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녁 시간이 예전보다 여유로와지면서, 저녁 먹고 난후 아이와 남편과 함께 동네 한바퀴를 돌고 오는 일이 많아졌는데, 동네 주택가에 아주 예쁜, 가정집을 개조한 까페 출입이 잦아지게 되었다. 잔디 깔린 마당이 있고, 테이블이 있고, 크지 않은 2층 건물인데, 1층의 천장이 높고, 벽지가 없는 흰색 벽이다. 피아노가 있고, 커다란 화분들이 있고, 대리석 테이블, 고풍스런

장식장이 있다. 우리 식구는 주로 야외의 테이블에 앉고, 마당없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 우리집 아이는 마당을 여기 저기 뛰어다니다가 , 바로 옆의 놀이터에도 갔다가,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논다. 남편이 집에 일찍 오게 된 날,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와 함께 처음 가보고 단골이 되었는데, 아이를 좋아하시는 주인 아주머니께서 (어제 말씀하시는데 나보다 4살 많으신데, 고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있다고 하신다. 4년후 우리 아이는 겨우 초등학교 3학년일텐데...) 주문하지도 않은 아이스크림에, 때로는 코코아에, 젤리에, 마구 가져다 주신다. 어제는 아이 이름도 물어보시면서, 심심하면 낮에 너 혼자라도 놀러와 ~ 그러신다.

평소에 이 엄마가 잘 주지 않는 아이스크림이니, 젤리니, 이런 것들을 맘껏 먹을수 있어서인지, 그 까페 마당이 맘에 들어서인지, 자기 아빠보고 나중에 이런 집을 지어달랜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뜬금없이, 나중에 자기 결혼하고 신혼여행 갔다가 이 까페에 오면 좋겠다고 그러는데, 도대체 여섯살 짜리 머리 속에 뭔 생각이 들어있는지 모르겠다 ^ ^

예전에 근무하던 수원의 내 직장에도 단골 까페가 있었다. 그때는 일하다가 가끔 머리 식히러 가는 곳이었는데 늘 같은 것을 주문해서, 나중엔 그곳 아가씨가 알아서 주곤 했었다. 아이가 어릴때에도 유모차 태우고 동네를 돌다가 마지막으로 앉아서 쉬던 단골 까페가 있었고 (그러니, 우리 아이는 갓난 아기때부터 까페 출입이 아주 잦았던 셈), 남편은 논문 쓸때 자주 들리던 까페가 있어, 남편 아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누구 논문의 반은 어느어느 까페에서 쓰여졌다고 한단다.

사실은, 요 까페외에도 며칠전에 발견한 까페가 또 한군데 있는데 (책이 있는 까페이다) 여긴 집에서 걸어가기엔 좀 무리이고, 조만간 낮에 시간 있을때 혼자 가서 한동안 책이나 보고 올까 꿍꿍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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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7-01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예쁜 카페네요.... 행복한 가족 풍경, 카페 풍경이 그려집니다.
저두 좀 정적으로 살아야 겠어요. 헤헤~~
울집 가까운 곳에 있는 카페는 좀 퇴폐적인것 같아요.....

아영엄마 2006-07-01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아이랑 같이 가기도 하고 근사한 카페군요. (제작년인가 집근처 건물에 카페인지 커피솦인지 한 곳이 생겼었는데 예상대로 장사가 안되서-도로가 건물이긴 하지만 근처가 주택가인지라- 곧 문을 닫아버리더군요. ^^;)

하늘바람 2006-07-01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카페가본지 오랜 느낌.
저도 창넓은 카페 가보고 프네요.
어느어느 카페에서 쓰여진 논문이라 아주 근사한데요

hnine 2006-07-01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언제 여기 오실 일 있으시면 같이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해요.
아영엄마님, 예, 아이랑 같이 갈수 있는 곳이 아니면 아무리 근사해도 당분간 제게는 그림의 떡이지요.
하늘바람님, 오랜만이시네요. 저보다도 남편이 거의 까페 죽돌이 수준이었답니다 ^ ^

