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목표는 서평 두개를 쓰는 거였다. 초저녁에 너무 졸려서 잠깐 잠이 들었고, 일어났더니 너무 추워서 이불속에 박혀있다가 늦게 일어나 서평을 쓰기 시작했더니 이제야 겨우 하나를 다 써서 올렸고, 두번째 쓰려고 하니 또 앉아있기가 너무 추워서 내일 저녁으로 미뤄야겠다. 글이 좀 더 고여지기를 기다리면서. 

일주일전에 두번은 읽지 않게 될 것 같은 책을 열권정도 사무실로 들고 갔다. 주위에 뿌리거나 헌책방에 팔거나 아무튼 처분할 생각으로. 그리고 그 책들이 빠진 공간에 재빨리 새책들을 - 내게 읽히는 날을 기다리는 새 책들을 집어넣었다. 집 정리를 하고 책꽂이를 맞춘 후 지금까지는 그렇게 평균 수량을 유지하면서 공간을 만들었는데. 오호통재라. 새로 들어온 책이 갑절로 늘어나버렸다. 책을 다 읽고 서평까지 쓴 책은 보관할 책과 방출할 책으로 나눠 꽂아두곤 했는데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다. 그래서 지금 컴책상에도 머리맡 책상에도 책탑이 쌓여있다. 물론 사무실에서 들고오지 못한 책탑도 있다. 이젠 책이 책으로 안보이고 짐짝으로 보이기 시작해버렸다. 이건 중증. 

생각같아서는 정말 집 옥상에 조립식 건물이라도 창고처럼 하나 올려놓고 그곳에 책을 쌓아두고 싶다. - 일드 수박에서처럼 책을 마구 쌓아두면 천장이 무너질까, 좀 걱정스럽긴하지만. 

책방출도 은근히 최신간은 신경쓰인다. 마구 뿌려대기엔 좀 찜찜한. 그래서 묵혀두면 또...그건 그것대로 너무 묵혀서 어색해져버리고. 한꺼번에 칠십여권의 책을 방출한 까페 회원을 봤는데.... 난 책 열권을 방출하는 것도 힘든 작업이었는데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어. 책 포장에 우체국까지 들고 가는 것도 엄청나고... 배송비도 꽤나. 

그나저나 일년전부터, 아니 그 전부터였을까? 언제였는지 기억도 없다. 아무튼 오래전부터 책방출 얘기만 흘렸는데, 꽤 괜찮은 책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강매를 해버려서 책이 별로 없다. 그래서 또 고민이다. 이 책들을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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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3-26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치카님^*^
음 근처 작은도서관에 기증하시면 어떨까요. 설망대 도서관 같은곳.
바람이 매서운 봄날. 감기 조심 하세요!

울보 2010-03-2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이렇게 라도 종종 뵈어서 좋아요,,
잘지내고 계시지요,
오늘 아침 많이 춥다고 하던데 지금은 너무 따스해요 배란다에서는,,
ㅎㅎ
감기 조심하세요,
 

감사,할 줄 모르는 삶이라 그런지.

 

십분이상 '마이크 시험중'이라며 안되잖아, 아까꺼 어쩌구 하는 저 마이크 시험하고 있는 저 사람, 30W의 화들짝 놀라는 감전사고를 일으켜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책을 받았는데, 버려도 괜찮은 띠지가 아니라 일러스트로 겉장을 겸한 띠지가 구겨짐을 넘어 찢어져온 걸 보니 기분이 언짢아지고 내 운수는 왜 이러냐...라는 쓸쓸한 생각에 더해 1,2권으로 나온 책이 한 권은 새하얗고 다른 한 권은 누렇게 되어 있는 걸 보니 왠지.....

 

거기에다가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은 '현장은 역사다'.... 암울해지고 있어.
 

알라딘도서평가단 신청은 절대로 안한다,였다가 혹시나 하는 맘에 신청해봤다. 여러번 연임하는 사람과 처음 해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동안 내가 올린 리뷰의 양과 (질이 문제라고 하지만 아주 형편없지는 않지 않은가,라는) 소심한 자만으로 한번쯤은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안된다.
선정기준이 뭘까,가 아주 궁금해지는데 설마 지역은 아니겠지 라는 피해의식이 나를 잡는다. 겨우 이런 것 하나에도 지역차별화에 화가 났었는데 오랜 세월 ....... 그 감정을 지니고 살았던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변방에서 산다는 것, 변방으로 밀려나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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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0-03-25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도서평가단과 관련하여 주저주저하다가 위로의 말을 남깁니다. 제가 너무 독식을 하였을까요?

chika 2010-03-25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핫 마립간님! 설마요....

