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 전략 - 잃어버린 '흑자의 섬'을 찾아서
조너선 번즈 지음, 이훈.구계원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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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개인의 가정 경제든 직장에서의 일이든 신년이 되면 거창한 계획과 수익성을 따지고 ’화이팅’을 다짐하면서 1년의 사업농사에 들어가게 된다.

 MIT 최고의 강의와 권위를 갖고 있는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 조너선 번즈의 <레드오션 전략>은 기존의 안정적이고 수구적인 영업력에서 벗어나 보다 참신하고 엔드유저가 기억할 수 있는 회사,영업사원을 각인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몇 가지 중점사항을 제시하면서 디테일하게 사례와 경험,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모든 비지니스의 40%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20~30%만 겨우 수익을 내어 그간 들어갔던 설비투자비등의 손실을 만회할 정도이며 나머지 부문은 현상유지를 하는 수준일 뿐이다라고 적시하고 있는 암울한 비지니스 현장의 맹점과 폐부를 보여주고 해법을 제시해 나가고 있다.

 몇 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현상이 전철화되고 인습되어 오고 있으며 시대적인 요청이나 최종 고객의 소비심리등을 파악하지 못한채 안주하고 있는지,CEO를 비롯한 회사의 간부들은 이러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채 시간만 흘러가고 사업손실만 발생하는지가 문제점중의 문제점이라고 본다.

 이제 21세기는 깐깐하고도 차별적인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으니 비지니스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필두로 실천적이고 자극적인 의식의 전환이야말로 사업의 승패와 사활이 걸렸다고 보아진다.

 *’수익’을 중심으로 사고하라

 *’수익’을 내는 판매를 하라

 *’수익’을 내는 운영방식을 도입하라

 *’수익’이라는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십을 배양하라

 
 모두가 익히 알고 있고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도 머리 속으로는 알 것이나 구체적으로 현장을 뛰어 다니며 각부문의 최종 소비자와 맨투맨으로 소비심리 경향과 의식을 철처하게 읽고 영업에 반영하는 의식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익이 떨어지는 이유,요소에는 판매자와 다양한 고객과의 소통과 최상의 서비스 형성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요인이라고 생각이 드는데,고객,주문 경로,유통,판매 방식,제품등에서 문제점과 중복비용 발생등을 꼼꼼하게 정리하고 새술은 새 부대에 남는 의식전환이 중요할 것이다.

 예산에 충실하고,경쟁자보다 좀 더 잘하는 것으로는 절대 충분하지 않으며 각자의 목표에 신경을 쓰지만 각각의 요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문제점으로 보여진다.

 수익성 관리를 위해 수익 맵핑,수익 레버,수익 관리 프로세스를 효과적으로 다뤄야 할 것이다.비지니스계에서 통념으로 삼고 있는 안일적으로 인습적인 요소들도 말끔히 제거하는 업계 풍토조성이 시급하다고 여겨진다.앞서가기 위해서는 잘하는 것에서 그치면 안되고 필사적으로 되어야 함도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분야와 국경을 초월하여 경쟁사들은 서비스 혁신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에 부응하도록 CEO등 최고 경영진,간부들은 머리와 몸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즉 열정적이고 창조적인 리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고객과 회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창의적인 수익 레버를 발견하여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비용 절감을 위해 기꺼이 동참해 줄 수가 있는 고개들을 집중 타깃으로 삼았더니 우수 고객은 남게 되고 불량 고객은 저절로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어떠한 매장을 보더라도 사업의 성장동인은 주로 핵심 기업 고객과 우수 고객의 주머니에서 현금이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기업의 입장에서는 핵심 & 우수 고객에 대해 신제품의 사용부터 후기까지 꼼꼼하게 관리를 하고 물류측면에서는 리드타임을 잘 짜서 생산부터 출하까지 손색이 없을 만큼의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이루어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까다로워진 고객의 소비심리와 패턴에 부응하려면 까다로운 고객의 구매 프로세스와 주문 패턴을 변경하고서라도 기꺼이 맞춰주는 열정과 인내력이 요구된다.또한 영업의 꽃인 영업맨의 일거수일투족은 바로 회사의 자산이 되고 수익성과도 직결되는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즉,구매 프로세스도 ’개조’프로세스로 변경해야만 한다.

