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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수민이에게


이제 열흘째입니다. 아빠 된지.
태어난 지 며칠 후 아이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이름을 부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 이름을 부르며 떠올릴 영상을 고민했습니다.

어떻게 키워야 할까?
어떤 아이로 성장하길 나는 진정으로 바라는 걸까?
몸 건강하고 착하고 바른 아이로 성장하길 바라지만
세상에 수많은 기준에 나는 비교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무 살의 수민이에게' 라는 편지를 써보았습니다.
그리고 타임캡슐에 동봉했습니다.
태어난 즈음의 신문과, 주간지, 월간지등을 사 모았습니다.
그리고 20년 타임캡슐을 예쁜 박스로 만들었습니다.
20년 후의 나는 수민이보다 훨씬 보수적인 사람이 되어있겠구나,
생각도 했답니다.

언제든, 어떠한 경우이든, 나는 수민이를 응원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민이와 함께 성장해가는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 전택기 님, 향기서평단 카페의 '스무 살의 수민이에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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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3-16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의 아이를 저도 멀리서 응원해 봅니다.
 

4대강 기획단, 허위사실유포 확인



4대강 정비 3분 동영상, 사실 왜곡과 거짓내용으로 제작
강이 습지인줄 모르는 정부가 국민 우롱하는 처사, 법적대응도 검토
시작부터 비도덕적인 4대강 기획단 출범을 강력히 규탄한다.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의 동영상이 국토해양부 블로그를 시작으로 인터넷에 배포되어지고 있다. 이 동영상은 명일(5일) 출범하는 4대강 기획단이 제작한 3분짜리 동영상으로, 2009년 1월 20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우리의 강’이라는 카피로 시작되는 이 동영상은, 현재 우리나라의 강이 심각한 오염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동영상을 확인 한 결과 이는 심각한 사실 왜곡과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는 국토해양부와 4대강 기획단이 4대강 정비를 위해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기획단의 비도덕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문제의 동영상은 마치 4대강에 습지가 전무하고, 철새가 찾지 않으며, 낙동강?영산강 수질등급과 어류생태계, 4대강 홍수피해복구비 등이 심각한 상황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4대강은 유역 면적만 72,533㎞에 달하는 그 자체가 습지로 규정되어 있다. 철새는 매년 수십만 마리가 도래하고 있어서, 동아시아 최대 철새도래지로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습지이다. 지난해,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를 통해서도 이미 증명되었던 사실이다. 또한, 낙동강과 영산강 하류의 수질등급은 각 환경유역청에 확인 결과, 2008년 이후 2, 4등급으로 관측됨에도 5등급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물고기가 죽어가는 강을 표현하면서는 4대강에 회귀하지도 않는 연어를 대표 종으로 삽입하였다.

4대강 정비사업은 사업의 타당성과 기대 효과가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았으며 지난해 좌초된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마찬가지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사업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거짓선전을 자행하는 것은 개발 독재 시대에나 가능하였던 일이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특히, 사안의 심각성이 국민을 대상으로 한 거짓정보 생산, 전달하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부처책임자인 국토해양부장관 이하, 해당 동영상의 제작에 관여된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직무유기 및 허위사실 유포 책임을 추궁하고 법적대응도 검토할 것이다. 또한 국민행동은 국민을 기만하는 거짓 동영상을 즉각 삭제하고 국민에게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또한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명일 출범하는 4대강 기획단이 이와 같이 거짓과 잘못된 내용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자연생태계의 보고인 4대강을 포크레인과 불도저를 앞세운 이명박식 토목하천으로 만드는 4대강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강력히 저지할 것을 분명히 밝힌다.







정부의 주장 #1 : 우리의 강은 습지가 전무하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제10차 람사르협약총회를 개최하였다. 람사르협약총회가 무엇인가? 습지보전을 위한 전 세계국가들의 의지를 결의하는 자리이다. 이런 총회를 환경부와 함께 진행한 국토해양부가 강이 습지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강은 그 자체가 습지이자, 생명의 흐름을 전달하는 생태 공간이다. 4대강의 유역 면적만 72,533㎞에 달한다. 한강에는 한강하구, 장항습지, 여주의 부처을 습지, 바위늪구비, 비네늪 등과 함께, 낙동강에는 낙동강하구 습지보호구역을 비롯해 해평, 달성습지, 우포늪, 주남저수지 등 철새들과 수많은 야생동물들에 삶의 터전으로 보전되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4대강기획단은 기존 정부 보고서부터 다시 파악해야 한다.

