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 일상으로의 초대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보고 생각에 잠길 때

요즘엔 뭔가 텅 빈 것 같아 지금의 난 누군가 필요한 것 같아
친굴 만나고 전화를 하고 밤새도록 깨어있을 때도
문득 자꾸만 네가 생각나 모든 시간 모든 곳에서 난 널 느껴
 
내게로 와 줘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새로울 거야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달라질 거야
서로에 대해 거의 모든 걸 지켜보며 알게 된다는 게
말처럼 그리 쉽지 않겠지 그렇지만 난 준비가 된 것 같아
 
너의 대답을 나 기다려도 되겠니 난 내가 말할 때
귀 기울이는 너의 표정이 좋아 내 말이라면 어떤 거짓 허풍도
믿을 것 같은 그런진지한 얼굴 네가 날 볼 때마다 난
내 안에서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져네가 날 믿는 동안엔
어떤 일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야 이런 날 이해하겠니
내게로 와줘 내게로 와줘 내생활속으로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새로울 거야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달라질꺼야 내게로 와줘

 

I'm spendingwhole my days for you
Cause I am always thinking about you
I really like to share my life with you
I truely want to be someone for you
So It is an invitaion to you
Now I am waiting for the answer from you
I swear I will do anything for you
But sadly I've got nothing to give you
All I can do is just say I love you

 

해가 저물면 둘이 나란히지친 몸을 서로에 기대며
그 날의 일과 주변 일들을 얘기하다 조용히 잠들고 싶어

 

*************************

솔직히... 노래는 좋은데, 중간의 그 느끼하고 낮게 깔리는 신해철의 목소리가 참 듣기 거북한 것은
어쩔수없이 싫다. ㅡ,.ㅡ

그런데 지금 나는, '일탈'을 꿈꾸고 있다.

물론 둘 다 내게는 '꿈'일 뿐인지도 모르겠지만.
심각하게 신부님들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는데, 지금 내가 하는 짓이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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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는즐거움 2007-05-1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탈이라,..... 자우림의 '일탈'을 들으세요ㅋㅋ

그런데... 아래목록에 성명서를 봤는데 단식하시는 분들 걱정이 되네요...

2007-05-19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7-05-19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탈을 꿈꾸고 있었나 봅니다. 멜로디를 그리면서 가사가 콱콱 박히네요~~~

icaru 2007-05-19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닉네임이...아...흐흐...!

chika 2007-05-19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우림의 일탈은 제 싸이홈피 배경음악입니다. ㅋ

책읽기는즐거움 2007-05-20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랬었군요ㅋㅋ
 

성 명 서

 

      우리 천주교 제주교구 사제들은, 해군기지 유치 문제에 대하여, 제주도내 각계각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뢰성과 객관성을 잃은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밀어붙이기식으로 결정한 정부와 제주도 행정당국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그 부당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결정은, 평화의 섬인 제주에, 참평화를 깨뜨리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간 불신과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베드로 주교께서는, 지난 5월 5일, ‘평화의 섬 제주를 염원하며’라는 메시지에서, “교회는 무력 증강이 결코 평화의 보증이 될 수 없음을 역설해 왔다.”고 강조하면서 군비증강을 원칙적으로 반대하셨고, 그 대신 국제협력과 협상으로, 세계의 참된 평화를 함께 이뤄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특히 59년 전에 무고한 생명 3만명이나 희생된 4·3이라는 미증유의 사건이 발생했던 이 땅에서, 그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말고 밑거름으로 삼아, 참된 평화의 섬, 무기로부터 자유로운 땅으로 새로 태어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셨다. 바로 어제 밤에 열린 교구 성모의 밤 행사에서도, 평화는 힘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 제주도는 군사시설이 없는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재차 역설하셨다.

