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행복한 청소부
모니카 페트 지음, 김경연 옮김,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 풀빛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도 어느 책인가를 읽다가 내용 중에 인용된 것을 보고 찾아 읽게 된 책이다. 원래 어린이들을 위해 출판되었다가 어른들이 읽는 책 모양으로 엮어진 것이라고 한다. 아주 얇은 부피에 '행복한 청소부', '생각을 모으는 사람', '바다로 간 화가' 이렇게 짧은 세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작가의 아이디어가 특이하다고 할까. 자기일에 최선을 다할뿐인 거리에서 표지판을 닦는 청소부 아저씨가 음악을 알고 책을 알아가면서 그 앞에 열리는 새로운 세계, 하지만 자기의 본연의 청소부라는 직업을 벗어나지 않는다. '생각을 모으는 사람'은 더 아이디어가 재미있는데, 이 세상에 떠다니는 수 많은 종류의 생각을 수집하는게 일인 아저씨의 얘기로, 모은 생각들을 화단에 심고 가꾸면 나중에 그것들이 어떤 멜로디를 만들며 하늘로 작게 부서져 날아간다는 얘기이다. '바다로 간 화가'는 그림이 전부인 가난한 화가 얘기. 바다를 그리고 싶어 돈을 모으고, 바다를 그림에 담아온후 자기의 그림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얘기이다.

자기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 꿈을 잃지 않고 키워나가는데 행복이 있다는 것이 이 세 이야기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주제인것 같다.

이렇게 단순할 수 있다면... 행복은 복잡한데 있지 않다는 것 안다. 하지만, 복잡한 인간의 일상사, 번뇌와 욕망을 단순화시키는 것은 아무나 저절로 되는게 아니라는거지.

삽화로 그려진 안토니 보란스키의 그림이 아주 예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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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5-08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행복한 청소부가 되고 싶어요.
가난하되 가난하지 않고 비어 있되 충만하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행복한...

hnine 2006-05-08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주리반특'이야기가 생각났어요. 불교설화인데 중학교때 담임선생님 결근하신 날 교장선생님께서 들어오셔서 해주신 이야기가 이상하게 지금까지도 종종 생각난답니다.
 
상처 없는 영혼 - 공지영 산문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떤 의미에서 보면 정말 상처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이 책은 제목처럼 상처가 없는 영혼에 대해서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상처 없는 영혼은 없다면서 자신의 얘기를 하고 있다. 내가 읽은 책은 근래에 처음 나온 책은 아니고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1996년, 30대 초반일때 개인적인 어떤 아픈 일로부터 벗어나고자, 극복하고자 안간힘 쓰고 있을 고통의 시기로 짐작되는 그때 나온 책의 개정판이다. 책 앞장에는 작가의 필적으로  '마른 풀 딛고 일어서는 연한 싹들... 2006년 봄 공지영'이라고 쓰여 있었다.

홍콩으로 잠시 여행가서 남긴 기록, 또 일본에서의 기록, 어린 시절의 얘기, 이 나라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얘기, 작가의 간략하나마 소설에 대한 생각, 이렇게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작가는 어쨋든 자신을 아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어려운 상황 앞에서도 그 자신에 대한 사랑이 힘이 되어 극복해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너질 것 같은 상실감과 절망감에 대해 쓰고 있지만, 보기보다 강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글을 너무 쉽게 쓰는 티가 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다보니 작가도 이 사실에 대해 의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작가가 스스로 말하는 그 젊은 날의 아픔이나 고민의 흔적을 전혀 읽을 수 없는 그 딱 떨어지는 표정이나, 순간적인 감동은 주되 오래동안 깊은 여운으로 남는 메시지나 철학은 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몇 권의 책을 읽어본 후에 공지영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얼마전 오랜만에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나서 다시 관심이 생겨 읽어보게 된 책이었다. 괜찮은 책 한권을 읽고나면 그 책으로 알게된 다른 책을 또 연달아 읽게 되는 버릇이 있다. 이번에도 역시 이 책을 읽자마자 스콧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 오에 겐자부로의 '조용한 생활'을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다.

