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 - 적게 자도 피곤하지 않은 90분 숙면의 기적
니시노 세이지 지음, 조해선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새벽에 자꾸 잠이 깨고 항상 수면부족인 듯 머리가 멍한 상태로 지내고 오후만 되면 정신을 차릴 수 없을만큼 졸음에 빠져 가끔은 일도 하지 못할정도로 정신줄을 놓은 상태로 길게는 한시간을 그냥 보내버리기도 한다. 계속 피곤이 쌓여서 그렇다고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내게 '최고의 수면법'이라는 것은 그냥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렘수면과 논렘수면의 주기를 잘 활용하면서 양질의 수면상태에 이를 수 있는가를 보여주리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살짝 나의 기대와는 좀 다른 이야기로 시작을 해서 별 감흥없이 쓱쓱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뭔가 별다를 것이 없다, 라고 생각하며 책을 다 읽어갈즈음 "인생의 3분의 1을 바꾸면 나머지 3분의 2도 움직이다"라는 소제목이 잠시 멈칫하게 한다. 그래, 조금만 노력해도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는데 그냥 이대로 지낼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책을 덮고 가만 생각해보니 별것 아니구나, 싶었던 이 책의 내용들이 하나하나 새롭게 느껴진다. 새로 알게 된 사실들도 많은데 왜 별 것 아닌것처럼 느꼈을까 생각해보니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들에 더해 저자가 이해하기 쉽게 글을 써서 그런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실제로 실행해봐야지, 하는 것도 많았는데 말이다.

발이 따뜻하면 더 숙면을 취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은 나도 가졌었는데 - 아무리 추워도 양말을 신고 자면 답답하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개인의 차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수면에 따른 피부온도와 심부체온의 차이를 인지하고 열발산을 위해서는 양말을 신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여행이나 출장을 다니며 생기는 시차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1시간에 하루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숙면을 취하기 위한 11가지 각성의 원칙을 참고해서 나름대로 출발할때 여행지의 현지 시간에 맞춰 생체리듬을 조절하고 숙소에서 가능하다면 잠들기 한시간반쯤전에 온수욕을 하는것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연구결과와 과학적인 자료를 제시하고 있지만 그 세세한 내용에 대해 다 이해하지 못한다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 이러한 연구가 있었고 그 결과로 숙면을 취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잘 인지해 실행한다면 앞으로 남은 시간은 좀 더 건강하고 활기있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싶다. 아, 그리고 한가지 더. 숙면을 취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면 또 반대로 졸음이 쏟아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이 되어 있어서 중요한 회의가 있거나 업무상 졸음을 방지해야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과학적 논리에 의해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이해하기 쉬워 가볍게 빨리 읽을 수 있지만 내 몸이 스스로 적응하며 숙면을 취할 때까지는 옆에두고 찬찬히 다시 잘 읽으며 도움을 받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클래식 수업 - 풍성하고 깊이 있는 클래식 감상을 위한 안내서
김주영 지음 / 북라이프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클래식 수업이라는 책 제목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클래식은 취향이 맞지 않아 어렵다거나 이 음악을 들으나 저 음악을 들으나 하일라이트 부분은 좋아라 하며 들을 수 있지만 부분을 듣고 너무 좋아서 보편적으로 추천하는 연주자의 앨범을 사서 전곡듣기(!)를 해보면 집중이되지 않을때가 많다. 익숙한 부분을 빼면 다 비슷비슷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아서 한때 나는 클래식은 정말 맞지 않구나 라는 생각도 했었고.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서 미술시간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는 저자처럼 나는 노래를 못 불러서 음악시간을 좋아하지 않았고, 기나긴 클래식 음악을 들을 시간도 많지 않은 고교시절에 나름대로 시간을 쪼개며 들어봤지만 음악시간에 듣기평가처럼 곡을 듣고 곡명과 작곡가를 적어야하는 쪽지시험을 엉망으로 치렀던 기억은 더욱더 클래식과 거리를 두게 했다.

