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무정 2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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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산의 모신나강에는 '밀림무정'이라고 적혀 있다.거칠고 단순하고 치열한 본능만이 존재하는 밀림에서 포수 산과 조선산 흰 머리 호랑이간의 치열하고 뜨거우며 한 판 승부는 이제 끝나고 흰 머리 호랑이의 몸에 장도가 박히며 흰 머리 호랑이는 경성으로 운반되어 수의사에 의해 빼내는 작업을 지켜 보게 된다.

 장전호 근처 온천에서 산과 주홍의 따뜻한 사랑의 나눔과 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주홍의 산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연민,또 하나 경성 총독부 직원 히데오의 주홍에 대한 사랑의 표시로 패물이 전달되어지고 일종의 추운 경성의 날씨와는 대조적으로 주홍을 둘러싼 산과 히데오의 3각관계도 내내 관심거리였는데 주홍은 역시 한 번 준 첫 정,그녀만이 갖고 있는 지조등은 국적,물품 공세를 떠나 변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1930년대 매서운 날씨 속에 창경원에 잠깐 모습을 드러내고 암암리에 일본으로 운송 예정이었던 백호를 구출하기 위해 산과 쌍해,수등은 전심전력을 다하고 경성의 옛 거리 수표교등지에서 이어지는 백호의 구출작전으로 인한 총성전은 가히 손에 땀을 쥘 정도였다.산처럼 듬직하고 투박하며 거칠지만 의리와 신념이 뚜렷한 산의 행동이 주홍의 마음을 사지 않았을까도 생각했다.

 백호는 어느 틈에 쇠창살을 뚫고 야밤의 경성을 휘젓고 다니는데 몸과 마음으로 백호를 찾아 조선의 산야에 되돌려 주겠다는 야심찬 산의 뜻과 옆에서 지켜 보는 주홍의 애틋하고도 순정적인 마음이 조마조마하면서도 한켠으로는 든든한 후원자와의 같은 존재였다.

 신출귀몰하며 세인들의 관심거리가 되었던 흰 머리 호랑이는 인왕산 자락에서 히데오가 쏜 윈체스터에 의해 쓰러지고 산은 흰 머리의 앞 발톱에 할퀴고 절벽으로 쓰러지며 산등성이의 하얀 눈 밭이 선혈로 낭자하며 말 그대로 산은 산대로 백호를 구출하려 최선을 다했지만 일본 세력에 의해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백호 또한 그가 놀던 백두산 근처로 귀향을 가지 못하고 무정하게 얘기의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포수 산은 우직하면서도 백호를 살리려는 투지가 강하고 야생연구자였던 주홍은 백두산에서 산을 만나면서 그를 지켜보고 얘기를 나누는 가운데 대륙적인 기질의 '산'이라는 남성에게 매력을 느꼈으리라.둘의 사랑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일제 강점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전개되었던 이야기인 만큼 산과 주홍이 혼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둘의 마음의 영혼에는 이미 영원히 인연을 쌓아 갔으리라 생각한다.마음이 먹먹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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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시대
장윈 지음, 허유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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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대하면서 순수한 영혼과 사랑,고결하면서도 애틋한 감정을 자아내게 함을 느낀다.또한 현대화,산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거대 도회지의 이미지보다는 먼지 풀풀 나는 시골(향진)의 모퉁이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랑을 나누고 체취를 남기고 인간적인 사랑을 오롯이 남기며 보다 나은 삶을 찾아 어디론가 떠나가는 이야기가 전개됨을 느끼게 된다.또한 물질적인 요소보다는 인간이 갖고 있는 순수한 마음과 영혼이 강하게 뇌리에 남게 된다.

 1980년대 중국은 시인들이 넘쳐 나고 숭앙 받으며 흠모의 대상이었던거 같다.그들이 많은 군중 앞에서 낭송하고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일체가 되었던거 같다.그중에 망허라는 시인과 대학 졸업을 앞둔 천샹은 시 낭송회에서 만나 우연찮게 시인의 친구 방에서 몸을 섞게 되고 다음날 홀연히 망허는 사라지며 천샹의 마음 속에는 망허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이 남게 되는데 그에게서 자식 하나를 얻게 된다.

 시를 쓰는 백수,망허는 대학원생 예러우를 명부터 근대까지의 400여년간의 인구 이동 조사차 현지답사 가운데 만나게 되면서 그들은 티없이 맑은 자연과 물을 바라보면서 갖은거 없어도 서로의 마음이 맞게 되고 예러우는 자궁외 임신을 하게 되면서 잘못되어 결국 세상을 뜨게 되면서 망허는 또 다시 어디론가 구름처럼 흘러가게 되고 종적을 감추게 된다.