다른 공지영의 책들이 그렇듯, 이 책도 손에 잡기가 무섭게 다 읽을수 있었으니, 공지영은 글을 지루하게 쓰는 타입은 절대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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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N 2006-05-1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지루하지 않으나 쉽게 쓴 듯한 느낌. 그 순간의 여운은 진하나 긴 여운이 남지 않는. 결국 그 느낌이 장점이면서 단점이 아닐까 싶네요.
저도 그 이유로..작가이름으로 믿고 택하지 않고 골라 읽게 되었거든요.
상처 없는 영혼이 재간된 것은 제게는 상업적인 느낌이 더 강합니다. 지독히 사적인 글로 엮은 책을 재간하는 이유는, 요즘 잘 팔리는 책들과 더불어 더 팔아보겠다는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이 어쩔 수 없이 듭니다. 물론 모든 책은 팔려야만 하죠. 팔기 위해 내구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상처없는 영혼을 읽으며 위로와 공감을 바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위로하고 다독이기에도 벅찼으니까요. 그런 연유로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역시 장바구니 클릭 앞에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서점에서 좀 들춰보고 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름이 난 작가로서 이런 책을 출판하기는 상대적으로 쉽겠지만, 그 쉬움의 반대쪽만큼의 무게를 안고 내야 한다고 봅니다.

P.S 스콧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은 이십대때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몇 책 중 하나였습니다. ^^

hnine 2006-05-14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점에 관해서는 저랑 코드가 맞으시는듯 ^ ^
스콧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은 지금은 밑줄을 마구 치면서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을 왜 이제 읽게 되었을까 하면서.
그나저나 freeN님, 반갑습니다 ~
 
행운 - Angels Bless You!
쓰네요시 아야코 지음, 이가연 옮김 / 토마토북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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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 주위에는 우리가 행복하게 살도록 응원해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존재를 '천사 (angel)'로 표현하고 있다. 과거와 타인은 바꿀수 없지만, 미래와 자신을 바꿀 수 있으므로, 자기 앞에 닥치는 일들을 '나' 중심으로 받아들이고 대처하라고 말한다.

166쪽에 이 책의 모든 내용이 잘 요약되어 있는 듯해서 옮겨 적어본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자신을 위해서 일어났다'고 생각하면 지나치게 당황하거나 쓸데 없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면 그만큼 침착하게 상황을 살필 수 있기 떄문에 문제를 해결하기도 쉬워집니다. 게다가 평소에도 좋은 일을 실천하고 있는 당신이라면 주위에서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반드시 도와줄 것이고 행운의 천사도 응원해 줄 것입니다. 당신은 멋진 사람이기 때문에 풍요롭고 행복해지지 못할 리가 없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것은 당신을 위한 일이므로 믿음을 가지고 "고맙다."고 감사하세요!

모든 일은 당신의 행복을 위해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진리가 따로 있나. 이런 쉬운 말로, 또 길지 않은 글 (하루에 읽을 수 있는 분량)로 충분히 표현될 수 있을 만큼 진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최근에 어떤 다른 책에서 언급된 것을 보고 구입해서 읽은 책인데, 그 책이 어떤 책이었는지 도저히 생각이 안난다. 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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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은 노동절, 내일 5월 3일은 우리 원, 개소기념일, 5월 5일은 어린이날, 토요일은 공식적으로 노는 날 (주5일 근무이므로). 이렇게 가뿐한 주가 있을까.

그런데 나랑은 상관없는 얘기가 되어버렸다. 다음 월요일까지 내야하는 결과가 있어서, 하루도 못 쉬고 일하게 생겼는데,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무슨 결과가 이렇담. yield의 개념에서 보면 아무것도 안 한것과 똑같지 않나 현재 스코어. 으아~~~ 성질 난다는 말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시험날짜 며칠 안 남겨놓고 벼락치기 계획하는 학생처럼 지금 다이어리에 이렇게 썼다가 저렇게 써봤다가 하고 있다 가늠해보느라고.

