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1
김남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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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며 웃으며 한발 한발 걸어서 하는 여행.  1부엔 땅끝 마을에서 통일 전망대까지 29일에 걸친 국토 종주기가, 2부엔 가을에 여행한 우리 흙길 열 곳 여행기가 조근조근 펼쳐져 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 화려한 수사 여구 없이도 보통의 글솜씨가 아니다. 인물은 되도록 배제되고 자연과 풍경이 주인인 사진들 하며.

장흥에서 보성 차밭 오르는,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은 삼나무 숲길, 우리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아야한다는 문경새재 넘어가는 길,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한양으로 가던 길이라는 대관령 옛길, 선암사에서 송광사까지 걸어서 가는 길, 송광사의 불일암...등. 이 책의 여정을 따라가는 동안 만큼은 다른 어떤 해외 여행도 부럽지 않았다. 내 나라 내 땅을 이렇게 내 발로 밟으며 걷고 싶다는 생각 밖에.

언젠가 송광사에서 며칠 지내고 돌아온 남동생이 하던 말, "누나, 그 곳에서의 밤이란, 정말 물 소리랑 바람 소리 밖에 안 들려."

법정 스님 책 중에 '물소리 바람소리' 라는 제목의 수필집이 있었지.

'이 세상에 나와 살면서 아무 생각없이 그냥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가슴에 품고, 고민하며 나름대로 답을 찾아가면서 살아간다.' 

나 혼자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혹시라도 들 때가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 해 볼 일이다. 나의 삶도 이 세상 그 어느 누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더 특별해야 한다는 자만에 빠지지도 말 것이며, 특별이 더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시무룩 할 일도 아니다. 나름대로 답을 찾아가면서 살면 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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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07-26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가면 넘 심심할 듯 합니다.
여행이 아니라 고행의 길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용기가 가상합니다. 여행은 여럿이 함께 하면 더 좋을 텐데.......

세실 2006-07-26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두 송광사 근처 모텔에서 하룻밤 잔적 있는데.....참 좋더라구요.
초록색이 눈부신 보성 차밭이랑, 녹차 수제비, 삼나무 숲길. 느무느무 좋았던 여행이었습니다. 또 가고 싶어 지네요~~~

hnine 2006-07-26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혼자가 더 좋을 때도 있던데요 저는 ^ ^
세실님, 역시, 다녀오셨군요 이미. 저도 조만간 보성부터 갈랍니다!
 

 

누구한테 왜 당했을까

짓뭉개어진 하반신을 끌고

뜨건 아스팔트길을 건너는 지렁이 한 마리

죽기보다 힘든 살아내는 고통이여

너로 하여

모든 삶은 얼마나 위대한가 엄숙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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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안진 시인 이름으로 나온 시집은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2000년에 출판되 시집 '봄비 한 주머니'에 들어있는 시 <전율>

오늘 김남희님의 '걷기 여행 1' 을 읽다가 이 시를 다시 만나다.

반가와, 시집을 다시 펼쳐 보니, 위의 굵은 체로 표시된 부분에 연필로 밑줄이 쳐져 있었다.

2000년 5월이라... 그나마 한가하던 시기였는데.

 

시작 (詩作)에 전념하기 위해 교수직을 사임한 유안진 시인의 근황이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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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아 오신 친정 부모님 모시고, 점심 식사를 하러 찾아간 곳. 금산에 있는 민속 식당인데, 손님들 모시고 가기에 후회 안 할, 멋스러운 장소였다 익히 들은 명성대로.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아이도 좋아하고, 음식도 맛있고, 약간 비싼 음식 가격을 감수 할 정도는 되었다. 

식사 후, 앞 마당의 물레 방아 앞에서, 물가에 떨어져 있는 동전들을 보더니, 아이가 이거 던지면서 소원을 말하는거 맞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자기도 동전 하나만 달란다. 동전을 건네 주며, 너도 소원을 말해보라고 했더니,

"우리 엄마, 다시는 연구소에 나가지 않게 해주세요." 그런다.

