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서늘하더니 어젠 비도 부슬부슬 내려주고, 오늘은 해가 쨍쨍 나서 이불도 빨아 널 수 있으니, 감사할 계절이다. 어제 오늘 이틀 연달아 새벽에 너무 일찍 눈이 떠져 일어났더니 오늘은 정신이 별로 맑지 못하다. 책상위에 엎드려 잠이 드는 일까지 벌어지다~ 학생 때나 하는 일 아닌가 ^ ^
가을을 더 찐하게 느끼기 위해 올 가을 어딜 한번 가볼까 생각하면서 지난해, 지지난해 가을엔 어딜 갔었지 앨범을 들춰보았다. 어떻게 사진은 남아 있는 것이 없고, 2004년 앨범에서 위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수지에 살때 아마 주말 어느 날 아이를 업고 동네 한바퀴 돌고 있는 중인가보다.
요즘 부쩍 반항이 심해진 조~기 조 녀석, 엄마 등에 업혀 있는 쬐그만 녀석. 이제는 아이도 더 무거워졌을뿐 아니라, 이 엄마도 힘에 부쳐 업어주기 힘들다. 그래도 종종 조른다 업어 달라고.
실제로 업어주진 못하지만, 아직은 늘 저 아이를 내 등에 업고 있는 기분이다. 언젠가는 등에서 내려오고 싶어하겠지? 그때는 미련없이 등에서 내려 줘야지.
우연히 TV에서 살림의 여왕이라고 소개되는 어느 분의 프로그램을 보았다. 가정주부, 전업주부라고는 하지만, 역시 자기 일을 똑부러지게 해내는 사람은 따로 있구나 싶었다. '살림, 하찮게 생각지 마세요.' 그분이 그런다. 무슨 일을 하든지, 지금 내가 해야할 역할을 제대로 잘 해내는 것은 중요하다. 스스로 생각할 때 이도 저도 아닌, 아무것도 제대로 하는 것이 없었다 생각이 드는 것 만큼 싫은 것이 없다.
오늘 아침에도 야단맞고 유치원에 간 아들. 어떤 얼굴로 돌아올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