 연말에는 어느 기업이든 익년의 사업계획을 짜고 지우고하기를 몇 번씩이나 반복하면서 사업 계획서의 최종 결정권자의 사인을 받아,월,분기,반년,일년의 목표와 결과치로 직원의 인사고과를 반영하고 급여의 등락으로 희비가 엇갈리지만 부문별 제품의 최종 사용자는 일반 고객이 될 수도 있고 등치가 큰 바이어가 될 수도 있으니 한 번 거래하고 말것이 아니라면 공급자와 구매자는 긴밀하고도 신속한 소통,대응,사후조치등이 필수라고 할 수 있겠다.

 서비스 차별화 매트릭스를 보면 전략,통합,안정,신흥고객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 역시 사업의 수익성을 놓고 볼때는 중요한 고객 집단이고 공급 체인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차별화된 서비스의 대응으로 회사의 수익을 향상시키는데 디딤돌이 될 것이다.

 물류적인 측면에서도 물류비 절감을 위해 재고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트럭에 꽉 채워질때까지 한꺼번에 운반하여 현지 물류 창고에 저장하는 기존의 방식보다는 공급 체인을 두개이상을 갖춰 놓는 것이 운송비 절감측면에서 이득이 됨도 알게 되었다.

 제품에 하자가 생기고 고객 불만 요청이 들어올 때에는 신속하게 대응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사후약방문’격이 되지 않는 현명한 영업력을 유지하고 지속적인 수익과 신뢰관계를 형성해 나가리라 여겨진다.

 어느 기업이나 힘든 시기는 생기고 위기일수록 적극적인 변화와 새로운 계획을 창출해내는 통찰력을 가진 리더가 요구되며,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편협하자 않은 기업 문화 속에서 사고와 실천을 통해 신속하게 배워나가고자 하는 경영진이며,회사는 중간관리자들을 육성하고 힘을 실어 주어야 할 것이다.중간관리자는 인간 신체의 허파와 같은 존재이고 수익성 관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러한 회사의 수익을 창출하고 변화무쌍한 시대에 살아 남을려면 필사적으로 뛰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자세가 중요한데,전제로서는 기업인의 심도 있는 지식과 지식을 효율적인 교육 계획과 결합하는 능력도 갖추어야만 할 덕목이라고 생각이 든다.

 이 도서를 덮고 떠오르는 것은 과연 한국의 비지니스 업계에서 전사원이 하나가 되고 통합되어 회사를 이끌어 가는지 의문이 든다.한 CEO의 머리와 수족들의 의기투합으로 회사를 경영해 나가는 것은 아닌가싶다.아직까지는 경제 민주화가 요원한 사회 분위기이지만 CEO가 진정으로 시대변화의 창 앞에서 흔들려서는 안되고 CEO부터 열정과 능력,지식,열린 마음으로 직원들과의 건설적인 대화가 필요하며,직원들 또한 CEO를 신뢰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권한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고객과의 밀접한 관계 형성 속에서 ’흑자의 섬’은 보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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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장수 문순득, 조선을 깨우다 - 조선 최초의 세계인 문순득 표류기
서미경 지음 / 북스토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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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는 19세기 순조가 즉위 하자마자 서학(천주교)에 대한 탄압이 본격화되고 수많은 교인들이 처형 및 유배를 가게 되는데,당시 학문과 사상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던 정약용.약전 형제의 흑산도,강진 유배는 커다란 국가적 손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어부(홍어장수)인 문순득이라는 사람에 의해 그가 홍어잡이에 나서 알 수 없는 폭풍을 만나 추자도,류큐(오시마),여송(필리핀),마카오,안남(베트남),중국 대륙을 횡당 북경에 도착하여 조선의 사절단과 합류하여 그의 고향 우이도 지금의 소흑산도에 당착하기까지 38개월이라는 해상과 이국 땅에서 겪었을 마음 고생과 체험담은 당시 이국의 실정과 풍물,언어등을 간접적이나마 체득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아닐까 싶다.

