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에 미장원에 간 것인지 모르겠다. 

머리를 기르기 시작하면서 묶고만 다니니, 앞머리는 집에서 스스로 가위들고 자르기 시작했고. 

사실 처음 한달정도는 도저히 다니던 미용실까지 갈 시간이 없어서 궁여지책으로 집에서 가위질 한 것이었는데 

그냥 저냥 다닐만하니 그게 습관이 되어버렸다. 

긴머리가 불편한 건, 머리 감을 때와 더울 때.  

올 여름은 왠지 (한살을 더 먹어서 그런지도) 이 더위를 견디기 힘들 것 같아서. 

물론 머리숱이 많이 항상 미용실에서 솎아줬었는데 그걸 안했으니 얼마나 덥겠어. 가만히 앉아있어도 안으로 땀이 찬다. 

그래서.. 딸랑 머리 묶을정도만 남기고 잘라달라고 했지.  

너무 짧으면 인정사정없이 삐쳐대는 걸 감당하기 힘들 것 같고, 얼치기로 긴 것 보다 그냥 딱 묶을만큼. 

근데 짧은 머리 좋아하시는 우리 원장님... 신나게 가위질 하시다 결국은 묶기 힘들지경에.... ㅠ.ㅠ 

아니, 뭐... 딴 사람이었으면 묶을만큼이었겠는데, 내 머리숱이 많아 그걸 쳐내다보니 머리 꼬랑지를 묶으면 넘쳐흐르는 머리가 너무 많아서 묶기 힘들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 

아무튼 요며칠 답답하게 다니고 있다. 보름정도는 머리가 빨리 자랐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겨나고 있을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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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0-06-2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르고 자르다가 결국은......
잠시일뿐 머리는 또 자라니까 뭐.
괜찮겠죠.ㅋㅋ

2010-06-24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4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카와 같이 여행을 다닐때였다. 성당에 들어가면서 성호를 그으라고 하는 내게 단호히 종교의식을 거부하는 8살짜리 꼬마녀석에게 폭력적으로라도 강요하고 싶어지던 내 마음을 느꼈을 때, 처음으로 나의 종교적 단호함이 무서워졌었다. 

신앙,이라고 하기엔 신앙생활이 전혀없는 종교의식에만 철저한 나의 믿음이 무서워지기도 했어. 

창조론에 위배된다고 진화론 배우기를 거부하고 그것을 자랑스러워하는 이들에 대해 어이없다고만 치부해버리는 나의 하찮은 신앙은 애초에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지만. 

남북의 일치와 평화통일을 위한 기념미사로 집전을 하시면서 강론시간에 포화속으로라는 영화의 예고편을 틀때까지만해도 얌전하던 옆자리 할머니가, 천안함 얘기를 꺼내며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다 차치하고 한미합동훈련기간에 북한 잠수함이 들어오는 걸 몰랐다는게 말이되냐는 한마디에 저 멀리계신 신부님보다 더 큰 목소리로 신부가 신부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지 정치얘기를 한다며 막 씨부렁거리더라. 남북의 일치와 평화통일을 얘기하며 현정부의 북한에 대한 주적개념과 전쟁불사를 받아들일 수 없는 건 당연한건데 그걸 듣기 싫다고 혼자 욕을 해대는데, 사실 시끄러운 경지를 넘어서서 가만히 쳐다보다가 혼잣말은 조용히 혼자 해 주세요,라고 했지. 그 할머니 정신줄을 놓으셨는지 나보고 저 신부 하는 소리가 듣기 좋냐고 하는거야. 맘속에서 터져나오는 온갖 말을 다 생략하고, 시끄럽거든요. 조용히 좀 해주세요,라는 한마디를 했는데 여전히 떠드는거야. 신부님이 강론하시다말고 우리쪽을 쳐다보면서 '무슨 할 말 있어요?'라고 할 정도로. 

