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발랄 하은맘의 불량육아 - 0-10세 아이 엄마들의 필독서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무한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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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기 전에 책 검색하는데, 키워드인 ‘불량한 육아’를 넣어더니 검색 대상 책 0권 잡힌다. 앞에다가 ‘하은맘의’를 붙여 넣어도 여전히 0권... ‘불량 육아’인가? 하고 ‘한’을 삭제하고 넣었더니 비로소 검색된다. 제대로 하면 그 앞에 ‘지랄발랄’을 더 넣어야 한다.


나는 어린 자매를 키우는 여동생이 있다. 조카들이 다섯 살, 세 살. 우리가 사는 곳은 동생 부천과 나 서울지간이라서 자주는 못 만나도 한달에 한번은 왕래하며 지내는데, 최근 계절 하나를 그냥 지나쳐서 근 세달만인가 동생 집에 놀러가봤다. 그간 눈이 휘둥그레지는 변화는 방방마다 책장을 들이고, 전집 여러질을 들여놨더라는.

왜 갑자기 권수로 치자면 3~400여권이나 될법한 책들을 한꺼번에 들였는지 이유를 물으니, 어린이집 다니는 큰조카 친구 엄마가 대* 출판사 영업을 하는데 전딥을 들이라는 권유가 오랫동안~~~ 이어져, 곤란함을 겪기도 했고, 읽히면 나쁘지야 않겠지 하는 생각에 아주 큰 맘먹고 들였다고 했다. 조카 친구의 엄마가 팀장님까지 대동해서 집을 방문했는데, 교과서가 바뀌었고, 통합교과다 뭐다 해서, 읽혀야 한다고 설복하셨나 보다.

에휴,,, 다섯 살 아이에게 학교 통합교과라니, 참 씨알도 안 먹힐 이야기인데, 그게 면전에서 듣다보면 그렇지 않았을테지...

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랬겠지. 당장 혹은 향후 1년 내에 읽지 않을 전집을 그것도 신간으로 말이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구입해야 했던 동생의 마음을 헤아리기로 한다.


그렇게 구입한 책이 200여권이고, 나머지 200여권은 책등이 다소 빛바랜 것도 있는 것이 중고 서점에서 구입을 한 것 같았다. 한참 나중에야 그렇게 한꺼번에 폭풍 구매를 한 이유를 듣게 됐다. 


지랄발랄 하은맘의 불량 육아를 읽었다는 것이다. 이 책이 중고전집 지름신 내리는 책인가 보다. 라고 그때 생각함. 


드디어 최근 읽었다. 이 책.

육덕진 입말로 독자들에게 고함은 이렇다. 딴 데(사교육) 돈 (쳐)들이지 말고, 집무너지기 일보직전으로 (될 수 있으면 가계 규모에 맞게 내지는 아빠 의견은 사자후를 질러 봉쇄하고) 저렴하게 책 들여서(지금은 절판된 엄마들 사이에 고전도 중고서점에서 5만원이면 50권 들임) 육아를 발로 하라는 거다.


그밖에 독서대라던지, 디비디 플레이어 일종의 기기, 회전 책꽂이, 다이소에서 파는 플라스틱 바구니함(?) 같은 품목들을 권유한다.


뿐만 아니라, 직업정신을 발휘하여 가계 경제를 살리는 클래식(?)한 방법들도 전수해 주신다. 걸쭉한 입말과 과장법을 써서 말을 하게 된 것은 자신도 그렇지만, 우리네들이 살살 말해서는 알아듣지도 않고, 행동의 개선 여지도 보이지 않아서라고 한다.


정말 재미있는 것은 처음 이 책을 잡았을 때는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해야 하나, 내 눈이 널뛰기를 하는 거다. 널뛰듯 읽고 던져놓았다가, 실은 다시 주욱 건너뛰지 않고 재독했다. 이 책은 그런 힘이 있더라. 어떤 구절에선가 아니 실은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하거나, 동의를 했던 거겠다. 그러고 보니, 그렇게 내용 전반이 거슬리지도 않더라는. 전체가 다 그랬던 것은 아니다.