옆에 있던 우리 엄마, 엄마가 다시 일을 해야지 그러면 안되는 거라고 사색이 되어 아이에게 말한다.

나를 향한 내 아들의 바램과 내 어머니의 바램이 이렇게 다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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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7-24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과연 님은 어떤것이 더 좋으신지요..늘 선택할 수 없는것이 우리삶에는 생겨버립니다.ㅎㅎㅎ

전호인 2006-07-24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엄마의 품이 많이 그리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아이에게는 엄마품이 제일 따뜻할 겁니다.
제가 너무 잘 압니다.
저는 어머니 정을 전혀 모르고 자랐기 때문에.......

hnine 2006-07-24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 이렇게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전호인님, 그러시군요. 제 남편도 어머니를 일찍 여의어, 아이에게 더 정을 쏟는 것 같아요.

세실 2006-07-24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공...hnine님 속상하셨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 도서관 댕기는걸 좋아하더만...... 아직 어려서 그런가 봅니다.
아이 앞에서 '엄마의 일이 굉장히 소중하다' 고 강조하면 안되나요? '네가 유치원 다니듯이 엄마도 연구소 다니는건 당연한거다. 엄마 일이 참 좋다' 요렇게 세뇌를 시키면..... 조금만 속상해 하세요. 전 주말에 놀면 도서관이 그립던데...헤헤

hnine 2006-07-24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예, 그렇게 해봐야겠습니다.

달콤한책 2006-07-24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짧은 글인데 찡하네요...아이 마음을 아니깐 마음이 짠하시겠어요. 그래도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집에 있는 전업주부라고 해서 하루종일 아이에게 집중하고 있는건 아니니까요-전업주부 대표(제 마음대로 대표합니다^^)

hnine 2006-07-24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콤한책님, 안녕하세요. 함께 짠~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 ^

씩씩하니 2006-07-3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면,,,이렇게 짧은 글 속에 너무나 큰 진리가 숨겨있지 뭐에요..
아들의 바람이 마음 아프구 엄마의 바램이 가슴에 와닿구 그래요...
저희 엄마도 늘 그런 말씀 하셨는데..."애들아,,,얼른 얼른 자라라,,,엄마,,,신경 안쓰고 직장 다니시게...",,,,,전 애들 크는게 때로 얼마나 서운한대...
엄마는 엄마이구 자식은 자식이고,,,그럴 수 밖에 없나봐요...

hnine 2006-07-3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그런데 저는 아이 말에 더 마음이 기우네요 ^ ^
 
바보들은 이렇게 묻는다 - 개정판
김점선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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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동경해 마지 않는 직업중 하나가 화가. 나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직업인 화가. 좋아하지 않으면 직업으로 가질수 없었을테니 (다른 직업들과는 달리, 예술을 직업으로 하는 경우는 정말 그렇지 않을까?) 먹는 것 건너 뛰고, 자는 것 건너 뛰고 캔버스 앞에서 몰두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 몰두의 삶이 부러웠다.

이 책은 김점선 화가의 그림과 글의 타입을 파악하기에 좋은 책이다. 그림보다 결코 많이 할당되어 있지 않은 글들, 하지만 할 말을 다 하고 있다는 느낌의 글.

그녀의 그림에서 그녀의 생각을 엿보다가 점점 그녀에게 관심이 쏠려 간다. 어떠한 인간일까. 궁금하게 만든다. 웃고 있는 말, 보라색 꽃을 밟고 서서 웃고 있는 개, 목탄으로 낙서하듯이 그려 놓은 나선, 물 컵속에 떠가는 배 한척. 그녀가 사용한 색채는 또 얼마나 마음을 환하게 물들이는가.