 

 

      우리 제주교구 사제단은, 이러한 주교님의 메시지가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국가 중요사업일수록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화합된 가운데 추진해야 함을 요청하면서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대다수 도민이 해군기지 유치문제에 대한 인식이 없고, 찬·반에 대한 확실한 가치판단이 서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유치결정을 내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와 제주도는 공정한 주민투표의 방식을 묵살하고, 객관성과 신뢰성이 없는 여론조사를 강행하여, 해군기지 제주유치를 결정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정부와 제주도는, 해군기지 유치가 국책사업이어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동의를 구하면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는 하지만, 그것도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요식행위일 뿐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국책사업은 정부가 국민 모두에게 참된 선익이 돌아가도록, 신중을 기해 마련해야 할 사업이다. 정부와 제주도는 그렇게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주민을 기만하기까지 했다. 반대의견이 분출하고 있음에도, 소수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통하여, 해군기지 제주유치 결정을 강행하고 말았다. 도민의 대표로 구성된 제주도의회 역시, 도민이 부여해 준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뒤늦게 무력한 대응을 하고 있는 점에 대하여, 깊은 반성을 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작은 섬인 제주도를 너무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미 FTA 협상 추진과정에서도, 제주도를 배려하는 척 하면서 그냥 통과시켜, 농민 등 대다수 도민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여기에다 해군기지 유치 결정에 있어서도, 밀어붙이기식으로 일관했다. 제주도 당국에 대한 강압으로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객관성이 없는 여론조사로는 찬성하는 도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지만, 결국 대다수의 도민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됨으로써, 제주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도민들에게 큰 피해를 끼칠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천주교 제주교구 사제단은, 제주지역의 불신과 갈등을 잠재우고 참된 화합과 평화를 이뤄나가기 위한 방안으로서,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一.

정부와 제주도 당국은 신뢰성과 객관성, 공정성을 잃은 여론조사에 의한 제주 해군기지 유치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一.

이렇게 부당한 결정을 내린 정부와 제주도지사는 물론이고, 수수방관 했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도, 도민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화합 의 방안을 마련하기를 촉구한다.

 

一.

 해군기지 유치 뿐 아니라 공군기지 설치 등, 제주도 군사기지화 의혹 을 해소시키고 도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인지도를 높인 후 에, 주민투표를 통하여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

 

2007년 5월 18일
 

천주교 제주교구 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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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7-05-19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녁 미사를 시작으로 교구청 신부님 네 분이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주일이 지나면 또 몇몇 신부님들이 동참하게 된다고 하는데...

.... 생각이 또 많아지려한다. ...

antitheme 2007-05-19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5년이었나 부산교구 신부님들도 호헌반대 단식 농성을 하셨던 적이 있었었죠. 성당 벽에 대자보를 붙이고 다들 신부님들 힘내시라고 몇자 종이에 적고 했던 게 기억나에요.

chika 2007-05-19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일 지나면 대부분의 신부님들이 함께 단식에 동참하시게 될꺼라고 합니다.
낮에 잠깐 갔는데.... 기도서 펴 놓으시고,,, 아직은 단식이라기보다는 그저 기도하는 사제의 모습,같은 느낌입니다.
 
피터팬과 그림자 도둑 1
리들리 피어슨.데이브 배리 지음, 공보경 옮김, 그렉 콜 그림 / 노블마인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피터팬과 돌아온 피터팬까지 읽고 난 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간 피터팬의 이야기를 읽으니 지금 이것이 피터팬 이야기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버리는거야. 
그림자 도둑과 맞서 싸우는 피터팬의 모험 이야기를 무지 재밌게 읽고나서 이건 또 무슨 얘기일까?
사실 나는 네버랜드와 후크 선장이 없으면 피터팬의 모험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었거든. 아, 물론, 물론말야 모험을 즐기는 것은 후크 선장이 아니라 피터팬이라는 건 잘 알고 있어. 더구나 네버랜드에서의 주인공 역시 피터팬이고. 아마 내가 후크 선장이라는 영화를 너무 재밌게 봐버려서 그런가봐...