 '사농공상'이라는 직업적 귀천을 규정지은 조선 후기 우이도에서 태어난 어부 문순득은 향년 25세가 되던해 사나운 폭풍을 맞아 앞이 보이지 않는 해상을 넘실넘실 흘러서 추자도 근처로 가게 되고 다시 일본의 복속하에 있었던 류큐의 오오시마(지금의 가고시마현 소속)에 머물다 또 다시 바다 위를 떠돌다 간 곳이 여송(필리핀)이었으며,해풍이 잔잔한 날을 선택하여 간곳이 마카오였다.

 문순득은 비록 배우지 못한 신분이었지만 총기는 밝았던지 흑산도에 유배되어 있던 정약전에겐 소상하게 구술로 전달하여 <표해시말>이라는 책자로 그의 표류 역정이 전해지고 되고,역자들 역시 그가 표류지로 밝힌 오오시마,필리핀 루손,마카오등지를 역사학자들과 함께 고증하는 모습도 읽으면서 문순득의 표류 생활이 생생하게 머리에 그려지게 되었다.

 조선의 표류 역사는 언제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기록으로 남겨진 것들을 살펴보면 중국과 일본,류큐(오키나와:지형의 모습이 남북으로 가늘고 얇게 꼬아 놓은 새끼줄 같다고 하여 오키나와라고 명명함)등으로 표류한 일이 많고 역으로 제주도로 표류해 온 타국인이 꽤 된다.세종25년 강권두의 중국 표류를 선두로 1900년 허희일씨등이 일본에 표류될때까지의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말과 글이 통하지 않은 이국땅에서 문순득은 불안감과 초조함 속에서 이국인들과의 생활담은 방대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문순득에 대한 대우와 관계등은 예상외로 따뜻한 배려와 인간적인 미로 가득차 있음을 알게 되었다.역시 민간인의 신분이지만 함부로 대하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하고 그가 귀국하는 날까지 안정된 생활을 배려해 준 점에서 훈훈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가 남긴 구술담은 정약전의 <표해시말>로 완성되어 그의 후손이 간직하고 있는데,조선 후기의 표류와 관련하여 이국의 풍물,언어,생활상,정치적 상황까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좋은 자료가 아닌가 싶다.또한 정약용의 제자 이강회는 정약전 사후 흑산도(우이도)로 건너가 문순득을 만나 외국 선박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묻고 대답한 것을 기초로 <운곡선설>을 내놓아 외국 선박 논문의 탄생을 보게 되었다.

 유교사상이 뼈마디까지 깊숙히 침투한 조선 후기,탐관오리들의 학정과 탐욕,아집으로 어수선한 때에 천한 신분의 문순득은 바다위의 떠돌이가 되고 이국 땅에서 말못 할 고생을 하였지만,그가 귀국하여 남긴 구술담은 백면서생의 양반들과 비교해 보면 가히 모험가적인 정신과 용기를 갖은 선각자라고 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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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리영희, 임헌영 대담 / 한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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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한국 현대사에 길이 남을 참된 지식인은 그리 많지 않다.일제 강점기로부터 해방후 이승만 정권에 아부아첨했던 세력,박정희 정권하에서 빌붙어 돈과 명예를 독식했던 자들,전두환 군부정권하에서 권력의 하수인으로 살아 오고 살아 갔던 세력들에 맞서서 사회의 부조리와 강제적인 이념과 체제의 수용으로 인해 대부분의 국민들은 가공할만한 세력과 권력 앞에 ’독 안에 든 쥐’마냥 숨 한 번 제대로 쉬지 못하고 불평 불만을 속으로만 삼키면서 어두운 세월을 살아 왔다고 느낀다.

 평소 진실과 진정한 지식인으로 상징되는 리영희씨의 인생은 이념과 사상의 괴리로 인해 수많은 박해,탄압 속에서도 꿋꿋하면서도 고고하게 당정권과 타협하지 않는 가시밭길을 걸어 오셨고 그가 남긴 수많은 사회과학 방면의 도서들은 진리를 추구하고 진실에 목말라 하는 후학들에게 귀감이 되고 살아 있는 교과서로 추앙받고 있다.

