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마마 2집 - It's Unique
빅 마마 (Big Mama) 노래 / 이엠아이(EMI)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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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음반을 자주 사는 내가 아니다.
달랑, 출퇴근 길 도합 한 시간여, 그 동안만 귀가 심심찮으면 그 뿐, 음악은 내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SG 워너비가 손에 들어온 지 일주일 밖에 안 되었을 때라, 그리고 그 음반 역시 매우 만족스러웠던터라
아직은 음반을 '지를 때'가 아니었다.
게다가 난, 빅마마 1집도 안 들어봤는 걸.^^;
그냥, 외모가 아니라 노래로 승부한다는...노래를 썩, 아주, 제법 잘 한다는 것 이외엔 아는 바도 없었다.
그런데 왠지...눈을 뗄 수가 없었다.
<2005년 가장 기대되는 음반>이라는 압도적인 카피 때문이었을까?
아님 그냥, 요즘 기승을 부리는 그 '지름신'이란 분이 내게도 강림했을 뿐인지도. ㅎㅎ

처음 받아, 컴에 넣고 지직거리는 스피커로 들었을 때는 그냥 끄덕끄덕...그렇구나...정도였다.
근거도 정보도 없이 무럭무럭 자라난 기대감 때문이었을테지. '가창력'과 '음악성'이라는 무시무시한 무기를 휘두르는 이 팀에 거는 기대는, 다른 음반과는 기준선 자체가 달랐던 것이다.

하지만.
CDP에 넣고, 아무 잡음 없이,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자...그녀들의 목소리는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 그래....
'가수란, 노래란, 음악이란....자고로 '이래야' 하는 거구나....'

고음으로 뻗어올라갈 때 한 점의 불안도 없이,
목소리, 그 음색 자체가 하나의 악기로,
'화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도 전에 그 조화가 온몸을 물들이는,
그저 한 소절의 노래만으로도 그 속에 담긴 감정을 그대로 주입받는....

빅마마는, 정말이지, 노래를 잘 하는...그리고, 음악을 잘 아는 팀인것이다.

5번, '여자'는....흔하지 않은 이별, 혹은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더욱 애착이 가는 노래다.
뮤직비디오에서의 박진희의 표정이 자꾸 떠오르며... 열 번 넘어 반복해 들어 벌써 가사를 외워버렸을 지경.
바로 이어지는 6번, 날아오르다 역시 독특한...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아주 맘에 든다. (어쩌면 우리 국악의 분위기가 조금 나기도?)
신나는 2번 Again도, 상큼한 양념같은 8번 처녀들의 수다도, 아, 7번도 괜찮은데...ㅎㅎ 이렇게 주워섬기다가는, 열네 곡 전부 나오겠다. 뭐 한 곡, 딱히 떼어 버릴 게 없다.  

때 이르게 강림해주신 지름신께, 오직 감사한 마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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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6-20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뮤직비디오. 특히 마지막 장면 뭔가 울컥 하더라구요.

딸기엄마 2005-06-20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름신께 저도 감사^^ 진/우맘님의 리뷰를 읽게 해 주어서~
 
SG 워너비 2집 - 살다가
SG 워너비 노래 / 지니(genie)뮤직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서른, 이제 새파랗게 젊지는 않은 이 나이의 장점 중 하나는...
이젠, 좀 뒤쳐져도 많이들 '봐 준다'는 거다.

작년에 유행한 꽃 남방을 올해 입어도, 이젠 한 풀 꺾인 Anymotion을 컬러링으로 걸어놓아도,
주변 지인들은 도리어 '아줌마, 세련됐네~'하고 칭찬 아닌 칭찬을 던져준다.

특히 음악, 음반에 있어, 이 점은 결정적인 장점이다.
최신유행곡을 숨차게 따라 가지 않아도, 한창 뜨는 노래를 "뭐냐?" 하고 못 알아들어도,
아무도 내게 뭐라 하지 않는다.
게다가 뭐, 노래방 갈 일도 별로 없거니와,
어쩌다 가더라도, '어머나' 정도로도 아저씨 아줌마들은 신곡이라고 좋아라 한다...ㅡ,,ㅡ;;

그래서 결국, 처음 나온 그 때부터 탐나던 이 앨범, 'SG WANNA BE+ 2집'도,
묵히고 묵혀서...충분히 검증(?)이 된 이제야, 장만했다.
그리고....
감 / 동 / 이 / 다.

빨아들일 수 있다면, 빨대를 꽂아 "쪼로록" 소리가 날 때까지 들이키고 싶은,
내 머리(혹은 가슴)이 스펀지라면, 푹 담가 조직 한 올 한 올까지 적셔버리고 싶은,
그런.