정부의 주장 #2 : 우리의 강은 철새가 찾지 않는다.
4대강의 각 하구에는 매년 수십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도래한다. 부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낙동강의 경우 최근 13만 마리의 철새들이 찾아왔다. 한강하구는 람사싸이트로 지정해도 모자랄 정도의 생태적 가치를 자랑하고 있다. 매년 10만마리 이상의 철새가 도래한다. 해평습지에는 매년 쇠기러기 7천마리, 흑두리미 2~4천마리가 매년 도래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지역의 4대강 본류에 퇴적된 모래톱은 철새들의 쉼터이자, 잠자리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공간을 하구 둑 설치 및 골재채취, 각종 보호구역 해제로 생태계 위협을 가하는 쪽은 정부이다.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최대의 중간 철새도래지이다. 4대강 정비사업을 추진하면 철새가 더 많이 찾아올 것이라는 정부 주장은 맞지 않는 논리이다.

정부의 주장 #3 : 낙동강∙영산강 하류는 5급수이다.
최근 국민행동이 낙동강∙영산강유역환경청에 직접 확인해 본 결과, 2008년 12월말을 기준으로 식수로 사용하는 낙동강은 2등급, 식수로 사용하지 않는 영산강은 4등급의 수질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4대강 기획단의 동영상에서 말하는 5급수가 아니다. 오히려, 정부에서 말하는 5급수가 사실이라면 문제는 더 크다. 그동안, 수백조의 예산을 쏟아 붇고도 낙동강과 영산강의 하구언으로 인한 수질정체, 공단오염 및 유입하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주장 #4 : 우리의 강에서 물고기가 죽어간다.
동영상에 나온 사진을 보면 강 수변에 죽어 있는 물고기가 나온다. 문제는 그 어종이 연어라는 점이다. 연어는 어떤 고기인가? 남대천을 비롯한 동해안 맑은 하천을 통해 회귀하는 어류이다. 과거 낙동강을 통해 회귀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막힌 하구 둑으로 인해 회귀하지 않는 물고기이다. 이 동영상부분을 캡쳐하여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국내 강이 아닌 외국의 자료를 사용한 것이라는 의견을 받았다.  4대강의 물고기가 죽어간다는 정부의 주장은, 강 흐름에 대한 기본적 철학도 갖추지 못하고 국민을 가르치려 하다 망신만 당하게 된 꼴이 되었다. 오히려, 4대강정비사업은 농업용 댐과 수중보, 하천준설로 건설하게 됨에 따라, 생태계의 단절과 파괴로 4대강의 어류를 죽이는 사업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의 주장 #5 : 매년 홍수피해 복구비가 7조 4천억이다.
정부의 공식적인 재해통계연보에 따르면 홍수피해가 많은 지역은 대부분 강원지역의 지방군소하천으로 집중되어 있다. 홍수발생빈도수와 피해액의 대부분도 소하천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4대강 본류 주변지역의 홍수피해는 극히 드물다. 이는, 4대강 정비사업이 4대강 본류의 홍수피해 저감사업이라는 논리가 형성되지 않음을 뜻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속적으로 4대강 정비사업이 홍수피해저감을 위한 사업임을 떠벌리고 있다. 정부가 앞장서서 정부의 자료를 부정하는 형국이다.



2009년 2월 4일
운하백지화국민행동



- 문의 : 명호 상황실장(010-9116-8089) / 정인철 활동가(011-490-1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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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국정 최고 책임자의 사과나 유감 표명 한마디 없고 6명의 무고한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진압 경찰에 대한 처벌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와 일부 보수 진영이 살인 진압을 합리화하는 모습에서는 조금의 생명 존중 의식도 찾아보기 힘들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모든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어 생명을 앗아가는 어떤 행위도 결코 가볍게 처리하지 않았다. 고위 관리나 목민관이라 하더라도 백성들의 생명을 실수로라도 빼앗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왔고 그것이 통치의 기본이었다.

