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상 어때요?

 

 

 

 

 

 

책상, 의자, 조명까지

모두 한 사람 작품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카림 라시드 전시회 다녀왔습니다.

 

 

 

카림 라시드가 누구? 하시는 분이라도 위 사진 가운데 있는 저 물병 혹시 눈에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파X 바게X 에서 파는 생수 용기인데 카림 라시드 작품 중 하나랍니다.

 

 

 

 

 

카림 라시드 디자인의 특징은 한마디로 올록볼록, 유선형의 곡선 디자인.

이것을 블롭젝트 (물방울 모양의 물체)  디자인이라고 한답니다. 애플사의 컴퓨터 일체, 폭스바겐사의 자동차 비틀 등이 그 예라고 하겠지요.

 

 

 

 

의자를 보니 언젠가 대림미술관에서 본 필립 스탁의 의자가 떠올랐습니다.

 

 

 

 

 

 

 

이집트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1960년 9월 18일, 이집트 출생이지만 태어나기만 했지 아주 어릴 때부터 이나라 저나라 옮겨 다니며 살았기 때문에 이집트에 대한 추억이 별로 없다네요. 현재는 뉴욕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건축에 관심이 있었지만 차선으로 선택한 산업디자인이 더 적성에 맞아서 디자인의 길로 들어섰대요.

 

 

 

 

 

 

 

 

 

 

 

 

일상 생활 관련 작품들이 많다보니 가지고 싶은 것도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위의 휴지통은 Garbo Trash can 이라는 이름으로 카림의 대표작품 중 하나랍니다. 현재 뉴욕  MoMA에 영구소장품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저 핑크색 예쁘지 않나요?

실제로 카림이 핑크 덕후였다네요. 그중 비비드 핑크를 제일 좋아해서 이번 전시로 한국을 방문할때 핑크 양복을 입었다고 해요.

 

 

 

 

 

 

Global love라는 이 대형 작품은 이번 한국 전시를 위해 기념상징조형물로 제작된 것인데 카림이 디자인하고 한국의 아나테름 스튜디오에서 제작했답니다. 전시가 끝나도 한국에 둘거래요.

 

 

 

 

 

 

 

저런 기호를 이용한 디자인이 많습니다.

 

 

 

 

 

올록볼록 ^^

 

 

 

 

 

 

 

 

 

 

 

 

이거 꼭 생화학 책에 나오는 단백질 4차구조 같다고 생각하고 작품 제목을 보니 Genetik.

흐흠, 그렇게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는군요.

 

 

 

 

 

 

 

그 옆에 있는 작품 제목은 Vacuole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세포 소기관중 액포를 Vacuole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이건 실제 Vacuole 형태와 별로 안비슷하네요.

 

 

 

가장 좋은 디자인은 대중이 많이 소비하는 디자인이며 누구나 즐길수 있어야 한다는 카림 라시드.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에 관여했고 그래서 상도 많이 받았답니다.

6월 30일에 시작했고 10월 7일까지 전시한다니 한번 들러보세요. 재미있습니다 ^^

 

 

 

 

 

 

저는 요 사인도 맘에 듭니다. 역시 핑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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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7-07-14 0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지통,커피포트기,냄비 저도 갖고 싶네요^^
요즘 저도 핑크에 꽂혔는데~손잡이를 핑크로 해놓으니 너무 이쁩니다^^
전시가 꽤나 흥미롭고 좋네요?
덕분에 구경 잘했습니다.
전 멀어 못가봐 나인님 아녔음 모를뻔 했었던 작가와 전시작품이었어요^^

hnine 2017-07-14 07:40   좋아요 1 | URL
올리지 않은 사진도 많아요. 저도 처음 들어본 디자이너인데 가서 보니 워낙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의외로 눈에 익숙한 작품들이 있더라고요. 주방기구, 하이힐, 청소용품, 향수병, 의자, 조명, 옷, 등등...분야를 따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더군요. 그냥 구경만 하는 디자인은 싫대요. 사람들이 직접 사용하고 느끼고 친해지는 것들을 디자인하고 싶답니다. 그러니 보면 탐나는 것들이 많을 수 밖에요 ^^ 아마 저도 가까운데 살아서 들고 올수만 있었다면 뭔가 하나 사서 들고 왔을지도 모르지요.
재미있는 전시였어요.