예수가 얼마나 정치적인 인물이었는지도 모르고 더구나 오늘의 복음말씀이 일곱번씩 일흔번이라도 용서하라,는 내용이었는데 이 대책없는 할머니는 왜 이 시간에 여기 와 앉아있는걸까 생각하다보니 문득 '신앙'이라는 것이 무서워지는거야. 저렇게 씨부렁거리면서 욕하면서 자신의 믿음이 절대적이라고 믿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믿음과 신념을 위해 전쟁을 불사하고 내가 옳다면 니가 틀린거라며 상대를 내친다면. 나는 성당에서 뭘 하고 있는걸까 싶었어. 그 할머니같은 사람이 믿는 하느님과 내가 믿는 하느님은 같을수가 없는 것 같은데, 절대자 하느님을 인간의 인식으로 규정지을 수 없으니 같은 하느님이라 할 수 도있을 것 같고 그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 모든 걸 무시하고 나의 믿음이 옳다고 하는 것조차 나의 독선인 것 같아져버리는거지.  

영성체만 하고 미사전례가 다 끝나기도 전에 내빼버린 그 할머니는 왜 성당에 나오지? 라는 물음도 나의 인간적인 어리석음에서 나오는 것일뿐,이라면 우리의 신앙은 뭐가 되는거지? 

나는 시간이 흐를수록 내 돈벌이 이외에 종교적인 의식조차 없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도 않고 무관심할뿐이었는데, 간혹 양심에 걸려 일년 삼백육십오일 기도 한번 하지 않는 생활을 반성해보곤 하지만 진심은 아니었던 것 같았는데, 갑자기 온갖 상념이 떠오르고 있으니 이상해져버리고 있어.  뭐라고 정리가 안될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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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심으로..... 나는 '탐닉'한다,는 뜻을 잘 모르겠다. 

생각보다 두툼한 이 책이 무조건 좋은 건, 저 표지를 장식하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고 그들의 인터뷰를 읽다보면 훨씬 더 좋아하게 될 사람들이기 때문이리라. 

어제 저녁, 너무 피곤해서 열두시를 조금 넘겼을뿐인데 읽겠다고 펼쳐든 책을 바닥에 마구 떨어뜨리며 졸고 있어서 그냥 책을 덮고 잤더니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눈이 말똥거리며 다시 잠들지를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는데...이들이 안에 담겨 둔 이야기가 너무도 깊어 괜히 눈물이 난다. 주말동안 이 책을 탐닉할 수 있다는 생각에...조금 들떠있다. 

 

 

올리브 키터리지는 자신의 잘못을 잘 수긍하지도 않고, 덩치도 큰데다가 무뚝뚝하고 무섭기까지 하다. 학생들이 왜 자신을 무서워하는지 모르고, 아들 크리스토퍼가 왜 자신을 피하는지도 모른다.

올리브 키터리지가 사는 소금기 어린 바람이 불어대는 바닷가 동네의 사람들은 왠지 다 어긋난 사랑을 하고 있고, 그 어긋남으로 인해 삶이 실패한 것 처럼 보이고 서로를 미워하고 포기한 인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녀는 남편을 사랑했고, 아들을 사랑했고, 이웃들도 사랑했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그녀의 이웃들 역시 다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 우리의 삶은 잘못을 범하기도 하고, 어긋나버리기도 하며 실패도 하고 좌절도 하며, 어느 누구의 삶이든 다 그만의 삶의 파도를 가지게 된다.  
올리브 키터리지가 무뚝뚝하고 고집이 세고 무섭고 표현을 잘 못하지만, 강인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이해한다. 그것이 그녀의 사랑의 방법이고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이해해주면 되는 것이다.

"독자들이 인간의 인내력, 여러 난관에 부딪혔을 때 사랑의 인내력에 경이를 느끼기를 바랍니다. 일상적인 매일의 삶이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존중할 만한 것이라는 점도요. 또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 독자들이 더 큰 이해를, 또는 전과는 좀 다른 이해를 갖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쉽게 재단하고, 자신이나 남에 대해 쉽게 변명을 하느라 고통을 받지요. 그런데 저는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실망시키는 과정에서 우리 모두 대략 비슷하구나, 하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는 것,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실패하고 성공한다는 것을요." 