이번 용산참사를 조사하고 대응하는 정부의 모습 그 어디에도 생명을 중히 여기는 모습을 엿볼 수 없을뿐 아니라 생명을 빼앗은 행위조차 정부가 나서서 스스로 합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행위는 통치의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러한 정부의 생명 경시 태도 때문에 우리 국민들 마음속에서조차 생명을 우습게 여기는 생각이 싹트고 있다는 것이다. 용산 참사 이후 시간이 변할수록 김석기 경찰청장 책임을 묻는 여론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일부 국민들의 마음엔 '공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사람 몇 명 정도야 죽여도 큰 문제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끔찍한 일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국 사회에서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가 생긴 것이 비단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무고한 여성 7명을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도 발생하게 되었다. 그러나 최소한 공권력에 대한 기준은 지금과는 달랐다고 확신한다. 국민을 대신해서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국민의 생명을 업수이 여기고 살생까지 하는 상황에 대해 단 한번도 용서하지 않았던 것이 우리 역사의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광주 살인 진압에 대한 책임을 물어 대통령까지 지낸 전두환, 노태우를 구속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명령에 따라 국민의 생명을 업수이 여기고 있는 경찰 집단에 대해 너무나 관대해지고 있다. 검찰에서 농성자 전원을 구속시키고 경찰이 아무런 잘못도 없다고 하는데도 분노하지 않고 있다. 이정도의 상황이 유럽이나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아마 폭동에 가까운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다.

나는 우리 사회가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것이 매우 두렵고 불안하다. 이렇게 생명을 무시하게 되면 작은 일로 이웃을 살해하고, 작은 다툼으로 친구를 죽이고, 조그만 잘못이 있어도 경찰이 시민들을 살인 진압을 해도 아무도 이에 대해 문제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미 한국은 이성을 상실한 국가가 될 것이다.

이제라도 사람의 생명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과 역사를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소한의 조건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경찰 책임자의 사법 처리이다. 정권의 이익을 위해 이를 미루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없다.

또한 사람의 생명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의 가치를 함부로 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뒤집혀 생태계를 파괴하고 4대강을 망치고 그 속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죽이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인정되면 그 사회에서 사람의 생명도 이익을 위해 쉽게 희생당할 수밖에 없다.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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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2-05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90205104725§ion=03
 

현재의 위기는 약 10년마다 오는 산업순환 상의 위기에 시장만능론이라는 30년짜리 지배이데올로기의 위기, 그리고 100년에 한번쯤 오는 패권국가의 위기가 겹쳐진 것이다.
(경향신문 11월 3일자 참조) 

3중의 위기라는 인식이 있을 턱이 없는 이명박 정부가 최악의 정책을 쓰고 있다. 정반대의 위기대응책은 존재한다. 국내대책에 관해서는 이미 썼으므로(하층으로 향한 소득재분배와 풀뿌리 공동체로 향한 자산재분배, 사회적 일자리 창출 그리고 공기업의 공공성 강화, 일자리 나누기 등) 
(작은책 12월호 참조) 

신주유주의는 끝났다. 그러나 케인즈주의로 돌아가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소득재분배를 넘어선 자산재분배, 사적소유를 공동체 소유로 전환하는 것, 네트워크산업(전기, 가스, 수도, 철도, 우편 등), 가치재산업(의료, 교육, 주고)의 공공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것, 이 모두를 풀뿌리 공동체 차원에서 실천하는 것이 30년짜리 위기에 대한 올바른 대응의 방향이다. 

================================= 

3천원짜리 작은책이 더 많이 팔리기를, 그리고 파산난 이웃집 전철 밟기를 제발 그만두기를. 

부자는 망해도 3대를 버티지만, 우리는 바로 목숨이 왔다갔다 한다는 인식을 제발 가져주기를. 

새해 소망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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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ore 2009-01-30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데,
그걸 남일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참 많아요 .

식당에서 밥먹다가 얼마나 놀랬는지 -
옆에서 밥먹던 아저씨들이 용산철거민들 얘기하면서 "보상금 받았으면 조용히 갈 것이지.."하는데 참. 참. ...

무해한모리군 2009-01-31 10:28   좋아요 0 | URL
네 자기 이익에 직관되어 있지 않으면 무심하기 마련이지요.
이럴때 언론이나 지식인들이 우리 모두 관여된 문제라는 걸 많이 얘기해 줬으면 좋겠어요.
 