세실 2017-07-15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빵집에서 보고 참 예쁘다 했는데 유명한 디자이너 작품이군요. 베리 굿입니다.
부드러움.....뾰족한 마음일때 위로가 되겠어요^^

hnine 2017-07-15 13:33   좋아요 1 | URL
저런 전시 보러 혼자 버스에 오르는 날은 제가 마음이 신나거나 즐거울 때 보다는 마음이 푹 젖어있거나 말씀하신 것처럼 뾰족해져 있을 때거든요. 두어 시간 전시 둘러보면서서 부드러워지고 뽀송해져서 돌아왔답니다.
저 물병 보셨지요? 한번 쓰고 버리기 아까웠던 물병이었어요.
 
산책자 - 로베르트 발저 작품집
로베르트 발저 지음, 배수아 옮김 / 한겨레출판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 누구도 생각하려고 애쓰지 않는 것을 나는 하루 종일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나 감미로운 생각이었는지. 아주 드물게 슬픔이 나를 방문했다. 때때로 보이지 않는 무모한 무용수처럼 내 방으로 불쑥 뛰어드는 바람에 웃음이 터진 적도 있었다. 나는 아무도 아프게 하지 않았고,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 역시 아무도 없었다. 나는 참으로 멋지게 그리고 보기 좋게 옆으로 비껴나 있었다. (8)

8쪽의 이 대목부터 였다. 버스 속에서 읽고 있었는데 연필도 아니고 가지고 있던 볼펜으로 밑줄을 주욱 긋기 시작한 것이.

다 읽고 나서도 역시 마음에 제일 남겨두고 싶은 부분, 역시 여기다. 이 책의 내용을, 그리고 로베르트 발저라는 사람을 제일 처음 느끼게 해준 이 문장을 되풀이해서 읽어본다. 입으로. 소리내어.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듣게 된 EBS 책 소개 프로그램이었는데 마침 진행자와 이다혜 기자가 이 책을 소개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 다혜 기자 말이, 누군가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책이라고 했는데 오히려 그 말이 이 책 아주 재미있다는 말보다 더 흥미로와 계속 듣다가 어찌어찌 해서 청취자 몇사람에게 이 책을 보내준다는데 걸리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이라는 말을 듣고 읽기 시작했음에도 나는 읽자 마자 책 속으로 빠져들고 만걸. 뭐든 억지로 좋아하려고 할 필요 없는 것이다. 노력 없이도 좋아지는 것들이 이 세상엔 분명히 존재하므로. 책도 그렇다.

 

로베르트 발저. 1878년 스위스 태생. 금수저는 아니었고 굳이 비유하자면 흙수저.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중학교를 중단했어야 했고, 나중에도 그럴 듯한 배경이 될만한 학교를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다. 한때 배우가 되고 싶어 했으나 그러지도 못했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글쓰는 일을 생계 수단으로 삼게 되는데 독일과 스위스에서 어느 정도 명성을 얻긴 했지만 문학인들의 사회에 끼지 못하고 점차 사람들로부터 멀어졌다. 어머니는 우울증 환자였고, 형제중 한명은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했으며 다른 한 형제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 역시 정신병원에 입원, 자살 시도, 마지막 날까지도 집없이 떠돌다가 자신은 조롱만 당하고 성공하지 못한 작가라고 알고 세상을 떠났다.