비자림 2006-07-01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다린이가 자연스럽게 뛰어 다니고 책을 펴 놓고 흐뭇하게 웃고 있을 님의 모습이 그려지는군요. 장소가 어딘지 대충 알 것 같기도 하고.. 호호호

hnine 2006-07-01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비자림님은 아실거라 생각하며 이 페이퍼 썼습니다 ^ ^

LovePhoto 2006-07-19 0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선술집, 그저 허름털털한 선술집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게는.....

hnine 2006-07-19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하기 나름아니겠습니까. 선술집이라 생각하면 선술집인것이고, 무슨 북까페라 생각하면 북까페인 것이고. 우리집 거실이라 생각하면 거실인것이고 하하.
 
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1
선현경, 이우일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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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책을 펼쳐 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경향이 있다. 가보지 않은 곳은 가보지 않은 호기심때문에, 또 몇 안되는 내가 가 본 곳에 대한 여행기는 더욱 재미있다. 저자와 마주 앉아 가본 곳에 대해 서로 어디가 좋았느니, 어디는 어떠했느니 하며 수다를 떠는 기분이라서.

이 책은 1996년에 출간된 "303일 동안의 신혼여행 1,2" 가 10년이 지난 올해 다시 재 출판 된 책이다. 300 페이지가 훨씬 넘는 책이 1,2 권으로 되어 있는데, 글은 아내 선현경 그림은 남편 이우일씨가 그렸다.

지금 막 읽기를 끝낸 1권은,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이집트 여행기 이다. 여행기마다, 미술, 역사, 풍습, 음식, 쇼핑, 사람들의 사는 모습, 자연...등등 관심 분야가 다른데, 이 책에는 골고루 내용을 담고 있으나 특히 사람들의 사는 모습에 대한 설명과 그림이 많다. 사진이 아니고 그림이라서 더 자세한. 이우일의 만화식 삽화에, 아내 선현경씨는 늘 긴 치마를 입고 있고, 이우일씨는 꼭 모자를 쓰고 있다.

'소호'가 소호인 이유, 콧수염을 기른 여자 경찰관이 있는 나라 아일랜드, 프랑스의 개성과 자존심, 시에스타때문에 배고파야했던 스페인, 즐기고 떠드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낙천성, 스위스에서의 미술얘기, 비교적 오래 머문 체코, 오스트리아 도시가 보여주는 예술성, 읽으면서도 황당했던 이집트- 이집트에서는 꽤 오래 머무는데, 2권으로 그 여행기가 이어진다.

'그래, 인생은 장난이다'라는 프롤로그. 적어도 이들은 누구보다도 인생을 의미있게 살려는 사람들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은 '남'의 여행기. 2권에는 1권에서 계속되는 이집트 얘기와,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캐나다 여행한 얘기가 실려있다. 나는 다시 이들을 쫓아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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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쁨 -상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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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에 나왔다니까 아직 10년이 채 안된 소설인데, 품절인 것은 물론이고, 지금 읽으니 약간 신파 같은 느낌마저 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이 책을 뽑아 들게 된 것은, 바로 10년 쯤 전에 이 소설이 중앙일보에 연재되던 시절에 신문에서 한동안 읽던 기억이 나서였다 지금 조선 일보에서 신경숙의 연재 소설을 읽고 있듯이. 끝까지 다 못 읽고 한국을 떠났기 때문에 어떻게 스토리가 끝이 났는지도 궁금하고 해서.

뭐, 예상하겠지만,  '기쁜' 사랑에  대한 얘기는 아니고, 요즘만 해도 별로 감흥을 못 일으킬, 좀 클래식한, 그러다가 cliche...가 될수도 있는 스토리이다.  뒤늦은 나이에 영문학교수와 번역대역자의 관계로 만나, 운명적이라고 할만한 사랑을 하게 되지만, 끝내 이루어지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말해지지 않고 있다가, 여자가 죽은 뒤, 그녀의 딸에 의해 뒤늦게 자기 엄마와 아빠가 아닌 남자와의 사랑을 알아내어 그 상대가 된 남자를 찾아나선다. 