아이가 7살인데도 끼고 앉아 책을 읽어주는 엄마들에 대해 여태 뭐 한거냐고 욕을욕을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는 저자의 자기 길이 왕도~~~! 하는 오만함이 싫어 나도 같이 책을 내던지고 싶더라. 그리고 맞춤법에 안 맞는 어휘들 지금 막 생각나는 어휘는 '쉰새벽' 같은 건데, 새벽이 쉬도록 닳도록 그런 은유를 담은 건지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을 읽을 때는 다름어지지 않은 날것을 대하는 거 같아 살짝 심기가 불편해지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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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적기독서 - 아이의 성장속도에 맞는 새로운 책읽기 초등 적기 시리즈
장서영 지음 / 글담출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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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리고 독서를 이제는 어느 부모나 아이를 똑똑하게 만드는 요술봉으로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책 많은 집에서 학자 난다." 이런 말도 고렷적 말이 되버렸다. 요즘에 책이 없어서 읽지 못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한 듯. 아이가 아주 어릴 적부터 부모들은 전집을 들이고, 부단히 읽어주고 한다. 그런데 읽기 성적이 최상위라는 핀란드는 혹은 이스라엘 독일, 영국 등은 취학 전에 문자나 수를 가르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찍 시작하지 않았는데, 읽기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은 이들 국가에서는 적기 독서 즉, 이해력이나 발달 단계에 맞는 독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

 

물론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는 것은 맞지만, 교육 사이트나 블로그 같은 데서 보듯, 매일 몇 시간을 강제한다거나 한글은 일찍 익혀라거나, 초등 입학전에 몇천권을 읽혀라 등의 양을 늘리는 것은 잘못된 책읽기를 부추기는 방법.

 

그렇다. 육아서를 읽거나 교육 관련 자료를 읽을 때마다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었다. 아이들을 더 잘 기르기 위해 여러 책들을 읽고 공부를 한다고 하지만, 과연 내 아이에 발달 수준에 맞는 것들을 적용하려 했었는지 하는 부분에서 그렇다. 아이의 수준보다 앞서 나가려 했던 점. 다시 말해 아이의 수준을 잘 몰랐다는 이야기도 될 듯하니, 좀 반성해본다.

 

내가 이 책을 구매한 이유는 학습 만화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라는 챕터를 읽기 위해서였다.  

우리 아이가 다른 그림책은 잘 보지 않고, 와이책이나 어린이과학동아의 만화를 열심히 보고 있는데, 거기에 담겨 있는 정보가 아니라, 만화적인 스토리만 보는 것 같아서...

 

이 책에서 해법은  만화를 읽지 말라고 하기엔 가진 장점이 너무 크기 때문에 약간의 요령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학습 만화를 통해 그 분야의 관심을 키우고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했다면, 지식정보 그림책이나 백과사전으로 학습만화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을 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 학습 만화를 읽은 뒤 전체 내용을 요약하고 정리해 보거나, 책에 나온 등장 인물의 관계를 정리해 보는 등 독후감을 쓰게 하라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나 궁금한 점을 유도하도록 한다.

 

아,,, 그러니까 아이에게 책을 주는 것과 아울러 읽는 책의 분야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연관된 그림 지식 등 기타 책을 연결시켜줘야 하는 것이 고스란히 부모몫으로 남는 것이다.

사실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적기 독서는 부모가 아니라 아이가 중심이 되어야 하기 때문. 아이가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연결시키고 사고를 확장시켜 주기 위해서는 아이를 그만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고, 아이의 속도와 흐름에 맞춰 가야 하는 것.

 

그밖의 팁

 

* 아이는 책의 70%가 아는 내용이며 모르는 어휘가 10%이하여야 가장 효율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한 쪽에 모르는 낱말이 2~3개만 있어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므로 아이의 수준을 벗어나는 책은 아무리 많이 읽혀도 효과가 전혀 없다. 오히려 독서 흥미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나아가 학습 동기마저 앗아간다.