 

삶이 내 어깨를 붙잡았고, 비범한 시선으로 내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세상은 여전히 살아 있었으며 여전히 가장 아름다운 순간처럼 아름다웠다. 조용히 나는 그곳을 떠나 거리로 나섰다. (17)

<빌케 부인>이라는 글의 마지막 부분이다. 하숙하던 집의 늙은 여주인 빌케 부인이 죽었고, 며칠 지난 후 그녀가 쓰던 방을 들어가본 그는 허무함과 덧없음때문에 꼼짝없이 서서 한참을 마비된 듯 서있어야 했다. 허무함과 덧없음을 느끼게 하지만 거기서 끝나게 하지 않고 그래도 내 어깨를 붙잡아주는 삶. 비범한 시선으로 내 눈동자를, 다른 곳도 아니고 눈동자를 들여다보는 삶에 대한 우리의 응답은, 그래도 여전히 살아있는 세상을 향해 다시 나아가는 것이 아닌가.

 

수십편의 짧은 글 모음집이라지만 어떤 글은 정말 짧고 어떤 글은 꽤 길다. 어떤 글은 짧은 소설 같고 어떤 글은 일기 같다. 어떤 글에서는 동물이 의인화되기도 하고 어떤 글은 그림이 주인공이 되어 말을 하기도 한다. 가령 <세잔에 대한 생각>이라는 글에서는 그는 이렇게 그만의 그림 보는 방식, 태도를 보여 준다.

그가 과일들의 처지를 가엾게 여겼을 것이 분명하고, 그런 다음에는 문득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에 빠져 들었을 것이며, 하지만 무엇 때문에 그런 감정이 드는지 그 이유는 오랫동안 전혀 알지 못했을 거라는 뜻이다. (244)

그가 마법을 써서 종이 위로 옮겨놓은 꽃들은 식물 특유의 흐느적거림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여전히 이파리를 떨었고, 방종한 몸짓으로 미소를 머금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식물의 살덩어리, 특별한 천성에 깃든 불가해한 비밀의 정신을 표현하는 일이었다. (248)

 

식물의 살덩어리, 불가해한 비밀의 정신이라니.

그는 세잔이라는 화가의 그림을 보기 시작하다가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의 마음 속에 들어가 그림을 그린 화가의 마음을 읽어보았고, 나아가 그림 자체와 그림을 보는 자신을 일치시켜 교감하였다. 그는 모든 지나간 것, 옆에 없는 존재에 마음이 끌리는 사람이었다. 그것들과 교감해보고 그것들이 하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마음이 아니었다면, 어느 미술 평론가라 한들 저런 글을 쓸 수 있을까?

 

길이로 보면 이 책에서 가장 긴 글에 해당하는 <산책>에서 묘사되는 산책이란,  보통 생각하는 것 처럼 그저 여유롭게 길을 따라 걷는 행위가 아니다.

산책자는 사물을 오직 바라보고 응시하는 행위 속에서 자신을 잊을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과 자신의 비탄, 자신의 용기와 결핍, 자신의 모든 궁핍을, 산책자는 마치 용감하고 투철하고 헌신적이며 모든 자질이 입증된 군인이 전쟁터에서 그러듯이, 전부 무시하고 개의치 않고 잊어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성실하고 헌신적으로 자신을 지우고 대상에 몰입하여 자신을 잃는 행위, 모든 사물과 현상에 품는 열렬한 애정은 마치 의무를 완벽하게 의식하고 수행하는 일이 내면의 큰 기쁨이자 충만함인 것처럼 그렇게 큰 행복감을 산책자에게 안겨줍니다. 그저 그런 산책자 이상의 존재로 상승시킵니다. (342)

산책이란, 자신이 무책임한 그저 그런 산책자가 아니라는 확신을 주는 행위이며, 머릿속으로는 치열하게 생각하고 관찰하면서 다양한 사물들에게 말을 건네는 행위.

우리가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 우리를 이해하고 사랑한다. (349)

 

로베르트 발저. 그에게 산책은 곧 삶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현실로 구체화된 것이었다. 그의 생의 마지막도 눈내린 산책길에서였다니까.

 

이런 것은 한 번도 읽은 적이 없어.

나는 매혹되었다. 나는 펄쩍 뛰어오를만큼 매혹되었다.

