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는 방식이란 확실히
일 그 자체를 위한다기보다는
그 일과 나와의 관계에 얽혀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알았다.일 자체와 나와의 관계,
그 일에 연루되어 있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정말 잘 해내고 싶을때 역시,
일이 너무 좋다거나, 승부욕은 더더
구나 아니고,
그 일을 잘 해냄으로써 좋아할 어떤 사람의 모습을 떠올릴 때이니...

음...아냐. 이건 내가 생각하는 성숙된 인간의 attitude가 아니야...하지만, 어째. 이것이 나의 본모습인걸.

하고 있는 일 그자체가 좋아서,
그 자체에 대해 승부욕이
생겨
서 일 할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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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우울한 걸까?
김혜남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모든 일이나 사물에는 일반성과 특수성이 있다. 이 책에서는 우울의 일반적인 면을 부각시킴으로써 그 특수성에 얽매여 더욱 헤어나오기 힘들어하는 보통 사람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던져 준다. 나만 우울하지는 않다, 물론. 우울뿐 아니라 슬픔, 외로움 등의 상황은 모든 인간에게  일어나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모두 다른 결과를 낳는 이유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 때문이리라.

기본적으로 우울은 나에게만 일어나는 특수상황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겪는, 그리고 벗어나고 싶어하는 감정 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공감한다. 사소한 생각의 꼭지가 전체를 보는 눈을 바꿔줄수 있듯이, 이 짧은 메세지가 그런 역할을 할수 있고 적어도 그런 생각으로 나아갈수 있는 길잡이 (eye opener)역할을 할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우울은 스스로의 생각의 전환으로만이 아니라 다른 질병과 똑같이 '치료'를 받음으로써 치유될수 있다는 말이 여러번 본문중에 나오는데,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또 한가지, 웬지 다른 세상에 사는 듯한 초월적인 인상을 주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 일에 무관심하고 같이 아웅다웅하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 우울증이 아주 많이 진행된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저자의 말...오래 동안 나를 붙잡은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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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 타산지석 1
이식.전원경 지음 / 리수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읽고보니 저랑 비슷한 시기에 영국에서 지내셨군요. 3년 반의 영국 생활을 접고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저도 이런 내용의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거의 아무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영국 생활은 저에게 처음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경험을 안겨 준 나라였습니다. 미국의 경우 어느 한 도시에서 살았던 경험으로 미국 전체를 얘기 할수 없는 것과는 달리, 영국은 영국에서 있으면서 유럽의 다른 많은 나라의 역사와 문화와 사고 방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신기하게 느끼고, 때론 이해 안되 하면서 어딘가에 끄적거렸던 많은 부분이 이책 속에 담겨 있는 걸 알았을 때의 느낌이란...

이식,전원경 부부가 공동 저자로 되어 있는데, 읽으면서 저로선 어느 부분이 이식씨가 쓰신 부분인지, 어느 부분이 전원경씨가 쓰신 부분인지 구별이 어려웠습니다. 부부이시라도 글쓰는 스타일이 비슷하기가 쉽지 않을수도 있을텐데 아마 공유한 경험을 쓰셨기 때문일까요? 또하나, 사실 제가 쓰고 싶었던 책이라고 말씀은 드렸지만, 저 이렇게 잘 쓸 자신 없습니다. 사회, 문화, 역사 전반에 걸쳐서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하고 쓰셨는지...영국에 다녀 온후로 이런 종류의 책이 눈에 뜨일 때마다 사서 읽어보긴 했지만, 이 책이 지금까지 읽은 책중 가장 마음에 듭니다.

몇가지 의문점이 있기도 했었지만 (예를 들어, 영국인들이, 동양 사람들 못지않게 그리스 사람들 싫어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안쓰셨더군요) 큰 이슈거리는 아니었습니다. 이제 영국에 관심있는 여러분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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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갑갑하고,

자신이 초라해지고,

삶이 힘겹다고 느껴질때,

하던 일 다 놓아두고

어딘가로 뛰쳐 나가고만 싶어질때,

병원 로비에 나가 빈 자리 아무데나  앉아 본다.

접수대에 줄 선 사람들,

링거액을 꽂은 채 천천히 로비를 왔다 갔다 하는 환자들,

바쁘게 움직이는 흰가운의 의사, 간호사 들,

안내 데스크에서 노인 분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자원봉사 아주머니,

제 몸에 안맞는 입원복을 입고 한손은 엄마 손, 한손엔 자판기에서 뽑았을 풍선을 들고 있는 창백한 얼굴색을 한 꼬마 환자들...

내 시선은 점차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고,

.......

마음속의 투덜거림들 대신 미안함이 자리하고,

툭 툭 털고 일어난다,

다시 일자리로 발걸음을 돌린다.

내 자리를 찾아 간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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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고 나서 내가 책읽는 시간은  아침에  아이가 깨기 전까지의 시간.

밤늦게 잠이 드는 아이랑 놀아주다가 결국  아이 옆에서 끌어 안고 잠도 같이 들다 보면 저녁 시간엔 좀처럼 책읽는 시간을 내기 어렵다.

대신 아침잠이 없는 나와 아침에 늦잠을 자는 아이가 만들어 내는 아침의 단 한두 시간이 내겐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

커피를 타서는, 읽고 있는 책들중의 한권을 빼어와 (동시에 여러권의 책을 동시에 읽으니까), 식탁에 앉아 읽기도 하고, 아님 방바닥에 다리를 쭈욱 뻗고 앉아 읽기도 한다. 그리고 옆에는 줄을 그을수 있는 필기구가 하나 있어야 한다. 대개는 색연필.

내가 사랑하는 이 시간. 엄마를 찾는 아이의 작은 소리를 미처 듣지 못해, 우는 소리 하며 아이가 방으로 건너 오기까지의 이 시간.

내가 책 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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