알라딘에서 신간도서평가단이란걸 처음 시행할 때, '제주지역 제외'라는 것이 내내 맘에 남아있어서 그런거에요. 그것때문에 안뽑는다면 기분나쁜일이고, 그게 아니라 그저 나의 리뷰나 활동으로 기준삼아서 안뽑는다면 그것 역시 어떤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하는걸까.. 궁금해지는 일이고요.
도서평가단 활동을 잘 하시는분들의 연임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
 

오늘 56, 총 144447 방문  

숫자가 지나버렸다. 글쎄... 아쉽지도 않고 그냥 그렇네. 이벤트도 사라지고 책나눔도 사라져버린 쓸쓸한 알라딘. 

 

;;;; 이 책들의 공통점... 나는 결코 이 책들을 사지 않았다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내 구매 리스트에 떠억하니 올라와 있어서 선물한 기억도 없는데 뭐지? 그러다가 결국 사무실 책상 한 구석에 벌써 몇달째 박혀있던 박스 하나가 떠올라 살펴봤더니 정말 구입한 기억이 절대 없는 책들이 마구 쏟아져나왔다. 

 

 

 

 

 

 

 

 

이 책들의 공통점은;;;;; 책이 출판된 걸 알고는 좋~다고 덥석 구입을 해 놓고는 아직까지(!!) 정말 아직까지 읽지도 못하고 있는 책들이다. 난 정말 제정신이 아닌가보다. 그나마 이 책들은 빨리 읽어야 하는데...라는 압박이라도 스스로 넣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진중권씨 인터뷰를 읽으면서 '교수대 위의 까치'는 완전히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음을 알았다. 베스트셀러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나름 좋은 출판사에서 나온 좋은 책들인지라 쉽게 절판되지는 않을텐데 뭐가 급하다고 구입먼저 해 놓고 책을 저장해 두고 있는지.... ㅉ 

 

 

 

 

 

 

 

이 책들의 공통점은;;;;;; 무척 읽고 싶었는데, 누군가가 또는 우연찮게 하늘에서 뚝!하고 내게 떨어진 책들이다. 책을 받은 날들은 미칠것처럼 좋아하더니 역시나 아직까지 이들 중 한권도 읽지 못했다. 아, 물론 굴라쉬 브런치는 이제 슬슬 읽으려고 맘 먹고 또 맘 먹었다.  오늘 복병처럼 '현장은 역사다'와 '호모 루덴스'를 받지 않았다면 정말 맘 편히 어느책을 먼저 읽을까... 고민하면서 좋아했겠지만. 이 묵직한 책들을 보니 역시 그쪽으로 먼저 손이 갈 것 같다. 

 

물론... 이 책들은 지금 당장 읽어보겠다고 용을쓰며 방의 머리맡 책상에 쌓아두고 있는 책들이다. 하지만 벌써 며칠째 책 겉표지만 확인하면서 먼지를 쓸어내고만 있을 뿐이다. 

이 무슨 바보같은 짓이더냐.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은 그저.......... 

 

이 책일뿐. 오늘 모사이트로 들어갔다가 메인화면에 '노전대통령의 망령...'어쩌구하는 기사가 뜬 걸 보고 놀랐다. 그래도 '프레시안'이어서 헛소리인건 아니겠지, 싶어 찾아가봤더니 바로 이 책에 대한 기사다. 

솔직히 내게는 어렵고 현실감있게 다가오지 않는거 아냐,라는 걱정이 조금 앞서긴 했지만 이제 막 초반부를 읽기 시작하고 있는 시점에서 왠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진짜 진보에 대한 정책적인 내용들. 무척 기대된다.  

 

 

이렇게 정리하고 있으려니 놀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앞서가고 있다. 마쓰오카 세이고는 주말을 빼고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고 있다. 내가 그렇게 쫓아가다보면 머리에 쥐가 날테니 차마 그런 결심은 못하겠고 닥치는 대로 열심히 책을 읽어서 집에 있는 이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을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시간은 좀 줄여봐야겠다는 결심은 한다.  

 

 

 

 

 

 

 

그리고... 잠시 책꽂이를 둘러보니... 왠지 지금의 이 페이퍼에 대한 짧은 논평을 보는 듯 하다.

'이 책이 당신의 인생을 구할 것이다' 정말.....? 