이 책을 번역한 소설가이자 번역가 배수아의 말이다. 그녀의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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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7-07-13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매혹적인 글이에요.^^
로베르트 발저, 모르는데, 궁금하네요.

hnine 2017-07-13 07:25   좋아요 1 | URL
오타도 수정하지 않고 그냥 올려버렸는데 벌써 읽어주셨어요 ^^
매혹적인 책이랍니다.
산책은 누구와 같이 하기 보다 혼자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가, 누구와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산책을 택했을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저도 이 책으로 로베르트 발저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문장이 독특합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프레이야 2017-07-13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담아갑니다. 특히 세잔의 정물화를 보고 쓴 문장이 마음을 잡아끌어요. 세잔의 아뜰리에를 찾았던 햇살 가득한 날이 생각납니다. 정물로 재현되어있던 과일들도요.

2017-07-13 0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7-07-13 08:18   좋아요 0 | URL
정물은 사실 죽어있는 사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잖아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 처럼 거기서 다시 생명을 재현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이 책의 저자 같은 사람이요. 살아있는 것 뿐 아니라 죽어있는 것들에조차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을, 글을 읽으며 헤아려 볼 수 있는 것으로도 행복했어요.
세잔의 아뜰리에 직접 가보면 어떤 느낌일까요. 저는 상상의 즐거움을 누려봐야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구절을 함께 좋아해주셔서 좋고, 오자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
햇빛이 벌써 힘부리기 시작한 아침입니다 ^^

꿈을 향해서 2017-08-20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한 번쯤 읽어보고 싶네요 우연히 이 책이 내 눈에 또 들어온다면 부러 읽어봐야겠어요!

hnine 2017-08-20 22:45   좋아요 0 | URL
이 책이 꿈을 향해서 님 눈에 또 들어온다면, 우연이 아니라 인연이다 여기고 읽어 주시길~ ^^
 

 

 

 

 

 

 

 

 

 

 

 

 

 

 

 

 

 

 

 

저녁 설겆이까지, 하루 일과를 모두 마친 후 저녁 9시쯤. 나가서 아파트 주위를 한 바퀴 어기적 어기적 걷고 들어오면

그날밤 잠이 훨씬 푹 드는 느낌이다. 느낌인지 실제 그런지 모르겠지만 느낌만 그래도 좋다.

조명을 받으니 낮에 보는 것과 완전 다르게 보이던 담벼락의 나무와 꽃.

낮에는 분명 꽃이 저런 빨강 아니고 잎이 저런 초록 아니었는데.

 

 

 

 

 

 

 

 

 

 

 

카페와 식당 같은데 가면 그곳의 천장을 찍어보는 버릇이 생겼다.

아래 사진의 천장을 우물형 천장이라고 한다고. 나는 보자마자 바로 한칸씩 잘라먹는 초코렛이 떠올랐는데 ^^

그런데 왜 우물형 천장이라고 하지? 아마 한자의 우물 정자 처럼 생겨서 그런가보다.

 

 

 

 

 

 

당근 케잌을 참 좋아하는데,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주문했더니 비싸기도 비싸고, 덜 달았으면 좋겠고, 층층이 들어가있는 프로스팅 대신에 케잌으로만 되어 있으면 좋겠고.

그래서 그냥 만들어봤다. 프로스팅 생략했더니 만들기도 간단하고 버터 대신 포도씨유 넣고 만들었더니 폭신폭신 찜케잌 느낌도 나고.