 

* 독서는 남이 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게 아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는 노력에 따라 고등 사고인 창의적 사고까지 이끌어 낼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은 분야는 관심을 갖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특성을 파악하여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을 찾아 읽을 수 있도록 도아야 한다. 관심이 있어 잘 하는 분야에서 깊은 사고를  할 수 있을 때 다른 분야에까지 응용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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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3-07-11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는 책 좋아하는 것도 타고난 것 같아요. 우리 애들은 책 안 읽더라구요. 어릴 때 그림책 그렇게 읽어주고 서점 다니고 학습만화 사 주고 별 짓 다 했는데도.... 강제 독서 해 볼까 하다가도 오히려 역효과만 날 것 같아 지켜만 보고 있어요. 이카루님 스마트폰 사 주지 마세요. 스맛폰이 애들 다 버려요

icaru 2013-07-12 13:51   좋아요 0 | URL
스마트폰 그죠? 우리 둘째가 맛 들릴 기미가 보이는데, 내가 손에 놓은 틈을 타서
지 좋아하는 만화 동영상 유투브로 보고, 애니팡하고 ㅠㅠ

아... 그죠~ 아이드 제 맘 같지는 않을거라고 ㅠㅠ
전, 큰애 학교 보내고 한학기 지나면서 보니까,, 짠하긴 하지만... 인정할건 또 이정해야겠구나 ㅠ (눈물 이모티콘 남발이네여~)

북극곰 2013-07-12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첫째도 와이를 즐겨보는데, 은근 용어가 어렵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자꾸만 읽어달라고 하는데 내용이 좀 많아야말이지요. 그래서 몇번 쿠사리를 주었더니 요즘엔 읽는 횟수가 뜸해졌어요. +>=; 우리 아이는 아무래도 아직까지도 읽어주는 책이 좋은가봐요. 근데.. 글밥이 많아지니 제가 귀찮아지고 목아파서 모른척하기 일쑤.

게다가 이 아들은 초등 1학년부터 사춘기인지 엄마를 놀려먹고, 어찌나 뺀질뺀질 말대답을 하는지 요즘 군기잡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프랑스 아이들은 왜 말대꾸를 안 할까?"(확실하진 않지만 비슷한 제목..)이란 책의 내용을 대충 미리보기로 들쳐보다가 다시 한번 다잡았죠. 이 아들넘 너무 버릇없어지는 것 같아서. 무튼 참...아이가 어릴 때는 어린대로 컸을땐 큰대로.. 어려움이 있네요.

icaru 2013-07-12 13: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아 우리 아들들 어디나 비슷해여~
우리 큰앤 모든 책을 다 읽어달래요. 제가 만화는 그렇게는 안 된다고!! 그런데, 이걸 읽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었던 지점이 많더라고요. 왜냐면 애 혼자 읽을 땐 그런 조금이라도 지식적인 부분들 다 건너뛰고 읽으니까.
저도 프랑스 아이들은 애 말대꾸를 안 할까. 그책 딱 시선에 꽂히던데,,
심지어는 프랑스아이처럼 이랑 세트로 구성해 내놓기도 하던걸요~
 
프랑스 아이처럼 - 아이, 엄마, 가족이 모두 행복한 프랑스식 육아
파멜라 드러커맨 지음, 이주혜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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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동생이 '부모 혹은 선생님의 체벌이 허용되는 나라가 프랑스'라고 해서 뜨악했던 기억이 있다. 길거리에서 부모가 아이의 뺨을 올려 부쳐도 용인하는 분위기 정도 읽혔다.

내가 읽었던(프랑스 문화에 대한 식견을 높여주는 책을 읽었을 턱이 없고, 오로지 애들 동화책으로...그러니 함량미달) 것들 중에, 마늘렌느와 주네비브, 혹은 마늘렌느의 000  하는 시리즈류가 있는데, 거기서는 프랑스 파리, 덩굴로 뒤덮인 오래된 기숙사에 열두 여자아이가 나란히 살고 있다며 시작한다. 그러니까 프랑스는 좋은(?) 교육 받게 하기 위해 여자아이들을 기숙학교에 보내는 나라. ㅋ 히야~

지금껏 아이들 키우면서 여덟살 될 때까지 단체로 수련하는 캠프나 여행 같은 프로그램에 1박도 시킨 적이 없다. 의지였다기 보다는 기회가 없었다고 해야 하나. 기회가 있었더라도 주저했을지 모른다. 나이가 어려서... 프랑스에서는 아이 혼자 해결해야 할 소소할 일들이 많음에 분명하다.

