잖아. 그냥 조금 '특이'할뿐인거야. 그런데 말이지 그 조금 특이하다는 것이 한번쯤 스치면서 '차암 별나네'라는 한마디로 끝나는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그냥 넘겨버릴 수는 없다는거야.

우연히 알게 된 식당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과 단지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주고 받을뿐인데, 그 만남에서 나는 나를 발견한다. 반복되는 일상일뿐인 나의 삶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조금씩 천천히, 너무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맛을 음미하며 음식을 먹듯이 나의 삶을 바라보자. 혼자 있지만 결코 혼자이지 않은,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내가 있고, 또 당신이 있다.
조금 특이하지만, 많이 특별한 식사에 당신을 초대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툭 튀어나오게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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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하는 물고기의 상상 - 오늘을 행복하게 하는 36가지 상상
케스투티스 카스파라비키우스 지음, 원지명 옮김 / 예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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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행복하게 하는 36가지 상상이란다. 일러스트가 재밌어보이기는 했지만 특별하게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마침 읽던 책을 다 읽고 나서 마땅히 읽을 만한 책이 눈에 안 띄길래 무심코 집어 들어 읽기 시작했으니.. 내가 이 책에 기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무료한 시간을 가볍게 보내볼까, 라는 마음뿐.

그런데 이 작가,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 작은 책을 통해서 나는 한국을, 여러분은 내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를 잠시나마 떠올리겠지요. 그런 우리의 만남에 놀라고 감사할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더구나 '구박받고 무시당했던 것들에 대한 정중한 사과'라니.... 이 책은 뭔가 발칙한 상상일뿐이기만 한 책은 아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치며 읽기 시작했다.

에피소드 하나,를 읽을때까지도 으흠~ 하던 느낌이 바로 두번째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헉,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과일바구니 속 수다,라는 내용은 바구니 안에서 서로 잘났다며 떠들어대던 과일들이 아침이 되자 바로 가족들의 무관심 속에서 음식으로만 사라져버릴 뿐인데 시디신 레몬향만 품고 있던 레몬은 먹히지 않고 출근하는 아빠의 차 안에서 상큼한 향기를 날리며 아빠의 입가에 미소를 띄운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밌는 일러스트와 짧은 글의 말미에는 그 에피소드의 뜻을 하나의 문구로 정리해 적어놓고 있다.
"남달리 못난 구석이란 없습니다. 남다른 재능이 있을 뿐입니다. 세상 모든 것은 반드시 제 쓰임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19)

아, 난 이 작가의 짧은 글들이 너무 맘에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가는 버스안에서 씨익~ 미소지으며 단숨에 (사실, 너무 급하게 읽어가는 것 같아 중간중간 한호흡 멈춰주기는 했다. 급하게 담아버리면 내가 소화하기 힘들것을 아니까말이다) 읽었다.
처음엔 글만 열심히 읽고 그 다음은 일러스트 그림을 유심히 쳐다보고. 아,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잖은가!

케스투티스 카스파라비키우스, 도저히 이 이름을 머리에 집어넣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의 그림만큼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일상에 널려 있는 온갖 사물들을 단지 그려넣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사물이 갖고 있는 독특한 개성을 집어넣어 생명을 불어넣어주고 있으니까.
정말 즐거운 상상과 함께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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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이 휴일인지라 심야영화프로 보기 딱 좋은 금욜 저녁.... 기대하고 기대하던 스빠이더맨을 보러 갔다.

우잇, 그때의 젠장스러운 일들.