원래 당근 케잌의 모양은 아니어도 나한테는 99% 만족스런 맛이었다. 이게 문제야. 나는 내가 만든 건 뭐든지 맛있다는거. (나만 맛있어 한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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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7-07-03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만든것보다 남이 만들어줄때 더 맛있지만, 내가 만들때 완전 맛있으면 물개 박수 나온답니다. ㅎㅎㅎㅎ
당근케잌 맛잇어 보여요~~

hnine 2017-07-03 20:2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입에 착 붙는 맛이라기보다 건강한 맛이라고 자무합니다.
원래는 층층이, 또 맨 윗면에 하얗게 프로스팅 들어가고 맨 위엔 견과류도 좀 뿌려주고, 더 멋 내자면 작은 당근 미니어처로 위에 장식도 하고 그래야 하지만 그런건 아마추어에겐 당치 않은 얘기지요 ㅋㅋ

Joule 2017-07-04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 님이 첫 번째 사진을 좋아합니다. ㅋ

내가 만든 건 뭐든지 맛있는 거 그거 좋은 거예요! 저는 정반대거든요. 전 제가 만든 거 대부분 맛없어요. 근데 또 나가서 먹어보면 다른 음식들도 거의 다 맛없더라고요. 거의 언제나 실망하게 되는 맛이랄까. 그래도 먹긴 잘 먹어서 살은 또 안 빠지네요. 헤헤헤 요즘 저는 기승전살입니다.

hnine 2017-07-04 13:27   좋아요 0 | URL
양을 조금씩 만들면 음식 맛 내기가 더 어렵더라고요. 저는 딱 한번 먹을 만큼 만들자 주의라거 그렇게 하니 국이고 김치고 반찬이고 별로 맛이 없는데 에라 모르겠다 하고 volume up 시켜 만들었더니 맛이 좀 나지뭡니까. 그렇다고 식구 적은데 매번 그럴 수도 없고 말이예요.
저는 기승전 까지 가지도 않아요. 기 다음에 바로 살. ㅋㅋ

stella.K 2017-07-04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멋집니다!!
이젠 천장도 접수하셨군요.ㅋ.
역시 사진을 찍으면 보는 게 남달라지는가 봅니다.^^

hnine 2017-07-04 20:57   좋아요 0 | URL
저 원래 천장 잘 쳐다보거든요 ^^
정말 사진 찍을 생각 하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유심히 보게 되고 방향을 바꿔가며 보게 되고 그렇더라고요. 그 재미인가봐요. 멋지다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꾸벅~
 
한국에서 심리학자로 살아 보니 - 대한민국 상처 치유 심리 에세이
이나미 지음 / 유노북스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나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의 말이나 글이라면 혹시 지나간 세대의 일침으로 여겨질 때도 있겠지만 이 저자는 나보다 연배이긴 하나 나이 차이가 그리 많이 나지는 않는다. 최근에 나온 책이기도 하고, 신문 컬럼 등에 기고했던 글인지는 모르겠으나 근래 우리 나라의 정치, 사회 현상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정리한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어서, 평상시 사람들과 이런 내용들로 충분한 의견 토론의 기회가 없이 혼자 생각만 해오던 나로서는 내 생각과 공통점, 차이점들을 발견해가며 읽어가는 맛이 있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 보는 눈도 깊어질 줄 알았는데 남들은 어떤지 몰라도 최소한 내 경우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예전에 그렇게 온 정신을 사로잡던 고민중 이제 더 유효하지 않은 것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그러면 뭐하나, 예전에 하지 않던 새로운 고민들이 나이와 함께 밀고 들어오는걸. 그중 대표적인 것이 노년의 삶의 가치를 어디다 두고 살아야 하나, 이것이다. 다람쥐가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은 어떻게 보람있게 살까 고민하더냐, 그냥 눈 떠지면 주어진 하루를 사는 것이다, 라는 어느 스님 말씀도 있었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다람쥐가 아니라 사피엔스이니 어쩌냐. 인생, 허무하지만은 않다는 쪽으로 마음을 몰아가려는 노력을 하다가도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 자체가 인생은 허무하다는 걸 증명하고 있지 않냐고 자문하는 하루, 한달, 일년. 그러다보니 이 책 중에서도 다음 구절이 눈에 쑥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노인들이 정신 치료를 받거나 상담을 받으려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젊은 의사들이 인생에 대해 뭘 알겠느냐는 생각으로 아예 치료를 거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나이가 들면 정신분석을 해 봐야 별 소용이 없다고 프로이트가 토로한 적도 있다. 그러나 분석심리학자인 칼 융은 오히려 중년을 넘겨야 참된 자기 개성을 찾아간다고 강조한다. 외부와의 관계, 또 외부에 보여 주는 이미지에 집중하는 젊은 시절과 달리, 자신 안으로 깊이 들어갈 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융 심리학적 용어를 쓰자면 작은 자아 (ego)를 버리고 완성된 큰 자아 (self)를 지향하기 위한 정신의 축 (Egp-self axis)을 다시 회복해 보는 것이다.