 천샹은 망허와의 사이에서 낳은 샤오촨을 위해 정성을 다해 키우지만 마음 속에선 진짜 아버지 망허에 대한 그리움과 자신이 죽게 되면 남는 샤오촨에게 친부를 알리기 위해 장문의 편지를 쓰고 아랫집 밍추이에게 남기게 되고 한 번 실연을 당한 라오쩌우를 만나면서 마음을 다잡아 살아가려 하지만 망허에 대한 미련은 식을 줄 모른다.

 "만약 내가 먼저 죽는다면...당연히 내가 먼저 죽겠지만...내 묘비에 이렇게 써줘.순수한 사람이 이곳에 길게 잠들다.살다가 가고,사랑하다 가고,열정을 쏟아놓고 갔다...라고 

 
라오쩌우가 천샹에게 아무리 잘하고 가정을 지키려고 하지만 망허에 대한 천샹의 그리움은 깊어만 가고 라오쩌우와 잠자리도 같이 안하고 결국 둘은 이혼을 하게 되며 천샹은 황금의 땅 중국 남부의 도회지로 일자리를 찾으러 가게 되고 망허 역시 돈이 되지 않는 시작을 접고 사업을 찾으러 러시아로 향하게 된다.

 나라마다 시대마다 사조가 다르고 분위기가 다르지만 1980년대의 시인들이 득세했던 중국의 유랑 시대를 걷다 자본주의의 물질 문명을 찾아 황금기지로 떠나는 두 주인공들을 보게 된다.천샹과 망허 둘은 중국의 지식인으로서 순수한 사랑,영혼을 간직한 한 그루 청초한 나무와 같은 존재였음을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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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열두 달 명절이야기 오십 빛깔 우리 것 우리 얘기 1
우리누리 글, 김병하 그림 / 주니어중앙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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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우리 것을 챙기고 전통 문화를 살려가야 한다고 말들을 하고 공감을 하지만 실제로는 고유의 명절을 제대로 알고 살리는 것은 이제 시대의 변화와 함께 퇴색되어 감을 느끼게 된다.특히 이러한 양상으로 전통 문화,명절이 퇴색되어 간다면 앞으로 10,20년 후의 전통 명절과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더욱 엷어지지 않을까 싶다.

 삼라만상이 생노병사하고 절멸되고 뒤를 이어오는 것에 바톤 터치를  하는 것은 세상의 이치라고 생각하지만 만물의 영장이고 문명을 이룩하고 발전시킨 인류를 생각할때 지난 역사,근본등을 잊지 않고 계승 발전시켜 간다면 물질에 찌들고 삶에 쫓기는 각박한 삶이 조금은 풍요로워지고 세상 사는 맛이 나지 않을까 한다.'비유선조 아신갈생'이라고 먼저 돌아가신 조상이 계시지 않았다면 내 몸이 어찌 태어났으리오!라고 하지 않았던가.

 1년 12달중 주요 명절 10가지가 그림과 설명,연계 교과,학습정보 코너도표,연표,역사신문,체험학습등으로 풍성하게 명절 이야기를 꾸며 관련 교과 학습을 강화하고 전통과 뿌리,우리것 찾기가 자연스레 익혀지고 오래도록 계승.유지해 나갈 수 있어서 좋은 학습,경험이 되리라 생각을 한다.

 어릴 적 설날에는 차례를 마치면 동네 어르신들을 찾아 다니며 세배를 하고 덕담을 듣고 한 해의 계획을 머리 속에 그렸고 동네 친구들과의 우정도 깊어 가곤 했다.요즘에는 세배는 으례 본가,처가에 들러 살아계신 어르신께만 하는 정도일 뿐이다.

 설날,정월 대보름,한식,단오,유두,칠월 칠석,추석,중양절,동지,섣달 그믐 이야기는 제각기 유래,전통과 특성,전통 음식과 함께 고달픈 삶을 위무하고 쉬어 가는 의미도 있고 먼저 돌아가신 조상의 은덕을 기리며 다가오는 삶이 한층 더 강건해지기를 빌고 또 빈다.또한 전통 명절에는 조상의 설화를 통해 삶의 지혜를 발견하고 물질로 채울 수 없는 고귀한 뜻을 통해 정신적인 내면의 부족함을 채워 나갈 수도 있다.