클래식은 내게 그런 음악이었을뿐이었지만 그래도 가끔은 선율이 좋아 듣곤 하는 음악이 있고 심지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무려 앨범을 석장이나 갖고 있다. 흔히 클래식을 처음 들을 땐 관현악곡에서 시작해 협주곡, 교향곡, 독주곡을 거쳐 실내악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그러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하는데, 저자는 "어떤 상황에서든 스쳐 지나가다 듣게 된 '멋있는' 곡이 클래식이라면 어느 곡이나 그게 감상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29)이라고 하는 말에 백만배 공감할 수 있는 것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곡때문이다. 아, 물론 영화를 보다가 좋아하게 된 모짜르트곡도 많지만.

 

클래식 수업이라고 되어 있지만 클래식에 대한 에세이로 읽을 수 있고, 음악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지면 조금 더 친근하게 잘 들을 수 있으니 부담없이 클래식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는 생각으로 글을 읽는것도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각 장이 끝날때마다 짧게 들어있는 레슨 부분은 음악 연주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피아니스트의 암보도 놀랍지만 가장 어려운 피아노곡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연주자들에게 자신의 악기로 연주하는 곡은 쉬운 것이 하나도 없겠지만 저자가 피아니스트여서 그런지 피아노와 관련한 이야기가 담겨있고, '피아니스트에게 그 어떤 난곡보다 어려운 것은 '마음조절'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은 아마 다른 연주자들에게도 통용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악기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지만 같은 소리를 내기 위해 공기와 온도가 맞지 않으면 평소보다 더 힘을 주어 연주를 해야하기도 한다고 하던데 그래서 콘서트장에서 한곡을 연주하는동안 장영주가 바이올린의 현을 몇번이나 끊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그럼에도 흔들림없이 연주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새삼스럽다.

 

어떤 부분은 어렵고 또 어떤 부분은 쉽고 재미있게 읽히기도 하는데 굳이 내용 전체를 모두 이해하고 알아야한다는 마음없이 기회가 되면 음악을 감상하고, 음악을 듣다가 의문나는 것이 있으면 다시 책을 들춰보기도 하면서 클래식과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는 책이란 생각으로 읽다보면 어느새 나도 클래식 애호가가 되어있을지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icily, Land of Passion : 열정의 땅, 시칠리아 - 전2권 - 본책 + <오디세이아> 영문판 Travel Inspiration Books
손경수 외 지음, 새뮤얼 버틀러 옮김 / 쇤하이트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처음엔 흔한 여행에세이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 단순한 호기심일뿐이었다. '심미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여행 가이드북'이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처럼 느껴졌는데, 실제 책을 받아보니 왜 그렇게 표현을 했는지 알 것 같다. 책의 실물을 보면 알겠지만 이건 단순히 이쁘다 라는 표현보다는 깔끔한 느낌인데 책에 실려있는 사진도판의 인쇄상태가 너무 좋아서 그 이쁨을 배가시켜주고 있다. 사실 이 책을 펼치기 전에 사진집을 한 권 읽었는데 생각보다 사진의 도판이 깨끗한 느낌이 아니어서 그런지 이 자그마한 책이 더 이쁘게 느껴진다. 사진이 그렇게 중요해? 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멋진 사진을 보면서 한번쯤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소망이 더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시칠리아에 대한 여행에세이이면서 여행정보서이기도 하다. 시칠리아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 아는 것은 별로 없는, 그래서 이탈리아 변방의 작은 섬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전부였다.

막연히 마피아가 연상되는 섬- 이게 다 영화때문이겠지만 - 일뿐이었는데 제주도 면적의 14배라고 하니 엄청나게 큰 섬이라는 놀라움도 잠시, 그 섬안에 너무나 멋진 거리와 건축물들이 많고 또 시칠리아 섬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7개의 섬 - 에올리에 제도의 섬 풍경사진을 보니 내 생에 꼭 한번은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7개의 섬을 천국의 조각들이라고 표현한다고 하니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된다. 게다가 조금 무섭기는 하겠지만 활화산의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하니 기대하지 않을수가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섬의 곳곳을 둘러보기는 어려우니 승용차를 렌트하는 것이 좋고 또 작은 골목이 많아 렌트할 때는 소형차가 좋다라고 하는 등의 정보는 실제로 섬의 곳곳을 다녀보지 않고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정보다. 그리고 책자에는 가볼만한 명소의 소개와 함께 큐알코드가 찍혀있어서 구글지도와 연동하여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했다.