노인이 되어 모두가 직면하게 되는 노화와 죽음의 문제인간의 현세적인 상황을 뛰어넘는 우주의 영원성에 대해 묵상하게 만든다. (56,57쪽)

 

이건 부의 정도와도 상관없고, 학식의 정도와도 상관없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한번 쯤 주어지는 문제이고 죽을 때까지 지고 가는 문제가 아닐까. 이 문제는 인간의 영역이 아닌 영성의 영역에서 가치를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을 저자는 제시한다.

 

노년의 아름다움은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외모, 화려한 옷차림, 멋지게 꾸며 놓은 살림살이, 남들에게 과시할 만한 성취 같은 것을 훌쩍 뛰어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성의 영역에서 나와야 한다. (57쪽)

 

저자의 이 말을 특정 종교 여부를 뛰어 넘어 이해한다. 나는 인간의 이성으로 해결 안될 문제들을 붙잡고 있구나, 그래서 뒤늦게 종교에 귀의하는 사람들이 있는거구나 하는 생각.

남을 화나게 만드는 이들은 사실 자신에게 몹시 화가 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평소 내 생각과 같다. 남을 화나게 만드는 이들치고 행복하고 만족한 사람은 없다고. 본인이 혼자 불행하면 억울하니까 남까지 화나게 만들어 자신의 분노를 남에게 전가하려는 무의식적 소망에 휘둘리는 것이라고 했다. 내 경우엔 남을 화나게 만든다고 해도 내 속의 화가 조금도 해소 되지 않던데.

상처는 상처다. 마음의 상처는 구체적인 언어로 다시 변환돼야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고 그렇게 소중히 잘 다루어져 회복된 상처와 고통은 에너지라고 했다. 

인공지능의 영역은 점차 늘어나고 사람이 필요한 영역은 점차 줄어갈 미래가 눈에 보이고 있지만, 인공지능보다 사람에게 우월한 영역이 공감과 상상력이고, 사람의 성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한다. 지능을 뛰어넘는 것이 있다면 그건 창조적인 에너지가 있느냐 하는 것이라는 말은 사람에겐 아직도 정신이 중요하다는 말로 해석된다.

항상 행복하고 풍요롭게 이런저런 모임에 참석하고 아침저녁으로 연속극 꼬박꼬박 챙겨 보고 쇼핑하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쓰는 삶은 창조적이기 어렵다, 창조적이려면 외로워야 한다는 말에 공감, 아니 위로받았다고 해야하나? 그렇다고 늘 외로워야 한다는 말이 아닐 것이며, 고립된 생활을 한다고 모두 창조적이라는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에 익숙하지 않고서는 창조적인 생각을 하기 어려운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앉아서 사유하며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해서, 좀 더 구체적인 예로, 앉아서 책만 많이 읽는다고 해서 정신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노동은 영성의 지름길이다"라고 했다. 예전에 불가에서는 아무 의미없어 보이는 일 같지만 일정 시간 열심히 청소하는 것부터 하게 했고 간디, 테레사 수녀, 혜능조사, 성 프란치스코 같은 분들은 모두 몸을 아끼지 않는 근면성을 보여준 분들이라고 한다.