 10가지의 명절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은 죽은 자와 산 자 사이의 정신적인 교류,산 자와 산 자간의 못다 한 정을 나누며 풍요로운 삶을 찾지 않았을까 한다.인사로 시작해서 인사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을 보아도 우리 민족은 역시 예의를 잘 아는 민족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사라져 가고 잊혀져 가는 전통 고유 명절의 깊은 뜻과 취지를 살려 전통 문화를 이어가는 것은 현대를 사는 모든 이들의 도리요 미풍양속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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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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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역시 교육 왕국이다.아버지와 어머니는 뼈빠지게 일터에서 시름하고 한 달 버는 수입의 몇 십 퍼센트,아니 마이너스가 되어도 자식의 앞 길이고 자식을 위한 일이라면 죽음도 불사한다는 관념은 전세계 한국 밖에 없을 것이다.어느 나라든 부모가 자식이 독립하기 전까지 지원하고 배려를 하는 점에선 대동소이하지만 유난히 일등주의에 쫓기고 앞가림 잘 하기 위해 부모 특히 어머니가 자식에 대한 신경쓰기는 전 세계 1위이고도 남는다.

 부부가 하나가 되어 가정을 지키고 사랑의 보금자리 사랑의 완성을 키워 가야 할텐데 이 글은 자식의 과외비를 벌기 위해 몸을 팔고 사랑했던 남편과의 금슬에는 금이 가면서 머리 속에는 양심이 무너지며 모든게 돈과 연관되며 일종의 비지니스적 관점에서만 세상이 돌아가고 남는 것은 고독과 절망,갈망,상실 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방의 한 소도시에 신시가지가 조성이 되고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역시 학군으로 나눠지면서 있는 집안,없는 집안 역시 구획되며 투기꾼들 역시 군침을 흘리면서 신시가지에 부동산 매입에 혈안을 올리게 된다.고교시절 절친하게 지내던 주인공과 주리는 어느 덧 중년 문턱에 이르지만 둘의 현재의 삶은 확연하게 다르다.주리는 꽤 있는 집안에 시집을 가고 주인공은 대학 시절 마음으로 만난 남편과 평범하게 살아가는 상황으로 아들 정우의 특목고 준비를 위해 친구 주리를 만나면서 학원비를 벌충하게 된다.

 친구 주리는 돈이 돈을 낳고 돈으로 모든 것을 환산해 내는 본능이 강렬하다.속칭 비지니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동물 같은 감각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그녀가 신시가지에 분양받은 오피스텔은 스튜디오로 사용예정이었지만 실은 1회용 섹스 공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주인공 나는 주리를 만나 학창 시절의 순수했던 우정과 사랑은 퇴색되고 폰팅과 번팅으로 화대를 받지만 돌아서면 남는 것은 고독과 허탈함 뿐이다.자식이 뭔지,자식을 위해서라면 남는 장사를 해야 하고 늙어서 원망받지 않고 살아가야 하므로 남편 아닌 다른 남자와 몸을 섞어야만 하는 것이다.

 도적질로 시작해서 여자의 뒤꽁무니만 따라 다니는 치한 같은 존재,옐로를 만나 그의 삶을 듣고 죽은 전처에서 난 자폐아 여름이를 보살피고 정을 주면서 어느 덧 나는 남편의 사랑에서 멀어지고 정우에게 쏟는 열정과 희망은 빛이 바랜다.오히려 자신이 계모일까 싶을 정도로 남편과 정우에겐 관심이 식어가고 옐로라는 남자와 여름이에게 마음을 두게 되고 만다.

 어느 시대,어느 나라든 돈이 귀신도 부릴 정도로 돈으로 모든 것을 계획하고 만들어 가며 결정해 버리는 시대이다 보니 돈 버는 재주가 없는 사람,돈이 따라 주지 않는 사람은 평생 시대의 거지처럼 살아야 할 판이라는 생각이 든다.학원비가 아무리 비싸고 주위에서 사회에서 아무리 1등주의가 판을 치고 좋다고 하더라도 몸을 팔아 가면서까지 자식의 학원비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애처롭기까지 하다.비록 개연성이 있는 이야기이지만 한국 사회의 교육문제,불안 증폭의 인식 구조는 일개인의 문제로 끝날 것이 아니라 한국을 이끄는 지도자의 교육 개혁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우리 모두는 '재화의 감옥'에 살고 있지만 마음의 중심은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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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위로해줘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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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은 한 사회의 미래의 희망이고 지렛대 역할을 해 주기에 충분하다.그만큼 그들에 대한 기대가 크고 기대가 큰 만큼 사회는 그들에게 안정되고 활기차게 그들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위로하고 격려하며 용기를 주어야 하리라 생각한다.

 은희경작가의 작품은 난생 처음이다.내게도 청소년기에 접어들고 사춘기의 꽃망울이 비바람에 젖고 갈피를 못잡고 있는 아이들이 있던 터라 자못 관심이 컸다.나도 청소년기를 지내왔고 흘러왔으며 지금의 청소년들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작가는 질펀하고도 예리하며 세심하게 보여 주고 있다.