 

지금 당장 시칠리아로 떠날수는 없겠지만, 이탈리아의 소도시들이 참 좋았던 것을 떠올려본다면 시칠리아 역시 한번쯤 시간을 쪼개어 가볼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이오니아해를 바라보며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읽는 호사스러움을 느껴보라는 의미에서 오디세이아의 영어버전이 함께 들어있는데, 멋내기에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한글버전이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쉬울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발레나 해 볼까? - 몸치인 그대를 위한 그림 에세이
발레 몬스터 지음, 이지수 옮김 / 예담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발레'나' 해 볼까,라는 제목에서부터 슬며시 느껴지는 것처럼 이 책은 진지함으로 발레를 대하기 위해 읽는 책은 아니다. 그러니까 정말 발레의 기초라거나 발레의 우아한 동작을 이 그림 에세이를 통해 배워보겠다거나 하는 사람들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와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반면 우아하고 유연한 몸을 가진 늘씬한 이들이나 가까이 할 수 있을 것 같은 발레가 우리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주는 데는 이 책이 딱 알맞다. 블랙코메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공감할 수 있는 풍자에 키득거리며 읽다보면 어느새 책이 끝나버리고 마니까.

 

책을 읽고 나면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특별한 것으로만 느껴지던 발레가 일상으로 훅 치고 들어오는 느낌이 든다. 그림 표현에서도 눈에 확 띄는 통통한 위엔위엔의 이야기는 뚱뚱해서 놀림받고 왕따당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짠한 마음이 들려고 하다가도 다른 사람의 시선은 아랑곳없이 스스로 발레를 즐기고 있다는 것에 더 마음이 가고 그래서 오히려 더 크게 웃을 수 있었다. '위엔위엔, 너 정말 발레단에 있었던 거 맞아?'라는 물음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고, 판다가 발레한다고 놀린다는 말에는 또 내가 욱하게 된다. 그래도 이 사랑스러운 위엔위엔은 수많은 지적질은 잊어버리고 어느 순간 한동작이 훌륭하다는 선생님의 칭찬에만 빠져들어 우쭐해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아, 물론 이 책의 이야기들은 위엔위엔의 발레 시도 에세이는 아니다. 발레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위엔위엔의 에피소드가 많이 그려지고 있기는 하지만 보편적으로 발레를 배우는 일반 아마추어들의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더 맞다. 그리고 왠지 범접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세상이 있는 것 같았지만 한걸음 다가서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이쁜 발레복에 대한 수다에서부터 실시간으로 sns에 자신의 모습을 담기위해 포즈를 취하는 무대 뒤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발레도 특별하기만 한 것은 아니야, 라는 마음이 들게 한다. 괜히 고고하고 도도한 자세로 근접을 허용하지 않을 것 같았던 발레가 어느새 친구와 수다를 떠는 시간같은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그림에세이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읽기에도 쉽고 가끔은 글을 읽지 않아도 그림만으로 그 상황이 확 와닿는 장면들이 많아서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서 결코 발레가 배우기 쉽다거나 만만하게 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전문가처럼 배워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으니 이 유쾌한 발레 그림에세이는 한번쯤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평양 이야기 - 세계의 과거.현재.미래가 만나는 제7의 대륙
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김한슬기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태평양,이라고 하면 왠지 우리와 아주 먼 곳처럼만 느껴지곤 했었는데 사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내 고향 앞바다가 바로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바다가 아닌가. 그래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서양인 - 이 기준조차 자기들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을 구분한 것이기는 하지만 - 의 관점에서 문명화된 유럽과 구분된 태평양 저 너머는 그들이 소유할 수 있는 곳이 되어버렸었고 그것은 먼 과거의 일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근대와 현대의 구분이 모호할 때마다 나는 우리의 역사를 떠올리며 막연히 근현대라고 이어붙이고 정확히 현대의 개념은 어떻게 시작될까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보니 탄소연대측정법의 수치가 달라지는 특정한 날짜의 기준으로 시작하여 여러 설명을 덧붙이고 있는데 그냥 간단히 이해를 한다면 1950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현대를 지칭하는 것에 많은 이들이 수긍을 하고 있고, 특히 저자는 이날을 기준으로하여 현대의 태평양 이야기를 하기 딱 좋은 날이라고 하고 있다. 프롤로그를 보면 이 책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하고 있는데 사실 이게 어떤 연관성을 갖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아니, 책을 읽으면서도 각 장에서 주제로 다루고 있는 내용을 읽는 것은 흥미로웠지만 이것이 전체적으로 하나의 태평양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인가, 라는 물음에 흔쾌히 답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전체를 다 읽고나면 그 연결고리가 조금은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이 살고 있고 그들 나름의 역사와 문화를 갖고 생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태평양의 섬은 발견하는 사람이 주인이라는 듯 서구열강은 식민지로 영토확장을 이어갔고 그러한 인식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핵과 수소폭탄의 실험을 거리낌없이 했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휴대용 소형 라디오 기술의 개발로 아시아의 기업들이 더 발전된 기술로 세계 진출을 하게 되고, 서핑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환경의 아름다움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에 나포된 푸에블로호 -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롭게 읽혔는데 우리나라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지금 현재의 정세와 맞물려서 그런지 더 자세히 읽게 된다 - 사건을 통해 이데올로기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외국인인 저자가 신탁통치안을 받아들였더라면 오히려 우리가 더 빨리 자주독립국이 되었을지도, 무심코 자를 갖다대어 그어버린 선이 우리를 지금까지 분단국가로 살게 해버릴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들이 더 마음을 아프게 찌르고 있다. 그리고 2015년도에 씌여진 이 책에서 저자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언급하고 있다는 것도 범상치는 않다.