다음을 '번개처럼'이라는 제목의 글 중에서 일부 발췌. 이 책에서 내가 제일 멋지다고 생각하는 구절;

... 아름다움은 의식일 뿐이다. 오로지 그것을 느끼는 살아있는 인간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정신활동의 한 형태일 뿐이다. 예측해서도 안 되는, 번개처럼 조립되어서 순간적으로 번쩍였다 충격을 던지고 사라져버리는, 언제든지 만들어질 수 있는, 그러나 영원히 안 만들어져버릴수도 있는 안타까운 목마름에 불타는, 홀연히 나타나주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드디어! 나타나다!' 그렇게 소리치고 싶은 그 넓은 하늘에 번개가 없다면 나는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아! 이루 말할 수 없이 그렇게 오랫동안 그 하늘 밑에서 살아낼 수 있었을까? 그 지루하고 긴 하루들, 영원처럼 심심하기만 한 아동기의 그 긴긴 하루들, 마비되어버린 푸르기만 한 하늘들, 화를 낼 수도 없게 밋밋한 하늘들, 식물인간처럼 마비되어 버린 푸르기만 한 하늘들 나는 어떻게 참아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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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라는 이름의 후진국
조홍식 지음 / 사회평론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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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보, 미국은 이상한게 있어. 자기 나라 국기, 그것도 초대형 사이즈의 국기를 왜 맥도날드 앞에 저렇게 크게 세워놓고 있는거야?" 내가 어느 날 남편에게 한 말이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 보면 멀리서도 그 펄럭이는 미국의 성조기를 볼수 있을 만큼 컸다. 무슨 미국의 관공서쯤 되나 하고 가까이 지나가면서 보면 미국의 대표적 패스트푸드점의 하나인 맥도날드 가게 앞이었다.

같은 장소나 사물, 일을 경험하면서 느끼는 바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더니, 누구는 미국에 다녀온 소감을, 뭐든지 스케일이 크다는 것에 놀랍고, 자기가 한 만큼 얻을수 있음이 보장되는 나라, 체면과 눈치가 없는 자유스러움이 좋다고 말하기도 하고, 그래도 난 내 나라가 좋다는 한마디로 다소 부정적인 소감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은 철저한  업적 중심의 사회야.", "미국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미국인들을 도대체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 생각도 안하는 것 같아."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국이 곧 잘 사는 선진국의 대표인 줄 아는 것 같아. 유럽만 해도 미국과는 너무나 다른 가치관과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한국으로 돌아와 아는 이들과 얘기할때 한동안 내 입에서 나오던 말들이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아프리카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프랑스에서 대학, 대학원을 다니며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에 들어와 기자와 교수 생활을 하다가 객원 교수로 미국에 일년 머문 후, 지금은 중국에서 공부와 글쓰기 작업을 하고 있는, 우리 나라 사람 치고는 독특한 경력의 저자가 미국에 일년 머물며 쓴 글인데, 과연 1년 동안 이런 점을 간파하고 책으로까지 낼 생각을 할 정도의 그 주관과 자신감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이 군사적 강대국이자 경제대국이라는 이유로, 미국의 제도는 세상에서 가장 우수하고 미국인들이 가장 행복하게 삶의 질을 누리며 살고 있다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함을 말하기 위해, 미국을 곧 글로벌 스탠다드로 동일시 하는 지적 사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기 위해 쓴 책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다양한 경험은 보는 시야를 넓혀 주고 다양한 관점으로 볼수 있게 해준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저자가 많아져야 한다 특히 우리 한국 사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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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7-20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꾸~욱~
님, 저도 방학이 곧 도래해요. 아이 신나라.

hnine 2006-07-2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학이 있는 직업이라니, 얼마나 좋으세요 ^ ^

씩씩하니 2006-07-21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저도 넘 부러워요,,,전 휴가조차 뒤죽박죽 날짜가 안나와요,,왠 행사가 이리 많은지...흐윽~~
그나저나 저도 미국의 사기에 자주 놀아나는데....흡 정신차려야지...책 추천하고 장바구니에도 쑥~ 담아갑니다~

hnine 2006-07-21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님, 읽으면서 얼마나 시원하던지요. 기억하고 싶은 저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