 <대화>는 그의 삶과 사상이 뚝뚝 떨어지는 선혈과 같은 생동감과 역동감으로 읽는 이로 하여금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도록 치밀하고도 지적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도록 대담자 임헌영씨와 밀착 대화로 구성되어 있는데,한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과정이 이렇게도 험난하고도 말도 안되는 이념의 고리에 걸려 몇 번의 감금과 옥고,고문이 그의 인생을 대변해 주고 있다.

 그는 일제 강점기가 맹위를 떨치던 무렵,1929년 평북 삭주에서 태어나고 외가 쪽은 넉넉한 편이었던지 외숙은 일본에 유학까지 갔다 온 유학파이다.그의 회고담을 통하여 느낀 것은 학구열이 깊었던 외숙의 영향으로 컸던 것같다.게다가 아버지의 뜻에 의해 당시 일본인 자제들만 다니는 경성공립고등학교를 나오면서 해방을 맞이하게 된다.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그는 유엔군 연락 장교단에 입대하고 군생활 7년을 복역하고 제대하면서 ’합동통신사’에 당당하게 입사를 하면서 기자로서의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 된다.5.16쿠데타가 성공하고  미국 박정희-케네디의 정상회담에 수행기자단에 뽑히는데 정상간의 합의 내용을 특종보도함으로써 수행 도중 국내로 소환이 되면서 그의 역정은 시작된다.

 또한 그는 베트남전쟁과 관련하여 국군 파병에 대한 비판적 글을 실음으로써 기자직에서 해직되고 잠시 합동통신 외신부장으로 근무를 하게 되지만 군부독재,학원탄압 반대 '64인 지식인 선언'에 합류하면서 매서운 군부독재의 바람을 맞게 된다.

 1972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에 조교수로 임용되면서 기자직에서 교수직으로 변신을 하게 되는데,그가 남긴 <전환시대의 논리>등이 정권체제,이념과 거슬리게 되면서 1976년 강제 퇴직을 하게 되고 실업자가 된다.

 그후 몇 권의 저작이 반공법에 저촉이 되고 '광주민주화운동 배후 조종자'로 날조되어 구속이 되고 또 다시 교수직에서 해직되는등 바람 잘날 없는 파란만장한 삶이 이어지게 되는데,출옥후 동경,하이델베르크 사회과학연구소 초청과 버클리대학교 부교수로 임용되면서 활발한 연구활동과 강연,저서를 남기게 된다.

 1988년 현대사 사료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그와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과 한겨레신문 창단 멤버가 되고 창간 기념차 북한 취재기자단 방북기획진의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또 다시 구속,기소되는등 당시 정권의 미움을 톡톡히 받았던 오상고절의 인물이라고 보여진다.

 1995년 한양대학교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반세기의 신화>까지 집필 활동을 하시다 2000년 뇌졸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게 되며,이 도서는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지만 집필 활동은 불가능했던 2005년 임헌영씨와 대담  형식을 빌려 그의 중점인생 반세기를 들려준 드라마틱한 글이라 여겨진다.

 그는 공자의 논어에 '정언'편을 인용하여 들려 주는데,사물의 이름(명칭 또는 명분)을 정확하게 쓰는 것이다를 몸소 실천하고 이어령 비어령식의 정권 유지자들과는 거리를 두고 절대 타협하지 않았던 정의로운 지식인이요 사상의 스승이라고 할 만하다.

 아직도 권력과 명예를 좇아 정권에 빌붙고 직언과 정의가 제대로 서있지 않는 한국사회 속에서 그가 남긴 지식과 사상은 후학들에게 큰 본보기가 될 것이며,그의 초인적인 독서력과 치밀하고도 정교한 자료수집,정리,기획력,건전한 비판력등은 두고 두고 세인들에 의해 회자될 것이다.아직 <대화>를 읽지 않은 분은 꼭 읽어 주기를 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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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 밑 남자
하라 코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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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가족 시대에 살면서 대가족 제도에서 볼 수 없었던 개인의 스펙과 창의력,능력이 존중받는 시대에 살다 보니 어느때보다도 치열한 생존 경쟁 속을 걸어가야만 하는거 같고,<마루 밑 남자>는 흔히 현대사회에서 볼 수 있음직한 이야기들도 구성되어 있어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고 작가 특유의 블랙 유머는 읽는 내내 시니컬하면서도 지금보다는 앞으로의 시대를 미리 머리 속으로 그려 보는 시간이었던 거같다.