흥! 그래도 5월 5일만은 놀아주겠다.  토요일, 일요일 모두 반납하는 한이 있어도. 내가 어린이도 아닌데, 어린이날을 일하면서 보내고 싶지 않은 이 마음. 한집에 살고 있는 '어린이'를 실망시키고 싶지않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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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6-05-02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그 마음 이해가 가요... 에궁..목요일까지 모든 일이 마무리가 되시기를... --;

난티나무 2006-05-02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뿐하게' 일 마무리하시길 바래요. 어린이날 즐겁게 보내시구요~^^

hnine 2006-05-02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eylontea님, 딴짓 않고 열심히 하면 가능할지도 몰라요 ^ ^ 지현이랑 어린이날 무슨 계획 세우셨는지.
난티나무님, 사실 한가지 일이 마무리 되면 또 다음일이 기다리고 있으니 마음 느긋하게 먹고 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ceylontea 2006-05-0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뮤지컬 보러 가려고요... 어두운데서 공연 본 적이 없는데.. 잘 볼런지.. --;

세실 2006-05-04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화이팅~ 당근. 5월5일도 일하면 넘 슬플듯...
오늘 빡시게 일 하세용~~~

hnine 2006-05-0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eylontea님, 다린이는 잘 있다가 조명만 나가면 나가자고 떼를 써서 두번이나 공연 시작도 전에 되돌아 나온 경험이 있답니다 ㅋㅋ
세실님, 어제도 꼬박 일했는데 오늘 boss말이, 더 열심히 하랍니다 흑 흑...구석에 가서 잠시 눈물 좀 짰습니다 ^ ^

세실 2006-05-05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우셨어요..잉.....맘 아파라.. 나쁜 보스.... 미워!!!!!
가끔 아주 가끔은 '다 때려치고 집에서 살림만 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는 합니다.
월급에 연연해 하는 것이 비참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주변에 취업 못해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 보면서 그나마 남들 보기에 부러울만한 직업 갖고 있다는 사실에(님도 그러실듯) 위안을 삼기도 하고, 꼬박꼬박 월급 나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힘든곳 이라기 보다는 그래도 즐거운 곳이잖아요~~~ 힘 내세요....
 
신현림의 싱글맘 스토리
신현림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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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다 읽고서 든 생각은 신현림은 싱글맘으로서의 삶을 오래 지속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내 멋대로의 생각이긴 하지만 한 문장 한 문장 절절하게 느껴져오는 그녀의 외로움은, 설사 힘이 나고 희망에 불타오른다고 쓰고 있다 할지라도 분명 그건 외로움의 또 다른 표현으로만 들리니까. 그래서 더 관심이 가고 정이 간다고나 할까.

싱글맘, 싱글페어런트, 싱글, 싱글...싱글이란 말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그렇게 '싱그러울수' 만은 없는 것이니까. 지치고, 외롭고, 고단한 일상. 저자의 말 그대로 밥 먹고 살기 위해 글을 써야 한다는 매일 매일의 생활.

글 중의 한 토막. 빨리 잠이 들어야 일을 계속하는데, 자라고 해도 늦게까지 잠을 안 자는 딸과의 대화;

"너, 빨리 자지 않으면 엄마 나갈거야."

"엄마, 나가지 마."

"네가 엄마 말을 안 듣는데, 어떻게 여기 있겠니."

애가 벌떡 일어나더니 문을 닫고 잠근다.

"이제 엄마 나갈 수 없어, 문을 잠갔잖아."

'너, 빨리 안 잘거야!"

호통을 치자, 딸애는 아주 서럽게 울었다...

나는 싱글맘은 아니었지만, 이런 비슷한 대화를 네살된 어린 아들과 한 적이 있다. 겨우 네살된 아들을 앞에 놓고서.

저자여,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그래서 평안해지고, 결국엔 강해지길. 인간 신현림으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딸의 당당한 엄마로서 말이다. 마지막 페이지의 두 모녀의 흑백 사진이 애틋하다.

시집 '세기말 블루스', 현대미술서 '매혹적인 너무나 매혹적인'에 이서 세번째로 읽은 신현림의 글이다. 그녀가 행복하기를. 그리고 그녀의 딸 서윤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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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5-03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정도 알려진 사람인데도 돈때문에 힘들었던 얘기 하는걸 보면, 남들 때문에도 또 돈때문에도 우리나라에서 혼자 아이키우기는 참 어렵지요.

kleinsusun 2006-05-07 0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저도 이 책 읽으면서 생각했어요. 신현림이 "싱글맘"을 오래할 것 같지는 않다고.... 문장마다 절절한 외로움이 드러나요. 또 힘겨워 하는게 느껴지구요. 몇년 뒤,신현림의 "행복한 결혼 이야기"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hnine 2006-05-07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ci님, 읽으면서 마음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Kleinsusun님께서도 그렇게 느끼셨군요. 결혼 전의 '싱글'보다, '싱글맘'은 정말 외롭고 고단한 역할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