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사랑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3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너무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나.  한때 추리소설에 빠져 지내던 적이 있었고, 워낙 평이 좋은 작가이기에 기회가 되면 어느 작품이던지 읽어보리라 생각하고 있다가 처음 손에 잡게 된 책이  챈들러가  빅 슬립으로 큰 성공을 거둔 뒤 1940년에 발표한 '안녕 내 사랑' 이다.

다른 사람들의 평들을 읽어보니, 거의 동감할만 하다; '미국 대중 문화의 상징적인 존재' , '생생하게 묘사된 캘리포니아', '미국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방식'

하지만, 여전히 내게는 추리소설로서 보기에 만족 못할 뭔가가 느껴지니. 추리소설이 가지고있는 박진감 혹은 긴장감, 더 영리하게 얽히길 기대했던 plot, 풀어나가는 과정의 더 구체적인 묘사 등 등 말이다. 심리 묘사보다는 상황 묘사, 인물 묘사, 풍경 묘사가 탁월하게 두드러진 점은 이 작가의 특징인지 아니면 미국 대중 소설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인지는 자신없어 말 못하겠다. 하지만 또 한사람의 미국 대중 작가 James Baldwin의 소설을 읽고서 느낀 것과는 아주 다른, 뭔가 나의 심부까지는 건드리지 않고 지나간 작품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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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8-1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왜 이 책을 먼저 보셨나요? 차라리 맨 마지막 작품 <기나긴 이별>을 보셨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자림 2006-08-12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요새 '크라임 제로' 읽고 있는데 재밌네요.

하늘바람 2006-08-12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한권도 못 읽어봤는데 읽어봐야겠네요

hnine 2006-08-12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그러게요. 해설을 읽어보니 기나긴 이별 (long goodbye)를 대표작으로 해 놓았네요.
비자림님도 요즘 챈들러를?
물만두님과 비자림님 답글 덕에 저 이러다가 챈들러 책 두어권 더 읽게 생겼습니다. 좋~지요.
하늘바람님, 읽어보시와요. '안녕 내사랑' 말고 '기나긴 이별' 부터 권장합니다.

물만두 2006-08-12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라임 제로는 챈들러 책이 아니옵니다.

hnine 2006-08-12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물만두님, 어쩐지 챈들러 작품 리스트에 없어서 이상타 생각했더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자림 2006-08-20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hnine님, 혼란을 드려 죄송하옵나이당^^
비슷한 장르를 보시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에 그만. 호호호
 

아이 유치원 방학에 맞춰 내려오셔서 일주일 함께 지내시던 친정 부모님께서 지금 막 이곳을 떠나셨다.

어제부터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가시지 말라고 사정 사정 했었다. 할머니 좋아하시는 것 자기가 사드릴테니 가시지 말라고 돼지 저금통을 들고 나오기도 하고, 그것 가지고는 모자란다고 했더니 남편이 500원짜리 동전 모으고 있는 저금통까지 낑낑 거리고 들고나와 열려고 하다가 나에게 야단 맞기도 했다.

도로 막히기 전에 가신다고, 아침 드시자 마자 출발하셨다. 아파트 현관에서 빠이빠이~~ 를 외치고, 눈에서 안보이게 되자 아이는 다시 장난을 치며 집으로 들어간다. 우리집에 누군가 다녀 갈때 가지말라고 사정사정하는건 나 어릴때와 같으나, 마지막은 다르구나 아이야. 난 울고 불고, 그날은 하루 종일 말도 잘 안하고, 어린 마음에도 섭섭한 마음을 어쩔줄 몰라했었다. 같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책을 보면 또 훌쩍거리고...

지금도 사실 울먹울먹하면서 페이퍼 쓴다, 멀리 계신 부모님도 아니고 두시간이면 뵐수 있는 거리에 살고 계신데 말이다. 바보 ,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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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8-0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저랑 비슷하시군요..저 어릴때 그랬지요.멀리있는 오빠가 하루 다녀가는 날이면 울먹울먹해가지곤.... 잡을생각은 아니었구 반드시 가야한다는걸 알면서도 그런 감정을 숨길수 없는 그런상태...

야클 2006-08-06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찡~ 합니다.

비자림 2006-08-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음이 찡하네요.
일부러 자꾸 시간 내셔서 만나세요. 만나실 수 있을 때....

세실 2006-08-06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친정부모님 가실때 뒷모습 뵈면 왜 그리도 짠한지....
전 오늘 성당에서 미사중에 제 또래 엄마가 몸이 불편한 친정엄마 정성스럽게 보살피는 모습 보면서 눈물이 어찌나 나던지.....지금 친정에 있답니다^*^

hnine 2006-08-06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도 그러셨군요. 마음이 약해서인지 다정도 병이어서인지...^ ^

야클님, 부모님 살아계실때 여한이 없도록 잘 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비자림님, 막상 뵈면 그리 착한 딸도 아니랍니다. 툴툴거리기도 잘 하고, 생각 얕은 말도 잘 하고요. 언제 철 들지 원... ^ ^

세실님, 화양계곡은 어떠셨어요? 지금은 친정에 계시군요. 어머님과 얘기 많이 나누시고 오세요.