 

지난 여름 큰애 유치원 방학을 했을 때의 일이다.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친구와 만나 서울랜드에 갔다. 아이들을 데리고 만나는 것은 또 처음이었다. 우리가 만난다면, 남편에게 혹은 친정엄마에게 아직 아가인 아이를 맡겨 두고, 나오는 식이어야 했다. 걔는 우리 큰애 동갑 아이를 데리고 왔고, 나는 우리 두 아이를 데리고 갔다. 동갑내기 두 아이는 처음 2분간은 멋쩍어 했다. 그러니까 분수대 앞에서 만나 쭈볏대다 코끼리열차를 탔을 때는 이미 오랜 지기였던 양 친해졌다. 내가 지켜봐온 우리 아이는 낯선 친구와 만나서 무장해제되어 놀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는 녀석인데, 친구의 아이가 한눈에도 점잖고 다정하며 놀이상대 친구에게 맞추어주는 편이었던 거 같다.

내 친구와는 너무 간만이라 할 말이 많았다. 조금은 아이들은 뒷전이고, 이야기에 집중했던 것도 사실. 친구네와 코스를 맞춰야 하니까. 친구 말에 따라 움직였던 것도 사실. 잘 놀다가 오후쯤 되었을 때 동전 넣으면 살살 움직이는 아가들이 타는 차 앞에서 큰아이와 한바탕 했다. 자세한 상황은 기억이 잘 안 난다. 요지는 아이는 엄마 마음대로 놀이 코스를 주도한다고 왜 엄마마음대로 하냐고 했던 거. 날은 덥고, 애는 얼굴 뻘개져서 엄마 마음대로 하냐고 대들고, 하는데 그만 친구 앞에서 아이 등을 쩍 소리 나게 때렸나, 부릅뜬 얼굴로 무섭게 바라봤나. 둘 다였나 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내가 어색한 중간지대에서 엄하게도 그렇다고 모든 걸 허용하는 태도로도 이도저도 못하는데 비해, 아이에게 권위의 울타리를 쳐 주고, 엄하지만 그 안에서는 너그러운 스타일의 엄마였다. 놀랍게도 친구의 아이는 고분고분하고 설명을 해 주면 곧 수긍하는 것이다.


나중에 이 일을 두고, 친구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자기 아이가 외동이라서인지 다른 친구를 좋아하고, 잘 맞춰주고, 늘 양보하며 놀고, 또한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중에는 끼어들지 않고,,,, 하다고. 한편으로는 자기의 욕구나 요구 등을 지나치게 자제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이렇게 아이가 고분고분해진 것은 아이가 더 어릴 적에 훈육을 강하게 하고, 고집을 부리면 강압적으로 자제를 시켰던 데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내가 지켜본 바로는 일곱 살 아이기는 했지만, 또래보다 성숙해서 그런 것 같았다. 무탈하게 잘 크고 있는데 자기 아이를 두고 엄마들은 별 걱정거리를 다 찾아낸다고도 생각했다.ㅎ

우리 아이 이야기가 나왔다. 그때 아이의 모습. 이 친구 눈에는 참 버릇없이 보였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자기 막내 이모의 아들 이야기를 한다. 막내 이모가 일찍 혼자 되어서 어린 아들을 키웠는데, 너무 오냐오냐 키우더란다. 저만 아는 버릇없는 아이의 전형이었다고 한다. 혼자 된 막내 이모가 어린 아들아이를 쩔쩔 매며 키우는 게 조카 눈에는 안 되어 보였었다고. 그런 이종 사촌이 지금은 육사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자기의 의지대로 놀고 싶어하는 아이를, 엄마 지금 엄마친구 만나서 이야기하고 있잖니, 이런 땐 고분고분할 수 없겠어!!!! 하며 훈육해서 육사를 들어갈 수 있는 싹을 잘라냈나???

니 맘대로 놀도록 해 라며, 졸졸 따라다니고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고, 해 주는 게 아이의 행복 추구권을 지켜주는 걸까? 버릇없는 아이로 만들어버리는 걸까?


“부모 다음이 아이들이에요. 프랑스에서는 아이들과 권력을 나눠 가지는 부모는 없어요.”

부모가 자신감이 있어야 아이가 안심한다는 믿음에서 출발.