정부가 14조원을 들여 4대강 정비를 한다고 한다. 또한 50조 녹색뉴딜사업 속에 전국 하천을 청계천처럼 복원하겠다는 계획도 들어있다. 안양시의 하천복원공사를 본보기 삼는다고 하여, 공사가 진행됐던 현장을 찾아가보았다.
 



▲  안양시 자연형 하천조성 공사현장. 2008년 12월 31일까지 완공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계곡바닥 전체를 파헤쳐버린 안양시 하천복원공사
 
안양시가 자연형으로 하천을 복원한다며 공사를 시작한 곳은 수리산 자락을 타고 흐르는 수암천 계곡이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 이곳은 1급수에서만 산다는 버들치가 살고, 바닥에 자갈이 많이 깔려있고 다슬기가 까맣게 보일 정도로 생태계가 살아있는 아름다운 계곡이었다.
 
그런데 자연형 하천조성공사를 한다면서 계곡 양변에 돌 축대를 쌓기 위해 포크레인이 하천을 온통 파헤쳐놓았다. 포크레인이 계곡을 지나간 정도가 아니라, 아예 포크레인으로 하천바닥을 정지 작업하여 운동장처럼 판판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계곡 바닥 전체가 파헤쳐졌다.
 



▲  계곡 양변에 돌 축대를 쌓기 위해 포크레인이 하천바닥까지 온통 파헤쳐놓은 모습이다.
 
여기 살던 버들치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천생태계의 생명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좁은 계곡을 흐르는 물은 여울과 작은 소를 반복하며 스스로의 맑음을 유지한다. 오랜 세월 물이 흐르며 형성된 여울과 소가 망가져버린 하천은 이전처럼 복원되기 힘들다. 여울과 소가 사라지면 그곳을 흐르는 물은 자정작용을 잃어버리고 금방 썩게 된다.
 
여울과 소를 망가트려놓고 석축만 쌓으면 생태계가 살아나고 자연형 하천복원이 되는 것일까? 하천생태계는 하천바닥에 있다. 사람들 눈에 보기 좋은 하천을 위해 석축이 필요했다 할지라도, 하천 바닥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한다. 물고기가 죽은 하천, 여울과 소가 망가진 하천은 죽은 하천에 불과하다.
 
버들치가 포크레인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안양시청 담당공무원에게 자연형 하천복원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하천의 피해를 최소화하며 공사를 했다고 답했다. 버들치와 다슬기가 많이 살고 있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물어보자, ‘버들치가 포크레인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해갔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좁은 계곡 하천바닥을 포크레인이 평평하게 다져놓아서 물길이 흙더미에 묻혀버리고 돌무더기가 하천 안에 가득 부어져 있는데, 수영밖에 할 줄 모르는 버들치들이 물길이 막힌 이곳에서 어떻게 포크레인 바퀴와 흙더미를 피할 수 있었을지 궁금해진다.
 
공사가 진행된 하천바닥은 지난 여름 맑은 물에서 노닐던 버들치들의 무덤이 된 것이다. 그 많던 다슬기와 옆새우 등 수중생물들 또한 저 흙더미 속에 묻힌 것이다.
 



▲ 식생복원을 한다면서, 석축 사이사이에 회양목과 철쭉을 심어놓았다.
 
안양시 측은 식생복원을 위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고 했다. 석축 사이사이에 회양목과 철쭉을 심은 것이 식생복원이라는 것이다. 수암천의 자생식물이 아닌, 눈에 보기 좋은 나무들을 심느라 하천의 생명들을 죽이다니, 이것이 과연 식생복원이 맞는 것일까?
 
안양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물 빠짐 방지를 위해 바닥다지기를 잘 했다고 한다. 바닥다지기를 했다는 것은 공사로 인해 하천바닥과 생태계가 얼마나 훼손되었는지 입증하는 일이다. 하천바닥은 한번 파헤치면 하천 물이 땅 밑으로 스며들게 되어 물이 하천으로 잘 흐르지 않는다. 물이 잘 흐르던 하천이 공사 후에는 대부분 물이 없는 건천이 되어버린다.
 