13곡 모두 말 그대로 '주옥같다.'
그래서 가끔은, 1번부터 13번 까지 차례차례, 각각의 곡을 Repeat 1 상태로 되풀이 해 듣곤 한다.
내 손에 들어온 주말부터 지금까지, CDP 건전지를 세 번이나 갈아대며 줄곧 돌려도,
아직도 목마르다. 갈증이 나서...
그 음악에, 그 목소리에, 계속...계속...나를 적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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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06-09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하긴 조성모노래 컬러링 해놓으니 규환이 유치원 선생님이 "아니 그 연세에도....참 세련되셨어요. 어머니 넘 멋지세요" 합니다...헐
전 아직도 적응이 안되어요..제 나이가...잉잉

진/우맘 2005-06-10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연세...철푸덕....ㅡ,,ㅡ;;
전요, 세실님 미모가 더 적응 안 됩니다.^0^
 
이루마 - Destiny Of Love
이루마 (Yiruma) 연주 / 스톰프뮤직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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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요즘 아침 출근길이 제일 행복한 시간입니다.
걷기에 딱 좋은 20분, 큰 길을 끼고 있어 공기는 그다지 맑지 않지만...계절이 계절이니만큼, 마냥 눈이 즐겁지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골 다방 언니의 유행 지난 립스틱 색 같은 영산홍이 난리 법석이더니, 요즘은 파랗게 물 오른 나뭇잎들이 싱그러운 기운을 물씬 내뿜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이루마, 'Destiny of love'.......

사실, 이 앨범을 듣기 전까진 이루마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냥, 젊고 잘생긴, 인기 있는 피아니스트...라는 정도 밖에는요. 그런데 우연히 선물받은 이 앨범에 2005년 봄의 한 자락이 몽땅, 행복 그 자체가 되었지요.

지인 하나와 봄에 더 어울리는가, 가을에 더 어울리는가로 집요한 설전을 벌였더랬어요. 결론은 내지 못했지만, 제 생각엔 뭐니뭐니 해도 이 봄에 딱!!!!입니다.
영롱하고 맑은 그의 피아노 소리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상쾌한 아침 공기,
쾌청하게 개인 하늘,
한껏 부푼 꽃 망울과 연두빛이 싱그러운 나뭇잎들....
딱, 그 느낌이랍니다.

Play 버튼을 누르고, 1번 트랙 'Destiny of love'가 흘러나오면, 남은 졸음이 싸악 가시면서 머리가 맑아지지요. 미카의 노래가 흘러 나올 즈음이면, 자꾸 눈을 감고 거리에 멈춰 서 버리고 싶어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구요, 나중엔, 10번 트랙, 이루마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듣기 위해 몇 곡을 얼른 뛰어 넘어야 합니다.
어떻게 날 잊어야 하는지....
아, 대체, 어떻게 이런 목소리가 가능한거죠?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음색....이 노래를 듣노라면 감성 충전 200%는 거뜬합니다.

CDP에 CD를 한 개 끼우면 지겨워질 때까지 좀처럼 갈지 않는 저입니다. 다른 앨범의 경우, 아무리 좋아하는 가수라도 대략...2~3개월이면 좀 물리지요.
헌데 이 앨범은, 듣고 다닌 지 한 달이 훌쩍 넘어가는 지금까지도 매번 stop을 누르기가 아쉬워 집니다.

퍼석하게 마른 가슴에 담뿍, 습기를 더해주는 무난한 앨범,
이 봄이 끝나기 전에 얼른, 이루마와 사랑에 빠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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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0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5-10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어보고 싶어요!

2005-05-10 1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5-05-1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진우맘님 댓글 세개가 뭡니까. 예전에는 글만 쓰면 열댓개는 기본이었는데.... 인기란 것은 정말 순간인 것 같습니다. 이루마와의 사랑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진/우맘 2005-05-12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인기는 순간이고, 염장은 영원하군요.....으흐흐...다음 번에 뵈면, 각오하세욧!
날개님> 선물용으로도 무난하고...항상 걸어놓기에 참 편해요.^^
 
박효신 4집 - Soul Tree
박효신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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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도 나는, 박효신과 함께 출근길을 걸었다. 이상하다. 자꾸 비가 오고 쌀쌀해지는 날씨 때문인가...그와 함께 하면, 봄 날 아침에도 늦가을의 낙엽 타는 냄새가 나는 듯 하다.