이 권위의 테두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매우 혹독해도 보이는 이 과정. 모든 일에 ‘안 돼’를 연발하고, ‘결정은 네가 아니라 (부모가) 한다’고 윽박지른다고 해서 생기는 것은 당연 아니겠고, 프랑스 부모는 이것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아이와 함께 ‘어떤 일은 허용되고, 어떤 일은 허용되지 않는가’에 대해 대화를 많이 한다고. 그리고 아기들도 다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제한을 둘 때도, 권리 라는 말을 사용해서 호소한단다. “때리지마”가 아니라 “너는 때릴 권리가 없어”라고 말한다. 또한 ‘동의하지 않아’라는 말을 쓰는데, 이런 어휘들은 ‘안 돼’ 이상의 의미를 지닐 듯 하다. 이러한 단어를 통해 아이는 ‘어른도 자신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이성을 지닌 사람’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역으로 ‘어른도 나를 이성을 지닌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 대한다는 의미도 들어 있을 것이다.


어떤 일을 금지할 때는 항상 그 이유를 설명해 주어야 하고, 쓸데 없이 무익한 이에 규칙을 강제하지 말고, 몇 가지 중요한 일에만 엄격해야 아이들도 부모의 말에 더 잘 따르게 된다는 뜻일까. 이 때 프랑스 부모들이 절대 참아주지 않는 영역은, ‘타인 존중’과 '물리적인 공격성'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인 여성이고, 전직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였으며, 회사에서 해고통지를 받은 이후 일하다가 알게 된 영국인 기자와 프랑스에 정착해 아이 셋 키우며, 겪고 찾아가 듣고, 보고 한 것들의 기록이다.  저널리스트로 살아가면서 이 책이 세 번째인가 네 번째라고 한다. 살고 있는 프랑스에서의 지인들의 아이키우는 이야기, 미국에 있는 지인들의 육아이야기를 절묘하게 비교 대조하는 글쓰기 스타일과 미국이든 프랑스든 국적 불문하고 어떤 문화나 양육의 토대가 되었든 간에 보고들은 내용을 통해서 편견없이 좋은 점을 가려 추출하는 글쓰기 스타일이라서 읽는 재미가 배가하지 않았나 싶다. 또한 전직 기자여서 그랬는지, 보고 듣고 한 것을 넘어서 과학적인 데이터의 결과를 신봉하는 스타일이라, 포브론슨과 에슐리 메리먼 공저의 <양육 쇼크>에 대한 인용을 자주한다. 함께 읽으면 참 좋았겠다 싶은데, 완독이 끝나기도 전인 반년 전에 중고샵에 팔았다. 그 책 또한 목차가 내용의 절반을 이야기해 주는 책이었던 것이다.

  

그 책에도 나오지만 칭찬을 많이 받은 학생이 대학에 가면 ‘모험을 꺼리고 자율의 의식이 부족해진다’는 연구 결과를 알려 준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점수를 받느니 차라리 수강을 취소하고, 전공을 선택하는 것도 어려워한다. 성공하지 못할까봐 뭔가에 헌신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나 또한 아이가 아이 스스로의 삶을 살았으면 한다. 지나친 칭찬으로 아이의 동기를 왜곡거나, 본질적인 즐거움을 보지 못하고 칭찬에 목말라 하는 아이가 되게 하지 말아야겠다고. 그래서 칭찬을 좀 아낄까 한다. (사실 이 부분에서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큰아이에 얽힌 일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우리애가 남이 뭐라 하건 자기가 좋아야 행동하는 다소 쿨한 데가 있는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림일기를 그릴 때 바탕색을 꼼꼼히 칠해야 선생님이 A+을 준다며 갖은 애를 쓰며 하얀 바탕을 메우고 있었다. 교실에서 공작하는 시간 이야기를 쓴 거였는데, 책상도 갈색이고, 마루바닥도 갈색이니, 딱 책상과 인물들만 색칠했을 때가 더 나았던 거다 ㅠㅠ) )

 

학교에 보내고 보니, 비로소 드는 생각은 아이가 앞으로 겪을 거절과 배제됨과 그로 인해 겪게 될 실망 기타 등에서 아이를 보호해 줄 수 없을 날이 많아질 것이고, 이에 대한 스스로의 단련이 필요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아이가 잘하든 못하든 아이가 스스로 해냈다고 기뻐할 때, 함께 기뻐하고, 마음 저편으로부터 항상 지지하겠지만 말이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의 야심을 위한 창고가 아니며, 부모가 완수해야 할 프로젝트도 아닌 것이다. "

 