 5편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진 이 도서는 공포감과 의아함,개연성등이 꽉 차 있음을 알게 되고 현대 샐러리맨들의 비애와 애환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거 같다.역시 히라 코이치라는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성은 독자들에게 찬사를 받고도 남을거 같다.

 한국 역시 IMF의 영향이 단순한 쓰나미가 아닌 휴화산마냥 언제 어떠한 식으로 직장인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가정의 행복이 일순간에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을 이 도서는 간접적으로나마 보여 주고 있다.

 너도 나도 열심히 일하지만 언제 정리해고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가정을 책임지는 아버지,어머니는 만신창이가 되도록 일에 중독이 되고도 집에 오면 자식들 교육,노후 준비등을 대비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평범한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가장들이 헤쳐 나가야 할 운명과도 같은 인생 길이다.

 육아를 위해 대출을 받아 장만한 마이홈이지만 출퇴근 시간이 장장 4시간 이상이 되고 회사일에 전념하다 보니,어느 날 괴기한 남자가 집 마루 밑에서 출몰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주인공은 위기에 빠지게 되는 <마루 밑 남자>,잘 나가는 회사에서 유독 '나'만 실적에 뒤쳐져 짤리기 1순위인 나는 지방에서 왔다는 50대 낙하산 출신 다도코로의 승승장구와 함께 다도코로의 지원을 받아 위기를 넘기는 <튀김사원>,'토사구팽'격으로 쓸모가 있을 때엔 긴요하게 이용하다 쓸모가 없어지면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사회의 생리와,정리해고된 여성들이 전직장의 정보를 긁어 모아 남성 사회에 이변을 보여주는 이색적인 이야기 <전쟁관리조합>,파견 사원,파견 사장의 이야기로 도어 투 도어의 시스템과 고객의 가려운 곳을 십분 긁어 주려는 <파견사장>,정리해고를 당해 가족들에게 따돌림을 받고 길거리에 나앉은 50대 중년남자와 가출한 소녀가 구두 닦는 곳에서 만나 백일몽을 꿈꿔 가는 <슈샤인 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읽다 보면 작가의 재치와 살아있는 상상력에 놀랍기도 하고 남일 같지 않은 동정심과 냉엄한 사회 분위기를 읽어 갈 수가 있는데,작가는 오히려 실패와 좌절에 빠진 현대인의 애환을 블랙유머적인 감각으로 재미와 동감을 얻으려 하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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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수탉 분투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6
창신강 지음, 전수정 옮김, 션위엔위엔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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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다 보면 풍자적인 수사법을 활용하여 인간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고 사물과 인간과의 친밀한 관계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일 것이며,이 도서 역시 인간의 무한한 욕심과 무차별적인 살생을 경계하는데 일침을 주기에 충분하고도 생각이 든다.

 수탉,으례 힘세고 싸움 잘하며 선도하는 입장을 대변하는데,주인에게 날개를 잘리고 잃어버린 어린 토종닭은 얼마나 분했으면 자기 아빠한테 억울함을 호소했을까!웃음이 나오면서도 한편으로는 수탉으로서의 강인한 힘,높은 자존심,훌륭한 자립이 구겨지면서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힘을 빌리고 싶었으리라.날개가 잘려지면 또 다시 새순처럼 돋아나는 원리를 어린 토종닭은 늦게 깨달았으리라.

 대량으로 닭은 키워 본적은 없지만 어렴풋이 기억에 남는 것은 어미 닭이 짚으로 만들어진 둥우리에 어깨죽지 날개에 힘을 주고 충혈된 모습,경계하는 자세로 자신의 몸 밑에 높여진 알들을 따뜻하게 굴리고 부화해 가는 모습을 며칠 간격으로 보면서 따뜻한 봄날 두터운 껍질을 벗기면서 축축하게 젖은 날개,몸을 밖으로 비집고 밝은 세상에 나오던 노랗고 귀여운 병아리들의 기억이 선연하다.

