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신

호카조노 마사야

-인류 멸망의 묵시록적 공포! 인류 진화는 곧 낡은 종의 멸망에서 시작된다!

어느날 홀연히 나타난 불사의 생명을 가진 개. 사람들은 그를 '견신'이라 불렀다. 서서히 밝혀지는 견신의 충격적인 정체, 그들이 세상에 나타난 까닭은 무엇이고 견신이 인류에게 보내는 메시지란 과연 무엇인가?

견신은 이와아키 히토시의 '기생수'와 여러모로 비슷한 철학을 보이고 있다. 우선 플롯이나 주제가 닮은 듯하고 그림체도 좀 비슷하다. 더구나 신체가 제 멋대로 갈라지며 촉수 같은 무기가 사람을 공격한다는 설정도 닮아있다. 하지만 기생수가 다른 종과의 공생에 관한 이야기라면 견신은 그것을 포괄하는 더 큰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필자가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정말 우연히 손이 간 어느 여름 날이었다. 무더위가 잊혀질 정도로 책은 흥미진진했고 충분히 공포스러웠다. 주인공 소년 후미키 앞에 나타난 커다란 개 한마리. 그 개는 귀에 23이라는 숫자가 있고 인간과 의사 소통을 할 줄 아는 특별한 개이다. 시인이 되고자 하는 꿈꾸는 소년 후미키와 23호는 서로의 마음을 읽으며 아주 특별한 우정을 쌓아간다.
'인간을 보라'라는 미스터리한 기억 하나만을 간직하고 있는 23호는 자신에게 어째서 특별한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모른다. 23호는 분노하면 끔찍할 정도의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한 능력으로 후미키를 위협하는 존재들로부터 지켜준다. 23호와의 만남 이후 괴이한 일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거대한 쥐의 공격이라든가 또 다른 돌연변이 개의 공격, 일본내 최고의 제약회사의 음모와 기리유라는 의문의 사나이, 배후에 가려진 무시무시한 공포의 움직임들!

견신은 인류 역사상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를 통해서 인류 멸망의 묵시록적인 공포를 그려내고 있다. 인간의 몸 속에서 사용하지 않는 세포 조직을 이용해 만들어낸 전혀 새로운 종. 100개의 개체 중 97개는 전원 사망하고 2개는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단 하나만이 완전체로 남은 이 실험은 인류의 새로운 진화와 동시에 낡은 종의 멸망을 가져오게 한다.

불사의 생명을 가진 새로운 종을 위해 과연 낡은 종, 인간은 사라져야만 하는가! 구시대의 종인 인간은 멸종해버려도 무방한 종인가?

이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23호는 '인간을 본다'

이 작품은 사이언스 호러 스릴러의 모양을 띠고 있지만 인간과 자연에 관한 근원적인 철학을 논하고 있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문명의 발전은 곧 부머랭처럼 돌아와 인류의 목줄을 움켜쥐며 생명을 위협함을 자각할 수 있다. 대자연에 붙어사는 인간은 어느 순간부터 지구의 암적인 존재가 되어버려 환경을 오염시켜 나간다. 이대로 라면 자연은 엉망으로 파괴되고 만다. 때문에 자연은 심판이라는 자정작용을 시작한다. 수십억년의 세월동안 늘 그래왔듯 대자연은 다시한번 새로운 종을 위해 낡은 종을 청소한다. 이번에는 인간이 멸종될 차례다!
인간 스스로가 판 파멸에 과연 구원이란 있을 수 있을까?

바로 여기에 인류와 오래동안 함께 고락을 같이 해온 가장 친근한 동물, 개가 등장한다. 개는 중간에 존재하고 있다. 그들은 자연과 인간을 동시에 친화적으로 흡수한다. 자연을 파괴하지도 인간을 파괴하지도 않는 존재!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 인류를 벌할수도 구원할 수도 있는 중간의 존재!

그래서 23호는 후미키에게 나타난 것이다. 과연 23호의 선택은 무엇일까?

전 14권의 책은 읽어 나감에 따라서 점점 더 가속도를 붙이며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커다란 개와 작은 소년의 만남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는 인류 멸망이라는 거대한 시나리오로 발전한다. 도저히 다음 이야기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뛰어난 스토리텔링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와 휴머니티로 승화되 예술적인 대 서사시로 거듭난다. 치밀한 복선과 심장을 조이게하는 공포와 스릴은 읽는 재미를 충분히 만족시켜준다.