 한국 사회의 구조상 17,18세의 청소년들은 그야말로 좋은 대학 나와 좋은 회사에 취직하여 좋은 몸값을 갖춰 선남선녀를 만나 잘 살며 폼내며 인생을 구가하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을까 싶다.공부는 좋든 싫든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영양분이고 초석이며 본분일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연우,채영,태수,마리,재욱 형,연우 어머니,채영이의 가족들이 얽히고 섥혀 하나의 드라마를 전개하고 있다.전체적인 분위기는 시니컬하고 아이러니하기도 하며 톡톡 튀는 얘기를 기대했는데 마치 하늘에 비가 올듯 먹구름이 끼였다가 먹구름이 조금씩 벗겨져 나가지만 내내 맑고 기분 산뜻한 날씨는 없이 흘러 갔다.

 내성적이고 얌전하며 자기 주장을 제대로 내세우지 못하는 연우는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하게 되고 의복 패셔니스트인 엄마는 연하의 젊은 남자(재욱)와 교제를 하게 되면서 연우의 집에 들랑달랑 하게 되는데,때로는 술 한 잔 하면서 속 마음을 털어 놓기도 하고 함께 어디론가 여행을 가기도 한다.반면 연우가 마음에 두는 채영이는 금융권 지점장인 아버지 밑에서 엄격한 규율 속에서 자라서인지 융통성은 없어 보이지만 물질적으로 부족한 것은 없는 가정에서 자라서인지 어두운 구석은 없다.

 - 내가 많은 걸 바라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그게 관계를 가볍게 만들어주거든.누구나 짐을 지는 건  싫어하니까.약간 멀리 있는 존재라야 매력적인 거야.뜨겁게 얽히면 터져.-


 미국에 랭귀지 스쿨로 조기 유학을 갔다 중도하차하고 귀국한 독고태수는 연우보다 나이는 1살 위지만 하는 말투와 행동은 설익은 미국식 문화를 몸에 지니고 걸핏하면 힙합 춤에 랩을 지껄이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출한다.또한 그는 좌충우돌하면서도 돌출나는 행동으로 비행 청소년들과 부딪히기도 하며 교내에서도 선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난 이쯤에서 결론을 말해
 Let's go space Let's go space Let's go space
 네게 가까이 다가가 저 빛을 향해 날아가 
 빛이 넘치고 넘치는 우주로 we gonna fly high

 청소년들은 어떻게 보면 어린이도 아니고 성인도 아닌 중간 지점에 서 있는 주변인들이다.좀 더 성숙하고 사려 깊으며 멀리 사회를 내다 보는 지혜와 인내,겸양 정신들을 배양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채영이와 태수의 여동생 마리는 교지편집부에 있으면서 나름대로 취재를 하고 글을 써서 문학도의 기초를 닦아가는 학생이기도 한데 연우는 특별하게 잘 하는 것도 없고 그저 가정의 중심을 못잡는 엄마와 재욱 형의 교제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흘러가는 하늘의 구름을 생각하기도 하고 어느 날 마음 한 켠에 찾아 들어온 이성에의 동경의 대상이 채영이었던 것이다.활발하지도 적극적이지도 못한 연우는 채영이의 반듯하면서도 규범적인 모습이 좋았던지 차가운 손을 잡아 주면서 좋아하는 마음을 전달하고 스쿠터를 타던 채영이는 불의에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 연우는 직접 병문안을 가보지도 못하고 병원 언저리에서만 그녀를 생각만 한다.

 그리고 둘은 별이 빛나는 밤에 길에서 만나 부쩍 외모적으로 성장한 채영과 심드렁이가 노랑 머리 깡으로 변한 연우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이제 채영도 연우에 대해 생각하고 머리 속으로 가끔은 그려 보는 듯하다.G -그리핀을 들으며 노래의 주인공의 목소리가 연우와 흡사하다는 것을.너무 많이 들으니까 연우의 모습이 생각이 안나고 G-그리핀을 닮았다고 하는 걸 보면 채영은 연우를 조금씩 자기 마음 속으로 들여 넣는거 같다.

 청소년기는 미완성품 기계다.손으로 만지고 떨어뜨리기라도 하는 날엔 무슨 오작동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또한 사고라도 발생하는 날에는 혼자의 힘으로는 해결도 못하고 정서적으로 불완전하고 사회적으로는 무능한 존재인 것이다.

 헤어진 연우 아빠와 신민아라는 연우 엄마는 서로가 어떤 형식으로 헤어졌든 연우에게는 마음의 상처가 드리워져 있고 한참 감수성이 예민할때 연하의 남자와 거리를 두고 교제를 하고 있는 엄마를 보면서 연우는 과연 올곧은 인격과 심성을 배양할 것인지, 연우 앞에 놓인 험한 장막을 연우는 헤치고 스스로 넓은 대지 위에 홀로 우뚝 솓을 것인지 내내 연우에게로 관심이 쏠렸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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