이제 후크 선장 이야기는 빼고, 피터팬과 그림자도둑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할까봐. 아, 그전에 네버랜드에서의 멋진 모험은 피터의 다른 친구들이 후크선장과 해적들을 상대해줬으니까 네버랜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꺼야. 그럼 이제 피터와 그림자 도둑 이야기를 할께.

아니, 또 그전에 별가루 반환이라는 커다란 사건이 영국에서 일어나는 것을 얘기해야할까봐.  그러니까 이번 모험이 일어나는 곳은 영국이야. 그래서 피터가 어렵게, 팅크의 도움을 받아서 영국까지 가게 되거든. 근데 영국의 모습이 어땠는지 알어? 짙은 안개정도는 애교로 봐줘야겠지?
낯선 곳의 모습은 거짓말과 속임수가 가득한 곳이야. 어둡고 음침한 골목길에서 만난 주정뱅이 아저씨도 무서웠지만, 피터를 속이고 거지들의 소굴 구렁텅이로 끌고 간 녀석과 우두머리 대장도 무서웠어. 팅크가 자기 새인것처럼 속이고 팔아넘기려 했던 새장수도 무섭긴 마찬가지야. 이건 아주 오래 전 옛날의 영국에서 겪을 수 있던 이야기인 것이지만 사실 어떤 면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그런 무섭고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기도 해. 그런데 아쉽게도 그림자도둑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이야기들은 그냥 피터팬이 경험한 고난과 모험이야기들 중 하나인것처럼 지나가버린단다. 내 느낌이 그랬어. 그런 말 들어봤지? 뭔가 조금 2% 부족한 듯한 모험이야기 말야.....

그래 그럼 이제부터 진짜 피터팬과 그림자도둑의 모험 이야기를 해 볼까?
아, 그런데 너무 졸려서 이야기를 계속하기가 힘들어. 후아~암. 이야기를 계속 해야할까?
참,, 그런데 말야 그림자 도둑이 어떻게 그림자를 훔쳐가는지 알어? 아니, 그림자를 훔쳐가지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어? 쉽게 알 수 있는거라고? 그럼말야 그림자 도둑이 훔쳐간 그림자는 어디에 담아둘까? 그건 알어? 이외로 쉬운 건데....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말고 그림자도둑을 상대로 멋진 활약을 하는 피터팬의 모험이야기를 빨리 시작하라고? 그래, 그 얘기를 해야하는데...(후아~ 아암~ 왜 이렇게 졸립지?) 어떻게 얘기를 꺼낼까 고민중이란 말야. 그니까 조금만 참아줘. 응?

(으아아~ 함) 근데 피터팬이 그림자도둑을 상대로 너무 힘든 모험을 해서... 그걸 따라다니면서 본 나 역시 피곤해서말야. 다음에 이야기해 주면 안될까? 아니, 아냐. 내 얘기보다도 지금 당장 별가루를 지키려는 피터팬과 그것을 빼앗으려는 그림자도둑의 한판 대결이 있는 모험이야기 속으로 직접 들어가보는건 어떨까?
물론 몰리와 조지도 만나고, 기회가 된다면 네버랜드로 날아가서 후크 선장에게 아주 잘 익은 망고를 하나 던지는 놀이를 하는건 어때?

참, 그런데 예전에 내가 알던 피터팬은 어린애처럼 모험을 즐기며 젠체하는 모습이 그리 보기 싫지만은 않은 천방지축 꼬맹이였는데... 그보다 더 오래전의 피터팬은 용감하고 수줍음이 좀 있지만 영웅같은 모습이었나봐. 어느 피터팬이 더 좋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영원한 소년의 모습으로 남아있는 피터팬은 '영웅'의 느낌보다는 조금은 젠체하는, 얄밉지 않은 건방진 모험가였으면 좋겠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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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7-05-19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아아~ 암) 서평 쓰면서 하품한 건 괜히 해본게 아니야. 진짜 졸려 죽을 지경이거든. 심지어 자판에 손가락 얹고서 깜박잠에 빠지기도 했다니까는~ ㅠ.ㅠ
쓰던 글을 어쩌지 못하고 입 찢어지게 하품하면서 마무리한 글,이 과연 서평일까?
내 스스로가 의심스러운데 하물며.... ㅉㅉ
 