끝으로 두 가지만 덧붙인다면 우선 견신은 혀를 내두를 만큼 잔혹한 장면들로 넘쳐난다. 동물들의 신체에서 뻗어나온 촉수들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칼날처럼 사람들을 가볍게 썰고 토막내 버리는 장면은 기본이다. 특히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몸과 내장이 분리되고 파괴되는 장면은 전율 그 자체! 또 각종 돌연변이들의 등장과 벽과 바닥에서 쏟아 오르는 정체불명의 눈동자들은 머리 속에 벌레가 들어간 듯한 소름끼치는 느낌을 전달시킨다. 특히 라스트의 아비규환은 충격적이라는 말을 뛰어넘는다!

또 한가지는 개와 인간의 우정이라는 부분이 굉장히 가슴을 울리며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특히 개를 좋아하는 필자로선 큼직한 개 23호에 굉장한 매력과 카리스마를 느꼈고 검은 개 제로, 어린 23호 등 무수히 등장하는 개들과 기타 동물 캐릭들에 깊은 애정을 느꼈다. 물론 처참하게 변해버린 돌연변이 동물들의 등장이나 동물들끼리의 혈투 등은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며(일부 애견가들을 눈쌀을 찌푸릴지도?) 연민을 느끼기도 한다. 아무튼 개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반길만한 작품일 것이다. 개에게서 특별한 우정을 느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말이다.(필자는 있다~) 후미키와 23호의 심금을 울리는 우정이 기막힌 라스트와 함께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인류 멸망의 묵시록적 공포~ 과연 그 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은가~?!
당장 책을 펼쳐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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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팝은 웃지 않는다

카도노 코우헤이

새로운 감각의 퓨전 호러. 기분 나쁜 거품 부기팝!

일본 제4회 전격게임소설대상 대상수상작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 게임 등 전방위 미디어로 퍼져나가고 있는 인기작. 이 작품은 시간축이나 시점을 바꿔, 하나의 사건을 쫓아가는 구성으로 이뤄져 있는 것이 특징으로, 오가타 코우지의 독특한 작풍이 매력적인 일러스트는 소설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 필자가 비교적 최근에 읽은 소설. 소문은 많이 들었지만 막상 손이 안 갔던 책이었는데, 기대 이상의 만족을 주었다. 전격 게임 소설 대상은 일본에서 꽤 알아주는 장르소설 공모전 중 하나다. 카도노 코우헤이는 이 작품으로 일약 베스트 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고 부기팝은 일본 문화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부기팝은 현재까지 총 11개의 타이틀이 나왔고 영화, TV애니메이션, 극장용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등으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왜 이 작품이 대단한 지는 그 뛰어난 구성법과 독특한 문체에 있다. 세계가 위기에 처해 있을때 자동으로 각성하는 부기팝을 통해 작가는 인류가 범하는 여러 종류의 죄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날카로운 듯 하면서도 어딘지 애수가 흐르는 작가의 문체는 독자들의 가슴을 쥐고 흔들기에 충분했다. 부기팝 시리즈의 1편에 해당하는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는 하나의 사건을 다섯 명의 시점으로 나뉘어서 그리고 있다. 신요우 고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여학생 연쇄 실종사건의 배후에 숨겨진 식인귀 '만티코어'와 오리지널 '에코즈' 사신 '부기팝'등의 엄청난 진실들이 절묘하게 얽히있다.

등장 인물 다섯 명은 모두 자신들이 본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때문에 하나의 사건이 다섯 조각으로 나뉘어져 각각 다섯 명에게 조금씩 보여진 것이다. 그것들은 마지막 조각이 완성되면서 비로소 완전한 전모를 알 수 있게금 한다. 이러한 구성 방식이 상당히 흡입력있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비슷한 구성을 지닌 작품이 과거에도 있었다. 빌 밸린저의 '사라진 시간'이나 '이와 손톱'등의 작품에서도 하나의 사건을 시간의 차이를 두고 다르게 진행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부기팝'이 뛰어난 이유는 독특한 진행 방식 때문만은 아니다.

다섯 명의 주인공들은 모두 고등학생들이다. 그리고 흔히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하면서도 개성있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서로 친구이기도 하고 전혀 모르는 사이이기도 하며 웃고 이야기하고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진실로 알 수는 없다. 드러나보이는 것은 일부분일 뿐이니까.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고통을 안고 있는지는 모두 다 알 수 없다. 절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에게도, 그저 자신의 인생에 의미없이 스쳐지나간 인물에게도 모두 그들만의 세계와 그들만의 이야기는 각각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부기팝은 이러한 인물들의 뒤얽히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 때 그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는 그 아이의 시각이 되어야만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의 사건 속에 많은 인물들이 조금 혹은 많이 개입되어 있지만 모든 진실을 아는 사람은 없고 사건이 지나가 버리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 버린다.

