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소년 비룡소의 그림동화 28
야시마 타로 글.그림, 윤구병 옮김 / 비룡소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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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 특수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나로서는, 까마귀 소년과의 만남이 예사롭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왕따 문제, 부진아동을 대하는 자세, 교사의 시선이 한 아이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는가, 내 아이를 어떻게 길러야하는가까지 수많은 화두가 한꺼번에 일어나서 혼란스러울 정도이다.

작자가 까마귀 소년의 마음의 고통이나 아이들의 괴롭힘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이끌어 갔다면 이런 종류의 감동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한 발 멀찍이서 지켜보는 듯 담담한 진행과 담백한 그림은 까마귀 소년의 성실함, 자연과의 친화력 등 그가 가진 매력을 최대화 시키면서 읽는 이에게 생각할 여백도 함께 배려해주는 듯 하다. 비룡소 특유의 무광택 지질은 까마귀 소년의 소박한 이야기와 너무나도 잘 어우러진 듯 싶다. 딸아이가 얼른 이 이야기를 이해할만큼 자라주었으면, 싶을 정도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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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 골인!
콜린 맥노튼 글 그림 / 예지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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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갑자기!' 등과 함께 아기 돼지 꾸리와 늑대의 이야기가 나오는 예지현 시리즈 중의 한 권 입니다. 축구를 하고 있는 꾸리를 노리던 늑대. 꾸리에게 엄마가 심부름을 시키고, 신나게 공을 몰며 가는 꾸리의 뒤를 늑대는 살금살금 뒤따라갑니다. 하지만 꾸리의 축구공에 망가진 정원이며, 얼굴을 맞은 경찰관 아저씨며, 물건이 어질러진 슈퍼를 늑대가 다 뒤집어쓰고 혼이 나지요.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꾸리를 꿀꺽한 늑대! 어쩌나...조바심을 치며 넘겨보니, 아~ 늑대가 삼킨 건 꾸리가 슛! 한 축구공이었네요.

계속되는 작은 반전들과 성격이 명확한 캐릭터들, 그리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말주머니까지, 동화책이면서도 마치 만화책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책이라면 질색을 하는 장난꾸러기 꼬마 녀석들도, 이 책이라면 한 번쯤은 넘겨보지 않을까 싶네요. 이야기에서는 어떤 교훈을 얻냐구요? 글쎄요... 얻을 수만 있다면, '유머와 재치'도 큰 교훈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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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나의 몸 엄마와 함께 보는 성교육 그림책 3
정지영, 정혜영 글.그림 / 비룡소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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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한 세상, 딸아이를 키우면서 성교육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 저 책 들춰봐도 딱 들어맞는 정답은 보이지 않고 한숨만 쌓여갔다. 성기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정확한 명칭을 가르쳐 주라느니, 성교에 대한 아이의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사실대로 설명해주라느니...말은 쉽지.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 나같은 사람은, 아버님 앞에서 성교육을 시키다가는 명이 줄어들고 말 것이다.

그러다가 서점에서 우연히 펼쳐 본 이 책을 보고, '바로 이거야!'하는 탄성을 내질렀다. 어쩌면 이렇게도 예쁘고 고운말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히 할 수 있었을까? 몸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다니... 그 한 마디는 아이뿐 아니라 나에게도 성에 대한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듯 했다. 유아들에게도 '필독 도서' 목록을 뽑아준다면, 이 책은 1순위에 집어 넣어야 할 것이다. 이제껏 나를 억누르고 있던 많은 고민들이 '소중한 나의 몸'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결 가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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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비룡소의 그림동화 70
폴 젤린스키 그림, 앤 이삭스 지음, 서애경 옮김 / 비룡소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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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이성으로 머리가 꽁꽁 굳은 어른이 이 책을 본다면, '뭐 이렇게 얼토당토 않은 얘기가 있어?'하고 코웃음을 칠지도 모릅니다. 엄청나게 큰 곰과 싸우는 세상에서 가장 큰 아이 안젤리카. 호수에 빠지자 숨을 쉬기 위해서 호수의 물을 다 마셔버리고, 몇 날 며칠을 곰과 싸우다가 결국 이기지요. 얼마나 큰 곰인지 그 곰가죽을 깔기엔 테네시 주가 너무 작아서 다른 주로 이사를 가야했다나요.

어이 없을 정도로 '통이 큰' 이 이야기는 유럽풍의 근사한 그림과 어우러져 어느 작은 마을에서 구전되는 신화를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게다가 다른 이야기였다면 이론의 여지도 없이 '남자'였을 주인공이 여자아이인 안젤리카인 점은 보수적으로 굳어가는 아이들의 틀을 탕탕 깨부숴줄 수 있을겁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멋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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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이 태어났어요 - 읽는재미 1단계 1
김병규 글, 정경심 그림 / 삼성출판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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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화려한 색감의 그림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이 그림책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물감의 번짐을 이용한 그림이 특이하기는 했지만, 어린 시절 수채화를 그리다 물감이 번지면 화장지로 찍어내느라 전전긍긍하던 저였으니 별로 달가울 리가 없었죠. 동생이 태어난 하루를 그린 내용은 아주 교훈적이기는 했지만, 너무 단조로와서 읽기 교과서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아기는 특별히 싫은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아하지도 않더군요. 그냥 대충 집어오다가 함께 쓸려오면 읽어달라고 하고 얌전히 듣는 정도예요. 하지만, 읽어주는 엄마가 흥이 나질 않으니...쩝. 같은 삼성출판사에서 최근 나온 '꿈꾸는 나무'라는 외국 우수 동화책 시리즈가 있는데요, 그 중 '로비에게 동생이 생겼어요'라는 그림책도 동생을 본 토끼 로비의 이야기예요. 동생을 보는 아기들에게는, 그 책도 권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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