이 말은, 아이에게 딱 붙어서 숙제를 봐준다고, 다그치고 묻고 시원찮은 대답에 간간이 뒷목잡는 나를, 밤참으로 우동을 끓이느라 주방에 서성이며 지켜보던 남편이 한 말이기도 하다. 저기에다가 남편은 더 심한 말을 덧붙였다. "그런 식으로 하면,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취향과 즐거움, 삶의 경험을 지닌 개별적이고 유능한 존재다. 엄마에게는 말해 주지 않는 비밀도 갖고 있을터다.  나는 하루에도 수십번을 마음을 내려 놓는다. 지금 여덟살, 다섯살 이 아이들을 20년 후면 떠날 손님처럼 대하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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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3-07-03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아이들 교육에 대한 글 언제나 좋아요~~~~.^^

icaru 2013-07-03 14:48   좋아요 0 | URL
이모든걸 먼저 겪으신 님이라서 공감을 잘 해주신거겠다는요~~~ㅋㅋ

blanca 2013-07-03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공감가요. 특히 학교에 대한 이야기. 좌절과 때로는 자기한테 호감적이지 않은 상황 등을 통해 단련되는 장으로서 유치원과 사실 격차가 아주 큰 것 같아요. 저도 아이가 지금 일곱 살이라 훈육 고민중입니다. 이 책 읽었을 때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저도 사실 어릴 때에는 버릇없는 행동을 많이 했는데 커서는 문제 없더라고요 ㅋㅋ 장기적으로야 다 건강하게 클 것을 아는데 무조건적으로 얌전한 아이로 키울 것인가, 그렇다고 다 놓고 자유롭게 해 줄 것인가, 항상 딜레마입니다.

icaru 2013-07-03 14:49   좋아요 0 | URL
저는 블랑카 님에 감사하는 마음 갖고 있어요. 페이퍼 통해서 이 책을 소개 받았으니까 ^^;;
보통 책을 읽다보면, 절반까지 읽고나면 저끝 내용이 투시되어 살짜 김이 새가는 책들이 많았는데,, 이 책을 뒤로 갈수록 궁금해지고, 내용도 좋았고 했어요!!

프랑스의 고자질하지 않는 문화도 기억이 나네요. 울 아이들도 가끔 얼굴에 할퀸 자국이 있거나 상처가 나서 올 때가 있는데, 누가 왜 그랬는지 물으면 입에 자물쇠를 달아요. 그게 다 사회적으로 성장하는 와중에 엄마아빠의 개입없이 사건을 해결하려던 의지였던 거였나 싶고,,, ㅎ 울 아이들 앞으로도 얼마나 비밀이 많아지려나
 
엄마 수업 - 법륜 스님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지혜롭게 키우는 법
법륜 지음, 이순형 그림 / 휴(休)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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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생각할 때, 스님들이 더 수행을 해야 하고, 속세에 사는 사람들은 안 해도 될 것같지만, 오히려 더 속세 사람들이 수행을 해야 한다고. 스님은 가까운 사람과 민감하게 부딪칠 일 없고, 또 가족이 없기 때문에 피해를 주고 받지 않기 때문이란다. 애면글면 자식을 키워 볼 일이 없었을 스님 말씀을 경청하게 되는 것은 어인 연유일까? 이 분의 책만 잡았다 하면, 빨려 드는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물론 이 분이 말씀하시는대로 다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사실 그럴수도 없는 노릇이다. 열일 제쳐두고, 무조건 3년은 엄마가 아이를 집에서 키워야 한다거나 하는 말들은 그 말이 전하고자 하는 취지는 오롯이 느껴지나 현실적으로 지키기 힘든 가정들이 다반일 것이다.

 

그 마음 그 뉘앙스만은 100% 받아들이겠다는..

 

이 책은 참 이상하게도 내가 두 아이의 엄마로서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십대 이십대의 딸로서 내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내 마음의 잠잠한 수면 위를 가장한 저 아래 심해에는 풀리지 않은 실타래와 녹슨 잡동사니가 그득한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필요 이상 과장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런 나에게 스님이 들려 주는 말씀은...


 

“부모를 원망하면 결국 부모가 나쁜 사람이 되고, 부모가 나쁜 사람이면 나쁜 사람의 자식이라, 종자 자체가 좋을 수 없기 때문에 자기 비하가 되고 자긍심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반드시 부모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설사 낳아서 고아원에 갖다 버렸다 하더라도 “낳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내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무의식 속에서 자기 긍정성이 생깁니다.