만티코어라는 살인귀가 학교에 몰래 숨어들어 학생들을 위협하고 부기팝이 나타나지만 아이들에겐 제 각각 자신들의 삶과 이야기가 존재한다. 때문에 이 이야기는 호러 판타지의 분위기를 보이면서도 어찌보면 학원물의 분위기도 풍기고 있다.

전체적으로 책을 읽고 난 느낌은 이거다, 라고 딱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묘했다. 신비스럽기도, 무섭기도, 슬프기도, 감동적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부기팝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조용한 카리스마가 인상적이었다. (물론 무수히 많은 캐릭터들 하나하나가 모두 생동감 넘치고 공감이 간다)

흥미진진하면서도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움이 곳곳에 배어 있는 작가의 뛰어난 필력은 그가 얼마나 대단한 이야기 꾼 인지를 알 수 있게 했다. 더구나 2,3개월 간격으로 꾸준히 새로운 시리즈들을 써 낸 작가의 역량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끝으로 두 가지 만 덧붙이면 이 작품은 상당히 모호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우선 굉장히 많은 캐릭터에 헛갈리기 쉽상이고 다섯 가지 이야기가 시간 상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제 멋대로 돌아가기 때문에 마지막 이야기를 읽기 전까지는 사건의 내막을 알 수 없다. 비슷한 예를 들면 '몬스터'나 '20세기 소년들'과 유사한 형식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이런 형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좀 난해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또 한 가지는 순전히 필자의 생각이지만 제시카 알바가 등장하는 인기 드라마 '다크엔젤'과도 유사점이 상당하다. 만티코어라는 용어부터 시작해서 특별한 능력을 지닌 초인, 그것을 양성, 조종하는 배후의 시설,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메시아적 캐릭터 등... 무엇보다도 다양한 캐릭터들을 풀었다가 쥐었다가 하는 이야기의 흐름이 비슷해 보였다. 제임스 카메론이 '부기팝'을 보았을지는 의문~!

현재 필자는 부기팝 2편인 '이미지네이터'까지만 읽은지라 부기팝 전체 시리즈에 대한 비평은 차후로 미루겠다~~ 참고로 2편 '이미지네이터'도 너무 좋았다. 읽을수록 문장력이 굉장한 작가라는 사실에 거듭 탄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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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 킬러의 고백

루이스 세풀베다

-독자를 끊임없이 긴장시키는 영화같은 빠른 전개!

한치의 실수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 국제적 킬러. 아름다운 애인을 기다리다 또 다른 작업을 하나 의뢰받는다. 그는 표적을 쫓아 마드리드에서 터키, 멕시코까지 찾아간다. 표적과 뜻하지 않은 대면을 하면서 일은 잘못되기 시작하고 전문 킬러의 생활도 그 끝을 예감하게 된다. 마지막 작업을 깨끗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표적의 집을 찾아간 그는 그곳에서 뜻밖의 상황과 조우한다.

->영화 '레옹'을 연상케하는 완벽하고 깔끔한 스타일의 프로 킬러가 사소한 감상에 빠지며 치밀한 세계에서 서서히 붕괴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칠레가 낳은 세계적인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대표작이다. 그는 학생운동에 참여했다가 80년 독일로 이주해서 89년 '연애소설 읽는 노인'이라는 데뷔작을 발표한다. 이 작품은 여러 문학상을 휩쓸며 그를일약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그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아마존의 정글이라는 대자연이 가져다 주는 압도적인 매력과 함께 멋지게 풀어낸다. 그후 그는 자연과 삶을 파괴하는 인간들에 대한 고발적인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써 나간다.

'감상적 킬러의 고백'은 그 동안 그가 다루었던 주제들과는 약간 다른다. 한편의 헐리웃 범죄 영화를 보는 듯한 빠른 스토리 전개와 활극, 그리고 주인공의 내뱉는 듯한 심리 묘사가 압권이다. 중편 분량 밖에 되지 않지만 너무나 많은 에피소드들이 담겨있을 정도로 스피디한 진행과 서사 위주의 과감한 이야기 진행을 보인다. 때문에 무척 스케일 크고 속도감 넘치는 영화 한 편을 감상한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세풀베다가 구사하는 문체 하나 하나는 그가 정말로 언어와 문학에 있어서 타고난 천재성을 지녔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단어의 구사와 멋진 표현력들은 문장과 언어들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듯한 작가의 대단한 역량을 엿볼수 있다. 장르와 순수 문학의 색채를 동시에 아우르며 놀라우리 만치 자유롭게 문학의 한계를 넘나드는 작가의 필력에 필자는 정말 혀를 내둘렀다. 한편의 스피디한 영화 같기도, 심금을 울리는 시 같기도, 인간과 사회의 내면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풍자 같기도 한 이 마술같은 작품은 누구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세풀베다만의 신이 부여한 능력일 것이다.