자신의 상처와 어두운 면을 외면하지 않고 직면하고 인정하여 잘 보살핌으로써 회복한 사람들이 있다. 자기 안의 어두운 면을 보고 그것을 받아들여야 작은 자아를 뛰어 넘어 큰 자기로 나아갈 수 있고, 아픔을 웃음으로 이끄는, 진정 창조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런 사람에게서 뻗어나오는 따뜻한 기운, 곧 에너지. 물질적으로 더 갖고 외형적으로 더 갖춰서 뿜어나오는 것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저자의 책을 꽤 읽어왔지만 저자 본인의 얘기는 간혹 할지언정 가족 얘기를 풀어놓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간간히 저자 가족 얘기도 하고 있었다. 남들이 걷는 길은 꽃길, 내가 걷는 길은 가시밭길, 이렇게 오해하고 사는 사람들을 생각해서일까? 내 경우엔 내가 걷는 길이 꽃길이 아닌 것을 물론이고 남들이 걷는 길도 꽃길이 아니긴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으니 더 중증인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도 말랑말랑한 뇌, 고무공 같은 사고 능력, 세포막같은 semi-fluidity를 잃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그가 그런 사람으로 사는 예시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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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7-07-03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티비에서 성신제씨 스토리를 보았습니다. 나이 70 에도 여전히 새로운걸찾아서 시도하고 열정이 넘치더군요. 잘 지내시죠 나인님.

hnine 2017-07-03 12:36   좋아요 0 | URL
그분 저랑 나이를 바꾸셔야겠네요 ㅋㅋ 저는 70될려면 멀었는데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는데 말예요.
저는 고만고만 지낸답니다. 거의 매일 집안에서 두문불출하고 지내니까 제 친구들이 저보고 너 그러다가 치매온다고 걱정하기도 해요.
프레이야님 어찌 지내시는지도 궁금해요.
 
[전자책]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 서툴면 서툰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지금 내 마음대로
서늘한여름밤 지음 / 예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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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란 말을 되도록 자제하려고 한다. 어느 날 문득 그말을 자주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리 좋은 경우에 쓰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의 다른 말 아닌가. 어차피 내 할 일 입니다, 어차피 내 가족 입니다, 어차피 내 나라 입니다, 어차피 내 몫입니다...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물론 저자가 어떤 의미로 붙인 제목인지는 안다. 끝까지 내가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해주어야 할 내 마음이라는 뜻일 것이다.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지내고 나면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을, 겪고 있는 동안 담담하기란 참 어렵다. 계획대로 가던 길을 수정해야 할땐 마치 일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일이 일어난 양, 잘못이라도 저지른 양 자책하고 분석하고 후회하면 안된다 스스로 억누르기도 한다. 하지만 계획을 수정해야할 일은 살아가다 보면 몇번이고 있을 것이고 그게 곧 사는 과정이라는 걸 나도 이제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심리학을 전공해서 전공분야에서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되리라 생각했다가 궤도 수정. 주위의 걱정. 그것보다 더 한 자기 반성 모드. 정체성 흔들림. 그러다가 그림 일기라는 것을 쓰게 되었고, 이 책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저자가 꼭 심리학을 전공했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자기 마음을 다독이고 일으켜 세우는 능력이 있는 사람 같다. 이렇게 생각해보고 저렇게 생각해보는 융통성, 저절로 생겨나는 자신감이라기 보다 만들어가고 다져가는 자신감. 투덜거리리고 걱정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만 그게 어느 선 넘어가지 않게 되돌리는 능력. 어차피 내 마음이라고 하기 보다 기특한 내 마음이라고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덧붙이고 싶은 말 첫째. 이 모든 능력이 지금의 남편, 즉 남자 친구를 만나고서 갑자기 일어난 일은 아니었기를 바란다. 남자 친구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공감은 갔으나 그가 해주는 듣기 좋은 말. 영향은 물론 받았겠지만 그것이 결정적인 정도는 아니었으면. 남자 친구 아니었어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기를.

둘째, 그림보다 글이 낫다. 심심하지 않아 좋긴 하지만 내용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고, 그림과 같이 있는 글씨는 너무 작아서 보기에도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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