이 위대한 인생찬가가 좋아진다... 

 

 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라니. 이건 또 책제목이 왜 이런가.. 싶었지만 이 책의 내용을 보면 그 말에 수긍이 가 버린다.  

케빈이 거리를 지나치면서 사람들의 모습을 찍었는데.. 사실 서 있는 이들이 쳐다보기만 하는 것 자체도 위압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
http://abcnews.go.com/2020/Story?id=3957287
누군가 올려 준 저 링크를 따라가 보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어질 것...이다.  

위대한 인생찬가는 이렇게 지금 이순간에 살아가고 있는 그 누군가의 삶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기도. 



 

덧.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나 1984는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그의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은 생소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의 자전적 소설이고, 그 내용은 파리와 런던에서 하루 열일곱시간의 접시닦이 노동을 하고 굶기를 밥 먹듯이 하고, 빈민구호소를 전전하며 생활하던 그때의 기록이다.   

"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난다. 무척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이다...나는 마리오나 패디나 좀도둑 빌 같은 친구를 우연한 만남이 아니라 가까운 친구로서 사귀고 싶다. 접시닦이라든가 떠돌이, 강둑 노숙자들의 영혼이 진정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고 싶다. 현재로는 빈곤의 외각 이상을 본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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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펀 배터리가 다 되어서 사무실에서 충전중이었다. 

사무실에 있는 그녀가 출근을 하더니, 충전기를 찾는다. 물론 나의 충전기다. 

핸드폰을 내밀면서 충전시켜야한다고 하길래, 급한가 싶어서 내 배터리를 빼서 내주었다.  

당연한듯이 받아들고 자신의 폰을 끼워넣는다.  

한시간 반이 지났다. 

주말인지라, 내 배터리도 충전시켜 볼까 싶어서 핸폰을 쳐다보고 충전상태를 물어봤다. 

그랬더니 '아직 안됐어요!'라고 한다. 

곱게 자리에 앉으려다가 한마디 덧붙였지. '아, 나도 배터리를 충전해야해서' 

하지만 그녀는 이미 두 귀를 막았다. 

별일아니지만, 나는 별일아닌 일에 기분이 나쁘다. 

자기껄 마구 지껄이길 좋아하지만 내가 상대를 안해줘서 평소 심심해하는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혼잣말을 그리 시끄럽게 하시면 어쩌나. 시도때도없이 인터넷보면서 듣기싫은 혀차는 소리때문에 내 독서가 방해되고 특히 오후의 졸음을 깨워버리는 것에 성질나면서도.. 내가 관두기전에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일이라 참고 또 참아 생각의 전환을 해보려고 해도.. 그넘의 쯔쯔쯧 거리는 소리는 입을 틀어막거나 귀를 틀어막고 싶어질뿐. 

별일아닌일에, 일없는 토요일 출근해서 책이나 읽다가 화악 독서에 방해를 받아버렸으니...나도 참 속좁은녀석이다. 

 

 

 

왜 이넘은 또 이미지가 없는겐가. 아주 오래전 소화데레사 자서전을 읽은 것 때문에 이런 사소한 일이 더 생각나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수도회 입회를 우격다짐으로(!) 했고 그곳에서의 생활 역시 거룩하지만은 않았다. 그녀의 자서전에 의하면. ㅡ,.ㅡ 

하지만 그러한 사실적인 묘사가 더 그녀를 위대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녀에 대한 영화에서는 폐결핵환자의 기침으로 나온 타액을 망설임없이 자신의 입으로 집어넣는 것이었지만,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일상생활에서 동료수녀님의 끊임없는 습관적인 잡음소리에 못견뎌하다가 그 소리를 하느님을 찬미하는 노랫소리라 상상하며 참아냈다는... 아, 쓰고보니 십년도 전에 읽은 책이라 세부적인 기억이 잘못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버리네. 이런때 책을 다시 읽어야할텐데. 

아무튼 이렇게 쓰면서 보니 또 생각하나가 튀어나온다. 아니, 책인가.