부모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상처의 독기를 아이에게 뿜으면 아이는 잘 성장할 수가 없어요. 아이 하나 잘못 키우면 세상에 엄청난 해악을 끼칩니다. 어디 딴 데 가서 좋은 일 할 생각하지 말고, 엄마가 자식 하나만 잘 키워도 사회와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아 잘 키워야 하는거 맞다 맞아!!!

근데 어떻게~

다시 원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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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0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5-10 09: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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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3 13: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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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16 14: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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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
장병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어찌하여 지금에서 읽게 되었는지 그 시점이 아쉬울 만큼 잘 풀어써 준 육아 교육서이다. 2003년 1쇄를 발행하였다.

 

이승만 정부 시절 국무총리의 셋째 딸로 자라, 열아홉에 미국 유학을 가서 아이 셋을 둔 중국계 미국인 교수와 결혼. 학업을 병행하면서 삼남매를 훌륭하게 길러낸 에세이.


부모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는 것,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시켜야 한다는 것,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려 하지 말고,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다시 한번 새긴다.


형제 자매에 대한 조언도 값지다.

형제 혹은 자매는 부모가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을 서로에게 줄 수 있다. 세대 나름의 가치관을 공유하며 돈독함을 유지한다던지....


형제가 있다. 아버지는 두 아이에게 낚시를 가르치고, 셋이 함께 낚시를 다녔다. 두 아이중 낚시에 소질을 보이는 쪽은 동생이다. 시간이 흘러 형제는 각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 형은 학자로 성공했고, 동생은 기자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형에게 말한다.

“나는 항상 형이 부러웠어. 아버지는 형만 인정하거든.”

그 말을 들은 형이 동생에게 이야기한다.

“그렇지 않아 아버지는 너를 더 좋아하셨어. 네가 낚시를 더 잘하잖아.”

흐르는 강물처럼, 영화 내용이다.

낚시 잘하여 인정받는 동생의 모습을 보며, 그 콤플렉스를 이기기 위해 공부에 전념한 형, 그러나 아버지 뜻대로 성공하여 인정받는 형과 자신을 비교하는 동생.


지금도 기억나는 가문의 영광에 나왔던 (내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임형준이라는 배우가 토크쇼에 나와서 한 말이 있다. 형하고 자기 이렇게 형제를 둔 집이다. 어머니가 언제부터인가 항상 하시던 말씀은 “사주를 보면 내가 전생에 한 녀석에게만 효도를 본다더니.” 였다고.

형이 어머니를 섭섭하게 하실 때는 자신에게 그 말씀을 하시고, 자신이 잘못하는 게 있을 때는 형에게 말씀하셨다는데, 그 말이 웃기면서도 어딘지 뼈가 있었다.

생각해보니, 우리 어머니도 사남매에게 저 비슷한 말씀을 많이 하셨고.


형제는 가장 가까운 동반자임과 동시에 경쟁을 한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부모의 생각 없는 행동은 아이들 감정을 해치고 상처를 주는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하루하루 새긴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되자고. 아이들과 의미 있고, 교육적인 뭔가를 도모하자는 게 아니고, 아이들이 노는 옆에서 지켜봐 주고 머물러 주는 사람들으로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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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3-02-21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 사진 없었는데, 제가 이 리뷰 읽고 덧글 달려는데 애들이 그 때 뭐 해달라고 해서 못 달고 알라딘 나갔었거든요~ 첫째인가요?

icaru 2013-02-22 09:03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 해 주시려 하셨을까나..
둘째요~ 자세히 보면요~ 몸 실루엣이 둥글둥글하니 아기 느낌이 아직 남았죠?

기억의집 2013-02-22 10:21   좋아요 0 | URL
첨엔 둘째예요?라고 썼다가 다시 첫째로 바꿨어요. 둥글둥글하니 체격이 둘째 같기는 했어요. 흐흐 이쁘네요. 혼자 책 보는 게 무슨 그림책일까요?

icaru 2013-02-22 11:23   좋아요 0 | URL
교원에서 나온 월드픽처북인데,,, 중고로 들여서 두 애가 잘 봤어요 ^^
근데,,, 기억님 서재이미지 엄청 기발해요~ ㅋㅋㅋ 센스있어!

기억의집 2013-02-22 22:28   좋아요 0 | URL
친구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이미지~ 빌려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