그는 변했다. 예전의 그의 노래가...영혼을 끓어오르게 했다면, 4집에 담긴 곡들은 '영혼을 울리는' 그것이다. 토해내는 듯 강렬했던 목소리도 변했다. 지금 박효신의 목소리는 마치, 성대가 아니라 온몸에서 배어나오는 듯 하다. 창법의 변화가 주요인이겠지만,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혹여, 어느덧 소년에서 남자로 변모한 이 가수의 나이...나이먹음이 관여한 결과가 아닐까.

한결같이 나를 매료시키는 <나처럼>을 비롯한 14곡, 그리고 마지막 숨은 보너스인 한 곡은 몇 번을 반복해 들어도 쉽게 질리지가 않는다. 처음 들었을 때는 (다른 대부분의 앨범이 그렇지만) 14곡 하나하나를 분류해 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슬슬 제목과 노래가 매치되기 시작하자, 한 곡 한 곡이 저만의 향기를 품고 내게 투신해 왔다. 어지러웠다.  

하.^^ 되게 감상적인 평이네. 어쩐지 닭살이 돋으려 한다. 그러나 어쩌랴. 박효신은 그렇다.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 가을 오후에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첫사랑을 떠올리는...언제나, 그런 기분에 빠져버리는 걸. 이 닭살스러움을 배제하려 애쓰면, 이 앨범에 대한 나의 감상은 두고두고 미완으로 남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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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5-2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고 제 얘기인 줄 알았다는...

마태우스 2004-05-2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디 진우맘님 벌써 88명이네요? 도대체 비결이 뭡니까???

진/우맘 2004-05-21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세요? <오프모임 공지>가 비결입니다.^^ 그렇게 중요한 꺼리는 직접 올리시는 것이 서재 평정에 유리할텐데...음하하하하^0^

LAYLA 2004-05-22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마태우스님의 말 솜씨가 나날이 늘어가는 듯....(모니터 쳐다보며 혼자 낄낄대는 저의 모습.......)ㅎㅎ
 
브라운 아이드 소울 (Brown Eyed Soul) 1집
브라운 아이드 소울 노래 / 이엠아이(EMI)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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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음악, 특히 가요계에 별 지식이나 열성이 없는 편이지만, 브라운 아이즈는 정말 좋아했습니다. 1집을 되풀이해 들으며 2집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 것도, 생각날 때마다 예전 음반을 다시 꺼내 들어본 것도 브라운 아이즈가 처음이었지요. 그렇기에 3집은 언제나오나 막연히 기다리던 중에 들은 비보, 해체 이야기는 정말 큰 충격이었습니다. 그나마 조금 위로가 되는 것은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라는 음반이 나왔고, 색깔이 많이 비슷하다는 것이었지요.

브라운 아이드 소울 고유의 팬이 있다면 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애초에 저는 이 음반을 '꿩 대신 닭'이란 기분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래서 큰 기대도 갖지 않았고, 들어본 결과 역시 기대 이상도, 기대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사실 전 튀는 나얼보다는 뒤에서 받쳐주는 담백한 윤건의 목소리를 더 좋아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래도 브라운 아이즈 때 나얼의 목소리에는 뭔가 카타르시스 같은 게 느껴졌죠. 그런데 아이드 소울에서는 그런 특별함은 느껴지지 않는군요. 어떤 분은 넷 중 나얼만이 너무 튄다고 하시던데, 사실 전 이 음반에서 나얼의 목소리를 구별해내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브라운 아이즈 말고 요즘 쏟아져나오는 타 앨범에 비교해보면 그렇게 떨어지는 수준은 아닙니다. '정말 사랑했을까'보다 더 좋은 노래들이 많거든요. 개인적으로 '시계'를 좋아하지만 그 밖에 '해주길', '바보', '술', 'Go', '아름다운 이별'도 좋습니다. 이런... 앨범의 절반 가량이나 열거했군요. 어쩌면, 이 음반의 가장 큰 문제점이 이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다 괜찮다. 하지만 특별하게 다가갈 한 두 곡이 없다.'

브라운 아이즈의 열성팬이었던 분들은 앨범 구입 전에 기대수준을 많이 낮추시는 것이 좋을겁니다. 어찌 원조에 비하겠습니까, 그렇죠? (음... 마치 아이드 소울이 '짝퉁'이라는 것처럼 들리겠군요. 저런.) 하지만 색조를 잃어가는 가을 풍경에 멍하니 시선을 고정했을 때 적합한 BGM을 찾는 분들에게는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윤건의 목소리가 듣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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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7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가 모두 너무 좋아요. 들어도 들어도 전 질리지가 앟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