계속 이어지는 장의 주제인 식민지 시대의 종식이라거나 기후이변, 심해의 발견 등에 대한 이야기들은 전체적으로 각각의 주제로 이루어진 이야기같지만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태평양 지역에 대한 유럽인들의 자기중심적이고 차별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으며, 그와는 달리 태평양 지역의 사람들은 고도의 문명과 기술을 갖고 있으며 자연환경의 파괴없이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문화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태평양 사람들이 오늘날과는 다르게 생태계의 일부로서 주변 환경에 녹아들어 자연을 매우 소중하게 다뤘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460)

 

"발보아가 태평양을 발견하고, 마젤란이 처음으로 태평양 횡단에 나선 이래로 서양인들은 5세기동안 끊임없이 넓은 바다로 진출해서 새로 찾은 영토에 소유권을 주장했다. 그들은 태평양에서 터를 잡고 고유한 문화를 형성하며 살아가던 사람들을 착취하는 행위를 당연시했다. 수천년의 긴 세월 동안 평화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던 태평양 원주민들의 터전은 서구의 침입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 이들도 배를 타고 머나먼 바다를 유랑하긴 했지만, 과거 서양인들이 그러했듯 영토를 확장하고 지배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이 세력 확장에 나서지 않은 이유가 그저 주어진 삶에 맍고하며 더 큰 미래를 꿈꾸지 않는 소심하고 편협한 민족적 특성 때문이라고 결론 내리며 동양인들을 내려다보곤 했다.... 그들이 먼저 동양에 진출했다는 단순한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의 영토를 침략할 권리를 가진 듯 행동했다. 그렇게 서구 열강의 거대한 태평양 제국이 탄생했다."(565-566)

 

잠수정 앨빈호가 심해의 생명체를 탐사한 것은 과학의 발전을 한단계 더 나아가게 한 것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생명의 경이로움뿐만 아니라 지구의 생태 환경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이미 이십여년전에 언급된 쓰레기섬에 대한 짧은 이야기 역시 그 맥락일 것이다. 비약적일지 모르지만 지구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이야기가 마지막 장을 장식하고 있다는 것도 그 연장선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념의 극한 대립은 점차 무너지고 있지만 자국의 경제를 위해 정치적인 대립을 하고 있는 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국가에 대한 이야기는 어떻게 세계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을지 모른다고 하고 있지만 결국은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로 세계의 역사와 판도가 바뀌는 것처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다가올 세상의 중심은 태평양이다"라는 말은 여러 의미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되는 것이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