씩씩하니 2006-08-07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너무 비슷하세요...저도 늘 그런대..
가까운데도 늘 돌아올 때 마음이.....왠지 슬퍼져요...
여전히 다 큰 딸 걱정이 전부이신 엄마,,,요즘은 전화를 끊을때..늘 '재밌게 살아라,,'그러십니다...당신 삶이..혹 너무 당신만의 재미가 없으셨다는게 슬퍼지셨나,싶답니다...

hnine 2006-08-07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오랜만~ ^ ^
알고보니 저랑 비슷하신 이웃이 많으세요.
'재밌게 살아라'...말씀하시는 어머님, 저도 포근하게 느껴지네요.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나란히 소리없이 서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안타까움을 달래며

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지금은 안면도와 연결되어 있는, 과거의 안면도 옆의 조그만 섬 '대야도'에 가면 천상병 시인이 살던 집이 남아있다. 조그만 방 셋이 나란이 붙어 있고, 가운뎃 방에는 다락으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있으며, 조그만 앉은뱅이 책상이 놓여 있다. 앞마당 옆으로는 나중에 지어놓은 기념관 같은 아담한 건물이 있고, 내부 벽 빙 둘러서 그림과 시 들이 걸려 있다. 그 중 '갈대' 라는 시이다.

갈대... 아름다운 꽃이 피거나, 눈에 띄는 식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특히 우리 한국 사람들로 하여금 정말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갈대가 흔들리는 모습은 손을 흔들어 이별하는 모습으로, 흔들리며 내는 소리는 엉엉 흐느껴 우는 소리로, 그렇게 보고 듣는 우리 민족의 정서가 참으로...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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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8-05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천상병 시인이 안면도에 살았군요. '소풍'이 참 기억에 남아요.
'갈대'도 참 좋은 시이네요. 애절합니다.....

hnine 2006-08-05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가을에는 갈대 보러 안면도에 갔었어요. 안면도가 생각보다 대전에서 가는데 오래 걸리더군요.

비자림 2006-08-06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 가옵나이다^^

hnine 2006-08-06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영광이옵니다 ^ ^
 

얼떨결에 결정된 나의 직장때문에 식구들 모두 이 곳으로 주거지를 옮긴 것이 지난 1월. 아이는 새로운 유치원에 적응, 남편은 출퇴근을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고속도로에서 소모해야했다. 그냥 묵묵히 따라와 준 남편.

식구들이 점차 새로운 생활에 그럭 저럭 적응해갈 무렵, 다섯 달 일해보고 나는 직장에 사표를 냈다. 아파트를 다시 부동산에 내어 놓고, 부동산 경기가 활발한 지역이 아닌지라 그동안 딱 두 사람 집을 보러 왔었다. 기다리면서 나는 조금 침울하긴 했지만 방학을 맞은 기분으로 아이와의 시간을 만끽하고, 전업 주부로서의 생활에 올인하고 있었다. 우선은 몸이 편하니 좋았다. 열길 스무길 나뉘어져있던 머리 속이 딱 한 길로 정리 되는 느낌에, 오랜만의 'simple life'가 나에게 무슨 마취제 같았다고나 할까.

 남편은 내가 사표내기 바로 전에 이 지역 몇군데 apply를 했었는지 (말을 안해서 모르고 있었다)  지난 주,  인터뷰 오라는 연락을 받고, 다녀온 결과, 자신이 가고 싶어 하던 곳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다는 통보를 오늘 받았다.

이제 부동산에 다시 가서 집 내놓은 것, 취소하고, 다시 이 곳에 정 붙이고 살기로 해야지.

일이 되어가는 모습이란, 이렇다. 처음의 의도와는 이렇게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단 말이다. 때로는, 무엇을 계획하고, 과정과 결과를 미리 그려 본다는 것이 무슨 소용있으랴 싶다.

여보,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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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런스 2006-08-0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글구 에치나인님에게도 꼭 맞는 옷을 입게 될 날을 그려봅니다. 그때까지 충분한 재충전 하실 수 있기를!

hnine 2006-08-01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런스님, 고맙습니다 ^ ^

세실 2006-08-0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부군께서 더이상 고속도로를 다니지 않아도 되시는군요~ 축하드립니다.
님도 재충전 하시면 좋은 일 있으실 거예요~~~ 님의 결단이 부럽습니다.

hnine 2006-08-02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전 지금 그대로 눌러 앉으라해도 뭐 나쁘지 않네요 ^ ^
 
창가의 침대
M. 스캇 펙 지음, 이상호 옮김 / 열음사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스캇펙 박사의 <아직도 가야할 길>을 읽고서 연달아 구입한 책이 <거짓의 사람들> 과 <창가의 침대>. 그 중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거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지루한 줄 모르고 앉으나 서나 붙잡고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심리 스릴러'라고 소개되어 있듯이 답이 기다리고 있는 추리소설의 특성과 스캇펙이라는 사람에게 가지는 기대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설 간호요양원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을 둘러 싸고, 그곳과 관련된 여러 등장 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심리의 변화 과정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다. 선과 악, 잠재 의식, 용서, 구원 등의 키워드가 담겨 있는.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뭔가 긴장감과 반전효과, 흥미 등이 모자라는 듯 했지만, 저자는 그런 요소만이 아니라 뭔가 우리 인간의 정신 세계에 대해서 절실히 얘기하고 싶어한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추리소설 형식을 빌어 스캇펙은 또하나의 심리서를 썼다고 보여지는 책.

아! 그리고,

저자는 이 책에서 소설의 형식을 빌어, 다른 심리서에서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말하기 어려웠던 자신의 생각을 여기 저기에 적잖이 풀어놓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을 쓴다는 것에는 그런 장점이 있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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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7-30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두꺼워 아직도 못 읽고 있습니다 ㅠ.ㅠ

hnine 2006-07-30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다섯페이지만 읽어보세요. 전 오늘 밥 안먹는 아들에게 삐진 척 하고 방에 들어가 남은 부분을 다 읽어버렸답니다 ㅋㅋ

비로그인 2006-08-0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더 재밌으셨겠습니다. 애랑있으면 집중하고 책 보기가 더 힘들지요.

hnine 2006-08-01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ci님, 오랜만이에요. 삐진 척 하고 책보는 엄마를 보고 아이가 책을 미워하게 되지 않을까 잠깐 걱정도 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