엄마와 딸 사이의 갈등, 풀리지 않는 원죄 같은 것, 또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더 드라마틱했던 시대, 주인공이 내세우는 자식에 대한 사랑은 이런 경우 '사랑'이라는 말보다 천륜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

복잡하지 않은 구성의 얘기이지만, 상, 하권으로 장편소설이다.

최인호의 소설은, 그가 초기에 발표해 문학상 (무슨 문학상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을 받았던 '견습환자' 가 제일 좋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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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방학에 들어간지 9일째. 출근 여부와 상관없이 여전히 새벽 4-5시면 눈이 떠 진다. 이 때부터 식구들 일어나기 전 까지, 이보다 더 나 자신과 가까울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시간.

남편이 일어나고, 이어서 아이가 일어나면, 남편은 알아서 빵이든 떡이든 챙겨 먹지만 아이는 나의 방침에 따라 꼭 밥을 먹게 한다. 예전 같으면 난 곧 출근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겠지만, 아직 유치원 셔틀버스 시간인 9시 15분까지는 시간이 여유가 있으므로, 책도 더 읽어주고, 또 요즘은 본격적으로 한글도 가르친다. 남자 아이라서 그런지 숫자에 대한 관심에 비해, 글자 읽고 쓰는 것에 대한 관심은 정말 정말 없어서 지금까지 거의 방치하고 있었었다.

시간되어 아이 유치원 보내고, 나는 운동하러 간다. 운동하고, 점심 먹고, 책 읽고, 마지 못해 인터넷에서 JOB SEARCH 좀 해 보고 ( ^ ^ ), 빨래도 해서 널고, 저녁 먹을 것 준비까지 다 해놓으면 (미리 다 해놓는다 아이 유치원에서 돌아오기 전에), 시간이 어느새 2시를 넘어선다. TV는 안봐 버릇 했더니, 이젠 볼려고 해도 특별히 볼것이 없다.

신나서 셔틀에서 내리는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와서, 방문 선생님이 오시는 (가베, 미술 등) 날은 아이는 40분 정도 수업을 하고, 수업 끝나고 나면 선생님이랑 수다도 떤다. 선생님 드시라고 빵도 굽고 과자도 굽는다. 아마추어 수준인데도 맛있게 드셔 주시면 기분이 참 좋다. 나머지 시간 아이랑 책도 읽고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 얘기에 맞장도 떠 주고, 책도 읽어주고, 남편 들어오면 저녁 먹고, 산책다녀 오고, 아이 목욕은 남편이 씻긴다. 할머니 할아버지께 전화도 걸고, 9-10시 쯤 되면 아이는 잠이 든다.

아이가 훨씬 밝아지고, 신이 나 있는 것 같다는 남편의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마가 옆에 있으니 좋아하긴 하는 것 같다. 나도 읽고 싶은 책을 맘 껏 읽을 수 있지만, 아이도 책을 원없이 읽어줄 수 있어 좋다.

적지 않은 나이,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는 일이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닌데, 평소에도 느긋하기 보다는 안달, 조바심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성격인데, 왜 이리 편안한지 모르겠다.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는 기분. 그 동안 많이 시달리며 직장생활 한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workingmom이 몇 이나 될까 생각하면 나만 해당하는 말도 아닌데 말이다. 다들 그래도 꿋꿋하게 일하며 아이 키우며 살고들 있으니 얼마나 존경스러운지 모르겠다. 나의 한계는 생각보다 빨리 온 것 같다.

학교 다닐때 방학은 사실 방학이 아니었다. 방학은 학기중 만족스럽지 못했던 나의 실력을 up시켜야 하는 금쪽 같은 시간이었던 것이다. 이런 저런 계획들을 무슨 전략 짜듯이 세우고는, 하루 하루 체크하며 보내야 했던 시간이었다.