함께 수록된 '악어'라는 작품은 추리 기법으로 쓰여진 자연과 인간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 역시 빼어난 문학성과 재미를 갖춘 작품이다.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많이 팔린 작품은 과연 뭐가 틀려도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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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적 킬러의 고백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한치의 실수나 흔적을 남기지 않는 국제적 킬러. 아름다운 애인을 기다리다 또 다른 작업을 하나 의뢰받는다. 그는 표적을 쫓아 마드리드에서 터키, 멕시코까지 찾아간다. 표적과 뜻하지 않은 대면을 하면서 일은 잘못되기 시작하고 전문 킬러의 생활도 그 끝을 예감하게 된다. 마지막 작업을 깨끗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표적의 집을 찾아간 그는 그곳에서 뜻밖의 상황과 조우한다.

영화 '레옹'을 연상케하는 완벽하고 깔끔한 스타일의 프로 킬러가 사소한 감상에 빠지며 치밀한 세계에서 서서히 붕괴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칠레가 낳은 세계적인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대표작이다. 그는 학생운동에 참여했다가 80년 독일로 이주해서 89년 '연애소설 읽는 노인'이라는 데뷔작을 발표한다. 이 작품은 여러 문학상을 휩쓸며 그를일약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그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아마존의 정글이라는 대자연이 가져다 주는 압도적인 매력과 함께 멋지게 풀어낸다. 그후 그는 자연과 삶을 파괴하는 인간들에 대한 고발적인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써 나간다.

'감상적 킬러의 고백'은 그 동안 그가 다루었던 주제들과는 약간 다른다. 한편의 헐리웃 범죄 영화를 보는 듯한 빠른 스토리 전개와 활극, 그리고 주인공의 내뱉는 듯한 심리 묘사가 압권이다. 중편 분량 밖에 되지 않지만 너무나 많은 에피소드들이 담겨있을 정도로 스피디한 진행과 서사 위주의 과감한 이야기 진행을 보인다. 때문에 무척 스케일 크고 속도감 넘치는 영화 한 편을 감상한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세풀베다가 구사하는 문체 하나 하나는 그가 정말로 언어와 문학에 있어서 타고난 천재성을 지녔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단어의 구사와 멋진 표현력들은 문장과 언어들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듯한 작가의 대단한 역량을 엿볼수 있다. 장르와 순수 문학의 색채를 동시에 아우르며 놀라우리 만치 자유롭게 문학의 한계를 넘나드는 작가의 필력에 필자는 정말 혀를 내둘렀다. 한편의 스피디한 영화 같기도, 심금을 울리는 시 같기도, 인간과 사회의 내면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풍자 같기도 한 이 마술같은 작품은 누구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세풀베다만의 신이 부여한 능력일 것이다.

함께 수록된 '악어'라는 작품은 추리 기법으로 쓰여진 자연과 인간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 역시 빼어난 문학성과 재미를 갖춘 작품이다.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많이 팔린 작품은 과연 뭐가 틀려도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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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내를 가진 남자

패트릭 퀜틴

-미국 추리소설의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한 서스펜스의 꽃!

기구한 운명! 이혼한 전처와 우연히 조우하는 주인공은 그녀의 초췌한 모습에 깊은 동정심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이 불행의 씨앗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살인이 발생하고 그 시각 주인공과 전처는 같이 있었다. 서로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있었지만 이 은밀한 만남을 외부에 알릴 수는 없었다. 주인공은 범인을 찾아서 홀로 고독한 추적을 벌이고 목을 조여오는 긴장감에 숨쉴 틈 조차 없다.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재미를 선사하는 패트릭 퀜틴의 걸작 <두 아내를 가진 사나이> 영미는 물론 전 세계 평단으로부터 추리소설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극찬을 받은 작품. 개인적으로는 윌리엄 아이리시 이후 제대로 된 서스펜스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었다. 아이리시의 작품들 처럼 정말 흡입력이 강한 작품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레이몬드 챈들러, 아이라 레빈 등과 함께 하드보일드 서스펜스의 개척자로 불리우는 패트릭 퀜틴의 천제적인 구성이 단연 돋보인다. 예측 불가능한 전개, 놀라운 구성, 치밀한 복선, 충격적인 반전 등, 읽기 시작하면 손에 땀을 쥐며 단숨에 읽어버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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