 

한 꼭지인 고집불통인 뇌,의 내용중에  

"사람을 죽이거나 생포할 수 있는 능력은 사람의마음을 바꿀 수 있는 능력에 비하면 하찮기 그지없다"(159)라는 글이 있다.  

이 책 역시 집에 있어서 전후의 연관내용을 집어넣을 수 없다. 책은 제대로 읽은겐가, 자네. 

아니 뭐 어쨌든 이 책은 무지 흥미로웠다. 그리 어렵게 읽히지 않고, 많은 임상실험의 예가  

 

이 책에서 이미 읽은 내용들인것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아니, 내 기억에 좌우되는게 아니잖아!) 

그러니까 이 책에서 이미 읽었던 실험결과에 대한 언급을 하며  

내 마음대로가 아니라, '뇌' 마음대로도 아니라  

제멋대로 내 손과발이 마구 움직이는 무의식이 무엇인지... 에 대한 재미있는 글이 담겨있다.  

사실... 뇌 마음대로에 뭐가 담겨있는지는 당신이 직접 읽어봐야 알 것이다. 내가 무엇을 읽었는지 내가 알게뭐람. 흐응~ 

 

페이퍼쓰면서 놀 시간이 없어! 책읽을 시간이 없단말야. 그래서 무작정 여기서 페이퍼쓰기는 끝.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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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의 선택,에 대한 결과는 사실 뭐... 박빙이라고 하지만, 돈지랄이나 파렴치범이나 그놈이그놈이겠거니 하는 심정이었을뿐. 뉴스를 하염없이 보다가 결국 아침에 어머니에게 대부분의 소식을 듣고 확인했다. 

그 선택의결과와는 상관없이 - 사실 아주 상관이 없는것도 아니지. 특히 우리 지역은 '영리병원'에 대한 정책이 달라져버릴테니까. 그래서 말인데, 오늘 어머니 모시고 정기검진때문에 대학병원엘 갔어.  

예약진료 용지를 들고 수납하는 곳에 갔더니, 무인시스템을 권하는데 거기서 '선택진료'에 서명하라고 하는거야. 그래야 무인시스템 사용을 할 수 있다나뭐라나. 그 선택진료라는 것이 그닥 좋아보이지도 않는데다가 설명도 잘 안해주고 그저 사인만 하라고 해서 하염없이 번호표를 들고 기다렸지 뭐. 그렇게 선택진료제의 굴레에 들어가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기다린 보람도 없이 수납창구에 가서 검진료를 내려고 했더니 창구직원은 아예 어머니의 인적사항이 인쇄된 종이를 들고 사인하라고 기다리는거야.  

어머니는 작년에 수술을 받으셨고, 그 담당 의사가 선택진료에 해당하는 의사였던게지. 거기다가 진료비가 더 올랐다네? 그러면서 별다른 설명없이 무조건 사인하라고 하는데... 사실 내 진료에 관한 거였으면 병원 옮긴다고 그냥 나왔을지도 모를 판이었겠지만 어쩌겠어. 어머니 수술을 한 담당의사고 앞으로도 계속 정기검진을 받아야하는데. 

사실 기다리는동안 선택진료의사명단을 살펴봤는데, 온통 다 선택진료의사뿐이더군. 아직 십년이 넘지 않은 이 대학 출신의 젊은 의사들 몇명빼고.(내가 알고 있는 이름 몇을 살펴봤더니 그런 짐작이 가더라) 

왠지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더이상 웃기게 들리지 않아. 한때 광고에 나온 말 때문에 장난삼아 떠들어대던 말이었는데말이야.  

 

선택을 해서가 아니라 필수적으로 그 담당의사에게 선택진료를 받아야 하는 의무의 굴레가 씌워져버린 오늘, 선택진료에 의한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았다는 느낌은 전혀없이 진료비만 두배넘게 지출되는구나 라는 씁쓸함이 파고드는 오늘, 선거의 결과가 앞으로 영리병원의 시행확대와 제주해군기지의 강행에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막막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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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0-06-04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으로 사람 생명 가지고 노는 것들, 결국 대가를 치를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