'모든 것이 밝혀졌다' 

'우아한 거짓말'임이................................ OT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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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0-03-21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제가 저랑님은 통하는 책이 아래책 두건밖에 없네요,
그런데 눈이 가는책들이 있네요,,
 

 

 

 

 

 

 

 

OST를 찾아보려고 검색했더니 뜻밖에 '영화'항목에도 뜬다. 저건 편집 앨범인걸까? 

아무튼 시트콤 전반에 흐르던 음악선곡이 다 좋았고, 주제가도 무척 좋았는데 음악감독이 김조한이랜다.  

나는 김조한이 You're my girl만 부른 줄 알았는데. 

앞으로 계속 음악감독 일을 하고 싶다고 했으니 계속 기대를 해 봐야겠다.  

김조한의 이야기처럼 그가 부른 주제가는 신나는 결말에서는 신나게 들리고, 슬픈 결말에서는 슬프게 들리는 묘한 매력이 있는 노래였고, 내 코드랑 맞아서 그랬는지 시트콤을 보면서 배경으로 나오던 음악이 모두 좋았기때문. 

 

아, 하고 싶었던 얘긴 그게 아니었지. 

비극적인 결말,을 다들 예상했지만 왠지 찜찜하다.  

암울한 현 시대를 이야기하고 싶었던건가,라고 이해해보려하지만. 

아무튼 나는 그냥 그렇게 멍하니 마지막 화면을 보고 있었는데,  

긴가민가 하는 표정으로 TV화면을 보시다가 '그동안 지붕뚫고 하이킥을 시청해 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자막을 본 순간 어머니가 딱 한말씀 하셨다. '이상하게 끝나냐....'  

'빵꾸똥꾸같이?' 

........ 

정말 빵꾸똥꾸같은 끝이야.  

 

그래도 모두가 그리울거야. 날마다 어머니와 티격태격하며 빵꾸똥꾸를 함께 본 시간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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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0-03-20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배웠어요..^^;;

chika 2010-03-20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근데 우리는 화면과 암시를 보고 내용을 이해하지만, 칠순이 넘으신 어머니는 '저게 끝난거냐? 왜 얘기하다 말어'라고 어떤 결말이 났는지 이해를 잘 못해요. 집중해서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도 아니고...
이제 여든을 향해가는 할머니도 이해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시트콤이 언제쯤 나오려나;;;;;
 

  

 

독서가 이뤄지는 과정은 밖에서 들여다볼 수 없기에 전혀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마르셀 뒤샹은 '그 사람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보이지만, 그 사람이 무엇을 듣고 있는지는 들리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겼지요. 독서는 '그 사람이 무엇을 읽고 있는지는 알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어떻게 읽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16)

 

 

 

어떻게 읽고 있는지까지 가기 전에, 일단 나는 누가 내가 읽고 있는 책을 괜히 뒤적여보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읽고 있는 책을 뒤집어 엎어놓고, 책 위에 다른 서류들을 쌓아놓고... 그렇게 감춰두는데. 그걸 또 일부러 막 헤집어 보는 사람이 있다. 어제는 전화를 하고 있는 사이, 위에 있는 물건들을 마구 헤집어 밑에 깔린 책을 꺼내려 하길래, 통화하다말고 '꺼내지 말라'고 까지 얘기했는데도 무시하고 자기가 궁굼해하는 걸 기어이 해 낸 사람을 봤다. 제대로 짜증이다. 
그리고는 자기 맘대로 내가 읽는 책을 해석하고, 내가 어떤 책을 읽는지 자기 맘대로 생각하고 있더라. 젠장. 내가 그 사람을 더더더더 싫어하는건, 그렇게 내가 읽는 책들을 살펴본다음 주변 사람들에게 마구 떠벌이며 다니기 때문이다. 어제는 젠장맞게시리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와 쉘 위 토크와 리얼 진보와 굴라쉬 브런치를 쌓아놓고 있었기 때문에 더 짜증이난다. 소설책같으면 그냥 '책읽는구나'하고 넘기겠지만. 어제의 즉각적인 반응 역시 '이런 책을 읽네'따위였다. 물론 그 사람은 대단하다는듯이 얘기했지만 그것조차 짜증이 난다. 내가 싫어하는 행위를 자기 맘대로 한다는 건 나를 무시하는 행동 아닌가? 화를 눅이고 있는데, 오늘 이 책을 읽으려고 하니 새삼 또 생각나서. 화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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