오랜 시간에 걸쳐 안정된 하천생태계를 무너뜨려
 
계곡 상류로 올라가자 문제는 더 심각했다. 이곳은 계곡의 암반 사이로 물이 흐르고 그 위로 수십 년생 때죽나무와 단풍 등의 많은 나무들이 가지를 드리워 수암천에서 제일 멋스러운 곳이다. 그런데 이 바위 암반마저 파괴되어있고, 계곡물 위에 드리우던 나뭇가지는 여기저기 잘려 있었다.
 
포크레인이 작업을 하기 위해 곳곳의 나뭇가지를 베어버린 것이다. 그리고는 벤 자리가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도록 진흙을 발라놓았다. 계곡에 늘어져 멋진 풍광을 만들어주던 수십 년생 때죽나무 가지도 밑둥부터 곳곳에 잘렸다.
 



▲ 계곡 물에 드리우던 나무들은 포크레인 작업을 위해 곳곳의 나뭇가지들이 베어졌고, 그 자리는 흙으로 발라놓았다.

안양시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콘크리트 제방을 뜯어내고 석축으로 쌓는 것이 자연형 하천 복원이라고 설명했다. 콘크리트에서 생명이 살 수 있냐고 필자에게 반문했다. 당연히 콘크리트는 해롭다. 그러나 이전에 쌓여있는 콘크리트 제방은 하천바닥을 해치지 않고 하천 양변 둑에만 쌓은 것이고, 이미 공사된 지 수십 년이 지나 하천수질과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시멘트 콘크리트 제방 둑은 오래 되어 이끼들이 자라고 있었고, 맑은 물에서만 살 수 있는 버들치가 살아가고 있었다. 이렇게 이미 오래 전 돌과 시멘트로 석축을 쌓아 계곡 생태계가 안정된 곳을, 하천복원이라는 이름으로 파헤쳐버린 것이다.
 
더구나 시멘트가 생태계에 해롭다고 주장하더니, 하천복원공사 현장엔 폐시멘트 덩어리들이 곳곳에 파묻혀있었다. 콘크리트를 잘게 부숴 놓으면 시멘트의 유해성이 그대로 노출되고, 물을 만나면 더 위험해진다. 그런데 폐콘크리트를 부숴 놓은 시멘트 가루들이 하천바닥에 그대로 있고, 시멘트 덩어리들이 물 속에 방치되어있었다. 아스콘 부스러기들도 하천바닥에 노출되어있었다.
 



▲ 폐콘크리트를 부숴 놓은 시멘트 가루들이 하천바닥에 그대로 노출되어있고 물 속에도 방치되어 있다.

4대강 정비, 도심하천복원…얼마나 더 파괴할 것인가
 
안양천 하천복원 현장을 직접 보니, 정부가 추진하는 도심하천복원 공사와 4대강 정비의 미래가 훤히 보이는 것 같아 아찔하다.
 
경인운하 논쟁이 되고 있는 굴포천 공사현장에서 물고기가 떼죽음 당한 것처럼, 4대강 정비 사업 또한 수중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다. 자연형 하천을 복원한다며 계곡을 망가뜨린 안양의 하천복원 사례처럼, 앞으로 파괴될 아름다운 강의 모습들이 눈에 훤히 그려진다.
 
이뿐만 아니다. 청계천에 물을 흘려 보내기 위해 물 값만 연간 75억 원이 소요된다. 청계천엔 물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세금이 흐르는 것이다. 전국 도심하천을 청계천처럼 만들게 되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혈세를 흘려야 하는 것일까.
 
도심하천을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복원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도심하천에 왜 물이 흐르지 않는지 그 원인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복원’이다. 난개발로 숲이 사라지고 도시를 온통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처발라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 수 없게 되었는데, 어찌 하천에 물이 흐를 수 있을까?
 
일시적으로 사람들에게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 ‘돈이 흐르는 하천’을 만드는 것은 국민과 국가 경제에 해를 끼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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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1-16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양시 하천복원공사가 진행된 현장을 보니 더 끔찍하네요.
원문은 아래 웹진 일다를 참조하세요.
http://ildaro.com/index.html

후애(厚愛) 2009-01-16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10년뒤에 완공? 글과 사진을 볼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와요. 일은 크게 벌여놓고 책임은 하나도 지지 않는 무책임한 사람들....정말이지 한심하고 할 말이 없네요.
근데 버들치는 어디로 갔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