지금은 그야말로 방학, 그 의미에 충실한 그런 방학을 맞은 기분이다. 이것 하며 저것 걱정하지 않는, 이것 할땐 이것 생각만 하는 그런 생활. 이제 열흘이 채 못되었지만 아직은 꿀맛 같은 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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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6-28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 결혼생활 얘긴줄 알았어요.ㅋㅋㅋ

해리포터7 2006-06-28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군요..아들뿐만아니라 부군께서도 좋으신듯 하여요.^^소중한 충전의 시간이 되겠지요?

hnine 2006-06-28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결혼생활의 꿀맛은, 최소한 9일보다는 오래 가지요 ^ ^

해리포터님, 그야말로 꿀맛 같은 시간이긴 한데, 충전이 되다 못해 '방전' 되어버릴수도 있을것 같아요 ㅋㅋ

비자림 2006-06-28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님의 사진 맞나요?
크게 확대해서 다시 봅니다.
마음 속에 담아 놓는 알라딘 지인들의 얼굴...

hnine 2006-06-2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지난 4월 외도 가서 아이랑 찍은 사진입니다.

세실 2006-06-29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제가 보기에도 꿀맛같은 생활입니다.
그만 두지도 못하고...쭈욱 다녀야 할것만 같은..직장이 때론 숨 막히게도 합니다.
사진 뵈니 더욱 반갑네요. 커플 룩인가요? 헤헤

hnine 2006-06-2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꿀독에 빠질까 겁도 쬐금 납니다.

씩씩하니 2006-06-3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아주 새롭고 한층 업!된 직장을 위한 충전의 시간 맘껏 즐기세요~
큰 애 가져서 휴직계 냈었는대 너무 좋았어요,,,
저도 사진 아주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구 가요~
혹시 어딜 지나다 마주치면 혹시 님 못알아볼까봐,,ㅋㅋㅋ

hnine 2006-06-30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마주 칠지 모를 것을 대비해 사진 종종 올려야겠습니다 ^ ^

2006-07-01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6-07-01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마음에 안 내키다니요 영광이지요 ^ ^
 
랄랄라 하우스
김영하 지음 / 마음산책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동생이 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김영하의 '검은꽃'이 실린 무슨 문학상 수상집이 책꽂이에 한동안 꽂혀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읽은 기억은 없다.

김애란의 '달려라 애비' 리뷰에 어느 분이 김영하의 '랄랄라하우스'를 언급하셨길래, 좋아하는 작품과 연결지어졌다는 이유로 한번 읽어보리라 생각했었다.

재미있다. 오늘 속리산까지 가고 오는 차 안에서 거의 다 읽을수 있었던 것은, 우선 재미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심각하지 않은 주제라도, 글 쓰는 재주가 있구나 생각하며 읽었다. 읽으면서, 운전하는 남편에게 간간히 말을 시켰다

"소호 (SOHO)가 무엇의 약자인 줄 알아? 뉴욕의 소호랑 런던의 소호가, 그 어원이 다르군."

" 디스토피아, 라고 알아? 유토피아의 상대적인 개념인가?"

"이미지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예언...이라는 말이 나오는 걸 보니, 이런 말이 예전부터 있었군 그래 (요즘 정치는 이미지 정치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나서)."

묻는 말에만 대꾸하던 남편이 나중엔 무슨 책을 읽는데 그런 것들이 나오냐고 묻는다.

책은 Free Talk, 사진첩, 방명록, 이렇게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작가의 생각 꼭지들 Free Talk 부분에는 작가의 재기 발랄함, 엉뚱함, 경영학 전공자가 소설가로 나서게 될 수 있었던 특유의 예리함이 드러나 있어 재미있었지만, 그 뒤 사진첩에 실린 사진들과 그에 대한 작가의 짧은 설명들도 좋았다. '...허무주의를 조장하는 분분한 벚꽃잎들 때문에 벚꽃금지법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헛된 망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연못에 떨어진 벚꽃잎 사진 밑의 글이다. 고등학교 3학년때, 허무주의내지는 감상주의를 조장한다는 이유로'음악금지령'을 스스로에게 내렸던 기억을 불러 일으켰다. 책의 맨 뒤, 음악 선곡 리스트에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와 곡들이 몇 개 눈에 띄어 책장을 덮으면서도 기분이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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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6-25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꼭 재미있는 알라딘페이퍼 읽는 기분이었는데. ^^

hnine 2006-06-26 0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야클님, '알라딘하우스' 우리가 매일 읽고 있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