황혼녘 백합의 뼈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이렇게 빨리 읽을 생각은 없었다. 나는 아직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도 읽지 못했기때문이다. 더구나  '삼월은 붉은 구렁을'도 읽은 기억이 가물거려 다시 한번 살펴보고 읽으려 했다. 그런데 언제나 독서 계획은 맘 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읽던 책을 다 읽고 잠깐 이 책을 손에 들고 있다가 무의식적으로 읽기 시작해 결국은 ... 이렇게 다 읽어버렸다. 이제 온다 리쿠의 작품도 꽤 많이 번역출판되었고, 나 역시 그에 맞춰 꽤 많은 작품을 습관처럼 읽게 되었다. 그러면서 생겨난 버릇은 '이 작품은 어느곳에서 누가 불쑥 튀어나와 깜짝 놀래키려나'하는 것이다.
아, 물론 '깜짝'까지는 아니더라도 불쑥,이라는 말은 이 작품에 맞는 말이지 않을까?

어느곳에서 누가 '불쑥' 튀어나오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구구절절이 하려면 할수도 있지만 - 아니, 그 얘기를 하는 것으로 서평쓰기를 끝내고 싶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 구성의 책은 내용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고 넘어가는 나의 서평습관을 차마 버리지 못하겠어서 뭘 어찌 써야하나... 망설이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자각하지 못하는 악은 무엇인가. 그녀의 바탕에는 내가 감히 다가갈 수 없는, 깊고 넓은 악의 늪이 펼쳐져 있는 게 아닐까. 그런 늪은 나 같은 사람도 삼켜버리는 게 아닐까"(300)

이야기의 흐름은 함정처럼 이곳저곳에 궁금증과 의심을 심어놓고 있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그 중심이 흐트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야기가 혼전을 빚으며 반전의 반전이 이뤄지는 듯 흘러가지만 이미 나의 관심은 그에서 비껴나기 시작했다. 물론 반전으로 뒤집어지는 이야기의 결말은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책 읽는 속도를 높이기는 했지만 그보다 더 마음에 남는 것은 '악'에 대한 것이다.
이기적인 마음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지, 그 악한 마음이 악하다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할 때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갖고 오는지 우리는 현실감있게 느끼지 못한다. 악을 숨기기 위해 또 다른 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하며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가. 그러한 악을 인식하게 된다는 것은 또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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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코 언니가 ‘즐거운 맛’ 중에서 이런 이야길 했습니다.

“하~ 내가 24살이라니- 자꾸 나이를 먹는 게 난 정말 황당할 뿐이다. 난 아직 20살도 적응하지 못했는데- (중략) 어쨌든 나도 엄마도 할머니도 공평하게 나이를 먹는다. 난 이제 더 이상 적게 산 사람들을 질투해서도 안 되고, 세월이 가는 걸 황당해 해서도 안 된다. 하루 빨리 내 나이를 인정하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

나는 아직도 내 나이를 인정,한다는 말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 내가 내 나이에 맞게 행동하고 말을 하고 생각을 하고 옷차림을 하고 문화를 즐기고..........
분명 내게는 무엇인가가 삐걱거리고 있는 표면적인 나이를 살고 있는거야. 사회인으로서의 행동양식이 있는 법인데 그걸 무시하고 살아가는 것도 정도껏,이어야 한다는거지. 나는 그렇게 지극히 평범한 일상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내면뿐 아니라 드러나는 겉모습 모두 평범한 내 생물학적, 사회적 나이에 걸맞지 않는 모습이라는 것이... 왜 주기적으로 나를 걸고 넘어지는지 모르겠어.