하나, 어제 수업시간에 say, tell, speak, talk 에 대해 배웠다. 아, 근데 왜 그넘의 피터 파커는 줄기차게 해리에게도 메리제이에게도 계속, 아니다. 피터 파커만이 아니라 다른 모두 그 말을 줄기차게 해 댔다. 내게 말해줘, 내 말을 들어봐, 난 너와 얘기하고 싶어. 우리 얘기 좀 하자...... 우욱~! 내 귀엔 온통 say, tell, speak, talk 만 들려왔다. 우잇, 젠장스럽게. (그래도 여전히 구분해서 잘 쓰지 못하잖아? 뭐야아~ )

둘, 왜! 심야프로시간에 애기들이 넘쳐나야 하는가 말이다!! 영화가 시작되고 나서 간혹 뻔뻔하게 고개 빳빳이 세우고 들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앞이 잘 안가려지는 자리에 가서 앉는 걸 좋아한다. 더구나 어제 들어간 상영관은 사람들이 꽤 들었는데 다들 뒤쪽 가운데로 몰려있어서 나는 그냥 사람 하나 없는 앞자리에 가서 앉았다. 편하게 자리 잡고 앉아서 영화감상을 하는데, 옆으로 누군가 톡 와서 앉는다. 어라, 꼬맹이네? 영화시작하고 십여분 후에 들어온 녀석인데다 혼자여서 이상하긴 했지만 그냥 꼬맹이라 괜찮군..하며 영화를 보는데... 우욱! 이넘이!!! 신발을 벗어놓고 의자에 올라 앉아 영화를 보는 거다. 아아악~!!!!!!!!!!! 난 냄새에 약하단 말야 ㅠ.ㅠ
그뿐인가, 좀 있다가 아줌마 둘에 애기들 예닐곱이 우루루 몰려와서 바로 내 앞자리에 자리 잡는다. 고개를 뻣뻣이 세운 꼬맹이는 중간에 동생 안보인다고 일어서서 얼쩡거리고, 자리 바꾼다고 또 일어서서 얼쩡거리고 거기다가 의자 앞으로 뻣뻣하게 앉아 영화를 보는 통에 스크린의 정 가운데가 딱, 가려진다. 아아, 영화보기의 괴로움. 냄새는 그나마 참아보려고 했지만 시야막힘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결국 자리를 옮겼다.

뭐.. 애기들하고 보니까 영화 속에서 애들이 스파이더맨을 환호하며 박수칠 때 같이 와~ 하며 박수를 치고 좋아라 해서 재밌기는 하더라. 그리고 바로 심각한 장면들이 이어지니 내 앞과 옆을 차지했던 꼬맹이들의 하품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나와서 혼자 웃고 말았지만. - 옆에서 보던 녀석이 그 심각한 장면에서 웃는 나를 거의 미친넘처럼 쳐다보더라.

영화가 끝나고 그 웃긴 얘기들을 하는데, 옆에 있던 녀석은 자기 옆쪽으로 커플이 있었는데, 그 커플 앞에앉은 꼬마는 영화는 보지도 않고 영화상영시간 내내 의자를 타고 넘나드는 놀이만을 즐겼다고... 영화 끝나고 바로 내뱉은 말은 '고통의 시간이 드디어 끝났구나'였다나? ㅡ,.ㅡ

 

아니, 스파이더맨이 아무리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지만 만화에도 이해의 연령대가 있는 법이고, 만화와 영화는 같지 아니하며 아무리 애들이 볼만한 영화라 하더라도 열시에 영화관에 애들을 데리고 와서 열두시 넘어까지 보여줄 가치가 있는것이냐 말이다.

 

===== 스파이더맨 3,은 팬서비스가 너무 많았다. 갑자기 코미디 영화가 되어버린 것 같았고... 고블린은 왼쪽보다 오른쪽이 훨씬 더 멋있는데 그쪽을 화상입혀버렸고.... 샌드맨은 미이라를 보는 것 같았고....
아, 그래도 역시 스파이더맨은 좋았다. 스파이더맨이 멋있는 건, 독백, 뿐인건 아닐거야.
고블린이 계속 나와야 하는데... 스파이더맨 4는 없겠네? 했더니, 피터 파커를 맡은 주인공이 4편은 절대 안찍는다고 했다나? 그...그렇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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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21-05-05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보고싶네. 영화와 책만있으면, 가끔 여행도 다니면 더 이상 행복할수도 없을것같던 시절.
지금 나는 건강 걱정하면서 미적분이 생활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러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암종양이 커지고 있는지 확인하는것은 적분의 활용이다..이런 내용의 책을 읽는중.
수학이 만만해지는 책, 이라지만 역시 만만하진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