 병아리들이 자라면서 암탉과 수탉을 감별하게 되는데,주인공은 암탉으로 분류되면서 주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게 된다.시간이 흐르고 아빠닭은 자식의 행동과 뒷태를 보고 "너는 수탉이 틀림없다"고 전해 들으면서 수탉으로서의 성징과 자태를 뽐내며 성장해 나간다.

 주인은 어떻게든 많은 알을 수거하여 시장에 내다팔아 돈을 벌어 잘 살아 보겠다는 궁리만 하고,가끔씩 동료들이 주인에 의해 목이 비틀어지고 죽으면서 사람들의 희생양이 되는 모습에 불안과 공포심으로 가득 쌓여만 간다.

 수탉은 자라면서 목울대가 우렁우렁하게 되고,새벽이 밝아오면 온동네가 떠내려갈 정도로 사람들의 단잠을 깨우고 하루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또한 잠자던 동료 닭들도 하루 활동을 하기 위해 기지개를 펴고 닭장을 빠져 나와 풀밭,채소밭,모이가 있는 곳을 찾아 이동을 시작한다.

 수탉은 자라면서 짓궂은 멍멍이도 만나고 얼룩 수탉도 만나면서 경계심과 분투심을 키워 가는데,불청객 살쾡이를 만나는 날에는 쥐도 새도 없이 누군가 살쾡이에게 물려가고 살쾡이는 닭의 선혈만 빨아 먹고 몸둥이는 여타 동물,벌레들의 밥이 되기도 한다.

 서양(독일)에서 들여 왔다는 하얀 깃털은 빛깔도 곱고 알도 잘 낳아서 주인에게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며 맛있는 사료는 하얀 깃털의 독차지가 될 정도로 토종닭은 하얀 깃털을 시기하고 질투를 하게 된다.역시 인간도 사랑을 한몸에 독차지하게 되면 당연 시기,질투,악성 루머가 번져 나감은 어느 세계나 마찬가지이리라.

 아빠 수탉,토종닭,얼룩 수탉,하얀 깃털,롱롱이들이 재미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도시에서 맛있기로 소문이 난 토종닭을 사러 온 도회지인들의 차 지붕에 올라타고서는 닭똥을 싸주고,닭장차에 실려가는 동료 닭에 대한 슬픈 이별의 모습은 마치 인간이 동물을 학대하는 데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가 담겨 있는 풍자의 일미라고 생각한다.

 토종닭은 아빠가 죽음에서 기사회생을 하게 되고 하얀 깃털도 어른이 되어 더 이상 알을 낳지 않게 되고 몸값이 떨어지자 주인은 잡아 먹으려 마음을 먹게 되는데,유유상종인듯 토종닭은 하얀 깃털이 죽지 않고 오래도록 자유롭게 살아보라고 풀밭으로 도망치는 법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주인공 토종닭은 양계장의 동료들이 조류독감으로 매장되고 주인은 나머지 닭들도 처분하려 하자 더 나은 세상,더 자유를 찾아 탈출을 결심하게 된다. 

 토종닭은 검둥개에게 위협을 당하기도 하지만 날렵한 몸동작으로 공중으로 뛰어 올라 날카로운 부리로 검둥개의 목을 찍어 꼼짝도 못하게하고,자신은 이미 힘을 다했는지 그많던 몸의 털들이 빠지며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마지막 남은 토종닭의 영혼은 어린 토종닭 한 마리가 길게 우는 소리를 들으며 그 소리를 따라 멀리 떠나가는 자신의 가족들을 쫓아간다.그리고 자신의 영혼은 죽지 않았다고 새긴다.

 좋은 수탉이 되는 것은 어렵지만 양질의 육계가 되는 것은 2~3개월 닭장 안에 갇혀 주인이 주는 사료만 열심히 먹고 늘어지게 자면 포동포동 살이 찌며 주인의 주머니만 두둑하게 만들어 주는 인간의 이기심을 수탉은 알고 있다.

 비록 말 못하는 동물인 닭의 이야기이지만 진정한 수탉이 되기 위한 토종탉의 눈물겨운 자아 찾기와 인간의 끝없는 이기심을 대조하면서 읽다보니 웃음도 나오고 풍자적인 장면에서는 뜨끔한 인간의 이기적인 본능 앞에 자성하는 시간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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