- 지금 이 글을 쓰는데도 쌩뚱맞게, 난 왜 간결하고 명확한 문장을 못쓰는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지. 학원에서 단어를 배우고 문장을 만들라고 할 때도,,, 나는 언제나 복문만 만들고 있어. 간결하지 못한. 늘어지는. 내 삶이 그러하기 때문일까?

어제, 건방지게도 '...당신, 누구야?' 라는 글을 남겼다. 이런 거침없는 말이 튀어나온 것도 나의 언어 생활의 한 단면.
라디오 방송만 듣기가 심심해서... 졸릴때마다 듣고 싶은 노래를 신청해서 듣곤했다. 평소처럼 - 그리 주접떨지 않고(라고 하지만 실제 주접을 떨었는지도 모르지) 노래를 신청해서 듣다보니 자주 드나들게 된 듯 하다. 그런데 정말 듣고 싶었던 노래가 짤려버려서.... 들은 것도 듣지 않은 것도 아니라서... 다시 들려달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싱글앨범을 갖고 있기때문에 집에 가서 열심히 방 구석을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해 음악을 못 들었다고. 그런데 왜 그놈의 디제이는 사연만 소개하면 되는데 쌩뚱맞게 i love you를 외쳐대는 것이냐.
그곳 아이디는 내가 업무상 이용하는, 내 주위의 왠만한 사람들에게 - 아니, 정확히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내 고유닉넴같은 아이디인데... 그 아이디를 말하고 그렇게 떠들어대다니.
그래서 나는 그 프로그램 관계자 중 누군가가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인가 의심을 했다. 방송이 장난도 아니고... 내가 장난말을 쓴 것도 아니고.
분명, 내가 애들처럼 글을 남긴것도 아니고, 내 탓도 아니고, 내가 철없이 행동한 것도 아니지만. 자꾸 나 자신의 온라인상에서 드러나는 모습이 그런것뿐일까, 라는 생각이 드는거다. 분명, 분명히 그것 역시 나의 모습일테니까.

어제는 수업시간에 강사가 내 메모지를 갖고 가더니 '책을 많이 읽는지, 어제 어려운 책을 읽는 것 같았는데 벌써 다 읽고 다른 책을 읽는지'를 묻는 글을 남기고 돌려줬다. 전번에 일반상식에 대한 퀴즈대항을 하면서 자리를 옮기고 문제를 만드느라 가방과 책을 저멀리 던져두고 있을 때, 얼핏 책을 훑어보고는 내가 어려운 책을 읽는다고 생각한 듯 하다. - 그때 책이 문제의 '아틀라스 세계는 지금'이다. - 정치지리의 세계사,라고 친절하게 영어가 씌여있었던가?
전번 강사는 막판에 내 습성에 대해 마구 쏟아내서 당황스럽게 하더니, 지금 강사 역시 그렇다. 뒤집어 생각하면 나 역시 주일학교 아이들에 대해 그렇게 알아가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는지에 대한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나날이 그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건 어쩌면 내가 나이를 한 살 더 먹어가면서 나타난 현상인지도 모르지만, 자꾸 그걸 인식하게 되면 내가 알고 있는 나는 조금씩 사라져버릴지도 몰라. 나도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으니까. 자꾸만 멈칫, 거리게 되는거지.

나도... 정체성을 잃어가기 시작하고 있는건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이 맞아. 이대로도 괜찮아, 의 한쪽 구석에서 '이제.. 그러면 안되는거 아냐?'가 불쑥 튀어나오면. 그것 역시 나의 일부인데 그걸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거야. '이제... 그러면 안되는거야'라는 말은 나의 내면이 아닌 외부의 강압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아니, 여전히 그 생각인거야. 그러니 갈수록 우울해지고 있는것이지.

 

 

 

 

 

 

 

아, 평소보다 한시간 늦은 퇴근. 공부라도 할까.. 해서 늦장 부린건데 똑같아져버렸군. 이제 가야겠다.
조금 많이, 생각보다 조금 많이 우울하고, 심각해.

- 그런데 왜 나의 우울함과 심각함은 가끔 웃겨보이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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